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뜸할까 했는데
씨불씨불 때문에 놀라서 엉겁결에 들어왔습니다
아고오 C$ 대단합니다 식겁했어요
~~~ ~~~ ~~~~
역시 풍주방에는 방 이름에 어울리게 술을 즐기시는 분이 많은 것 같다
방장님은 제주도에서 커다란 와인잔 사진 올렸고
서산의 호태님도 며칠전에 대용량의 와인 사진을 올렸고
일전 석촌님께서도 와인 사진을 첨부하셨다
와인이라면
혹여 이곳에 와인을 취급하는 직업을 가진 분이 계시다면 그런 분은 열외로 하고
보통 사람 중에서 그동안 와인 마신 양을 랭크한다면
아마 단풍이 상위에 랭크될 정도가 아닐까 한다
한국에 있을 때 단풍은 슬을 즐기지 않는 편이라
평소 우리네 생활이 술이 빠질 수 없는 세상이어서 그런 면에서 상당히 부대끼기도 했었고
술을 즐기지 않았고 주량도 많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이 술을 많이 마신 경우에는 다음날 아주 혼이 났었는데
이곳으로 옮겨온 후
하루 이틀 술을 마시게 된 것이 이제는 매일 술을 마신다
이곳에서 우리의 대표적인 소주나 막걸리 정종이 없었기에
택한 것이 와인이었고
맥주는 장이 약해서 잘 맞지 않았어며
양주는 워낙 독주라 매일 마시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동안 이곳 사람들을 대강 살펴보니
영화에서 고가 와인을 마시는 장면들이 많지만
대부분 반주 삼는 와인은 750ml 15천 원 가격대 아래가 일반적인 것 같고
특별한 날에도 2~3만 원 벗어나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직접 제조하는 사람들도 흔하며
공장에 주문하는 사람들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단풍도 가끔 공장에 주문을 하고 -가격이 저렴하다
대용량 크기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애용한다
대용량은 상대적으로 같은 품질이더라도 750ml 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매일 저녁에 450ml 정도 마시니 취할 정도의 양은 아니다
이곳에 온 이후 술을 대취할 만큼 마신 경우는 아직 한 번도 없다
아마 소주는 360ml 10천 원 정도 하는 것 같고
내가 애용하는 와인은 3리터에 3만 원 정도이니
용량으로 환산하면 수입 소주의 반값이 안된다.
와인은 워낙 품종이 다양하여
취향에 맞는 제품 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술이다
단풍도 적당한 퓽미와 가격대를 고르느라 거의 일년을 소비했다
아래는 이전 쓴 글로 와인 관련한 부분을 발췌해서 올린다
(공장제품 와인 - 저렴 하지만 품종 선택을 잘 하면 그런대로 괜찮다)
(좌측 3L 병 제품을 애용한다
우측 4L 비닐팩 제품은 풍미보관이 아무래도 힘들어 잘 이용하지 않는데
호테님이 보관하고 계시다고 해서 오늘 일부러 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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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곳의 술값은 싸지 않다
맥주도 비싸고 증류주라는 위스키나 코냑이나 브랜디나 보드카도 결코 싸질 않으니
이곳 사람들, 예전엔 선진국이라 했다더니 우리처럼 희석식 증류주를 만드는 기술이 부족한 곳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술을 마신다
한 이 년쯤은 금주를 했었는데 데치고 절이지도 않은 채소에
누린내만 나는 고기 몇 점인 저녁 밥상이 하 서글퍼서
한두 잔 마시다 보니 이제는 매일 빠짐없이 혼술을 한다.
맥주가 도수가 약하고 비용 부담이 덜하기는 한데 한 캔만 마셔도 배탈이 나고
증류주는 워낙 독하고
얼마 전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주를 수입해서 팔기는 하지만
수입 소주값이 만만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와인이 내 주종이 되었다
한 이십 년쯤 매일 마셨으니 양이 엄청 될 것이다
와인이 그냥 포도주 아닌가 하는 분들께
와인이 뭐냐에 대한 대답을 해줄 정도가 될는지 모르겠다.
5.
돈 좀 있는 일본 처녀들이 프랑스 유학이나 여행을 갔다 와서는
십중팔구 끙끙 앓는다는 프랑스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는데
환상과 현실 간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한 정신적 스트레스의 질환이라고 한다.
-샹젤리제 거리의 휘황한 조명 아래
-에펠탑을 배경 삼아 거니는 금발의 남녀들과 함께 걸어보고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빵 모자를 쓴 멋있는 화가의 이젤 앞에서 포즈를 잡아보기도 하고
-베르사유 궁궐에서
-센 강변에서
-평생 동경했던 파리지엔의 꿈을 이루어 보리라.
프랑스를 동경하고 프랑스와 관련된 것이라면 고상하고 낭만적인 이미지만 떠올리다가
막상 현지에서 부딪히는 현실의 괴리는 상상 이상이다.
패션과 향수, 웅장한 고전 건축물, 샹젤리제 거리, 에펠탑, 센 강에 대한 기대가
-불어를 못하여 푸대접 받는 식당과 불친절한 종업원
-길거리에 널린 개똥과 쓰레기들
-소매치기, 이곳저곳의 널브러진 노숙자들, 냄새나는 골목길.
그러니 연약한 일본 아가씨들의 마음이 오죽했을까
산산이 부서진 그 이름과 꿈.
7.
나는 오늘 저녁도 와인을 마신다.
-와인잔을 한번 살며시 흔들어서 향기를 감별하고
-아까운 듯 한 모금 혀 안에서 빙글 돌려 맛을 음미하고
-목울대 울리는 소리 나지 않게 기품있게 마시는 와인
-휘황한 조명 아래 아름다운 파티복 드레스에
-장엄한 오케스트라 반주의 고급 진 인생
이렇게 마신다는 것은 아니고
어스름한 뒷덱에서 홀로 궁상스러운 폼새로 홀짝 거린다
한 병에 몇십만원 한다는 프랑스 몇 년도산 와인
유명 와인 박람회에서 금딱지 받은 몇백만 원짜리 와인
유명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올해의 와인, 말짱 도루묵이다.
와인, 이것도 일본 처녀들의 프랑스 증후군과 다름없다.
포도 즙을 발효시켜서 만든 알코올 성분의 과일주가 와인인데
우리는 비싸고 뭔가 그럴듯한 고품격의 이미지를 많이 갖고 있다
희석식 소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품으로 홍보가 이루어지고
와인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가지는 허세 때문이라 생각한다.
와인은 이곳에서 우리로 치면 그냥 막걸리 같은 대중주다.
좋은 품질의 와인은 오래된 것일수록 숙성기간이 길기 때문에 비싸기는 한데
너무 오래되면 산화되기 때문에 포도주로서의 가치는 없어지고
숙취가 아주 심한 편이니 과음은 금물이며
와인의 값이나 명성 등 전문가의 좋은 평을 받는 와인이 무조건 좋은 와인이라고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북미나 유럽에서 와인은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술이고 거의 식생활의 일부가 되어
로컬 와인이 대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그런 허세를 볼 수 없다.
-생선과 곁들인다는 화이트
-붉은 고기와 어울린다는 레드
-디저트로 좋다는 로제와인
이런 말도 맞는 말이 아니다.
와인도 다른 음식들과 마찬가지로 개인 기호 차가 심하게 나뉘는 까닭에
생선 먹을 때 레드와인이 입맛에 맞는다면 레드와인을 마시면 될 것이고
꼭 화이트 와인을 마셔야 한다는 말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와인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 일로
가장 저렴한 와인부터 나만의 와인을 결정하는 탐구의 길을 가면 된다.
-원산지 나라별로
-품종별로
-그냥 한 병씩 먹어 보고 입맛에 맞는 것을 고르는 여정이다.
-향기가 내 입맛에 맞는가
-숙성의 풍미는
-떱은 맛은
-당도는
-산도는
-무게감은
-어떤 뒷맛이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가를 찾는 길이다.
대강 일 년만 투자하면 될 것 같다
그 이상은 금물이고 딱 일 년쯤에서 멈추어야 한다
계속 찾다 보면 한정 없이 고가의 제품에 끌리게 될 테니까
그런데 입맛에 맞는 품종을 골라도
그 품종이 생산연도별로 조금씩 다르다는 게 문제이긴 하다.
그렇지만 와이너리의 고유한 맞은 크게 변함이 없으니 감안해도 될 것이다.
8.
북미나 유럽 여행 때 식당에서 음식과 통상 식사의 일부인 와인을 시켜야 할 경우가 있는데
너무 쫄지 말자.
아주 고급 식당이 아닌 일반적인 식당에서는 와인 종류를 전부 비치 할 수도 없거니와
자연스럽게 대부분 로컬 와인을 서빙한다.
따로 특별한 와인을 주문하지 않으면
메뉴에 와인의 이름과 한 잔(6온스 또는 8온스)의 가격이 표시되는데 보통 한 잔에 만원 미만이다
일행이 서너 명쯤 되면 750밀리 한 병을 주문하면 반주로 적당하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산을
이태리에서는 이태리 산을
캐나다에서는 캐나다산을 주문하면 무리 없을 것 같다.
그래도 특별히 주문을 하고 싶으면
종업원에게 나는 이런 것을 좋아하는데
-슈거는 드라이(단맛이 없는) 또는 스위트(단맛이 많은)
-타닌은 패트(타닌이 적어 매끄럽고) 또는 소프트(타닌이 적은)
-소니스는 크리스(조금 신맛이 나는) 플래브이(신맛이 없는)
-영 와인 (1-2년)에 로컬 제품으로
-빈티지 표기된 연도 오래된 것은 가격 부담이 있다.
네가 추천을 좀 해주라, 하면 될 것이고
비용이 적당한 작년도 생산제품 로컬 제품이면 750밀리 한 병에 삼만 원이면 넉넉할 것이다.
참고로
캐나다나 독일에서 유명한 아이스 와인은
포도밭에서 수확철이 되어도 따지 않고 내버려 두어서
자연적으로 동결하여 당분이 농축된 포도를 언 상태로 압착한 와인으로 디저트용으로 주로 이용된다.
미국이나 호주 등에서 강제로 얼려서 압착한 짝퉁 아이스 와인은 저렴하고
캐나다에서는 엄격한 법정조건 아래(VQA) 생산되는데
375밀리 작은 병에 대략 5~10만 원쯤 한다.
그런데 캐나다 식당에서 이걸 시키면 바보짓이다.
도수가 약하기도 하고
보통 허세끼 많은 여인들이 마시는 와인이니 그냥 설탕물 주스 느낌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깊고 그윽한 맛의 고 유럽 - 프랑스 이태리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의 와인
특히 이태리 산을 좋아하는데 이태리산이 보통 드라이 한 편이다
신 유럽으로 통용되는 - 칠레 아르헨티나 미국 호주 캐나다의 와인은
풍미가 엷고 담백하여 가볍고 단맛이 많은 것 같다.
첫댓글 캐나다에 딸내미 유학때문에
따라가 있던 친구가 들어오면서
가져온 아이스 와인.
날씬 쌔끈한 병이 참 이뻤지요.
막내 담임쌤과 면담할때
선물로 드리고
저는 맛도 못봤던 아픔이..ㅎㅎ
선물한 친구한텐
"연숙아아~~
증말 참말 맛이 쥐기드라~
고마버..ㅎㅎ"
그렇게 키웠는데
말 안해도 알까요?
에미 맘을?
그래서
어쩌라구
여그서
찝짜 붙는
페이지^^
ㅎㅎㅎㅎ
그래서 우짜라고 ㅎㅎㅎㅎ
한산한 풍류방 먼 길 오시느라 욕봤습니다
아이스 와인은 술 못마시는 여성들이 좋아하데요
순하고 달짝지근한 쥬스같지요
5,6만원은 일반제픔이고 프리미엄은 10망원 정도 하데요
큰 와인잔에 부우면 남는게 없을만큼 조그마한 병에 담겼지요
무지하게 놀랄만큼 속독이네요
금방 글 올렸는데 댓글 달려서 놀랐어요
전부 글을 끝까지 안읽었지요, 확실합니다, 그리 빨리 읽을수 없는데 ~~~
ㅎㅎㅎ 고마워요
@단풍들것네 다 읽은게 화악실 합니더~~
아부디
출판사 교정 쫌 도와드린 덕분에 속독 정독
쑥떡도 잘합니더^^
@페이지 하아, 진짜 빠르네요
지도 쫌 빨리 읽는 편인데 제가 놀랐어요
삶방 운선님도 엄청 속독이라데요, 그분하고 삐까삐까 하것는데요 ㅎ
어디신데 소주가 없으까라
막걸리는 없더라도
어디 가나 소주는 있던데
아 중동에 가니까 소주 없더라구요
칠팔년전 서부에 가니께
소주 15천원 하던디요
10천원이면 소주 값이 내렸나봐요.
오래전이지요 25년전 입니다
요즈음에는 소주 몇가지 있어요
-글에서 요즈움에는 소주 판다고 했는데 대충 건성으로 읽은게 표시납니다 ~~ ㅎ
미국산 일본 정종도 있고
대도시 한국 마켓에 막걸리도 있습니다
여기는 소도시라 막걸리는 없구요, 땡큐~
잘읽었습니다. 상식에 보탬이 많이 되네요.
그런데 호태경은 손짓하던데
거기는 물처럼 마시니 손짓도 할 필요가 없는 모양이네요.
그러고 보면 매사 조금 부족한게 좋은 것 같기도 해요.
고맙습니다
제 경우에는 이곳이 자연환경이 괜찮다고들 하는데
얼마 생활하다보니 별다른 느낌이 없습니다
와인도 어쩔수 없이 마시게 되었으니 그냥 그런가 하는 편이지요
네 부족한듯 해야 귀하게 생각되지요
땅이 너무 넓기만 해서 차라리 오밀조밀한 이전 살던 곳이 그립고
답답하기만 했던 우리의 산야가 너무나 그리우니까요
바다가 없는 곳이니 바닷풍경도 그렇구요
호태경은 제가 오늘도 갈군다고 삐졌나 봅니다
@단풍들것네
잠 자라고 참고 있어 ㅎ
@호 태 벌써 일어나서 감상문 기다리고 있는데.
루이 14세가 한 말이 있어요.
왕 중에 왕은 짐이요!!
와인 중에 와인은
토까이 라고~~~
ㅎㅎ
소장품 목록에 있는 거지요
호태경과 함께 찾아 뵙겠습니다
근데 호태는 막걸리만 마시니 입맛에 맞을낀가 몰르겠네요
짬뽕 체질이라 건데기 없어도 짬뽕 국물만 있어도 되는데~
내 글만 긴게 아니네요
한 참 읽어 내려오다가
8번 부터는 건성건성
결론은 와인을 매일 홀짝홀짝 혼자 청승 떨며 마신다는 것 이지유?
지는 그래도 서방이랑 맥주 마실때도 막걸리 마실때도 요즘은 차례지내고 남은 정종 마신다우
매일 저녁마다 ㅎㅎ
겨울에 따끈한 정종 좋지요
좀 이르기는 한데
8번이 액기스인데 건너 뛰다니 성질 급하면 손해봐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넉넉하신 분이셨군요
부친 닮아 님도 그런 셈이지요 ㅎ
쐬주맛에 길들다보니,
그리고 와인가격이 만만치안아서 맛보기 힘듭니다.
과일주는 숙취가 심한데
톡쏘는 맛의 소주가 일품이지요
명문글에 얼마나 탐복했으면 두번이나 댓글을 다시오~
쐬주맛에 길들다보니,
그리고 와인가격이 만만치안아서 맛보기 힘듭니다.
캐나다 달러 와인은
울긋불긋 하다던데...
고수님 풀어 놓으신 와인이야기..
취하도록 읽었습니다.
풍주방 주막에 들리기도 전에....벌써~~ㅎ
마지막 잎사귀 ...
바람에 아니 뮐쌔~~~~
ㅎㅎ 고마워요
그냥 술 많이 마신다는 자랑이 되었네요,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