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품과 다중용품
손 원
누구나 애용품이 있고 더 갖고 싶어 한다. 저렴한 애용품이라면 부담이 적겠지만 고가의 애용품은 쉽게 가질 수가 없다. 특정인이나 가진 자의 전용물인 것도 있다. 쓰임새에 따라서 생활필수품일 수도 있고, 소장용일 수도 있다. 그리고 개인전용일 수도 있고, 다중용일 수도 있다. 생활필수품이면 보유하여 편리하게 이용하고자 한다. 휴대폰, 지갑, 신발, 안경 등이 대표적으로 몸에 지니고 다닌다. 생활필수품으로 가족 용품인 TV, 식탁, 장롱은 소지할 필요가 없고, 관리도 가족이 같이한다. 소지하는 것 못지않은 가족 공동 애용품이기도 하다.
집 밖에서는 생활필수품으로 애용하고 있는 것이 승용차다. 늘 이용하는 도로나 공원 등은 다중시설이다. 이들은 소유와 관계없이 무상이거나 대가를 지불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가 있다. 모든 애용품은 전용일 때 이용이 자유롭다. 다중용일 때는 관리자의 승낙이 있어야 이용할 수가 있다. 뭐든지 다중용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개인전용이 많으면 세상은 불균형해진다. 가진 자와 덜 가진 자로 인해 갈등이 빚어지고 그것이 행복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애용품을 가지거나 구매력을 가져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대부호를 보면 그들은 웬만하면 전유물을 갖고 있다. 빌딩, 전용기, 수영장, 헬스장, 전용 보트 등이다. 그것도 재력에 비례하여 앞다투어 최고품을 가지고 싶어 한다. 그런데 세계 최고의 부자가 단돈 5천만 원짜리 집에 산다고 한다. 바로 테슬라의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화제가 되고 있다.
가급적 더 좋은 것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욕망이다. 그것도 개인 전용품을 고집한다. 그보다는 일부는 전용품, 일부는 다중용품을 애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일론 머스크'가 그렇다고 하겠다. 그도 때로는 호화저택에 살기도 한다. 그 저택은 친구의 저택을 임차한 것이라고 한다. 세상에는 개인 전용품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다중용품도 늘어나고 있다. 원하는 모든 것을 일정한 대가를 지급하고 이용할 수 있으면 어떨까? 그렇게만 되면 인기 있는 애용품일지라도 누구나 차별 없이 접할 수가 있다. 박물관의 유물은 다행히 다중용이다. 소중한 유물은 희귀품인 만큼 개방되어 있어야 하고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이들 중 간혹 개인소장품도 있어 이용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평소 한복을 입는 사람은 드물다. 명절이나 자녀 혼사 때 가끔 한복을 입으려면 부담이 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가 그렇다. 몇 번 입고 장농에 넣어 두는 고가의 한복을 장만하는 것은 낭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중에는 한복 대여 업소가 있다. 대여한복은 모든 이의 생활을 우아하고 풍요롭게 한다. 여성들은 명품 핸드백을 갖고 싶어 한다. 물론 자신의 전유물로서 소지하고 애지중지한다. 명품 핸드백은 가진 자에게는 일상적 애용품이지만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명품 핸드백도 임대가능한 다중용이 있어 누구나 누려보면 좋겠다. 얼마의 대여료 만으로 아내가 뽐낼 수 있고, 배려한 멋진 남편이 되지 않을까?
각종 복지제도가 정착되어 누구나 기초생활을 누릴 수가 있다. 기본적인 의식주와 의료혜택에는 차별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것만으로 모든 이를 행복하게 할 수가 없다. 대다수 국민은 상대적 빈곤을 느낀다. 사회는 수십 단계의 차별이 있는 것같다. 가장 큰 원인은 가지고 싶은 물건을 쉽게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혹자는 빈곤층에게 의식주와 의료혜택만 해결되면 복지가 완성된다고 한다. 그것은 단순한 생각이다. 그들도 한 번쯤은 가진 자의 생활을 꿈꾸고 있다.
평생 한 지역에 갇혀서 농사만 짓는 사람, 생계를 위해 일만 해온 노동자와 소상공인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상류층 생활을 맛보게 하면 어떨까? 돌아가신 선대 분들은 비행기 한 번 못 타보신 분이 수두룩하다. 후손으로서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해외여행, 호텔 숙박, 명품 소품 대여로 단 며칠이라도 사치를 누리도록 베풀면 어떨까? 혹자는 말할 것이다. 자신은 빈곤하여 베풀 능력이 없다고. 하지만 베풀 능력 있는 사람도 많다. 자신만 누리지 말고 이웃도 누리게 하면 베품의 행복을 맛볼 수 있고, 그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깨닫게 된다. 이웃까지는 몰라도 내 부모 형제라도 챙겨보면 어떨까? (2023.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