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악가 59화

[정 주]

59화 용문석굴(龍門石窟)-3

잔마는 석진을 향해 일 보를 내밀었다.   그러자 살기가 극에
달하더니 아지랑이 같은 모양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석진
은 철권을 모아 흉부까지 올리다가  살기의 아지랑이를 목격
하자 감탄하고 말았다.

"정말 가공할 기세이군요. 게다가  살기를 유형화하다니... 과
연 잔마 도지광이오."

그러나 잔마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석진을 압박하기 시작했
다.   석진은 잔마의 압력을 온 몸으로 받아냈다.  그러나 살
기는 너무나 강렬했다.   석진의 몸에 난 상처들이 벌어지면
서 붉은 피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잔마를 상대하기엔 석진
의 내, 외상은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 장면을 보
고 있던 악삼이 조  집사에게 눈짓을 주더니 몸을  흔들었다.
잔영대가 압박해 오고 있어 포위망이  구축되어 가고 있었는
데 그 사이를 악삼은 뚫어버렸다.

"헉!"
"아니. 이럴수가..."

악삼은 잔영대 대원들 사이를 마치 봄에 부는 미풍처럼 빠져
나갔다.    잔영대 대원들은 악삼의 신법에 어이가 없었는지
고개를 돌렸다.   악삼을 쫓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 행
동은 너무나 어이없는 실수였다.   시선이 악삼에게 돌려지는
순간 조 집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등뒤의 허리띠에 끼어 놓은
자를 꺼냈다.   건곤척(乾坤尺)이라는 이름을 가진 강철 자는
손잡이를 포함해서 길이만 삼 척이 넘었다.   비록 검이나 도
처럼 칼날은 없었지만 조 집사  수준의 고수에겐 사용하는데
별 무리가 없었다.   조 집사는 고개를 돌린 잔영대 대원 세
명의 목을 갈라버렸다.   허공으로 수급이 세 개가 날아오르
자 갈운영은 기다렸다는 듯이 품안에 숨겨 두었던 한자 길이
의 탄궁을 꺼내 시위를 당겼다.  화살은 검은 쇠  구슬이었고
표면이 번뜩이는 것을 봐서는 독이 잔뜩 묻어 있어 보였다.

"크아악!"
"아악!"

조 집사와 갈운영의 급습은 선두에 있던 잔영대 대원들을 바
로 염라국으로 주소를 이전시켰다.   잔영대 대원들은 동료들
이 비명을 지르고 죽어나가자 격분했다.   그러나 그들이 병
기를 뽑아 휘두르기도 전에 갈운지가  허공으로 날아 오르더
니 영사편을 휘둘렀다.

[부우웅.]

영사편이 허공에서 춤을 추며 바람을 갈랐다.    영사투심(靈
蛇透心)의 초식은 영사편 끝이 잔영대 대원의 심장을 꿰뚫었
고 영사반공(靈蛇半空)은 잔영대 대원의 미심을 갈라 버렸다.
또한 영사칩정(靈蛇蟄頂)은 잔영대 대원의 목을 감아서  숨통
을 끊어 버렸다.  그러나  잔영대 대원들은 갈운지의 공격을
받고도 역공을 가할 수가 없었다.   갈운지를 공격하기 전에
그 뚱뚱한 몸매가 거짓으로 보이는 듯이 날아다니는 조 집사
의 공격을 받아 내야 했기 때문이다.    잔영대 대원 중에 일
부는 인질극을 벌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그들은 절벽에
붙어서 살육극을 보고는 경악해 벌벌  떨고 있는 유영군주와
양씨 남매에게 달려갔다.   그러나  그들의 운명은 척금방이
앞을 막으면서 끝이 나버렸다.   척금방은 만자(卍字) 형태로
끝이 부드럽게 휘어진 네 치 크기의 바람개비를 잔영대 대원
에게 던졌다.

[휘리리릭.]

섬뜩한 기음을 내며 날아간 강철  바람개비는 잔영대 대원들
의 이마를 갈라버렸다.  그러나 팔마당의 정예인 잔영대가 더
이상 쉽게 당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날아오는 바람개비를
들고 있던 칼로 후려쳐 버렸다.

[깡.]

그러나 강철 바람개비는  튕겨져 날아갔다가  허공에서 다시
회전하더니 잔영대 대원에게 되돌아갔다.    그것도 두 배는
더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커억!"

강철 바람개비는 잔영대 대원의 이마를  가르다 못해 두개골
상부를 갈라 버렸다.  잔영대 대원은 허연 뇌수를 쏟으며  땅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잔영대 대원들은 하나같이 고수급
이었으나 상대가 너무나 좋지 않았다.   조 집사의 무위는 강
호를 통 털어 30위 권 안에 들어가는 절정고수였다.   그리고
갈운영은 비록 악삼이나 조 집사, 석진에 비하면 몇  수 아래
이기는 해도 강호 전체에서 보기 드문  고수 급으로 몇 년만
더 수련하면 충분히 백 위 권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일류고수
였다.   그리고 갈운지나 척금방 역시 만만한 인물들은 아니
었다.    그러나 그들이 상대해야 하는 잔영대 대원들의 수는
너무나 많았다.    게다가 유영군주와 황보영, 양씨 남매까지
보호해야 하는 그들은 서서히 밀리기 시작했다.

한편, 잔영대의 포위망을 가볍게 뚫어버린 악삼은  석진과 잔
마가 겨루고 있는 장소로 날아갔다.   악삼은 석진이 잔마의
경력에 밀려 내상이 도져 피를 토하는  것을 목격한 순간 공
격을 시작했다.

[위이잉.]

악삼이 들고 있던 창이 맹렬히 자전을 하더니 새하얀 기류가
창을 기점으로 삼고는 맹렬한 소용돌이를 만들었다.   자전하
고 있는 창을 잔마에게 겨눈 채 악삼은 날아 올랐다.   잔마
의 주변에 만들어진 유형화된 살기는 악삼의 창에 생성된 새
하얀 풍인(風刃)의 소용돌이와 격돌했다.

[콰쾅.]

천지가 무너지는 굉음이  터져 나오더니 잔마는  휘청거렸다.
충격을 받은 잔마는 그때서야 악삼의 존재를 눈치챘다.   그
러나 악삼은 통천포(通天砲)의 초식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
려 태을진력을 창에 쏟아 부어 더 빠른  자전력(自轉力)을 만
들었다.    특히 일곱 가닥의 진기로 나누어지면 맹렬하게 소
용돌이치는 태을진기의 특성이 창을 자전시키면서 적을 분쇄
하는 통천포의 초식과  합쳐지자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이
생겨났다.

[콰콰쾅.]

잔마의 살인적인 경력은 통천포의 초식에  흔적도 없이 사라
져 버렸다.   악삼의 창에서 나온  힘은 너무나 강력해 막을
방도가 없자 잔마의 안색은  시퍼렇게 변해버렸다.   잔마는
방어는 포기하고 잔영술(殘影術)을 사용해 우측으로 피하기로
했다.   한순간에 잔마의 형상이 일그러지며 사라지려는 찰라
에 악삼의 창이 날아들었다.

[파츠측.]
"크악!"

잔마는 비명을 지르며 사라졌다.   통천포의 영향을 벗어나지
는 못했는지 창을 기점으로 돌고 있는 소용돌이는 원래의 색
이 사라지고 붉은 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수많은 핏방울과
피로 물든 살 조각들이 소용돌이 속에서 돌고 있었다.   그리
고 악삼의 검지와 중지 사이에 창의  준이 끼워진 채 맹렬한
회전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악삼은 땅바닥에 점점히 떨어
진 핏방울을 따라 시선을 움직였다.   악삼의 시야에서 좌측
으로 5장 정도의 거리를 잔마는 한순간에 이동했다.   그러나
그의 오른 팔을 잡은 채 고통을 참고 있었다.   잔마의 오른
팔은 보기에도 처참하게 변해  있었다.  팔 굽에서 손등까지
있던 피부와 근육, 살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허연 뼈
를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다.    잔마의 안색은 드러난 뼈보다
더 하얗게 변해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불쌍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악삼은 창을 등뒤로  돌리고는 잔마를 향해 몸을 날
렸다.   잔마는 악삼이 달려오자  식은땀을 흘리면서 온전한
왼 팔을 들어 주먹을 쥐면서 외쳤다.

"복수에 눈이 멀어 기습을 당하는  것을 몰랐으니 죽어도 싸
다. 하지만 이렇게 어이없이 죽을 수는 없다. 난 잔마란 말이
다."

잔마는 전 공력을 모아 일권을 후려쳤다.  강렬한 내기가  모
여 악삼에게 날아갔다.   그러나 악삼은 등뒤에 있던 창을 양
손으로 잡고는 밖으로 빼내면서 휘둘렀다.

[위이잉.]
[콰쾅.]

창이 휘두르자 강렬한 폭풍이 생기더니  잔마가 날린 권력과
허공에서 격돌했다.  두 경력이 허공에서 부딪치자  벼락치는
소리가 나왔고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한 잔마는 비틀거리며 뒤
로 물러갔다.  그러나 악삼은  충격을 옆으로 흘러 버리고는
잔마를 향해 돌진해 갔다.   잔마는 더 이상 악삼을 막을 방
법이 없자 안색이 암담하게 변해버렸다.   그런데 갑자기 악
삼의 등을 향해 음유한 경력이 날아왔다.   악삼은 그 경력을
느끼자마자 바로 뒤로 돌면서 창을 휘둘렀다.

[퍽.]

창과 음유한 경력이 맞부딪쳤다.  그러나 물이 솜에 밀려가는
듯한 작은  소음만 났을  뿐 아무런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겉으로 들어난 것과 다르게 악삼의 손이 무섭게 떨리
고 있었다.   음유한 경력이 창을 타고 악삼의 손으로 들어가
수소양경(手少陽經)을 뒤흔들어 버린 것이다.   악삼은  급히
태을진력을 일으켜 소해(少海),  지정(支正), 양곡(陽谷)  전곡
(前谷)을 통해 약지 끝인  소택(少澤)까지 관통시킨후 음유한
공력을 배출했다.   음유한 공력이 창으로 전달되었기에 미약
한 진동을 했다.   그리고 창날 끝에서 새하얀 빛이 번쩍이더
니 땅바닥에 음유한 경력이 떨어졌다.   그런데 음유한 경력
을 받은 땅바닥엔 먼지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단지 소리 없
이 흙이 파여 조그만  웅덩이가 생겨버렸다.  악삼은 내력을
정결하게 고르고 난 뒤에 음유한 내력으로 공격을 한 인물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악삼이 찾을 노력을 할 필요도 없
었다.   암벽에 붙어 있는 작은  석불 뒤에서 악삼을 공격한
인물이 걸어 나온 것이다.   그는 30대 초반의 고혹적인 미녀
였다.  타오르는  불꽃으로 만들어진  장미같은  여인이었다.
악삼은 30대 초반의 미녀에게 말했다.

"당신이 공격했소?"
"호오! 그래요. 내가 공격했답니다."
"당신은 누구요?"
"오호호, 여인의 이름을 묻는 것은 큰 결례랍니다. 악 소협."
"흐흐흐. 맞지. 여인의  이름을 묻는  건 실례이고 말고...  꺼
억!"

석불 뒤에서 딸기코 노인이 호리병을  들고 나오면서 여인의
말을 이었다.   악삼은 이들이  팔마당과 연관이 있으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강호에 대해 정통하지 못하고 정
보가 부족한 악삼은 그 정체를 파악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악삼 덕분에 휴식을 취할 여력이  생긴 석진이 운기요상법을
이용해 내상을 어느 정도 가라앉히고  눈을 떳다.    그런데
석진은 보지 말았으면 하는 인물들을 보게 되자 내상이 다시
도져 버리는 충격을 받고 말았다.   석진은 두 인물의 정체를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요마 모용혜! 취마 포정!"
"어머나 저 분은 제 이름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시네요."

석진은 요마 모용혜가 자신에게 시선을  돌리고 부산을 떨자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이상할 정도로 석진은 요마의 시
선을 피하고 있었다.   그런데 요마는 악삼에게 관심이 있었
기에 석진의 태도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또한 석진은
요마에게 있어서 곡소쌍마 두 의형제를 죽인 원수였다.   요
마 모용혜는 석진은  자신의 손에 죽을  것이고 그 시기만이
문제일 뿐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일단 요마는 악삼에게 시
선을 돌렸다.

"악 소협, 제가 부탁할 것이 있어요."
"오행도는 나에게 없소."
"딱 부러지게 말하는군요. 그러나 강호에서 소문이 돈다면 분
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죠. 아니 땐 아궁이에서 연기가 날리
는 없는 법이지요."
"오행도는 낙성수 여진천에게  있소. 내가  아는 건 이게  다
요."
"낙성수 여노사는 태을궁  지하미로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사인은 강력한 권장에 의해 타살이다."

석불 뒤에서 악중악이 등곡과 강천리와 함께 나타났다.   악
중악은 악삼에게 여진천의 죽음을 말해주었다.    악삼은 악
중악을 싸늘한 시선으로 노려보며 말했다.

"잘 죽었군. 의리를 버리고  의형을 죽였으니 죽어도  당연하
다. 하지만 내 손으로  죽이지 못했으니 진 노사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나 역시 여 노사의  죽음은 관심없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오행도의 행방이다."
"아까 말하지 않았는가."

악삼은 악중악에게 차갑게 말했다.    악중악은 악삼의 싸늘
한 말을 듣고는 고개를 설래설래 흔들고는 말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지하미로에 있던 사람들 중에 권장의 달인은 몇 사
람이 되지 않았다. 특히 여 노사의 시신이 발견된  지점은 입
구에서 얼마 되지 않는 거리였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이냐?"
"여 노사가 주는 시점까지 살아 있던 인물 중에 권장의 달인
은 단 한 사람뿐이다. 그건 바로 악삼 너다."
"우습군."
"그럼 반대로 이야기 해 볼까. 태을궁에서 살아서  나간 사람
은 너와 오독문의 갈 소저, 하북 팽가의 팽가섭, 나부파의 갈
엽이 전부다. 그리고 악소채,  무당의 경운도장, 악비영, 제갈
노사는 실종되었다. 그리고 악기영은 내 손에 잡혀 있다."
"뭐라고!"

악삼은 악중악이 알려주는 정보를 듣고만 있었다.   특히 악
소채가 실종되었다는 이야기를 듣자 어느  정도 안심이 되었
다.   그런데 악중악의 마지막 말은 악삼의 신경을 거슬리고
말았다.

"놈, 악기영은 같은 형제다. 그런데 형제를 납치해."
"내 말을 계속 들어라."

악삼은 화산조차 얼게 만들 정도의 살기를 내뿜었다.   다른
사람들은 악삼의 강렬한 살기에 몸을  가볍게 떨었지만 악중
악은 태연하게 받아 들였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건가?"
"오행도는 모두 다섯 자루의 칼이다. 하지만 그 칼을 모두 모
아 그 비밀을 풀면 천하의 주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흥, 그따위 칼 다섯 자루가 무엇이기에  드넓은 천하를 가질
수 있다고 하는가! 다 헛소리에 불과할 뿐이지."
"오행도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행도는  그 자체
가 열쇠이다. 바로 천하의 주인을 만들 수 있는  보화가 잠자
고 있는 장보총의 열쇠다."

악삼은 악중악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
작했다.   악중악이 마치 자신에게 오행도에 대한 정보를 전
달해 주려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 것이다.   그래서 악삼은
악중악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오행도를 남긴 인물이 누구인가?"
"오행도를 남긴 인물!"
"그렇다. 네가 오행도에 대해 말하는 것을 보니 뭔가 다른 신
빙성이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
리고 천하를 얻을  보물을 남겼다면 그  인물도 보통 인물은
아니겠지."
"후후후... 쿠빌라이다."
"뭐라?"
"쿠빌라이라고 했다."

악삼은 쿠빌라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경악했다.  너무나  뜩밖
의 인물이 튀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악삼을 바라보며
생글거리고 있던 요마나 잔마를 치료하고 있던 취마, 눈을 감
은 채 내력을 고르고 있던 석진의 놀라움은 더욱 컸다.    특
히 경라흉살 강천리는 궁금함을 참지  못해 악중악에게 급하
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악 각주, 그게 진실이오?"
"그렇습니다."
"악 사제, 사부님께서 알려주신 것인가?"
"네. 사부님이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는 사부
님은 다른 분입니다."
"그건 무슨 말인가? 악 사제."

등곡은 침울한 표정을 짓고 중간에 끼어 들었다.   자신도 모
르는 내용을 악중악이 알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왔
던 것이다.   그런데 악중악의 말은 갈수록 오리무중이었다.

"오행도의 비밀은 궁수재 황 사부에게 들었습니다."
"뭐이라고! 그럼 궁수재 황충이  오행도에 대해 알고  있었단
말인가?"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자세히 알고 있었습니
다."
"자네가 아는 내용은 어디까지인가?"
"원 나라 초기의 원훈인 야율초재(耶律楚材)는 권력을  쥔 자
의 이상형으로 불리는 인물로 그 재능이 제갈 공명에 필적한
다고 알려진 인물이었습니다."
"갑자기 원 시대의 인물을 논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오행도에 숨겨진 보물 중에 절반이  그가 모은 것이니 중요
하지요."
"무엇을 모았기에 그런가?"
"징기스칸은 천하를 정벌하는데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
데 몇 군데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하북만 해도 임협의 무리들
을 인정해 한인세후(漢人世候)를 인정할  정도였지요. 야만을
타파하고 문명을 추구하는  야율초재에게 강호인이나 임협은
용서할 수 없는  이단자들이었습니다. 야율초재는 원  나라의
힘으로 천하에서 가장 뛰어난 무공을 비밀리에 모아 한 장소
에 유폐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장소는 오직  원의 황제에게만
전해 졌습니다. 그리고 그 비밀의 장소를 마지막으로 알고 있
던 인물이 쿠빌라이입니다. 쿠빌라이는 수많은 보화와 신병이
기를 야율초재가 만든 장소에 숨겨두고  그 장소를 아무에게
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 장소를 찾기 위해서는 특별한 물건
을 찾아야 합니다. 오행도는 단지 장보총을 열기 위한 열쇠입
니다."
"그 물건이 무엇인가?"
"야율초재가 모은 비급은 무려 800권입니다. 제갈공명에 버금
가는 재주를 지녔고 천하를 울리는  문재인 야율초재가 직접
선별한 비급이 말입니다. 그것은 쿠빌라이가 넣어둔 황금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다."
"이보게 악 사제. 내가 알고 싶은 것은 그  특별한 물건이 궁
금하다네."
"그 물건은..."

모두가 악중악의 입만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악삼은 악
중악의 표정에서 무언가를 느꼈다.   악중악의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 악삼은 깨달았다.   모두가 악중악에게 정신이 팔려
다른 곳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자  악삼은 바로 뒤로 후퇴
하면서 귀를 쫑긋거리며 보물지도 이야기를 기다리는 석진의
팔을 잡고 날아 올랐다.   악삼이  가려는 곳은 잔영대와 조
집사, 갈씨 자매, 척금방이 격돌을  하고 있는 절벽 부근이었
다.   악삼은 도착하자마자 바로 창을 휘둘러 잔영대를 공격
했다.

[우아앙.]

악삼의 창에서 강력한 풍인이 쏟아져 나오더니 십 여명이 넘
는 잔영대 대원들을 난도질해버렸다.   우박처럼 쏟아지는 피
와 살점들을 뚫고 악삼은 달려가며 조 집사와 갈씨  자매, 척
금방에게 외쳤다.

"저곳으로 들어간다."
"네!"
"엉!"

악삼이 가리킨 장소는 너무나 뜻밖에도 절벽의 구석에 나 있
는 조그만 동굴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악삼에게 저 동굴에
들어가는 것은 자살행동이라고 말하려 했다.   그러나 악삼은
무공을 못하는 유영군주와 황보영을 잡고  절벽에 난 동굴로
몸을 던진 후였다.  그야말로 전광석화와 같은 빠르기에 다들
아무런 말도 못하고 악삼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그
뒤를 잔영대 대원들이 따라 들어가려고 했다.

"멈춰라!"

잔영대 대원들은 발걸음을 멈추고는 소리가  난 곳으로 시선
을 옮겼다.   그들의 시선에 잡힌 인물은 취마였다.

"이 어리석은 놈들아. 저 동굴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는데 따
라 들어가려고 하느냐?"
"그렇다고 손놓고 구경만 합니까?"

강천리는 잔영대의 추적을  막은 취마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취마는 강천리의  말에 일체의  대꾸도 하지  않았다.
간단하게 생각하고 넘어온 강북행이 그들에게  큰 피해를 입
혔기에 취마의 마음은 찢어지고 있었다.   두 의제가 목숨을
잃었고 한 명은 불구가  되었다.  게다가 정예라고 자부하던
잔영대 대원들의 절반 가량이 죽음을 당한 상태였다.   취마
는 타오르는 울분과 슬픔을 호리병에 든 술을 마시며 풀려고
했다.   그러나 술을 마실수록 취마의 정신은 차갑게 맑아져
만 갔다.   취마는 특히 오행도의 비밀에 혹해 악삼과 석진을
놓친 것이 너무나 분했다.   그래서 취마는 악중악을 싸늘한
시선으로 노려보았다.   그러나 악중악의 안색은 무표정으로
굳어 있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   악
중악은 악삼이 도망간 절벽에 있는 동굴을 바라보며 깊은 생
각에 젖어있었다.

'형제여, 이번이 마지막이다. 더 이상 너를 도와주지  않을 것
이다. 오늘 일은  너를 제물로 삼은  것에 대한 속죄일  뿐이
다...'

동굴을 바라보는 악중악의 표정은 뻣뻣하게  굳어만 가고 있
었다.   그래서 그 누구도 악중악에게 질문을 던지지 못했다.
  누구도 악중악이 생각하고 있는  내용은 짐작도 하지 못하
고 있었다.

[키신저]

감사...

[행복한인생]

즐독입니다

[처음으로서]

빠져듭니다

[현담]

감사합니다.

[청운]

감사합니다.

[다락방]

감사합니다

[큰 바 위]

감사합니다

[무혈]

즐~~감!

[요랑대로]

감사합니다

[박정형]

고맙습니다

[기상조건]

즐독입니다

[대보름49]

즐독 합니다 ㅡ

[쥴리강]

감사합니다

[솔개]

잘 보고 갑니다.

[한솔2]

즐독하였습니다.

[명 소]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민성]

감사합니다.

[티타임]

즐독 입니다

[보길도]

감사합니다

[머루와들꽃]

감사합니다.

[거여]

잘 보고 갑니다.

[서울의달밤1]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자계왕민]

감사합니다

[십분만]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오가피]

즐독이랍니다

[유정한]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