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이위종]

덕수궁 돌담

 
헌법이란 용어는 중국 주나라에서 유래된 말로 근대에 일본의 사상가가 사용하면서 오늘날까지 한국, 중국,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다. 영어권에서는 constitution이라 하며 대한제국은 대한국 국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임시헌장, 대통령 취임 선서에서는 국헌이라고 쓰는데 같은 말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1948년 제헌의회에서 제정하였고 아홉 차례에 걸쳐 개정되었다. 주요 내용은 통치구조와 국민의 권리와 의무로 헌법전문, 10개의 장, 부칙으로 이루어진 최상위 법이다. 제헌절은 조선 건국 일인 1392.7.17에서 유래하였다.
 

덕수궁 함녕전 주변

 
 
법학과에 입학하면 맨 처음 배우는 과목이 헌법이다. 모든 법은 헌법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모태 법이다. 쉽게 말해서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법이 만들어지고 법의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 행정부령, 지자체의 규칙, 조례가 정하여진다. 이 원칙에서 벗어나면 법의 효력이 없다. 우리 실생활에서 계약, 아파트 관리규약, 친목회 회칙을 정할 때도 이 원칙이 모두 적용이 된다. 예를 들면 빚을 못 갚으면 노예를 한다든지 첩을 하기로 하는 계약은 법 위반으로 무효고 당연히 헌법도 무효다. 이처럼 헌법은 법 중에 최상위 법으로 법 중에 왕이다. 이 헌법에는 국가의 핵심 기본 틀이 정해져 있고 이 중에는 탄핵 심판 제도도 있다.
 
 

덕수궁 석조전 주변

 
탄핵(彈劾)은 죄를 밝혀 꾸짖는다는 뜻으로 헌법에는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에 의한 헌법 침해로부터 헌법을 보호하기 위한 헌법 재판제도를 두고 있다. 왜냐하면 고위 공직자는 사법절차나 징계 절차에 따라 처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탄핵은 국회의원 과반수찬성으로 의결하고 대통령은 3분의 2 이상으로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받아야 가부간 끝이 난다. 탄핵은 헌법사항으로 법원이 아닌 헌법재판소에서 하는 선고는 징역형이나 벌금형이 아니고 파면이 전부다. 그 직책을 잃는 것으로 끝이다. 탄핵 관련 범죄는 따로 검사의 기소로 형사 법원에서 판결로 죄를 묻는다. 탄핵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제도를 두고 있고 조선 시대에도 있었다. 사헌부에서 대신들의 범죄를 조사하여 탄핵하거나 백성들도 탄핵 상소를 올리면 조사하여 처벌하는데 유배나 참형에 처한다.
 

덕수궁 우측 대한성공회 성당

 
헌법에는 계엄령 조항도 있다. 계엄(戒嚴)은 경계를 엄하게 한다는 뜻으로 전시나 사변 등의 비상사태에 대하여 행정권 사법권을 군에 이관하고 헌법상의 국민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로 계엄을 선포하는 행정명령을 계엄령이라 한다. 이 명령은 군 통수권자인 국가원수나 행정수반이 할 수 있다. 계엄령은 여러 나라에서 시행 중이며 우리나라는 요번까지 18회 걸쳐 계엄령이 내려졌지만 6.25사변, 여순반란사건, 10.26 대통령 시해 사건을 제외하면 대부분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어 국민에게는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청 옥상

 
 
이번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계엄령은 군부 독재정권에서 하는 것인 줄 알았지만, 문민정부에서 계엄령이 선포될 줄은 누구도 전혀 예상을 못 한 사건이었다. 더구나 전시나 사변 등의 비상사태는 없었기에 더욱 그렇다. 가짜 뉴스를 보는 줄 알았다. 누군가 대통령의 영상을 조작하여 꾸민 일인 줄 알았다. 국가 신인도가 떨어지고 외국자본은 빠져나가 경제는 출렁거린다. 우리 대통령은 외국에서도 만나는 것을 피하는 대한민국의 국가원수가 되었다. 세계에서 왕따 대통령이 되었다. 해결 방안은 없고 혼란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민은 애써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소위 종북 반국가세력의 척결 기회를 놓쳤다고 말한다. 또 이번에도 단골 메뉴처럼 특전사 대원이 동원되었다. 똥별의 출세욕에 명령에 따른 군인들은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군인이란 불명예가 붙고 잘못하면 내란죄로 처벌될 수도 있다고 한다. 계엄령의 실패는 여러 군상의 민낯을 보여주었다. 계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고위 인사들은 당당하지 못한 얼굴로 전부 잘못을 윗사람에게 떠넘겼다. 비굴한 모습이다. 한동안 몸살을 앓아야 할 대한민국이다. 이번 계엄령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앞으로는 탄핵 정국이 이어지며 캐럴 대신 찬성 반대 소리가 거리를 메울 것이다. 겨울은 이제 시작되었지만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황일연]

자료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