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역설
늘푸른언덕
상대적으로든 절대적으로든 오늘을 사는 현대인은 여러 면에서 매우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손만 뻗으면 손쉽게 가질 수 있는 풍요함과 편리함의 시대로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습니다.
제 블로그의 글이 대개가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밝은 면을 고수해 왔는데 오늘 전해드리는 글은 다분히 비관적이고 독설에 가까운 글이라 잠시 주저하다가 올리기로 결심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솔직한 민낯을 때론 적나라하게 한번 파헤쳐 보는 것도 더 나은 사회로 변화할 수 있는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고 또 그렇게 기대하는 마음으로 오늘 글을 선택합니다.
어느 강연에서 인상 깊게 들었던 오늘 주제 관련 이야기 하나가 있는데...
요즘 서울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 평수만큼이나 비례해서 같은 크기의 걱정을 안고 산다고 합니다.
20평에 사는 사람은 20평 크기의 걱정을 안고 살고 50평은 50평 크기만큼의 걱정을...
그리고 100평에 사는 사람은 더욱 큰 걱정으로 잠을 이루기 힘들 정도라는...
걱정을 안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꼬아 풍자하는 이야기입니다.
재물을 가진 자들이나 권력을 쥔 자들이나 세상의 명예와 인기에 마약처럼 중독이 되어 버린 사람들은 그 끝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그것들을 탐하기 시작했고 그 질주본능을 제어하기가 갈수록 어렵게 되어가고 있습니다.
분명히 풍요로운 시대인데 역설적으로 갈급함이 가난했던 시절보다 더 목마른 시대 속에 살고 있습니다. 세상이... 사회가 우리를 그렇게 부채질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프 딕슨이 1999년 4월 20일 미국 컬럼바인 학교에서 생긴 총기 난사 사건에 충격을 받고 시작한 한 줄의 글이 여러 사람들의 댓글이란 생각의 손을 거쳐 덧입혀져서 만들어졌다고 하기도 하고 밥 무어헤드라는 목사의 저서 중에 언급된 글이라는 <우리 시대의 역설>이란 시를 가정의 달, 이 아침에 우리의 자랑이던 넉넉한 우리네 인심을 회복하고 그 마음이 순수하게 이웃을 통해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배달합니다.
우리 시대의 역설 /제프 딕슨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다.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사지만 기쁨은 줄어들었다.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란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너무 분별없이 소비하고,
너무 적게 웃고,
너무 빨리 운전하고,
너무 성급히 화를 낸다.
너무 많이 마시고, 너무 많이 피우며,
너무 늦게까지 깨어 있고, 너무 지쳐서 일어나며,
너무 적게 책을 읽고, 텔레비전은 너무 많이 본다.
그리고 너무 드물게 기도한다.
가진 것은 몇 배가 되었지만, 가치는 더 줄어들었다.
말은 너무 많이 하고,
사랑은 적게 하며, 거짓말은 너무 자주 한다.
생활비를 버는 법은 배웠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는 잊어버렸고,
인생을 사는 시간은 늘어났지만
시간 속에 삶의 의미를 넣는 법은 상실했다.
달에 갔다 왔지만
길을 건너가 이웃을 만나기는 더 힘들어졌다.
외계를 정복했는지 모르지만
우리 안의 세계는 잃어버렸다.
공기 정화기는 갖고 있지만 영혼은 더 오염되었고,
원자는 쪼갤 수 있지만 편견을 부수지는 못한다.
자유는 더 늘었지만 열정은 더 줄어들었다.
키는 커졌지만 인품은 왜소해지고,
이익은 더 많이 추구하지만 관계는 더 나빠졌다.
세계 평화를 더 많이 얘기하지만 전쟁은 더 많아지고,
여가 시간은 늘어났어도 마음의 평화는 줄어들었다.
더 빨라진 고속철도,
더 편리한 일회용 기저귀,
더 많은 광고 전단,
그리고 더 줄어든 양심.
쾌락을 느끼게 하는 더 많은 약들
그리고 더 느끼기 어려워진 행복
1999년 4월 20일 미국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등학교에 학생 두 명이 히틀러의 생일에 맞춰 총기를 들고 찾아와 12명의 학생들과 2명의 교사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을 직접 목격한 제프 딕슨이 이 시를 인터넷에 올렸고, 사람들이 한 줄씩 덧붙여 지금의 긴 시가 되었습니다.
제목처럼 우리는 역설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가진 것은 몇 배나 늘어났지만 누리는 가치는 더 줄어들었다고 느끼는 것은 앞만 보고 쉼 없이 달리기 때문만은 아닐까요?
첫댓글 아무런 이유없이 자행되는 묻지마 살인, 존속 근친 살인,
비관 자살, 학교폭력과 갑질문화, 만연한 비방과 거짓과 위선...
이루 다 열거하기 어려운 슬픈 세상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5년 전 단상했던 블로그 글이 생각나 다시 꺼내 봅니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세상입니다. <늘푸른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