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통도사 자장암에는 간간히 울려나오는 목탁소리의 여운에 조화를 이
루는 불경소리가 없다면 적막 그대로다. 발자국 소리 조차 내기가 두려운
고요뿐이다. 법당뒤 금와석굴의 금와보살을 들여다 보시던 스님의 얼굴에
는 고요한 미소가 번진다. 이 자장암에 1천4백년 전부터 금개구리가 살고
있다고 전한다. 현대인으로서는 믿기 어려운 현실로 확인 되는 신비한
전설이다.
<개구리가 1천년 이상을 살 수 있습니까?> 하고 묻자 <천년을 넘겨 살수
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면서 신앙깊은 스님은 근엄하게 긍정도
부정도 아닌 대답을 한다. 우리가 태어난다고 하는 그 생(生)도 실은 인
연에 의한 가생(假生)이며 그 실(實)은 무생(無生)이라는 생즉무생
(生卽無生)이라는 뜻일까? 다시 <개구리가 벌로 화하고 나비로 변할수
있나요?> 하고 물어보면 <변할수 도 있고 변하지 않을 수도 있지요>
하고 선(禪)의 말씀으로 대답한다. 또 긍정도 부정도 아닌 대답이다.
석굴속의 금와보살은 변화무상(變化無常)의 변화신(變化身)이라는 말로
들린다. 통도사 스님들은 자장암 법당뒤 석굴에 사는 금개구리를 금와보
살이라고 부른다. 석굴이라고 하지만 지름이 1.5~2cm에 깊이는 10cm쯤
될까? 겨울낮 3시~4시께면 굴속으로 햇볕이 안쪽에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약간 굽어 있다. 굴속에는 이끼가 파랗게 끼어있고 개구리같기도 하고
큰 벌같기도 한것이 살고 있다. 이 금개구리는 1천4백여년전 신라26대
진평왕(眞平王)때 자장율사가 이곳에서 수도하실때 처음 나타났다.
하루는 자장율사가 공양미를 씻으려고 우물가에 나가니 개구리 1쌍이
우물(당시는 자연옹달샘)안에서 흙탕물을 일으키며 헤엄치고 노는것을
잡아 다른곳 으로 보냈다. 그런데 다음날 와보니 개구리들이 또 흙탕물
을일으키며 놀고 있었다. 자장율사는 개구리를 잡아버리길 여러번 했으
나 다음날이면 다시 찾아와 있어 이상히 여겨 개구리를 자세히 보니
입과 눈가에는 금줄이 선명했고 등에는 거북모양의 점이있어 보통개구리
와는 모양이 매우 달랐다. 자장율사는 불연(佛緣)이 만든 개구리임을
깨닫고 살 장소를 정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절뒤 깎아세운 듯한 절벽
에 손가락을 찔러 큰손가락이 들어갈만한 구멍을 뚫어 그 안에 넣고
언제까지나 죽지말고 영원토록 살며 자장암을 지키라는 불가사의한 수기
(受記)를 내리고 금와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자장율사의 도력때문인지 1천4백년여년을 지난 오늘날까지 이 개구리는
살아 있다는 데 통도사내에 길조가 생길때마다 금개구리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경봉스님이 10여세되던 때 당시80여세 되던 용악스님이 해인사
8만대장경을 좋은 종이에 복사해 모실 수 있기를 기원하는 백일기도를
통도사 큰 법당에서 하고 있었다. 백일기도를 2~3일 남겨둔 어느날
금와보살이 큰 법당 탁상위에 나타났는데 얼마되지 않아 공양주가 나타
나 8만대장경 3 부를 복사하게 돼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에 1부씩 보관
하게 됐다고 한다.
자장암에 계셨던 태응(泰應)스님은 4~5년전 어느해 음력 2월 법당안으로
넓히려고 공양을 정성들여 올리니 갑자기 개구리소리가 났다는 것이다.
태응스님은 이상히 여기면서 관세음보살을 외면서 기도를 하는데 부처님
옆의 탁자위에 회색바탕의 몸에 다리가 빨간 금개구리가 기어나왔다는
것이다. 태웅스님은 수년전 이곳에 처음와서 금개구리의 이야기를 듣고
하도 신기하여 사철을 두고 관찰을 했다는 것이다.
초봄이면 몸은 자연석과 같은 회색바탕에 등에는 검은 점이 있고 발끝은
둥글둥글한 구슬이 달려있는가 하면 입은 금테같은 것을 두르고 분명히
개구리이면서도 두꺼비의 입을 많이 닮았다는 것이다. 이 금개구리는
초 여름이면 몸이 파랗게 변하면서 검은 점이 많이 보이나 장마가 지면
초 봄의 모습으로 된다는것. 한 여름의 더위가 한창이면 몸이 누렇게
변하고 겨울이면 벌과 같이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모습이 일기와 계절에 따라 변하는데 이 금개구리의 먹이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금개구리가 언제 밖으로 나가는가 하
도 궁금해 한번은 여러 스님들이 밤낮없이 교대로 지키고 있었더니
어두움이 깃들자 밖으로 나와 굴이 있는 바위 위로 4~ 5m 기어올라가는
데 2~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밖으로 나들이 갔다 돌아오는
시간은 아직 본사람이 없는데 새벽 2시~ 3시 사이 일것이라고
스님께서 말했다. 이 바위의 절벽에는 보통개구리로서는 발도 붙일수
없는 상태이다. 자장암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 들어가기전에 수도한 곳
이다.자장율사는 당나라에서 24년간 고승을 찾아다니며 수학을 하고
돌아와 신라 선덕여왕이 권유한 왕사자리도 거절하고 양산으로 내려와
자장암에 머물면서 신라 불교 번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날마다 좋은날 되소서
두손모음.
카페 게시글
맑은 자유게시판
자장암의 금개구리
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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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2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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