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개회나무'라는 국명의 유래
현재의 국명 ‘털개회나무’는《조선식물향명집, 1937》에 의한 것이다. 털이 있는 개회나무라는 뜻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그러나 털개회나무는 털이 있는 것만으로 개회나무와 다른 나무가 아니다. 둘 다 같은 수수꽃다리속이지만 개회나무는 꽃 색도 희고 높이 4~10m 정도로 자라는 소교목이라서 고작 2~4m로 자라는 관목 털개회나무와는 사뭇 다르다. 북한에서도 우리와 같이 털개회나무라고 부른다. 이 ‘털개회나무’라는 국명 외에 정향나무, 암개회나무, 섬개회나무라고도 부른다. 일본에서는 ‘ウスゲハシドイ[우스게하시도이]’라 부르고, 중국명은 ‘关东巧玲花(관동교령화)[guan dong qiao ling hua]’, 영문명은 ‘Miss Kim lilac, Velvety lilac’ 등이 있다.
‘털개회나무’의 학명
털개회나무의 학명은 러시아 식물분류학자 Turczanínow(1793~1863)가 1840년 처음 발표한 “Syringa pubescens Turcz.”을 기본명으로 한다. 이후 “Syringa kamibayashii Nakai(1918)”, “Syringa patula (Palibin) Nakai(1926)”등으로 여러 차례 이명 처리되었다. 최근에는 “Syringa pubescens Turcz. subsp. patula (Palibin) M. C. Chang & X. L. Chen(1990)”이 정명으로 통용된다. 속명 ‘Syringa’는 ‘속이 빈 줄기와 관련된 갈대, 또는 관(管)’을 의미하는 희랍어 ‘syrinx’에서 유래한 것인데 처음에는 범의귀과의 고광나무속(Philadelphus) 명칭으로 쓰였으나 현재는 수수꽃다리속으로 바꿔 쓰이게 되었다. 종소명 ‘pubescens’는 ‘솜털이 덮인, 짧은 털의’를 뜻한다. 아종명 ‘patula’는 ‘확장하는, 퍼지는’을 의미한다. 이 학명은 이 나무의 잎이나 어린가지에 솜털이 퍼져 덮여 있는 특징을 반영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여겨진다.
털개회나무는 분류학상 물푸레나무과(Oleaceae) 수수꽃다리속(Syringa)에 해당한다. 동부 유럽 원산으로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어 식재하는 라일락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자생종인 수수꽃다리, 개회나무, 버들개회나무, 섬개회나무, 정향나무, 꽃개회나무 등 10여 종이 같은 수수꽃다리속(Syringa)에 해당한다. 털개회나무는 세계적으로 중국의 요령성, 길림성 장백산 지역과 한국이 원산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의 표고 300~1200m의 깊은 산 숲 가장자리 및 개활지에서 주로 자란다.
털개회나무는 밑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올라와 큰 포기를 이루어 높이 1~4m가량 평원형으로 자라는 넓은잎 낙엽 관목이다. 줄기는 회색이며 겉에 둥근 껍질눈이 있다. 어린가지는 회갈색이며 가늘고, 둥글거나 약간 네모지며 털이 있다. 겨울눈은 2개씩 마주나는데 삼각상 난형 또는 난형으로 털이 없다. 잎은 마주나며 길이 3~10cm, 너비 1.5~6cm의 타원형, 난상 타원형, 도란상 원형, 아원형 등 변이가 다양하다. 잎끝은 뾰족하고 잎밑은 넓은 쐐기형~얕은 심장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잎 윗면에 털이 없거나 가는 털 또는 솜털이 있다. 뒷면은 융털이 촘촘하게 있거나 중앙맥 밑부분에만 털이 있다. 잎 양면의 털의 유무 및 밀도에는 변이가 심하다. 잎맥은 홈이 파인다. 잎자루는 길이 5~15mm, 털이 없거나 드물게 있다. 꽃은 5~6월에 피는데 2년지 끝에서 나온 길이 5~20cm의 원추꽃차례에 연한 자주색 또는 자줏빛 빨간색 양성화가 모여 달린다. 꽃받침은 길이 1.5~2mm, 4갈래로 갈라지며 융털이 약간 있거나 거의 없다. 화관은 거의 원통형 또는 깔때기 모양인데 끝에서 4갈래로 갈라지며, 화관통부의 길이는 6~17mm이고 가늘다. 열편은 장타원형 또는 난형이며 뒤로 젖혀진다. 씨방은 2실이며 밑씨는 2개씩 들어 있다. 수술은 2개가 화관통부 속에 위치한다. 꽃밥은 자주색 또는 자줏빛 검정색이며 드물게 노란색이다. 꽃에 향기가 있다. 열매는 삭과, 길이 1~2cm의 장타원형이며, 표면에는 사마귀 같은 작은 껍질눈이 드문드문 있다. 9~10월에 갈색으로 익는다. 성숙하면 둘로 갈라지는데 2개의 씨가 나온다. 씨는 편평하고 뒤쪽에 날개가 있다.
1947년, 미군정 시절의 서울. 미국 농무부 소속 식물학자 엘윈 미더(Elwin Meader)가 북한산에서 정향나무 종자를 채집해 미국으로 가져갔다. 전쟁 직전의 한반도에서 씨앗 몇 알이 태평양을 건넌 것이다.
미더는 그 종자를 뉴햄프셔 대학교로 가져가 육종을 시작했고, 7년 뒤인 1954년, 작고 조밀하며 향이 더욱 진한 새 품종이 상업용으로 등록되었다.
그는 새 품종에 서울 근무 당시 연구실 비서의 이름을 빌려 '미스킴 라일락(Miss Kim Lilac)'이라 불렀다.
이후 미스킴 라일락은 북미와 유럽의 정원수 시장에서 라일락 중 가장 많이 팔리는 품종이 되었다. 원종인 정향나무보다 수형이 작아 도심 정원에 적합하고, 내한성이 강하며, 향기가 진하다. 미국 원예 시장에서 미스킴 라일락이 차지하는 자리는 지금도 확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