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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엽기 혹은 진실 (세상 모든 즐거움이 모이는 곳) 원문보기 글쓴이: 수원 삼성 블루윙즈
두석규 회장은 가족들에게 돈줄이라고 불리는 것을 신 경 쓰지 않았다.
그는 가족들과의 시간이 중요하다는 걸 충분히 알면서 도, 오직 돈벌이에만 집중했다. 본인 인생의 정체성이 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나뿐인 딸이 자신을 돈줄로만 취급해도 후회하지 않 았다. 선택은 본인이 한 것이었으니, 그 부작용이야 얼마 든지 감수할 수 있었다. 딸이 사망하기 전까진 말이다.
불의의 교통사고는 돈이 많든 적든 상관하지 않고 찾아 왔다. 그래서 두석규는 억울했다. 이렇게 돈이 많은데 왜? 왜 일반인들처럼 재수 없게 죽 어야 하는가?
인정하지 못한 두석규는 딸의 시체를 보존했다. 그는 백 방으로 방법을 알아보았다. 냉동 인간부터 시작해서 인 간복제, 사이비 초능력자들까지. 평생을 바쳐온 기업에도 손을 놓고 오직 그것에만 매달 렸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가능성을 뒤지던 와중, '재활용 의 관'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죽은 지 13일이 되지 않은 시체 3구를 섞어서 그중 한 명 을 부활시킬 수 있는 관.
제한 시간 13일은 두석규의 마음을 급하게 했다. 미신이 고 뭐고, 당장 주술사와 관을 저택으로 들였다. 주술사의 설명은 이랬다.
" 각 시체의 머리, 상반신, 하반신을 잘라내어 이 관에 넣 으면 셋 중 한 명이 부활합니다. 반드시 13일이 되지 않 은 시체들이어야 합니다. "
가만히 설명을 듣던 두석규는 가장 중요한 걸 물었다.
" 내 딸의 어느 부위를 넣어야 부활할 수 있소? " " 무작위입니다. 누가 부활할지는 저도 알 수 없습니다. " " 뭐라? 이런! "
성공률이 3분의 1이라니? 두석규는 고민했다. 이런 미 신을 믿어도 될까? 괜히 딸의 시체만 훼손하는 일이 아 닐까?
" ......내 딸을 살릴 수만 있다면, 뭔들 못하리! "
두석규는 미쳤다는 말을 들더라도 해보기로 했다. 그렇다면 이제 시간이 급했다. 그는 당장 수족들을 모아 소리쳤다.
" 죽은 지 13일이 되지 않은 시체 2구를 구해와라!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최대한 싱싱한 시체를! 이왕이면 젊은 시체로 말이다! "
과연 돈의 힘을 대단하여, 그날 밤이 가기 전에 젊은 여 성의 시체 2구를 구할 수 있었다. 여기서 두석규는 수족들을 모아놓고 고민했다.
" 어느 부위를 잘라넣어야 내 딸이 부활할 확률이 높겠 는가? "
누군가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 머리입니다. 신체를 지배하는 것은 뇌입니다. 뇌가 없 다면 나머지는 그저 고깃덩어리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
누군가도 조심스럽게 말했다. " 심장이 있는 상반신이 아니겠습니까? 원래 심장이 주 술적인 상징으로도 유명하고, 사람은 역시 마음이지 않 습니까.. "
누군가도 생각끝에 말했다. " 생식기가 있는 하반신입니다. 번식이야 말로 동물의 존재 이유, 인간도 결국에는 유전자를 퍼트리기 위한 동 물일 뿐입니다. "
" 음... "
장고 끝에, 두석규는 머리를 선택했다. 그는 직접 도끼를 들고 딸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 네 얼굴을 이렇게 자세히 봤던 적이 언제였는지 모르 겠구나.. 만약 네가 다시 살아난다면.. 그때는 꼭 제대로 된 아비 노릇을 하마. 미안하다. "
두석규의 딸은 아비에 의해 머리가 잘렸고, 다른 시체 둘 은 머리 상체 하체로 3등분 되었다. 주술사는 인간형으로 생긴 '재활용의 관'의 뚜껑을 열었 고, 두석규가 직접 딸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놓았다. 곧이어 서로 다른 상체와 하체도 꼭 맞게 관으로 들어가 고, 주술사가 뚜껑을 닫았다.
[ ~~~ ~~~ ~~~~~ ]
눈을 감고 주문을 읊조리는 주술사. 그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며 주변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 ~~ ~~~~ ~~~~~~~~~! ]
주변의 모두가 숨을 죽이며 주술사의 의식을 바라보던 그때, 재활용의 관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 헙! "
깜짝 놀라 입을 틀어막는 수족들! 누구도 이 짓거리가 정 말일거라 믿었던 이가 없었던 듯했다. 두석규는 부릅뜬 눈을 한 번도 깜빡이지 않고 석관만 노 려보았다. 이윽고-,
[ 차아아아-! ]
주술사의 마지막 외침과 동시에 석관의 뚜껑이 저절로 열렸다! 자신도 모르게 석관으로 달려가는 두석규!
" 혜화야!! "
딸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 아아...아 "
석관에서 눈을 뜬 여자는 그의 딸이 아닌 다른 여자였다.
그녀는 멍하니 풀린 눈으로 두석규를 바라보다가, 발가 벗은 자신의 몸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 꺄아악-?! "
눈치 좋은 수족 중 하나가 재빠르게 달려가 여성을 데리 고 나갔다. 망연자실하게 주저앉은 두석규는 그 모든 광경을 멍하 니 보고만 있다가, 고개를 돌려 목 없는 딸의 시체에 시 선을 고정했다. 괜히 머리만 사라진 딸의 시체를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 어지는 두석규. 그때,
" 으음.. 원래 이 말씀은 드리지 않으려 했는데.. "
주술사가 두석규에게 다가가 말했다.
" 한번 실패한 시체도, 또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 " ?! "
벌떡 일어나는 두석규!
" 그, 그게 정말인가?! 정말로 기회가 더 있는가?! " " 예. 다만... 두 번째 시도하는 시체의 경우에는 일곱 조 각이 필요합니다. 머리, 가슴, 양팔, 둔부, 양다리. 7분의 1의 확률로 부활할 수 있다는 얘기지요. 괜찮겠습니까? " " 그게 무슨 상관인가! 가능성만 있으면 되지! " " 그럼, 이미 부활한 저 시체를 제외하고도 새로운 시체 5구를 더 구하셔야... "
두석규는 당장에 수족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다음 날. 다섯 구의 새로운 시신이 다섯 조각으로 재활용 의 관에 들어갔다. 마지막 심장이 있는 가슴 부분에 딸의 시체를 준비한 두 석규. 간절하게 비는 심정으로 딸의 가슴 부위를 관에 눕 혔다. 주술사에 의해 뚜껑이 닫히고, 어제와 같은 의식이 다시 시작되었다. 조금 더 힘들어 보이는 주술사의 얼굴.
[ ~~~ ~~~ ~~ ~~~~~ ]
방 안의 모두가 한마음으로 성공을 기원했다. 곧, 재활용의 관이 저절로 들썩였다.
" 제발...! 제발 혜화야! "
[ 차아아아-! ]
주술사의 마지막 외침과 함께 석관의 뚜껑이 열리고, 이 번에도 달려가는 두석규! 하지만 관에서 일어난 것은 낯선 청년이었다.
" 아아... "
영문을 모르는 얼굴로 깨어난 청년이 가까운 두석규를 향해 말을 걸었지만 두석규는 대답하지 않았다. 힘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는데, 주술사가 다시 말했다.
" 여기까지는 정말로 말씀드리지 않는 부분입니다만... 2 3조각도 가능합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지요? "
두석규는 눈을 번쩍 떴다! 23조각의 시체? 딸이 부활할 수 있는 확률 23분의 1?? 당장에 수족들을 향해 소리치는 두석규!
" 어서 나가서 시체를 구해와! 빨리! "
그러나 수족들은 단번에 뛰쳐나가지 못하고 안절부절못 했다.
" 아, 뭐해?! " " 저기 회장님... 이번에 구한 시체도 어렵게 구했는데 말 입니다. 지금 당장 그 많은 시체를 어떻게... " " 시끄러워! 못 구할 것 같으면 사람을 죽여서라도 만들 어 오라고! 뭐해?! 빨리들 안 나가?! "
막무가내로 고함을 질러대는 두석규의 등쌀에 쫓겨나듯 나가는 수족들. 그들의 표정이 막막했다. 남겨진 두석규는 딸의 양팔과 하반신을 소중히 수습했 다. 23조각 중 어느 부분을 넣을지 생각하면서.
그날 밤. 어렵게 잠이든 두석규의 꿈속에 딸이 나타났다.
[ 아빠! ]
한데, 딸의 모습은 엉망진창이었다. 안면이 뭉개지고, 머 리가 쪼개지고, 다리의 살점이 뜯기고, 배에 구멍이 나고 , 손가락이 잘려나가고...
[ 혜, 혜화야?! 이게 어찌 된 일이냐 혜화야?! ]
두석규가 황망한 얼굴로 다가갈 때, 딸은 원망하는 표정 으로 쏘아붙였다.
[ 이게 다 아빠 때문이야! 아빠가 나를 살리려고 한 것 때 문에 이렇게 됐다고! ] [ 뭐? ]
딸은 터진 눈으로 펑펑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 으허어엉! 사람들이 다 서로 자기가 살아나겠다며 싸움 이 났다고! 흐어어엉! ]
두석규는 딸의 모습에 당황했지만, 이를 악물고 눈빛을 달리했다. 싸움의 승자가 부활하는 거라고?
[ 혜화야! 이겨내야 한다! 넌 할 수 있다! 넌 그들과는 다 른 인간이잖느냐?! 그런 평범한 일반인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단 말이다! 이겨내거라! 내일은 스물이 넘는 시체를 - ] [ 싫어-억!! ] [ ?! ] [ 제발 그만해! 제발 좀 그만하라고-!! ]
딸의 끔찍한 비명을 끝으로, 두석규는 꿈에서 깨어났다.
" ... "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꿈을 되짚어보는 두석규. 곧, 눈빛 을 단단히 굳혔다.
" 혜화야... 넌 할 수 있다...! "
다음날. 두석규의 수족들이 겨우겨우 구한 시체들이 저택에 쌓 였다. 끔찍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시체들을 조각내고 있는 수 족들. 한쪽에 선 두석규가 본인 딸의 오른손을 들고, 복잡한 얼 굴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얼마 뒤,
" 다..다 끝났습니다 회장님! "
고개를 끄덕인 두석규는 주술사를 돌아보았고, 주술사 가 관 안에 시체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20개의 시체 조각을 일일이 맞춰나가는 모습은, 그리 보 기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 저 살덩어리들이 인간이란 말 인가? 그래도 주술사의 솜씨가 좋아서인지, 점차 하나의 인간 형이 완성되었다. 그 화룡점정으로 두석규가 딸의 오른 손을 놓고, 재활용의 관이 닫혔다.
[ ~~~~ ~ ~~~ ~ ~~~~~~~ ]
예정된 주술사의 의식이 진행되고, 주변의 모두는 지치 고 질린 얼굴로 석관을 바라보았다. 오직 두석규만이 간절한 얼굴로 빌었다. 제발 딸이 이겨 내기를!
[ 차아아아-! ]
마지막 주술사의 외침이 끝나고, 관의 뚜껑이 열렸다. 두석규는 이번엔 달려나가지 않았다. 긴장된 얼굴로 누 가 나타날지만 지켜보고 있었는데,
" ... "
관에서 일어난 건 30대의 남성이었다.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 얼굴로 주변을 둘러 보는 남성. 두석규는 허탈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를 바 라만 보았다. 주술사는 의식으로 지친 와중에도 다가가 위로를 건넸 다.
" 죄송합니다.. 참, 아쉽게 됐습니다. "
두석규는 가만히 주술사를 바라보다가, 힘없는 걸음을 옮겼다. 모두가 그의 뒷모습을 주시할 때, 두석규는 따로 보관하 고 있던 딸의 나머지 시체 조각을 애처롭게 쓸었다. 그는 생각했다.
딸을 위한 길이 무엇일까? 나는 오늘도 딸에게 몹쓸 짓 을 한 걸까? 내가 딸을 살리고 싶어 하는 건, 딸을 위해서 인가 나를 위해서인가??
" ... "
무표정하던 두석규의 점점 흉악하게 일그러지고- 다음 순간, 거침없이 딸의 왼손 새끼손가락 하나를 끊어내는 두석규! 핏발 선 눈으로 주술사를 돌아보며 물었다.
" 다음은 몇 명이오? 아직 13일까진 시간이 남아있소. " " ... "
방 안의 모두가 차마 입을 열 수 없을 때, 주술사가 대답 했다.
" 원래는 정말 절대로 말해드리지 않는데...저도 해 본 적 은 없지만, 예전에 왕이 죽었을 때 47명의 시체를 바쳤 단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 " 47명이라... "
두석규의 고개가 수족들에게로 돌아가고, 창백해진 얼 굴의 수족들이 침을 꿀꺽 삼켰다.
. . .
두 번째 7조각 의식이 이루어지던 그때.
서로 자신이 살아나기 위해서 싸울 준비를 하던 일곱의 영혼들. 그들 중 한 여인이 급히 입을 열었다. 그녀는 첫 날 3조각 의식에서 하반신을 담당했던 여인이었다.
[ 잠깐만요! 우리 서로 싸우기 전에, 일단 두석규의 딸년 을 먼저 죽여놔야 해요. 그래야지 만약 이번에 살아나지 못하더라도, 다음 기회가 계속 생길 테니까요! ]
영혼들은 그 의견에 동의했고, 모두가 두석규의 딸을 찢 어발기기 위해 모여들었다.
[ 으..으으...! 아빠 제발 그만-!! ]
두석규는 꿈에도 몰랐다. 아무리 의식을 반복하더라도 자신의 딸이 살아날 확률은 없다는 것을.
출처 오늘의 유머 복날은간다 님
첫댓글 와우..... 무섭다
와 ㅠㅠㅠㅠ 욕심이 욕심을 불렀네
딸은 무슨죄야... 죽어서도 고통받네 ㅠㅠ
끔찍하다ㅠㅠ
와우...
와 참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