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4개 없어요. 그것도 앞니가. 남 보기도 좀 그렇고 무엇보다 씹는 것이 시원치 않아요. 그래서 그런지 소화도 좀 안되는 것 같고…. 우편으로 연락을 받고 왔는데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일이지요. 의사 선생님들이 참 친절하세요. 지난주에는 스켈링 받았고 오늘 부터 본격적인 치료지요.” 속속 도착한 환자들은 여느 치과와는 다른 진료를 받는다. 치아사랑 센터가 자리잡은 영등포북부지사 대기실에서 체지방과 골밀도, 혈압등을 측정한 다음 공단직원들로부터 건강상담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종합적인 건강상태가 적힌 차트를 건강상담 전담 직원과 함께 살펴보면서 상담을 하니 평소 지나쳤던 건강에 대해 새삼 관심을 갖게 되고 이것저것 궁금증을 풀게 되었다. 그렇게 기다리는 사이 순번이 돌아 온다. 2명의 의사와 2명의 간호사가 일반 치과의원과 다름없이 살뜰하게 진료를 해준다. 하루 일을 마친 후인 퇴근시간에 그것도 무료로 치과진료를 해주니 대부분 일을 하는 환자들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의 혜택이 아닐 수 없다고. 그동안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치과진료 봉사활동을 펼쳐온 영등포구 치과의사회는 지난 7월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 북부지사에 무료치과 진료소인‘치아사랑센터’의 문을 열었다. 영등포구 치과의사회에서 진료를 맡고, 북부지사에서는 장소를 제공하고 진료 대상자를 선정하여 관리하는 일을 한다. 상설 봉사장소가 마련되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봉사활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저녁 6시 반부터 9시 반까지 세 시간 동안 진료가 이루어지는데 하루 평균 20여 명이 찾아와 지금까지 200여 명이 진료를 받았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이다. 영등포구 치과의사회 최인호 회장은 함께하는 봉사의 힘을 얘기한다.
“상설 봉사장소가 없다보니 봉사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영등포 북부지사 정상훈 지사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무료치과 진료소를 영등포 북부지사에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받았고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아 치아사랑센터의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보험치료 안되시는 분들에게 보험치료 위주로 진료해 드리고 있는데 틀니 같은 일부 비급여부분에 대한 진료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교보생명에서도 후원을 약속했고 치과 가공사회와 위생사회, 지자재회 등에서도 봉사에 힘을 보태주기로 하셔서 영등포보건지소 내에 제2 무료치과진료소 개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각각 장점을 살려 손을 맞잡으니 봉사의 넓이와 깊이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영등포 북부지사 건강관리팀 송종길 과장은 늘어난 야근이 즐겁다. 진료를 받는 사람들의 직장 퇴근시간을 배려해 9시 반까지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영등포 북부지사 직원들은 돌아가면서 당직을 맡아 환자관리 및 기초 건강검진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연숙(61세, 영등포구 신길6동) 씨는 골밀도 검진결과 골다공증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우유를 챙겨먹어야겠다고 한다. “예전부터 이가 약했는데 그게 다 뼈가 약해서 그랬나봐요. 첫날 스켈링을 받고 잇몸질환 치료에 들어갔어요. 칼슘식품을 챙겨먹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 좋다고 하네요.” 박자형(51세, 영등포구 신길동) 씨는 진료날짜와 시간을 휴대전화 문자로 미리미리 챙겨주는 영등포 북부지사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바쁘게 살아가다보면 진료날짜를 깜빡할 수 있는데 친절하게 문자로 안내해주시니 좋아요.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게 아니니까 잇몸이 붓고 치통이 있어도 그냥 참고 살았는데 이번 기회에 제대로 치료받 아야겠어요.” 나눔을 실천하는 의사들과 힘을 합친 영등포 북부지사, 그들의 특별한 사랑과 협력이 봉사의 새 장을 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