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이의 엽서편지
온유한 자들의 '비폭력에 의한 평화창조'
-쇼난편지 227호(2023년 9월)
반나이 무네오(坂內宗男)
복이 있도다. 온유한 자들이여. 그들은 땅을 얻으리라.(마태복음 5:5, 이와나미역)
1. 이 온유한 자들에 대하여, 쓰카모토 역은 '짓밟혔으나 꾹 참고 있는 사람들'이라 번역하고 있다. 개인번역의 특징을 살려 번역한 명문장으로 알려져 있다.
2. 요즘 기무라(木村公一) 씨 '비폭력에 의한 평화창조 ; 우크라이나 침공과 일본 헌법'이라는 책이 생명의 말씀사에서 출간되었다. (127쪽, 1200엔) 시의 적절한 양서로서 여러분께 읽기를 권하고 싶다.
3. 기무라 씨(침례교회 목사)는 나와 '그리스도인 정치연맹'의 동료인데, 2002년 북한의 평양에서 전후 보상문제에 관한 국제회의가 열렸을 때 인도네시아 위안부 여성들의 통역으로 참가하셔서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또 내가 노보리토(登戶)학료의 책임자(尞長)로 일할 때, 한 젊은이의 입소를 위해 상담하러 오신 일로 다시 만나 친분을 쌓게 되었다.
4. 이분은 17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선교를 하였고, 현지에서 일본군에 의해 성폭력 피해를 당했던 분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또 이라크 전쟁 때는 바그다드의 변전소에서 '인간 띠' 운동을 실천하는 등 비전(非戰)평화운동을 하신 것이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를 구호하기 위해 현지에 두 번이나 건너갔던 실천운동가이시다.
5. 책의 내용을 잠깐 소개하겠다.
제 1부는 이런 평화운동가의 시점에서, '왜 군사침공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역사적 분석과 러시아군에 의한 전시 성폭력의 실체를 폭로하고 있다.
제 2부는 '평화를 살리는 길과 국가안전보장'이라는 제목이다. 일본 헌법 9조의 절대 평화주의는 일본제국주의의 범죄를 가능하게 했던 정치체제의 반성이라는 점, 전쟁 책임을 감추어 가해기억을 망각시키려는 우리 전후세대의 무책임을 제대로 보게 하는 장치라는 점을 풀어내어 알려준다.
저자 기무라 씨는 인간이 가져야 할 기본 자세인 참 평화적 생존권을 전 세계를 향해 발신(發信)하고 있다. 일반 시민이야말로 참 평화를 만들어가는 주체이며, 그들이 곧 온유한 자들이 아닌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