최근 방문한 서울 금천구 범안로 이랜드서비스 본사. 이곳에는 NC백화점·뉴코아아울렛 스파오·슈펜
등 이랜드가 운영하는 120개 매장의 에너지(전기·가스·수도·스팀) 사용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상황실이 마련돼 있다. 에너지 관리
전문가로 구성된 에너지솔루션팀은 대형 모니터 8대와 최첨단 네트워크 시스템을 활용해 각 매장의 에너지
사용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
화면에서 ‘NC백화점 강서점’을
클릭하자 전기·가스·수도·스팀
사용량을 비롯해 화재감지기·발전기·배수장치 등의 작동 현황까지
상세하게 나타났다. 일·월·연
단위로 각 지점별 에너지 사용 보고서를 작성해 전년 동기와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강영재 이랜드서비스
에너지솔루션팀 실장은 “층별 고객 집중도에 따라 에어컨 온도를 달리하고, 최대 사용량 기준을 둬 에너지가 과도하게 사용되는 것을 예방하고 있다”며 “특이사항이 발견되면 현장에 직원을 즉시 투입하고 연 4회에 걸쳐
매장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당초 노후화된 건물의 안전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통합 상황실을 계획했다. 이때 환경 보호 운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2013년부터
친환경 경영에 본격적으로 투자했다. 2014년 에너지 관리 통합 상황실을 구축하면서 ‘매장별 에너지 목표 관리제’를 실시했다. 이철 에너지솔루션팀 팀장은 “에어컨을 덜 사용해도 고객이 더 쾌적하게
느낄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탈의실·엘레베이터 앞 등 고객이 더위를 많이 느끼는 곳으로 바람을 보내는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관리 통합 상황실의 효과는 놀라운 수준이다. 매장 수가 2012년 70개에서 2017년 120개로 늘었는데 같은 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3만9628t에서 18만6521t으로 22% 줄었다. 매장 수가 늘면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나는 다른 유통업계는
정반대의 결과다. 이랜드 관계자는 “환경부가 파악한 온실가스
배출 절감율에서 유통업계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랜드는 매장 내에서도 다양한 친환경 경영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파오 매장에서 연간 500만 장 가량 사용되던 비닐봉투를 올해부터 종이봉투로 교체했다. 재활용 가능한 종이봉투를 사용해 환경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랜드는 500만 장의 비닐봉투를 종이봉투로 대체해 연간 135t의 비닐 쓰레기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장에서 사용되는 조명 2만4000여 개를 저전력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로 바꿔 연간 14억5000만 원의 전기료를 절감했다. 이를 통해 연간 2113t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게 됐는데
이는 소나무 1만5000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효과다.
2017년부턴 공장에서 만든 옷을 매장으로 이동할 때 사용하던 플라스틱
옷걸이도 없앴다. 옷이 최대한 덜 구겨지는 포장 방식을 개발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다.
자연 생태계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7년 뉴발란스가 동물 털
사용을 금지하기로 한 이후 다른 패션 브랜드에도 적용하고 있다. 매년 이랜드에서 사용하던 동물 털을
개체 수로 환산하면 라쿤 3만1200마리, 양 19만6100마리, 여우 6800마리, 토끼 13만4500마리에 달했다. 이랜드는
동물 털을 인공 털로 모두 대체할 방침이다.
환경보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패션계열사인
이랜드월드 내 섬유연구소는 한국섬유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염색 과정에서 오폐수 배출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지난해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의류 생산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제조사 삼중테크와
협업해 국내 최초로 배기가스열을 재활용해 온수를 생산하는 시스템도 2016년 개발했다. 이랜드는 연료 사용량을 30% 이상 줄여 주는 이 기술 덕택에 ‘2018 한국에너지대상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지난달에는 환경부와 ‘기후변화 에스오에스(SOS) 공익 활동’ 공동 추진을 위한 협약식을 맺고 저탄소 생활
문화를 확산하는 공익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출처: 동아일보
기사원문: http://naver.me/5fSapXG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