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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중반에 인쇄된 어류 도감에 등장하는 <인어>와 동서양의 인어이야기
https://ko.wikipedia.org/wiki/%EC%9D%B8%EC%96%B4
인어(人魚)는 상반신은 젊은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고 하반신은 물고기의 꼬리를 지닌, 바다 속에 사는 전설 속의 생물이다.
“인어족”(人魚族, merpeople, merfolk)은 남성과 여성 인어를 포괄하여 부르는 명칭이다.
세계 각지의 여러 문화권에는 인어에 관한 전설이 존재한다.
유럽에서 전해지는 전설과 중국, 일본 등에서 전해지는 것은 형태과 성질이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세이렌과 매우 흡사하게, 전설 속의 인어는 종종 선원들에게 매혹적인 노래를 불러 그들을 유혹하며 선원들의 주의력을 분산시켜, 그들이 갑판에서 추락하거나 난파 사고를 일으키게 만든다.
다른 이야기에 따르면 인어들은 물에 빠진 남자들을 구하려고 하지만 동시에 그들의 생명을 빨아들인다. 또는 인어들은 인간들을 물 아래에 있는 자신들의 왕국으로 데려가기도 한다.
덴마크의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인어 공주”에서는, 인어를 악의 없이 인간들을 물 속으로 끌어들이지만, 인간이 물 속에서 숨을 쉴 수 없다는 것을 잊는 존재로 그리고 있다.
그리스 신화의 세이렌은 이후 전승에서 인어와 비슷한 생명체로 묘사된다. 몇몇 언어권에서는 세이렌과 인어를 같은 단어로 부르기도 한다.
이외에도 여러 신화나 전설에는 물의 요정(다양한 님프)과 셀키, 물개에서 인간으로 둔갑할 수 있는 동물 등이 등장한다.
19세기 중반 이전까지 뱃사람들은 매너티와 듀공을 인어로 생각했다.
고대 근동
인어에 대한 이야기는 세계적으로 다양하게 존재한다. 인어에 대한 이야기 중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최초의 전승은 기원전 1000년 경 아시리아의 것이다.
아시리아의 여왕 세미라미스의 어머니 아타르가티스는 유한한 생명을 지닌 목동을 사랑하는 여신이었으나 그를 죽이게 된다. 부끄러움을 느낀 나머지 그녀는 물 속으로 뛰어들었고 물고기의 형상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그녀가 지니고 있던 아름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후 그녀는 가슴 위는 인간의 모습을, 아래는 물고기의 모습을 하게 된다. 이는 바빌로니아의 신 에아의 모습과도 흡사하다. 그리스인들은 아타르가티스를 데르케토라는 이름으로 인식했다.
밀레토스 학파의 철학자 아낙시만드로스는 기원전 546년 그가 죽기 전까지, 데르케토들이 실제로 존재했고 인간들 앞에 모습을 자주 보였다고 기록했으며, 인간이 물 속에 사는 생물로부터 뛰어 올라온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죽음 앞에 이르러서는 이 생각을 포기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의 유명한 전설에 따르면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여동생 테살로니키는 죽은 후 인어가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에게 해에 살고 있으며 선원들이 그녀와 마주치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알렉산드로 대왕은 살아계신가?"(그리스어: Ζει ο βασιλιάς Αλέξανδρος;) 여기에 선원들은 다음과 같은 대답을 해야 한다. "그는 살아 계시고 영원히 통치하신다."(그리스어: Ζει και βασιλεύει). 이외에 다른 대답을 하면 그녀는 격노하게 되며 고르곤으로 모습을 바꾼 뒤, 선원들을 죽인다고 한다.
천일야화
천일야화에는 바다에 사는 인간들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예를 들면 '바다의 소녀 드줄라나르'가 있다. 다른 신화에서 묘사한 것과는 달리 천일야화의 바다 인간들의 외관은 해부학적으로 인간과 유사하며 물 속에서 숨을 쉴 수 있다는 점만 다르다. 이들은 인간과 교접하여 생식할 수 있으며 후손들은 물 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다.
영국 전승
영국 전승에서 인어는 불길하고, 불행을 암시하며, 실제로 그것을 가져오는 존재로 그려졌다. 여러 변종의 민요를 통해 패트릭 스펜스 경은 인어들이 불운한 배로 접근하여, 그들이 다시는 육지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인어는 악천후의 상징이기도 하다.
일부 인어들은 키가 5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괴물로 묘사되었다.
인어들은 강을 따라 헤엄쳐 와서 깨끗한 호수물 속에 머무르기도 한다.
영국의 한 전승에 따르면, 어느 날 론티의 지주는 자신의 집 근처에 있는 호수에서 한 여자가 물에 빠져 익사하려는 것을 보았다. 그는 여자를 구하기 위해 호수로 갔다. 그러나 그의 시종은 그녀가 인어라고 소리쳤으며 지주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때때로 인어들은 인간들을 치료해 주는, 보다 친절한 존재로 등장한다.
일부 이야기에서는 인어가 불로불사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그렇지 않다는 대답을 하기도 한다.
아일랜드의 리반은 순결한 인어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인어의 모습으로 바뀐 인간이다. 기독교인들이 아일랜드로 왔을 때, 그녀는 침례를 받게 된다.
반어인들도 기록에 남아 있지만 이들은 인어보다 더 거칠며, 추하게 생겼다. 반면 반어인들은 인간에게 별 관심이 없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기타
캐리비안 해의 신타이노국에서는 인어를 아이카니아라고 부른다. 아이카니아의 속성은 여신 자구아 및 마자구아 나무의 일종인 히비스커스 꽃과 연관되어 있다.
이외에도,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의 마미 와타, 카메룬의 젠구,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의 메로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루살카, 그리스 신화의 오케아니스, 네레이스, 나이아드는 인어 전설이 여러 형태로 토착화된 것이다.
유럽 전승에 나오는, 깨끗한 물 속에 사는 인어 비슷한 생명체를 멜뤼진이라고 부르는데, 이 생물은 두 개의 꼬리를 지녔고, 하반신은 큰 뱀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종종 묘사되었다.
일본에서는 인어의 고기를 먹으면 불로불사의 힘을 얻는다는 전설이 있다. 유럽의 일부 지방 전설에는 인어가 인간의 소원을 이뤄 준다고 전해진다.
스코틀랜드, 말레이시아,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하이티 등지에서는 살아 있거나 죽은 인어를 목격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최근 조지아 해협에서 인어를 목격했다는 두 건의 제보가 있었다.
필리핀 전승에도 인어 및 반수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며, 여기서 이들을 부르는 명칭은 각각 시레나와 시요코이이다.
인어들은 자만심에 차 있으나 동시에 고결하기도 한 존재로 그려진다. 이들은 종종 인간 남자와 사랑에 빠지며, 인간과의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과감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불운하게도, 특히 젊은 인어들은 종종 인간이 물 속에서 숨을 쉴 수 없다는 것을 잊는다. 인어의 남자판인 반수인들은 인간에게 큰 관심이 없으나 핀란드 신화 내 반수인들은 인간의 소원을 들어 주기도 하고, 병을 치료하며, 저주를 풀어 주고 마법의 물약을 만들기도 한다.
*서양의 인어
로렐라이 마녀
라인강에 얽힌 전설로 라인강을 건너는 배에게 노래를 부르는 아름다운 마녀들이다. 그녀들의 노랫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그 미성에 홀려서 배의 노를 잘못 놓쳐서 강바닥에 가라앉고 만다. 일반적으로 로렐라이 전설이라고 말한다.
로렐라이는 ‘요정의 바위’라는 뜻으로 라인 강 중류의 강기슭에 있는 큰 바위의 이름이다.
로렐라이 언덕을 맨 처음 소재로 다룬 문학 작품은 작가 C.브렌타노(1778∼1842)의 설화시(說話詩)인데, 라인강을 항행하는 뱃사람들이 요정의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도취되어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 배가 물결에 휩쓸려서 암초에 부딪쳐 난파한다는 줄거리이다.
이것이 하이네나 아르헨도르프 등의 서정시로 이어지면서 전설처럼 되고 말았다. 하이네 작시, 질허 작곡의 민요로 더욱 유명하다.
메로우
메로우(merrow)는 아일랜드에서 전해지는 인어이다. 겉모습은 머메이드와 비슷하고 여성형은 아름답지만 남성형은 추하다고 한다. 이 인어가 나타나면 폭풍이 일어난다고 여겨져 뱃사람들에게는 무서움의 대상이었다. 또한 여성 메로우가 인간 남자와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경우도 있는데, 그 경우 아이의 발에는 비늘이 있고 손가락에는 작은 물갈퀴가 있다고 한다.
세이렌
세이렌은 뱃사람들을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유혹해서 난파시키는 바다의 요괴로 인어로도 묘사된다.(세이렌은 원래 신화에 나오는 반인간 반새(鳥)로 사람들을 아름다운 노래로 유혹해 암초에 부딪치게 한다. 그러나 화가들이 그림에 세이렌을 인어로 그려놔서 사람들이 세이렌을 인어의 한종류로 인식하게 됐다.)
*아시아의 인어
해인
해인은 고대 중국에서 인간의 조상으로 여겨진 일종의 해서인류를 말한다. 《회남자(淮南子)》에서는, 각종 동물들의 고대중국의 독특한 진화론에 대해 이야기되어 있다.
인간 진화의 과정에 관해서는 ‘하츠(ハツ)는 해인(海人)을 낳고, 해인(海人)은 약균(若菌)을 낳고、약균(若菌)은 성인(聖人)을 낳고, 성인(聖人)은 서인(庶人)을 낳고 거의 하츠가 되는 자는 서인(庶人)으로부터 태어난다.’라고 하고 있다.
이 문장은 난해하지만, 인간의 조상은 하츠(세모로 뒤덮인 원숭이)이고 이후 하츠→해인(해서인류)→약균(의미미상)→성인(완성된 고대의 인간)→서인(보통의 인간)→ 거의 하츠가 되는 자, 하츠에 가까운 자(미래에 퇴화된 인류)로 진화와 퇴화를 거듭해왔다고 해석하는 주장도 있다.
낭간
한국에서 전해지는 인어전설로, 어느 날 이진수라고 하는 어부가 바다에서 미인에게 이끌려 간 용궁에서 하루를 보내고 돌아올 때, 먹으면 불로장수한다는 고려인삼을 닮은 토산(土産, 이것을 인삼이 아닌 인어라고 부름)을 받았다. 의심스러웠던 이진수는 그것을 그대로 두었으나 딸인 낭간이 그것을 먹어버린다. 그녀는 비길 데 없이 빼어난 변하지 않는 미모를 얻었지만 수 백 년을 주체하다 못해 300살을 넘어 산을 방황하다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한다.
해인어
중국의 인어. 《흡문기》라는 서적에 따르면 동해에 살고 몸길이는 큰 개체의 경우 5~6척(약 1.5~1.8미터)이라고 한다. 용모는 매우 아름답고 머리카락은 말꼬리 같으며 비늘에는 가는 털이 나있다. 중국의 인어전승에는 종족간 결혼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해인어는 종족간 결혼은 자유롭고, 바닷가에서 많은 과부와 홀아비를 잡아서 연못이나 늪에서 길렀다고 한다.
팔백비구니
팔백비구니(八百比丘尼)는 일본 전국 대부분의 분포되어 있는 전설이다. 지방에 따라서 세세한 부분은 다르지만 대강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와카사 국(若狹国)의 어느 어촌의 촌장집에 바닷가에서 주웠다는 인어의 고기가 대접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인어의 고기를 먹으면 영원한 생명과 젊음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역시 어딘지 무서웠기 때문에 살짝 몰래 의논하여 먹은 척을 하고 품에 넣어 돌아가는 길에 버려버렸다.
그러나 단 한 명 이야기를 듣지 못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것이 팔백비구니의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살짝 숨겨놓은 인어의 고기를 딸이 몰래 숨어서 먹어버린다.
딸은 그대로 십대의 아름다움을 유지한 채로 몇 백 년을 살았다. 하지만, 결혼을 해도 반드시 남편이 먼저 죽어버리고 아버지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결국 마을 사람들에 의해 비구니가 되어 온 나라를 돌며 가난한 사람들을 도왔으나 마지막에는 바위굴로 사라졌다.
상징적 표현
도로시 디너스테인의 저서 인어와 미노타우루스(The Mermaid and the Minotaur)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미노타우루스나 인어와 같이 인간과 짐승이 절반씩 섞여 있는 생물들은, 인간의 본성이 동물과 다르면서도 같다는 고대인들의 분명한 생각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인간의 본성은 내면적으로 모순되기 때문에, 지구의 다른 동물들과 우리 사이의 일치점과 차이점은 신비롭고 난해하며, 이러한 일치점과 차이점 속에, 이 세계에서 우리가 느끼는 이방인이 된 것 같은 낯선 감정과, 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한 감정을 설명할 수 있는 열쇠가 모두 있는 것이다."
예술, 문학 작품 내의 인어들
유명한 그림으로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가 1895년부터 1905년까지 그린 '인어'가 있다.
이 그림은 왕립 학원 예술작품의 후기 양식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처음 공개되었을 때는 극찬을 받았으나(워터하우스는 왕립 학원의 회원직이 보장되었다), 이후 개인 수집품으로 팔려 대중 앞에서 사라졌으며 1970년이 돼서야 다시 공개되었다. 현재 이 작품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 컬랙션에 있다.
19세기 이후 가장 유명한 인어 관련 작품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 1836년 쓴 동화 인어공주로, 이 작품은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다. 코펜하겐 항에 있는 인어공주 동상은 안데르센의 작품을 참고로 만들어진 것이며, 논의의 여지가 있기는 하나 안데르센이 창조한 인어공주는 대부분의 현대 서구 문화에서 인어를 지칭하는 표준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인어를 소재로 한 음악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펠릭스 멘델스존의 Fair Melusina 전주곡과 리하르트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내 '라인 강의 딸들'이다. 보다 최근의 사례로, 중화민국의 음악가 코판렁은 '눈물을 흘리는 인어'라는 제목의 협주곡을 작곡하였다.
대중 문화 속의 인어
인어는 신화나 전승 외에 대중 매체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안데르센이 쓴 동화를 기초로 만든 월트 디즈니의 캐릭터와 스타벅스 커피 체인점의 로고(별 아래 왕관을 쓴, 두 갈래 꼬리를 지닌 인어)를 들 수 있다.
디즈니의 작품에서 인어의 속성은 두 가지로 그려지고 있는데, 하나는 물 속에서 '어린 아이'로 지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물 밖으로 나와 '두 발로 스스로 서는' 어른이 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의 대부분 장면에서 여주인공 아리엘은 두 세계 사이에서 갈등한다.
세이렌(Seiren)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요정. 여자의 얼굴과 새 모양을 한 괴물로, 이탈리아 근해에 나타나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홀려 죽게 했다고 한다.
▲다국적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Starbucks)의 이름은 소설 <모비딕(백경白鯨)>에서 커피를 좋아하는 일등항해사 스타벅(Starbuck)의 이름에서 따왔다.
스타벅스 로고의 인어는 타로점에 쓰이는 '별' 카드에 그려진 인어에서 따 온 것이다.(스타벅은 허먼 멜빌이 쓴 백경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이름이기도 하다)
일본의 만화 및 애니메이션 원피스에서는 인어족뿐만 아니라 상반신이 물고기인 어인족도 등장한다. 원피스 세계에서는 인어족과 어인족 둘다 남녀가 있다.(한 예로 인어와 어인이 결혼하면 남자 어인, 남자 인어, 여자 어인, 여자 인어가 태어날 수 있다고 한다.)
2016년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는 전지현이 극 중 인어 '심청'을 연기하였다.
*나라마다 다른 인어의 진실 - 인어 공주
인어 이야기는 다른 나라보다 유럽 북부에 널리 퍼져 있다. 558년에 북부 아일랜드 벨파스트 호에서 잡힌 인어 이야기는 기구하다. ‘리반’이라 불린 이 인어는 홍수로 가족이 모두 죽고 1년 동안 호수에서 살며 인어로 변했다. 어부들은 소녀를 ‘바다에서 태어났다’는 뜻으로 ‘머젠(Murgen)’이라 불렀다. 그들은 머젠을 물통에 넣어 사람들에게 구경시켰다. 머젠은 세례를 받았고 수많은 기적을 보여줬는데 죽은 뒤에는 ‘성녀 머젠’이라고 불렸다.
1403년 지금은 네덜란드 땅인 베스트프리스란트 지역에 인어 한 마리가 표류해 왔다. 마을 여자들은 인어의 몸에 붙은 바다 이끼를 떼어주며 다정하게 대했다고 한다. 인어는 끝내 말을 배우지 못했지만 15년 동안 살다가 죽어 교회 묘지에 묻혔다.
고대 팔레스타인과 바빌로니아인들도 물고기 꼬리를 단 신을 숭배했다. 페니키아와 코린트에서 발행된 주화에도 인어가 나타난다. 알렉산더 대왕은 아름다운 바다 처녀들과 함께 유리 공을 타고 바닷속을 탐험하는 모험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로마의 문인 플리니우스는 갈리아 지방에서 많은 인어가 해변 모래사장에 밀려와 죽어 있는 것을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사관이 봤다고 적었다.
대체로 민간 전설에 등장하는 인어 이야기에는 애처로운 내용이 많다. 『인어 공주』와 같이 아름다운 이야기로만 꾸며져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선 서양과 동양의 인어에 대한 생각이 매우 다르다.
그리스 신화에는 바다의 신 트리톤(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로, 하반신은 물고기 형태를 띤다)이나 바다의 요정 네레이데스(바다의 신 네레우스의 딸)처럼 개성적인 반신(半神)들이 많이 등장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화와 실재가 섞여 네레이데스는 돌고래나 바다표범에 비유됐다.
사이렌을 인어 공주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사이렌은 시칠리아에 살며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꾀어 배를 난파시킨다. 그러나 사이렌의 몸은 원래 물고기가 아니라 날개와 두발이 있는 인면조신(人面鳥身) 바다 요정이다. 중세가 되면서 비로소 인간 여성 상반신, 새의 날개, 물고기 지느러미가 있는 사이렌으로 변했다.
『오디세이아』를 보면 트로이 전쟁의 용사 오디세우스가 사이렌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듣고 싶어서 동료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게 하고 자신은 배 마스트에 몸을 묶었다고 한다. 마녀 키르케가 오디세우스에게 사이렌을 피하는 방법을 이야기해준 대로였다. 사이렌의 아름다움과 마법을 다른 마녀가 저지한 셈이다. 그러나 키르케 또한 유혹의 대명사인 동시에 남자를 파멸시키는 여인으로 등장한다.
1893년 영국 화가 아서 해커는 오디세우스의 선원들이 키르케의 최면에 홀리는 광경을 그림으로 그렸다. 키르케는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린 채 아름다운 젖가슴을 드러내고 있다. 선원들은 그녀를 향해 슬금슬금 기어가 그녀가 더 잘 보일 것 같은 자리를 서로 차지하려고 아우성이다. 자기 몸이 돼지로 변해가는 것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벨기에의 화가 펠리시앙 롭스는 한술 더 떠 키르케를 돼지 한 마리와 산책하는 여성 지배자로 그렸다. 키르케는 여성적 관능미를 맘껏 뽐낸 여성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육욕이라는 유혹을 버텨낼 남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인어가 보여주는 마술과 같은 세계는 인간에게 엄청난 만족감을 제공한다. 인어가 노래를 부르는 안식처에서는 근심, 걱정 따위는 제쳐놓고 마음껏 자유로워질 수 있다며 남자들을 유혹한다. 그러나 인어의 유혹을 받아들인 남자들을 기다리는 것은 환희가 아니라 결국 죽음뿐이다. 인어든 키르케든 여성의 유혹은 남성이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며 경고한다.
반인반수인 인어에 관한 이야기는 매우 오래됐다. 고대 바빌로니아의 해신인 오안네스는 남신이지만 나중에 유럽의 인어상과 비슷한 모습으로 변한다. 셈족의 달 신이자 물고기 신인 아텔가티스도 인어로 등장하는 것을 봐 인어의 유래는 기원전 30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인에게 심원한 공포는 대체로 여인 형상으로 구체화됐다. 특히 그들이 오가던 지중해에는 괴력을 발휘해 배를 바닷속으로 빨아들이거나 선원을 낚아채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다는, 머리가 여섯 개나 달린 바다 괴물 ‘스킬라’가 있다고 믿었다.
한편 중국에서는 인어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달랐다. 중국의 인어 모델은 양서류인 큰도롱뇽으로 아름답지도 신비롭지도 않다. 큰도롱뇽의 전체 길이는 1미터 이상이며 생명력이 매우 강하다. 동양의 인어에는 괴물적인 요소가 강했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지리서이자 신화집인 『산해경(山海經)』을 보면 인어는 다리가 네 개 있다.
『산해경』은 기원전 12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 사이에 쓰였는데 특히 날짐승과 들짐승이 다양하게 조합된 괴물 이야기가 많이 수록돼 있다. 각 동물을 숭배하는 원시 부족이 연합하는 과정에서 복합적인 동물이 발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산해경』은 한국과 일본에도 전해졌다. 우리나라 고분 벽화에 가끔 등장하는 이상한 짐승은 『산해경』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인어가 워낙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다보니 인어를 미끼로 한 사기꾼도 적지 않았다. 1830년대 런던의 한 박제사는 반은 인간, 반은 물고기라는 괴상한 동물의 표본을 만들어 런던에서 전시했다. 이 박제를 본 박물학자는 물고기 껍질을 원숭이에 씌워 꿰맨 것이라고 비난했지만 어찌나 인기가 있었는지 5만 달러라는 거금에 팔렸다.
19세기에도 인어 박제가 많이 유행했는데 특히 일본 어민들이 재미를 봤다고 한다. 일본 어민들이 만든 가짜 인어는 유럽으로 건너가 떠돌이 서커스단이나 박람회 등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는데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이 박제품이 모두 원숭이에 물고기 껍질을 씌운 것에 지나지 않았다고 적었다. ---출처: 미스터리와 진실, 전설편 | 이종호 | 북카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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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어에 관한 자세한 내용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속속들이 진실이 밝혀지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어가 너무 깜찍해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로데오님의 정보력은 정말 대단하신듯요 ᆢ
인어 그림들도 정말 인상적이네요ᆢ
잘 읽었어요ᆢ고맙습니다ᆢ
신화는 실제 사실인 이야기라네요
외계인은 지구인과 달리
오래오래살고
심지어 만년까지도 산다네요
신화는 그 외계인의 이야기라고
들었어요
그러니
세계역사도
신화로 부터 시작한답니다
고맙습니다
자료 감사합니다!!
2번째는 영화 때문에 만들어 진 가짜라고합니다~
감사합니다.
재미있는 자료 입니다^^
로데오님 덕분에 인어공부 제대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과거 역사의 신화들이 사실은 상징이 아니라 매우 사실적인 이야기임을 이제사 알게 됩니다.
인어 조사 광범위하게 하셨네요. 읽는데도 한참 걸렸어요. 감사합니다~~
잼있어요!!!
외계인의 종창조 실험에서~인간과 물고기의 교배나 dna변형실험으로 나왓을것 같아요
인어라는 말이 있다는것 자체가 인어가 존재했다는 증거라 생각해요. 인간이 상상할수 있는 모든것이 무의식속 기억들이라고 믿고요.
로데오님 덕분에 인어에대해 오늘 지대로 공부했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