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이에 돈 되는 게, 뭔지 아나? (엄마! 피자가 먹고 싶은데 •••• 언제 와? )

[박미경]

●우리 나이에 돈 되는 게, 뭔지 아나?
  (엄마! 피자가 먹고 싶은데 •••• 언제 와? )

지난 9월 6일 부터 국민 재난 지원금을
신청받고 있다.
건강 보험 납입료를 산정(算定) 근거로 삼아, 하위 80%까지 지급한다고 한다.
대략 월 보험료가 30만원이 넘으면 상위 20%로,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보면
맞을 것 같다.
이러다 보니 몇 백원 몇 천원 차이로,
받는 사람과 못 받는 사람으로 갈라진다.
중고차 한대 가지고 있고 집세도 못내는데,
왜 지원금을 못받나?
이렇게 항의하는 분!
역시 엄청 늘고 있다는 보도다.
수급 제외자는 불만이 크다.
백수인 나도 신청을 했다.
그런데 소득 상위 10% 안에 든다며,
해당 사항이 없다고 컴퓨터가 얘기한다.
하는 일 없이 소파를 베게 삼아 뒹굴고 있는데, 상위 10%라니 기가 찬다.
가진 것이라곤 집 몇 채(?)에 고급 승용차
그리고 아내가 운영하는 사업체(?)/
붕어빵 리어카가 전부인데,
이 게 말이나 되나?
건강 보험료를 너무 많이 낸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든다.
물론 국가 지원금도 받지 못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말로는 최상위는 성골이고
그 다음 상위 10%에서 20% 사이는 진골이며, 나머지 80%는 민초라나?
친구들 만나 국가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는 말도, 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면 돈 많다고 자랑하느냐며,
이지메를 가한다나?
내같은 백수가 상위 10% 안에 드는 성골이라니, 정말 한번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세상에 사는 것 같다.
밖에 나가 보면 고층 빌딩이 숲을 이룬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의 해운대 바닷가만 해도, 고급 아파트가 즐비하다.
그런 집도 한 채 없는 내가 상위 10% 안에 든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파트만 있나?
상가는 얼마나 많은가?
이렇게 얘기하자,
어떤 친구는 눈을 흘기며 한마디 한다.
자네는 차가 두 대 잖아?
고급 승용차 한 대하고,
붕어빵 리어카 한 대!
그러니 성골이 맞다나?
리어카도 차냐? 미친 넘!
너거 집엔 손주가 타고 다니는 유모차만,
세 대라며 •••• ??
오늘 낮에 노인복지관 앞을 지나다가 본 광경이다.
70 전후로 보이는 할아버지 2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편히 쉬어야 할 분들이 담배 꽁초 줍는 일자리를, 담당자로 부터 설명듣고 있다.
꽁초 하나에 10원씩 100개 까지 주워 오면,
1,000원, 101개에서 150개 까지 봉투에 담아 가져 오면 2,000원 그리고 50개씩
늘 때마다 1,000원씩 더 준다나?
도급제(都給制?)이다.
노력하는 만큼 전(銭)을 더 지불한다는 것이다.
내일 이 앞을 지날 땐 내가 피우고 남겼던
흔적들을, 봉지에 담아 드리고 싶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일로 영감님들 사이에,
다툼이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노인들이 100개나 150개를 주워
천원 내지 이천원을 받아 가는데,
유독 김영감은 101개나 151개를 주워
하나 차이로 남보다 천원을 더 받는다는 것이다.
얌체같은 인간(?)이다.
우리 나이에 돈 되는 게, 뭔지 아나?
엊그제 김영감이 한 말이 생각난다.
체험 삶의 현장이란, TV 프로가 있었다.
나도 한번 경험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신청해 본다.
그러자 소득 상위 10% 안에 든다며,
해당 사항 없음!
이런 자막이 컴퓨터 화면에 뜬다.
젊은 아가씨가 내게 한마디 던진다.
얌체라며, 야마리가 없다나?
가난하게 사는 할배들도 천지인데,
왜 남의 일자리를 뺏으려 하느냐는 것이다.
이제 한가위가 며칠 남지 않았다.
그렇게 번 돈으로 할배들이 추석 연휴 때,
해외 여행(?)을 가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ㅋㅋ
국가 지원금이나 할아버지의 담배 꽁초 줍기나, 거기에서 거기인 것 같다.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란 얘기이다.
몇 백원 차이로 국가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것이나, 담배 꽁초 하나 차이로 돈 천원을 덜 받고 더 받는 것이나, 제도의 잘못으로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왜 돈 주고도 불평 불만을 사도록 하나?
서울 마포구에서 맥주집을 운영하던,
50대 사장님이 목숨을 끊었다.
그 분은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는다.
밀려오는 집세에 인건비,
거기에다 은행 융자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이 먹고 자던 원룸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절망 앞에 무릎을 꿇는다.
지난 2021. 9월7일 그녀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한다.
자영업자(自營業者)들이 죽지 못해 사는 현실이다.
그런데 이분은 삶을 던지고, 죽음을 택했다.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대학 다니는 자식이 있을 것 같은,
나이 이기도 하다.
또 늦둥이 막내가 있다면,
엄마를 얼마나 기다렸을까?
엄마! 대학 등록금은?
엄마! 피자가 먹고 싶은데 •••• 언제 와?
돈을 벌기 위해 자식과 떨어져,
원룸에서 먹고 자고 그리고 가게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
가족에 대한 얘기는, 보도되지 않고 있다.
그녀는 저승으로 가기 전에, 가게의 전세금도 빼고 통장도 정리해 빚도 갚으며,
종업원 월급도 지불한다.
모든 것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후,
자신의 목에 칼(?)을 들이 댄다.
평소에도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많이 주고 살았던, 훌륭한 분이란 얘기가 들린다.
주변에선 돈 걱정 없는 천국에서
편히 살기를 기원한다.
그분의 연세가 57세로 알려지고 있다.
국가 지원금으로 퍼주기(?)를 해도,
죽음으로 몰고 간 현실을 막지는 못했다.
이외에도 전남 여수에서도 자영업자 B씨가
생활고를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언제까지 그들의 고통을, 외면할 것인가?
걱정스럽다.
그분의 죽음을 두고, 담배 꽁초 줍는 일부터
다시 시작해도 될 텐데.
이렇게 얘기하며, 모두들 안타까워한다.
내 생각으론 술 장사를 했는데,
팔고 남은 술만 마셨어도
그렇게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술 취한 사람은 저승사자도 손사레를 치며,
싫다고 하거든.
그녀의 죽음으로,
가슴 한구석이 많이 아려 온다.
우리 모두가 그녀를 죽인 죄인(?)은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 본다.
국가 지원금이나 받고 갔는지 모르겠다. ㅎㅎ
이틀 후면 우리 민족 최고의 명절/ 한가위이다.
휘영청 둥근 달 속에, 소외(疏外)된 이웃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아 보기 바란다.
어쩌면 담배 꽁초를 줍는 할아버지가,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건강하니, 그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나?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추석 인사를 이 글로 대신한다.
온 가족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명절이 되시길 ••••

(글/ 이 승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