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달아실 양참사댁

[범고개]

높은 돌담을 따라 향나무 앞에 이르니 안내판 두개가 서 있어 들어간다.

오른쪽 양참사댁에 들어가려니 대문에 큰 진도개가 이빨을 드러내며 짖는다.

무서워 들어가지 못한다.

안쪽에서 나보다 나이많게 보이는 남자가 나오니 개는 조용해진다.

얼마전 전기검침원에게 돌로 맞아 사람을 물어댄단다.

구경해도 되느냐니 들어오란다.

바깥쪽 사랑채 같은 건물이 긴데 덧처마?는 영 보기 싫다.

안채 쪽으로 보니 민박을 하는지 여러 도구들이 보인다.

남자가 다가와 어디서 왔느냐고 안내를 한다.

장독대도 보고 부엌도 구경하고 서재로 쓰는 어지러운 말래도 보여준다.

부잣집 내음은 나지만 많이 뒤섞였다.

사랑채의 덧지붕을 덕수궁이나 강릉의 선교장처럼 해도 좋겠다고 건방을 떠니

군에서 영 도와주지 않는댄다.

좋은 집을 사서 풀관리와 뒷바라지로 머슴보다 못하댄다.

한때 술을 많이 마시며 마라톤과 산행을 열심히 했는데 쇠고기를 날것으로 먹고 난 후

병원에 가 죽을고비까지 갔다가 살아 난 후 몸이 많이 약해졌다 하신다.

그러면서도 다음에 올 때는 도곡 동동주 사오라며 전화번호와 이름을 주신다.

바보는 얼른 도곡농협로컬푸드에 가 장을 봐 반찬하려면 바쁘다고 보채는데

난 기어이 학재고택도 보겠다고 계단 끝에 서서 보고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