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친구들과의 모임을 백무동 계곡에서 가졌다.
그 때 집사람은 근무라서 함께 가지 못한 게 미안해서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함께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집사람이 지리산 둘레길을 가고 싶어 했으므로 길찾기에서 찾아보니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종점인 금계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아서 당일치기로 갔다오려고 했던 스케줄을 변경하여
백무동펜션에 가서 하룻밤을 자고 오전에 계곡으로 잠시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부산으로 오기로 하였다.
백무동 계곡은 세번째였다.
20~30년전에 한번 갔었는데 그 때에는 지금처럼 펜션이나 다른 건물들이 많이 있지 않았고 교통편도 어려웠다.
지금은 신식 펜션과 민박집도 많이 들어섰고 야영장도 있다. 서울직행고속버스도 하루에 11편이나 있다고 들었다.
작년에 갔을 때는 소나기가 쏟아져서 계곡에 물내려가는 소리가 우렁찼는데 금년에는 가물어서 계곡 돌팍 사이로 물이
졸졸 흘러내려가고 있었다.
7시경에 일어나서 바깥으로 나가보니 아침해가 산등성이를 비추고 있는데 붉게 물든 단풍들이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펜션에서 준비한 아침밥을 먹었다. 반찬은 주로 밭에서 재배한 채소로 만든 것인데 담백하여 입맛에 맞았다.
한끼에 1만원이었는데 부산 시내 같았으면 6~7천원짜리에 불과했다.
식사를 마치고 집사람과 같이 계곡을 올라갔다. 어제 8시간 정도를 걸었는데도 별 탈이 없는 걸 보니 괜찮은 모양이었다.
계곡 양쪽으로 울긋불긋한 단풍이 절정을 이룬듯 맑은 햇빛을 받아서 활동사진처럼 펼처졌다. 캄카메라 셔터를 연방 눌러가면서
올라갔더니 계곡 양쪽을 연결한 다리가 너댓 개가 나왔다. 다리밑으로 흐르는 냇물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9시에 펜션에서 올라갔는데 벌써 산꾼들이 배낭을 메고 올라오기 시작했다.제일 위에 있는 폭포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펜션으로 내려오니 1시, 짐을 챙겨 한시반에 출발하여 산청IC에서 대전-통영 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부산으로 오니 오후5시였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도중에 칠서부근에서 약간 정체되었고 부산 동서고가도로에서 정체, 광안대교에서 약간 지체되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