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이 어제와 오늘 이틀 day off라고 지리산 둘레길을 한번 가보고 싶다고 했다.
여태껏 바쁘다는 핑게로 같이 다녀본 곳은 별로 없다.
인터넷을 뒤적거려 보니 지리산 둘레길은 3코스가 괜찮다는 평이 있어 그곳을 택했다.
부산 집에서 6시10분에 출발하여 남해고속도로와 통영 대전간 고속도로를 탔다가 함양IC에서 광주행으로 바꿔 타고 지리산 IC에서 빠져 인원로 가서 인월시장 부근 둘레길 안내소 앞에 주차를 시켰다. 시계를 보니 9시였다.
배낭을 챙겨 둘러 메고 9시10분에 출발, 개천 옆 길을 따라 걸었다.
수능한파라고 아침에는 날씨가 약간 쌀쌀했지만 길을 걸어니 시원해서 걷기에 좋은 날씨였다.
둘레길 마크가 곳곳에 서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다.
밭에는 배추가 통통하게 알이 차 있고 동네 아낙들은 배추를 절여서 김장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감나무에는 주황색 감이 푸른 창공을 배경으로 조랑조랑 매달려 있었다.
어떤 감나무에는 감을 따고 꼭대기 가지에 한 두개만 까치밥으로 남겨 놓았다.
호젓한 산 길로 접어 들었더니 산사에서 들려오는 목탁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선화사라고 돌비석이 서 있는 절앞을 지나려니 개가 뛰쳐 나오며 컹컹 짖었다.
집사람은 물릴까봐 겁을 내었다.
멧돼지라면 몰라도 나는 똥개 한테 겁낼 사람은 아니다.
절에 들어가 구경이라도 해볼까 생각했다가 사납게 짖어대는 바람에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12시반쯤 정헝 소나무 당산에 이르러 벤치에 앉아 집에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웠다.
당초에는 민박집이나 펜션 아니면 마을 식당에 들러 사 먹으려고 했으나 시간도 절약할겸 집에서 간단히 준비했었다.
집사람이 맥주를 한 캔 준비해 와 산행길에 마시니 따 다른 맛이었다.
인월에서 금계마을까지 거리는 20.4km로 성인걸음으로 걸으면 6~8시간 걸린다고 하여 4시반쯤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집사람 걸음걸이가 예상보다 느려 금꼐까지 가는 것이 불불가능해졌다.
창원마을에서 하산하여 미리 연락해 둔 펜션사장님이 차를 갖고 마중을 나오셨셨다.
차를 타고 다시 인원로 가서 백무동으로 향하였다. 백무동 산밭골 펜션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