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과 포교하는 사부대중
서양인들이 몰려와 배우는
선무도의 적운 선사!
글 전현자
(본지 한국취재기자 / hyunjajune@gmail.com)
기 자 스님! 인터뷰 허락에 감사드립니다. 선무도는 어떤 것입니까?
적운 스님 선무도(禪武道)는 부처님의 수행법입니다.
동작을 통해 집중수행과 통찰수행을 함께합니다.
본래는 불교금강영관(佛敎金剛靈觀)이라 하여 부처님 당시부터 전수되어온 수행법입니다. 인도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오던 요가와 명상을 아우르는 관법(觀法)수행으로 사마타(samatha)와 위빠사나(vipassan)를 함께 닦는 수행입니다.
우리나라 불교수행이 간화선으로 전환되기 전인 고려초기까지는 지관(止觀)수행을 중심으로 행해졌는데 지(止)는 사마타, 관(觀)은 위빠사나를 뜻합니다.
5세기 경, 중국에 선종이 발전하게 되었는데,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도 간화선을 받아들이게 되어 선불교로의 전환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간화선 수행이 중요한 수행으로 자리매김 해 왔지만 선무도는 부처님의 수행법을 따라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수행합니다. 들숨(ana)과 날숨(pana)을 알아차리며(sati), 몸과 마음의 감각 현상을 알아차림 함으로써 깨달음을 이루는 수행법입니다.
기 자 선무도가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이라는 것에 매우 흥미롭습니다.
적운 스님 본래는 무술적인 면이 강했습니다. 그 무술적인 기법을 어떻게 수행으로 발전, 승화하게 되었는가를 설명 드리겠습니다. 우리민족은 외세 침략을 많이 받아 왔습니다. 그래서 고구려 때부터 승군의 활동이 있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수(隨)나라의 100만 대군이 침략해 왔을 때 을지문덕 장군은 살수의 강물을 막아 적의 병사들이 강을 건너오도록 유도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의심한 수나라 군이 강을 건너오지 않자, 가사를 입은 일곱 분의 스님들께서 강을 건너셨습니다. 스님들께서 강을 건너는 것을 보고 수나라 적병들이 강을 건너게 되었고 그래서 살수대첩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합니다. 삼국시대를 거치면서도 승군의 활약이 있었으나 조선시대에는 억불(抑佛)정책으로 승군을 조직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서산대사께서는 전국의 절에 나라를 구할 것을 호소하는 격문(檄文)을 보냈고, 사명대사와 함께 전국가지에서 의승군(義僧軍)을 일으켰습니다. 약 2만명으로 결집 된 의승군은 왜적의 침략으로 총, 칼에 무참히 죽어가는 백성들을 살리기 위해 왜적을 무찌르며 활약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갑오경장을 거치면서 의승군 제도는 사라졌지만 절에서 집단을 이루며 수행하며 사는 스님들께서는 정신적 수행은 물론, 육체적 수행을 함께 해 왔던 것입니다. 육체적 수행에 무술적(武術的) 동작을 수행에 포함하기가 쉬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술적인 것들을 수행의 기술적인 면으로 포함하면서도 근본적으로는 깨달음을 이루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했다는 것은 확신합니다.
기 자 선무도가 재현된 것은 언제인지요?
적운 스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택견이나 다른 무술들이 잠시 맥이 끊긴 것을 1960년도 중반에 부산의 범어사에서 양익 대선사께서 복원하시어 체계화하였습니다. 양익 대선사께서는 스님들의 수행방법의 하나로 스님들께 가르쳤습니다.
기 자 스님께서는 양익 대선사께로부터 배우셨겠습니다.
적운 스님 그렇습니다. 1975년에 범어사로 출가해서 양익 대선사 문하에서 전수 받았습니다. 불교금강영관으로 불리던 것을 1985년부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포교하면서 제가 선무도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선무도 수행법에는 좌관법, 입관법, 행관법, 선요가 등이 있습니다.
기 자 일주문을 지나자마자 많은 외국인들을 보았습니다. 외국인들이 선무도를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적운 스님 선무도는 수행하는 무예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무술, 요가, 스포츠 등은 몸의 건강유지와 단련, 향상이 주목적인데 선무도는 몸의 건강은 물론, 마음의 해탈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 자 스님께서는 어떻게 수련 해 오셨는지요?
적운 스님 저는 출가하기 전 태권도 사범이었습니다. 출가를 한 뒤 당수도, 태권도, 선무도등을 계속 수련했습니다. 58년 동안 무예를 통한 수행을 해왔습니다. 1990년 초부터 미국을 위시해 해외 포교를 시작해서 2010년까지는 매년 미국과 캐나다쪽의 세미나들에 참석했으며 지금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00년 초, 유럽의 최초 세미나를 프랑스에서 한 것을 기점으로 매년 유럽에서 세미나를 개최해 왔습니다. 전 세계를 다니면서 스님으로써, 태권도 사범으로써 선무도를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 중에 만나게 된 전 세계의 많은 마샬 아트(Martial Arts) 지도자들과 교류를 하면서 그 분들이 한국에 관광을 오거나 대회에 참가하거나, 국기원의 심사원으로 오거나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에 오면 골굴사를 방문합니다. 1992년도부터 오기 시작했으니 약33년 전부터 골굴사는 외국인들의 방문으로 템플스테이를 시작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2년도부터는 년 인원 15,000명 정도의 템플스테이가 진행돼 오고 있습니다. 그 때 거의 모든 시설들을 갖추어 놓아 하루에 150명이 머물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선무도 대학을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수련하고 이론도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많은 외국인들을 무료로 1년, 2년 과정을 수행하게 하여, 그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어 자신의 나라에 가서 불교와 선무도로 활동할 수 있게 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13개 나라에 수 백개의 선무도 지부가 있습니다. 1년에 2번, 선단 심사가 있고 20년째 무예대회도 해 오고 있습니다. 며칠 전 유럽 쪽 참가자들 80여명이 다녀갔고 그 중에 노르웨이, 덴마크, 프랑스 법사이자 사범들이 남아 있습니다. 골굴사에 오면 약 2주정도 머물면서 수행을 점검 받고 새로운 것을 획득해 가기도합니다. 유럽의 제자 중에 6단까지 나왔고 28년동안 4, 5단은 많이 배출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해외 포교가 35년 동안 이루어져 왔습니다. 인터넷 시대가 되기 전부터 참가자들이 여행 잡지들에 글을 올리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는데 인터넷시대가 되면서부터 급속도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예약된 사람들이 60여명 정도로 1년 내내 매일 50~80여명이 들어옵니다. 작년에는 18,650명이 다녀갔고, 올해는 예약자가 2만명이 넘어 골국사는 외국인이가장 많이 오는 템플스테이가 되었습니다.
기 자 선무도에 들어있는 부처님의 핵심적인 가르침은 무엇입니까?
적운 스님 삼밀가지(三密加持)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삼밀이란 신(身), 구(口), 의(意)를 뜻하는데 3업이라고도 하지요. 삼밀가지를 통한 수행으로 삼매를 이루고 깨달음을 이룬다는 것입니다. 선무도는 움직이는 선(禪) 명상입니다. 간화선은 주로 앉아서 하는데, 선무도는 동작을 통해서 삼매를 이루는 것입니다. 매 순간마다 삼밀(三密)이 조화를 이루어 삼매(三昧)를 이루는 것입니다. 무술적인 동작을 통해서 하는데 동작마다에 집중과 통찰을 하기 때문에 호흡이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그래서 강하고 빠른 동작을 하는데도 안정되게 할 수 있습니다. 삼밀을 실천해서 삼매를 현전하게하고, 삼매를 넘어 깨달음을 체득하는 것이지요. 선무도는 대일여래(大日如來) 부처님의 사상을 실천하는 수행으로 즉신성불! 몸과 마음이 함께 깨닫는다는 것입니다.
기 자 선무도의 뿌리는 어떤 무예인지요?
적운 스님 선무도는 우리의 전통 무예인 택견(㤞肩)이나 수박(手搏)에서 발전돼 왔습니다. 그런 바탕이 있어왔기에, 우리고유의 무예를 찾아내어 당수도나 가라테를 뛰어 넘는 선무도로 계승 발전한 것입니다. 세속의 무술은 주로 몸의 긴장을 풀거나, 몸의 근육을 유연하게 하거나, 강화하게 합니다.
선무도는 예비운동을 철저히 한 다음 팔단금(八段錦)이란 기공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익히며 명상을 합니다. 선무도는 선무술, 선요가, 선기공으로 바탕이 이루어졌는데, 동(動)적이면서 정(靜)적인 수련이며, 내공과 외공이 조화를 이루는 수행입니다. 즉,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고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조화를 이루며, 안과 밖의 조화까지 이루면서 하는 수행입니다.
선무도는 무술수련이 아니라 수행입니다. 조화를 바탕으로 해서 이루어지는 수행으로 중도의 길을 성취하는 것입니다.
기 자 전해오는 자료가 있는지요?
적운 스님 그동안은 구전과 실전으로 전해 내려온 것이 자료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양익선사님께서도 문자화 된 텍스트를 전해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책을 출판함으로써 최초로 문자화 하게 된 것입니다. 양익선사께서 선무도를 복원하셨고, 저
는 정리하여 체계화하고 현대에 맞게 집대성하여 문자화 한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과, 스승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제가 전공한 체육학, 심리학, 사회학을 첨가하여 책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불교를 바탕으로 한 선무도를 전 세계에 포교해 온 것입니다.
기 자 스님께서는 선무도를 몸소 시범해 보이신 때도 있으셨겠습니다.
적운 스님 네. 그런 때도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법문, 이론 설명 등으로 법을 전 할 수 있는 것을 택합니다. 하지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 될 때에는, 부처님의 수행법이 담긴 선무도의 동작을 보여 줍니다.
즉, 테이블의 이 끝에서 저 끝으로 붕 떠서 넘어가는 것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크게 놀라며, 감동합니다.
선무도는 실재를 보여 줄 때 크게 감탄하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선무도의 세미나에는 주로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하는데 저와 서너 명의 제자들이 함께 시범을 보여주면 다른 무술에서 보지 못한 면을 보게 되었다고 감동합니다.
선무도는 선(禪)입니다. 그래서 쇼(Show)하는 방식이 아닌 마음의 내공에서 나오는 무도(武道)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인들도 일상에서 수련할 수 있는 동작을 통해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그러면 감동을 넘어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를 일으키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움직이는 선의 향기! 움직이는 선의 리듬! 을 직접 체험 해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기 자 스님은 누구십니까?
적운 스님 나는 나지요!
때: 2024년 10월 28일
곳: 경주시 문무대왕면 골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