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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엘리펀츠를 회고하며
안녕하십니까 비스게의 뽀과장입니다;;
제가 어쩌다 비스게에 정착하면서 결국 신세가 이렇게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저는 여전히 전자랜드를 후원하는 계열사의 홍보담당자이며, 어느덧 10년 된 전자랜드의 중수팬입니다^^
(회사 덕분에 고향팀인 동부를 배신했답니다 ;; 인생 뭐 있나요, 혈연·지연·학연 이딴 거보다 월급주는 회사가 갑이죠 ㅋ)
혹시 기억하고 계신 분들도 있겠지만, 못본 분들을 위해 2년 전에는 있었던 일을 잠시 소개합니다^^
http://cafe.daum.net/ilovenba/1p8S/76391
http://cafe.daum.net/ilovenba/1p8S/76292
반듯한 구단
전자랜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어떤게 있을까요?
물론 과거 암울했던 시절에 개그랜드가 있긴 했지만, 유도훈 감독님 이후 더 이상 그런 수모를 겪을 일이 없었죠.
가장 많은 분들이 세컨팀으로 생각하는 팀,
이종현 선수가 꼭 갔으면 하는 팀,
감독님이나 선수 누구 하나라도 부끄러운 인성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팀,
실력보다 노력과 열정으로 감동을 주는 팀...
그렇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신화를 만들었던 지난 시즌이나, 예상치 못한 꼴지를 하며 충격을 주었던 이번 시즌이나 누군가 저에게 전자랜드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주저 없이 ‘모범적인 구단’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제가 직접 단장님이나 감독님의 입을 통해 들은 구단 운영의 패러다임이기도 하며,
최근 팬들이 프로스포츠 구단에 좋은 성적만큼이나 중요하게 기대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올시즌을 겪으면서 느낀 점은, 역시 프로스포츠에서 좋은 이미지만으로 팬들의 사랑을 유지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또다시 그 듣기도 싫었던 개그랜드라는 단어가 스물스물 회자되기 시작하더니, 한때는 절대 진리라고 여겨지던 유감독님의 역량에 대한 의구심에 대한 얘기까지 들리더군요.
조금 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긴 병에 효자없다’는 말처럼,
긴 부진에도 팬이 없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승만이 갈 길인가
“누구나 우승을 꿈꾸지만, 고작 1년에 1팀만이 그 영광을 누릴 수 있다.
팬들이 바라는 건 매시즌 우승이 아니라, 그 우승을 향해 최선을 다해 달려가는 프로의 모습이다.”
누가 한말인가요?
음... 바로 접니다 ㅋㅋㅋ
저는 예전에 이런 의구심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도대체 매년 새롭게 시즌을 시작하면서, 우승전력을 만들어 놓지 않는 이유가 뭘까...
지금 생각해보면 좀 순진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열정이 넘치기도 했던 시절의 생각들이죠 ㅎ
구단이 처한 현재 재정상황, 선수단 구성, 타팀들의 전력, 말하기는 싫지만 변경되는 제도;;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올해의 목표는 우승이다, 냉정하게 플레이오프다, 시작도 전이지만 리빌딩이다, 이런 장기적인 플랜으로 움직이고 또 그래야 하는 게 프로 스포츠팀이죠.
사실 14-15 시즌의 전자랜드에 대한 내외부적인 기대가 바로 플레이오프권 정도였습니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호재로 인해 비록 우승은 아니더라도 엄청난 활약으로 인기몰이를 했었죠~
반면에 15-16 시즌이야말로 야심차게 대권을 노려볼만한 시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역시 공은 둥글고, 일단 뚜껑을 열어 승부를 알 수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두에 제가 했던 말을 다시 음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ㅋ
유감독님은 명장인가
언젠가 어떤 분이 유재학 감독님과 유도훈 감독님을 제외하고, 국내 감독님 중에 명장이라 부를 만한 분이 있냐는 얘기를 하더군요.
저는 내심 속으로 기분이 좋았기도 했지만, 그동안 제가 가져온 감독의 역량에 대한 가치관과 비교하며 정말로 유감독님이 명장인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감독으로서 요구되는 여러 가지 역량이 있습니다.
전술운영, 선수 발굴능력, 리더십, 음 또 뭐가 있나요? 저... 정직성 @,.@;;
저는 예전에는 이 중에 전술운영이 으뜸이요, 선수 발굴능력이 그 다음이요, 마지막이 리더십이라 생각했습니다. 마치 그렉 포포비치나 필 잭슨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유감독님은 리더십 > 선수 발굴능력 > 전술운영 의 순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수들에게 감독이기 이전에, 농구계의 선배, 인생의 선배로서 인간적으로 대하면서 아끼고 챙겨줌으로 신뢰를 얻고, 믿고 따르게 만드는 능력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죠.
저는 이 부분 때문에 농구계의 형님리더십의 원조가 바로 유감독님이라 생각합니다.
변명처럼 들리지만, 아무리 좋은 전술과 훌륭한 선수를 데려와도 이 선수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좋은 성적을 내기가 어려운 법이니까요.
(역설적으로 아무리 좋은 리더십이라도 선수가 능력이 안되고, 전술이 없으면 어찌되나요 ;;)
물론 그렇다고, 선수를 발굴해서 성장시키는 능력이나 전술운영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안합니다.
특히 2014-15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수비 전술은 감히 역대급에 올려놔도 무방하지 않나 생각이 들죠^^
암튼 팬의 입장으로서 유감독님과 좀더 오래오래 가지않아야 할 이유를 못찾겠습니다.
단적인 예로, 고려용접봉 최희암 사장님처럼 어떤 식으로든 오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ㅎ
(고려용접봉도 전자랜드 계열사인데, 최감독님 아직 거기에 몸담고 있는걸 알고 계신 분들은 정말 대단하시다는;;)
부족한 선수층
전자랜드를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 중에 국내선수층이 얇다는 겁니다.
이는 작년에 국가대표를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한 단적이 사실만 봐도 부인하기 힘듭니다.
그마저 믿었던 정영삼 선수도 거듭되는 부상으로 예전같이 않죠.
사실 경영여건으로 인해 과거에 서장훈 선수를 데려오듯이 공격적인 투자가 어려워진 건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게다가 제가 보기에는 용병 이상으로 팀전력의 변수가 큰 혼혈선수* 영입도 없구요.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드래프트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구요. (정효근 선수 미안 ;;)
*혼혈선수에 대해서는 제 개인적인 견해를 꼭 말씀드리고 싶은데,
문태종 이전과 이후의 전자랜드, 문태종 이후 엘지, 문태종 이후 모비스, 문태영 이후 모비스, 문태영 이후 삼성...
이런 사례를 볼 때 능력있는 혼혈선수가 어떤 면에서 용병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이건 이미 주어진 여건입니다. 탓하고 있어봐야 달라질 것도 없고, 누가 도와주는 것도 아니죠 ㅠㅠ 인정할건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
2015-16 돌아보기
어제 농구 전문사이트에서 국내농구 리뷰하는 좋은 기사가 있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겠지만, 못본 분들을 위해 소개합니다.
http://www.basketkorea.com/2016/04/151583.htm
- 포웰을 떠나보내며
지난 1년 전에 크게 화제가 되었던 포웰의 아름다운 셀카 기억나시나요?
정말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감동의 드라마로 다죽어가던 농구판을 뒤흔들었던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가 벌써 1년도 넘었네요.
농구공 하나로 많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 순간들이 저에게는 서태힐 시절보다 더 기억에 남습니다.
그렇지만 보통 이런 기세라면 다음 시즌이 정말로 장밋빛으로 다가올만도 한데,
용병제도 덕분에 울며 겨자먹기로 포웰과의 이별을 할 수 밖에 없었죠,
과거의 가정을 해보자면, 포웰도 이런 마지막이라는 사연이 있어서 더 그렇게 열심히 역사를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 심장을 벌렁이게 했던 오프시즌
오프시즌에는 놀라운 소식들이 전해졌었죠.
김지완, 정효근 선수의 시애틀 농구 연수, 거기에 김지완 선수는 필리핀 리그 진출까지...
(아~ 정재홍 선수도 있었지만... 미안 ;;)
이런 지금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펼쳐지던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미 유럽의 이탈리아, 러시아, 터키리그에서 수준급 선수생활을 해온 스미스의 영입이 바로 그것이었죠.
실력으로만 볼 때 도저히 KBL로 올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항간에는 다른 구단들 모두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지만....
제가 들은 바로는 3년간의 꾸준한 구애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하더군요 ㅎㅎ
(그렇지만 지금 와서보니 치명적인 무릎부상으로 유럽내에서 입지가 많이 약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시작된 시즌 초반에는 호재도 있었습니다.
바로 국가대표 차출로 인해 다른 구단의 전력이 약해진 거죠.
리그는 어떤 이유에든 승수를 많이 쌓는게 관건이기 때문에, 이런 초반의 유리한 여건은 전자랜드에게는 큰 행운이었습니다.
게다가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코트에서 보여지는 스미스의 영향력은 기대 이상이었구요.
실력도 실력이지만, 국내선수들에게 미치는 시너지효과도 대단했습니다.
- 호사다마
그런데...호사다마라고 했을까...
나름 괜찮은 시즌 시작이라고 생각하던 즈음에... 스미스가 10경기 만에 주저앉게 됩니다.
1월에 수술로 금방 완쾌될 줄 알았던 무릎에 문제가 생긴 것도 모자라, 반대편 무릎까지 부하가 걸리며 그렇게 스미스와의 짧은 추억극장은 막을 내렸습니다.
(저도 이 즈음부터 더 이상 농구를 보지 않았다는 ;;)
사실 그 이후의 일들은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대혼란이었습니다.
도저히 아니다 싶었던 허버트 힐의 영입, 방구라의 습격, 이름만 콘리, 포웰의 귀환
부상병동, 함준후의 설거지, 이현호 은퇴까지...
스미스 이후 유감독님의 머리카락은 더 이상 길어지지 못했죠 ㅜㅜ
그 중 특히 언급하고 싶은건 방구라의 습격입니다.
애당초 ‘더맨’으로서 한 팀을 이끌 실력이 없던 방구라는, 스미스와 함께 있을 때에는 조력자의 롤로 부족하지 않은 선수였지만,
스미스가 떠나곤 나 뒤 에이스의 역할을 맡게 되면서 밑천이 드러나고 만거죠 ;;
어떤 시즌이던 시즌 중에 용병을 교체한다는건 상당한 전력 손실일 수밖에 없습니다.
부상으로 들락날락 거리며 몇경기 말아먹거나, 갑작스런 부상이면 대체용병을 구하는게 시간이 필요하고, 새로 와서는 팀에 녹아들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법이니...
올시즌이 특히 그랬습니다.
모든 전술을 스미스에 맞춰 세팅을 끝냈는데, 10경기만에 돌아가 버리는 바람에 도무지 그 이후에 뭘 어떻게 추스릴 수가 없었죠.
그렇다고 대체용병이 준수했냐면 그것도 아니고, 포웰마저 최하위팀에서 더 이상 작년처럼 동기부여가 어려운 상황이었구요;;
새로운 출발
이미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자랜드의 2016-17 시즌은 벌써 시작되었습니다.
전구단 통틀어 가장 먼저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전자랜드만의 고유한 전통때문이죠.
몇년전부터 자주 듣은 덕담 가운데, 이종현은 전자랜드로~ 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 이건 팬들끼리 위로로 해주는 말 이상의 효과는 없습니다.
물론 운이 좋아서 이종현 선수가 합류한다면 정말 천군만마를 얻는 효과겠지만, 너무 거기에 몰입되다보면 그 반대의 경우에 또다시 깊은 좌절에 빠질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새로운 시즌에 대한 몇가지 기대를 적어봅니다.
1. 전자랜드의 팀컬러를 되찾아라 - “짜임새가 있고, 끈끈하고, 투지넘치는 모습 말이죠”
2. 용병뽑기에 실패하지 말자 - “신중하고 또 신중해서, 다시는 시즌 중에 용병교체가 없기를”
3. 지금이야말로 국내선수가 성장할 때 - “젊은 선수들이 공격에서도 제 역할을 해야”
4. 부상 없이 건강하자 - “부상은 정말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인 만큼 철저하게 대비해야”
결 어
이상 올시즌 별로 농구도 안본 뽀과장의 허접한 리뷰를 마칩니다.
비록 오프시즌이긴 하지만, 앞으로는 전자랜드의 새로운 소식으로 국농게에도 틈틈이 얼굴을 비치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첫댓글 글 잘읽었습니다^^
잘 읽어주셔서 저도 감사합니다~^^
좋은 글입니다
별말씀을요ㅎ 누구나 관심만 있으면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키드의 영원한 라이벌이시군요 ㅎ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이승현드랩때도 그랬고 오세근 드랩때도 그랬지만.. 이종현은 아마 안올거라고 봅니다. ㅠㅠㅠ 그놈의 풍4흉1의 법칙때문에요..ㅠㅠㅠ
이번에도 4픽 걸리면 안될텐데요 ㅜ
감사합니다.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하지도 않습니다ㅠㅠ
@내자녀,213cm로 키우는 비법!! 쉿! 말이 씨가 됩니다 ㅋ
화이팅입니다~! ^ ^
안녕하세요~혹시 그때 그 투혼님 맞으신가요?ㅎ
@뽀빠이 존스 안녕하세요~ ^^
@鬪魂[All41]바람 요즘도 열심히 농구하시나요?
저는 그때 이후 꾸준히 농구해서 코딱지만큼 실력을 향상시켰답니다 ㅋ
@뽀빠이 존스 오~ 기대되네요. 전 부상에서 조금 회복하고는 있는데 업무에 밀려 재활운동을 충분히 못하여 슬픕니다. 흑
월급주는 회사가 당연히 갑이죠ㅋㅋ
좋은 글 잘 봤습니다 ^^ㅎ
ㅎㅎ 잘지내시죠?
무적함대님도 한시즌동안 응원하느라 수고했어요^^
그때 엄뻥 결혼식은 다녀왔나요?
@뽀빠이 존스 아뇨 엄뻥 결혼식 못갔어요ㅎ
회사는 사직서냈다는 소문만 들었구요
이 친구도 동부팬인데...좀 과격한 동빠여서 같이 응원가면 좀 무섭더라구요 ㅋㅋ
@KBL무적함대 과격한 성격은 이미 중학교때 완성되었다고 하더라구요 ㅎㅎ
저도 그거 때문에 학창시절 이후에는 잘 안맜났죠 ;;
이런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ㅜㅜ 초반 스미스 있을 때 주변 친구들한테 이번에는 다르다 주목해라 해서 잔뜩 폼 잡다가 스미스 부상으로 성적 바닥치니 참 씁쓸하더라구요..ㅜㅜ 올 시즌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할것 까지는 아니구요 ㅎㅎ
같이 한번 보자고 말만하다가 결국 약속도 못지켰네요 ;;
이게 다 스미스 때문이야 ㅋㅋ
새로운 시작 홈개막전은 꼭 같이봐요~ 그 전에 예전같은 이벤트 게임이 준비되면 먼저 보고 ^^
네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