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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1853.3.30~1890.7.29]
Mogao Caves
Wall painting in Pompeii, Casa dei Cei, Triclinium
Laird's bloom of youth
Osias Beert (Antwerp, c. 1580 – 1624) was a Flemish Baroque painter
Willem Claeszoon Heda (December 14, 1594, Haarlem - c. 1680, Haarlem)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Johannes Vermeer/Jan Vermeer, 1632.10.31~1675.12.15]
Whistler, James Abbott McNeill (1834-1903)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1853.3.30~1890.7.29]
White Roses-1890-Vincent van Gogh
워싱턴의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에 전시 되어있는 고흐의 <백장미>라고 이름지어 졌었던 작품입니다.
여기서 '졌었던'이라는 과거사가 붙여진 이유는 이 그림이 지금은 백장미가 아니기 때문 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원래 장미의 색은 분홍색 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냥 <장미: Roses>라고 불리워 지고 있습니다.
Vincent van Gogh. Roses. 1890.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고흐의 이 그림은 맨위에 그림 처럼 다소 창백하기 까지 하던 '백장미' 그림이었습니다.
하지만 복원 기술자들의 손을 거치면서 본래의 따스한 분홍색 장미의 색채를 되찿았습니다.
오늘 이야기 하려는 화이트(white, 하얀색, 白色)의 첫단추는 고흐의 장미로 부터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Vincent van Gogh. Roses. (Detail)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중 물감의 질이 떨어진다는 불평을 몇차례 하는것을 볼수 있습니다.
가난한 화가인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작업에 필요한 모든것(작업뿐만 아니라 생존에 필요한 거의 모든것)을
제공 받았다는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림 한점 팔리지 않는 화가가 인증된 고급 재료를 정직한 화방 주인으로 부터 고정적인 공급을 받는다는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가끔 고흐는 아주 특별한 그림을 그릴때 테오에게 가장 좋은 질의 물감을
보내 달라고 편지를 하곤 했습니다.(물론 가장 좋은 물감이 필요한 이유도 절절하게 적어야만 했었죠)
고흐가 권총 자살한 1890년에 그려진 이작품은 이러한 좋지 않은 질의 물감이 만들어낸 마술이었습니다.
19세기 중반 부터 이미 많은 화학자들이 여러가지 색에 대한 화학적 분석을 끝내고 변색되지 않고 안전한
물감들을 개발하고 판매에도 열을 올렸지만 고흐를 비롯한 많은 작가들이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한것은
회화사에 불행한 일이 아닐수 없었습니다.
(중략)
실버화이트 또는 연백이라고 하는 백색 안료는 화가들 뿐만 아니라 여인들에게도 그 역사가 오래된 재료입니다.
BC 4세기의 창녀들이 연백(鉛白)을 짙게 칠한 위에 볼연지와 입술연지를 사용하여 피부를 장밋빛으로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당시 연백은 <납>을 초에 담갔다가 깎아서 가루를 만든 다음 가열하여 분을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얼굴에 납가루를 발랐다는것이 됩니다.
Laird's bloom of youth
이러한 고대의 납 화장술은 효과가 뛰어나서인지 아니면 그 해독성에 대한 자각이 너무 늦어서인지 모르겠지만
1800년대 후반까지 이어집니다.
심지어는 몇년전에도 납성분이 들어간 화장품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날정도입니다.
1870년대 화장품 제조 회사인 조지 W. 레어드사는 블룸 오브 유스라는 파운데이션 화장품을 생산하여
대박을 냅니다. 고가의 이 화장품은 당시 모든 여성들이 받고 싶어하던 최고의 선물중 하나였습니다.
당시에는 이미 납중독에 대한 정보가 제법 대중화되어있던 시기 였지만 이러한 경고들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인들의 열망을 꺽지 못했고 납덩어리인 이화장품은 엄청난 판매고를 올릴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여성들은 폐병환자들에게 우연히 나타나는 창백한 얼굴을 위해 납의 유혹을 떨쳐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들은 창백한 하얀얼굴로 남자들의 시선을 받는 대가로 생명을 단축시키고 있었던 겁니다.
Osias Beert (Antwerp, c. 1580 – 1624) was a Flemish Baroque painter
진한 어두운 배경속에서 빛나는 한점의 백색은 순간 차갑고 아름다운 유리병으로 변화 합니다.
또는 싱싱한 과일로 변하기도 합니다. 이전부터 수많은 작가들이 어두운 배경과 화이트의 하이라이트 포인트로
무수히 많은 마술을 부려 왔지만 특히 바로크 시기의 작가들은 이러한 테크닉에 뛰어났다고 할수 있습니다.
Osias Beert Still Life with Cherries & Strawberries in China Bowls 1608 Staatsgalarie, Stuttgart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중국 그릇에 담겨있는 체리와 딸기>입니다.
이미 이때부터 유럽의 귀족 사회는 중국 도자기를 소장하는것이 품격의 상징이 되어있었습니다.
명, 청시대에 최고의 도자기 시대(양과 질 모두)를 맞았던 중국은 17세기 초 이미 상당한 수의 도자기를 유럽에
수출하고 있었습니다.(로마 시대 이후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금속 그릇을 사용하고 있었고-귀족층만-평민 이하의
사람들은 대부분 나무 그릇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유럽에서 수준있는 백자가 자체 생산된것이 18세기 초 독일에서 였으니 중국 도자기의 수요가 어느정도였는지는 미루어
짐작할수 있습니다. 비공식 통계에 의하면 17세기에는 해마다 20만개, 18세기에는 해마다 100만개가 수출되었다고 합니다.
1600년대 초 중국 도공들과 관련된 민란으로 중국 도자기 생산이 주춤해지자 주문이 일본으로 넘어갔고 1650년경부터
일본은 많은양의 도자기를 유럽에 수출하며 수출 대금으로 총포와 화약등을 구입하게 됩니다.
1592년부터 1598까지 두차례의 왜란으로 일본으로 강제로 잡혀 갔었던 조선의 도공들이 이때 중요한 역할을 했던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이때부터 조선의 도자기는 질적인면과 양적인 면에서 쇠퇴기를 맞이 하게 됩니다.
(암튼 일본은 얄미운 짓만 한다죠,,)
역시 화이트의 위력이 발휘되는 장면 입니다.
유리뿐만 아니라 금속의 재질도 뛰어나게 표현 되어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루벤스의 그림을 보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그의 그림에 자주 나오는 갑옷이나 신들의 방패등을 보면
이러한 효과를 확연히 느끼실수 있었을 겁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그냥 하얀색 물감 덩어리에 불과하지만
거리를 두고 감상할때 화이트와 둘러싸고 있는 검은색 배경은 훌륭한 질감을 표현 하곤 합니다.
(중략)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Johannes Vermeer/Jan Vermeer, 1632.10.31~1675.12.15]
The Milkmaid (c. 1658)
네덜란드가 램브란트와 함께 가장 소중한 보물로 여긴다는 베르메르.
그의 일부 작품들은 해외 전시가 금지될 정도로 국가적 차원에서 중요시 합니다.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는 소설로 또는 영화로도 유명하지만 이번 글에서는 베르메르의 흰색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베르메르의 그림은 진주~만큼 유명한 milkmaid 입니다.
청색과 노랑색의 극적인 대비 그리고 창에서 쏟아지는 밝은 광선이 만들어 내는 빛과 그림자의 어울림도 멋지지만
제가 이 그림에 반한것은 엉뚱하게도 그림의 1/3을 차지하고 있는 빈벽 때문입니다.
밝은 벽채에 대비되는 maid의 모자와 어깨 부분을 보십시요.
그리고 좌측의 어두운 회벽과 maid의 오른쪽 가슴 부분의 조화도 보시기 바랍니다.
다분히 의도 되어진 빛과 구도 이지만 건강한 붉은 뺨의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주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이러한 색과 명암의 조화도 훌륭하지만 정말 제가 흥미로와 하는것은
다시 말하지만 벽입니다.
칠한지 조금 지난듯 하지만 밝고 깨끗한 회벽의 느낌.
견고해 보이지만 딱딱하지 않고 모든것을 품어줄듯한 여러가지 색이 섞인듯한
벽의색채는 보는 사람을 몰입하게 하면서도 안정감을 줍니다.
물론 의도 하지는 않았겠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생긴 그림 자체의 크랙(crack)은
정말 이그림의 벽이 실재해 있는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키곤 합니다.
여기에 더해서 여러군데 그려 넣은 뽑은 못자국은 이러한 실재감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Lady Standing at a Virginal, also known as Young Woman Standing at a Virginal 1673-1675 or c. 1670-1672
위의 그림 Milkmaid의 하얀색 보다 붉은끼가 더해진 흰벽은 하지만 더 차가운 분위기가 납니다.
이유는 아마 베르메르가 흰색과 붉은끼의 물감과 함께 약간의 청색을 더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의 흰벽이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자주 하곤 했었습니다.
이런 의문은 얼마전 칼라 여행이라는 책을 읽으며 풀어질수 있었습니다.
베르메르는 특이하게도 흰색 안료로 <설화석고와 석영>을 사용했던겁니다.
그의 흰색 안료를 알게 된순간 그의 벽이 왜 푸근하게 다가왔는지 그리고 진짜 벽채같은 그의 벽의 크랙들이
이해되기 시작 했습니다. 그의 그림의 회벽에는 진짜 돌가루들이 붙어 있었던 겁니다, 반짝이는 석영과 함께.
(중략)
Whistler, James Abbott McNeill (1834-1903).
American-born painter and graphic artist, active mainly in England.
James Abbott McNeill Whistler
Harmony in Grey and Green: Miss Cicely Alexander 1872-4
Oil on canvas
Tate, London
(인용)어느날 아침 미국의 화가 휘슬러는 피곤에 지쳐 있었고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때 휘슬러는 며칠전부터 하얀 소녀를 그리고 있었다"
서구 문화권에서 흰옷을 입은 여인은 자주 순결을 상징한다.
하얀색 자체도 마찬가지로 순결 혹은 순백을 상징한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 한국에서 하얀색은 보통 죽음과 병, 특히 장례를 상징한다.
이렇듯 백색 안료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으며 ......
휘슬러가 모델의 옷과 우아항 주름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하얀색 안료는
급기야 그를 앓아 눕게 만들었다.
Symphony in White, No. 1: The White Girl
1862; Oil on canvas, 214.6 x 108 cm;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이 그림은 1862년 런던에서 첫선을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제목을 <하얀색 옷을 입은 여인>으로 정했었지만
10년후 그는 제목을 <하얀색 교향곡: 하얀 소녀>로 바꾸었습니다.
이때 하얀색은 대유행이었던 시기였습니다. 소설부터 미술부문까지
휘슬러가 하얀색을 과다 사용한것은 다분히 의도된 면이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인물뿐만 아니라 배경까지 흰색으로 처리한것은 대단한 시도이자 위험한 모험이었습니다.
위의 베르메르의 그림을 다시한번 보시면 베르메르 또한 흰색의 배경을 많이 사용했지만 그는 빛과 그림자
그리고 인물의 의상, 소품등의 차이로 주제와 배경의 구분을 명쾌하게 표현 할수 있었습니다.
휘슬러의 <얀색 교향곡> 언뜻 순결을 예찬하는듯 합니다.
하지만 휘슬러는 그림의 모델인 조애너 히피넌을 '정열의 여신 조'라고 불렀습니다.
이작품을 그리던 시기 이미 휘슬러는 몇달동안 주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격렬한 사랑을 나누고 있었고
28살의 혈기왕성한 젊은 화가는 흩날리는 납가루를 마시며 정열적인 아일랜드 연인과 끊임없는 사랑을 나누었던 겁니다.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 퀴스타프 쿠루베는 이 그림을 유달리 싫어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림속의 여인을 '유령'같다고 할정도로 이그림을 싫어 했다고 하는데
재미있는것은 그로 부터 4년후 그림속의 그녀 조애너와 불같은 사랑에 빠져 동거를 시작했다는 겁니다.
남자들이란,,,,,
(후략)
원본을 보시려면 소모임에 가입하시면 됩니다 ^^
Happy New Year !!
첫댓글 흰색물감에 들어간 납성분이라...음,,,그렇군요, 모든 것에는 역시 극적으로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한다는게 다시 한번 입증되네요. 그러잖아도 늘 흰색물감이 주는 환상적인 표현에 궁금증이 있었는데 이렇게 재미있게 궁금증을 풀어주시다니...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보스코님, 새해 복많으 받으세요. 올해도 좋은 글 많이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