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말한다.
이번 휴가는 우리집에 가서 어머니아버지랑 같이 여행가면 어때? 어디 펜션이나 콘도... 작년에 재밌었잖아.
머리가 아프다.
나는 가기 싫다고 했다.
가면 나 밥이나 하란 소리잖아, 라고.
그랬더니 아니란다.
이왕 나가는 거 우리 다 사먹자! 라고
이제는 믿을수도 없는 소리를 날린다.
우리 어머니, 밥 해주는 도우미 아주머니 계시지만
내가 가면 아주머니 휴가 보내신다.
느이 아버지 며느리가 차린 밥 좋아하신다... 라고 한다.
입맛 무척 까다로우신 어른...
시댁에 갈 때면 반찬걱정 밥걱정에 며칠 전부터 소화가 안된다.
여행도, 늘 그랬다.
여행을 가도
삼시 세때 뭐 사먹는 걸 싫어하신다. 이건 이래서 맛없고, 저건 저래서 싫다...
결국은 콘도에서 밥 해먹어야 한다.
나는 밥을 해야 하고
어머니는
나 밥하는거 손뗀지 오래라 모르지, 하시며 드러누우신다.
밥상 차리면 칭찬은 많이 하신다.
하지만 그 칭찬 뒤에 항상 모자라는 점을 지적하신다. 생선이 짜구나. 나물이 싱겁구나.
그리고 설거지...
내 뒤로 하하호호 웃는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지고
배에 물 튀겨가며 하는 내집 아닌 곳에서의 설거지는 참 서럽다.
저녁먹고 나면
과일먹자고 하시고
느이아버지는 사과 좋아하시고
느이 남편은 포도 좋아하고
우리 손자도 지 아빠 꼭 닮아서 포도 좋아하지! 라고 자랑스럽게 사 오신 과일들을 꺼내놓으신다.
나는 수박과 복숭아를 좋아하는데
시댁식구들은 수박을 싫어하지... 복숭아는 잘 물러서 싫으시단다.
나의 입맛을 기억해주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왕왕거리는 티비 소리, 시끄러운 대화 속에서 불안한 잠을 자고 나면
아침...
또 밥을 해야 하고
어제 먹던 국, 찌개, 반찬이 올라오면 안되는 입맛들...
여기는 여행지인데...
생선도 꼭 있어야 하고...
이집 식구들은 왜이런가 모르겠다.
낮에 어딜 돌아다녀도 차 옆자리는 아버님, 걸을때는 아들 팔짱을 끼시는 어머님
짐은 내 차지... 우는 아이도 내 차지.
재미없다.
다니는 곳도
잠시잠깐 걸을 수 있는 곳... 차는 지척에 두고
뜨거운 볕 조금만 쬐어도 아이구 두통이 나네, 우리 그만 들어가서 시원한 국수나 말아먹자...
더 놀고싶다고 방에 들어가기 싫다고 우는 아이는 안중에도 없다.
아유 쟤가 누굴 닮아 저리 찡얼대. 우리 아들은 얼마나 착하고 순했는데.
여행와서도
둘이 버는 너희들이 돈 다 내라! 하시고
여행와서도 백화점에 들르시고 느이 아버지 여름옷이 없구나 내가 이번에 친목계에서 어딜 가는데
입을 옷이 없구나...
그 옷 다 사는 아들....
그래 우리 아들이 최고구나 칭찬에 입이 미어지는 못난 남편
그래봤자 그 카드값 우리 둘이서 값는거지
언제나 빠지지 않는 레파토리
누구네 집 며느리가 잘 못 들어와서 그 집 어른들이 그 아들네에겐 유산 한푼 안준다고 했지?
그럼... 당연히 그래야지. 어른한테 못하는 몹쓸것한테 돈이 뭔말이야. 다 쓰고 죽지.
이런 이야기를 꼭 내 앞에서 새삼 첨 하는 이야기인듯, 들으란 듯이 하신다.
시댁은 부자다.
하지만 말로만 여기 땅 있네, 저기 아파트 있네...
저 레파토리는 협박일 것이다.
남편은 눈치를 보는 것 같으니까.
하지만
난 그 돈 없어도 살 수 있는데....
친정도 잘 사는데..
시댁의 돈에 관심없는 나는
왜 이렇게 자존심 상해가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걸까.
왜 여행을 왔을까.
집에서 누워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국 찌개 냉면 곰취나물 다 해달라고 하시지.
직장생활 하는 며느리
돈 번다고 밥 챙기는 거 소홀히 하지 말라고, 그럴거면 그만두라고 하신다.
그러면서도 요즘
혼자벌어 참 살기 힘들다더라....
아범은 회사다니기 힘들지 않느냐 고단하겠구나 온갖 칭송을 다 듣는데
비슷한 연봉을 받는 나는
돈 번다고 밥 안 챙기면 안 되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이 집에서 어떤 존재인가.
이제까지의 여행이 다 그랬다. 늘 그랬다.
올해는 내가 싫다고 했다.
이번 여름에는 동생네와 함께 유럽을 가려고 돈을 모았었다.
오래 모아서... 환율이 올랐지만 갈 수 있을거라고... 봄부터 설레였는데
남편의 말대로 시부모님과 함께 펜션으로 콘도로 간다면
올해도 나의 여행은
밥하고, 밥차리고, 설거지하고, 다시 밥하고, 밥 차리고, 설거지하고, 장 보고... 이렇게 끝날 것이다.
펜션도 콘도도 다 싫다고.
그랬더니 이 남자는 삐졌다.
왜 싫으냔다.
나는 가서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도우미 아줌마로 전락해버리는데
그런 여행 이제 가기싫다, 나도 휴가때는 좀 쉬고싶다, 라고 했더니
일년에 며칠인데 그게 싫으냐... 라고 한다.
자기는 우리 친정에 가면 장인어른 장모님 모시고 구경도 시켜드리고 운전도 오래 한단다.
그래서 자기도 피곤하단다.
자기도 우리 친정 가면 나랑 똑같이 어른 모신단다.
하이고....
그러셔...
운전도 당신이 다 해?
조금 하다가 피곤하다고, 나한테 하라고 하는 주제에.
뻣뻣한 얼굴로 어디 잠시 같이 다녀주는 것도 감지덕지 하란 거야?
잠시 운전하고, 맛난 거 사드리고, 퍼질러 자다가 저녁에 같이 바둑 두고 같이 티비보고 먹고
이렇게 고작 하루 보내드리고
이서방 수고했네.... 고단하겠네 소리 듣고
그 다음날부터는 친정에서 계속 잔다.
자고 또 자고...
그래도 엄마는 오랜만에 온 사위가 반가워서
사위 좋아한다는 음식 끼니마다 해서 주고
유기농 포도 사놨다가 포도킬러인 사위에게 주고
이서방 이거 이번에 어디서 들어온 좋은 것이네, 하고 챙겨주시고
자는 사람 깰까봐 아이 데리고 나가서 조용히 놀아주신다.
나 몰래 사위에게 용돈도 주신다.
자네 직장생활 힘들지, 힘내게 하시면서 돈봉투 주시는거, 내가 모를까봐.
청약한 아파트 중도금도 한회 내어주신다고 하신다.
내가 괜찮다고, 우리 다 할수 있다고 했는데 날 슬쩍 흘겨보는 이 남자.
그러면서도 고맙습니다, 말 한마디는 뻣뻣한 이 남자.
엄마는 직장생활하는 딸 때문에 손자랑 사위 못 먹고 힘들까봐
맛난거 많이 해주라고... 힘들게 하지 말라고... 너희들이 잘 살아야지...
우리 사위 온 김에 보약 한 재 지어야겠구나...
아이고 우리 딸도 힘든가보구나... 얼굴이 상했다.
엄마 집에 오면 밥 하지 말고 푹 쉬어라...
차게 식힌, 하나도 무르지 않은 예쁜 복숭아 꺼내주신다.
엄마....
내가 이렇게 살려고
공부해서, 대학가고
결혼해서...
이렇게 사는걸까...?
엄마는 나 이러라고.... 낳아서, 그렇게 힘들게 뒷바라지 해서 나 키웠어....?
시댁과 친정...
운전과 밥하기...
그래.
참 퍽이나 공평하겠다.
나는 이번 휴가부터 아주 나쁜 며느리가 되어야겠다.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은
누구인가.
와...미치겠다 죄송하지만 완전 그지같은 친척들을 두셧네요..
헐 우리 친가도 장난아님 ㅡㅡ 인연끊은지 7년됬지만 진자 개쓰레기들임 친척이라고 말도하기싫음 사람하나 없어지니까 허참 ㅡㅡ
결혼은 미친짓이야~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이 좋은 세상을 두고~ 서로 구속해 안달이야~~
우리 부모님만 봐도 결혼하기 싫어짐...... 친할머니 친할아버지는 우리 엄마 종 부리듯 부려먹고 아빠는 엄마 신경도 안쓰고 운전하고 잠만 자고 엄마는 하루종일 음식하고 청소하고 엄마는 친정 1년에 한번 가기도 힘들고....
222.........엄마생각하면눈물밖에안나요......아빠가잘해주셨으면좋겠는데 할머니께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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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결혼할생각없었지만 이거보니까 더하기싫어진다 ㅠㅠ... 엄마안힘들게잘해드려야지
남자가 지 생각만 하네
진짜 내가 여태까지 살면서 어른들 생활하는거랑 뒷모습보면 진짜 세상살기싫어짐 온갖 차별과 더러운행동들 장난아님 우리가 모르는것뿐임 아직 학생인데 세상물정 다알게되고 귀가 썩어들어가는 심정아세요? 아진짜 차라리 동물로 태어나고싶네
역시 살면 살수록 결혼하기싫당..난 우리가족이랑 행복하게 잘살아야지. 내가 번돈 남한테 주기싫어.
진짜 이거 공감가네요ㅠㅠㅠㅠㅠ 친척언니가 호텔에서 일하는데 아무래도 호텔은 일하는 날이 불규칙 하잖아요. 주말에도 일해야 하고.그러니까 시댁에서 일 그만두라고 했대요 진짜 그만두려고 시어머니한테 말했더니 니들 애는 안낳고 살꺼냐고 애 낳으면 돈 엄청 드는데 그거 내 아들이 혼자 감당 못한다고 그러더래요-_- 그럼 그만두라고 하지를 말던가 진짜 언니한테 이 얘기 듣는데 정말 화났어요
결혼한입장에서 어느정도 공감합니다. 진짜...저도 우리나라 이런게 싫어요. 며느리가 종도아니고.. 물론 저는 종처럼은아니지만 설거지할때 다른가족들 얘기하는거 서럽다는거 공감합니다. 과일도 공감하구요. 친정갔을때랑 시댁갔을때랑 틀린것도 공감해요. 저는 아직 시댁식구들이랑 놀러안갔고 가자해도 제가 피해요. 가면 소소한 일거리는 제가 해야할걸 아니깐요. 아예 기분나쁠일을 만들기싫어서 안간다합니다..그래도 아직 결혼한지 1년좀넘어서 남편이 제편이되어줘서 그나마 낫죠..
출산율? 우선 결혼부터 하고싶게 해라....... 지금 애낳는건 둘째치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엄마 생각나서 열라 짜증난다
아오!!!!!!!!!진짜 답답해ㅜㅜ이래서 결혼이 싫어요 여자만 손해보는 느낌이라
우리 친가도 저따위. 결국 아들 넷 중 둘 이혼하고 하나도 가정생활 파탄 직전. 왜 즈그 아들 줄줄이 이혼하는지 모르고 며느리들이 다 나쁜년임. 더 어처구니 없는 건 삼촌들도 정신 못차리고 형수, 제수가 다 잘못한거라고 할 때. 내가 뭐라고 하면 그냥 말 돌리고. 쯧쯧.
헐 눈물남... 결혼하고싶지 않다 진짜 ;;;;;;;;; 아님 남편을 잘만나야됨 ㅜ.ㅜ 너무 시댁편만 들어도 안되고 너무 아내편만 들어도 안됨!!
이런글이 소설이 아닌걸 너무 잘 알고있어서......절대 결혼 안할꺼임..-_- 내가 뭐땜에 남에 집 식구들한테 아가씨 도련님 소리 해 가면서 종처럼 일해야하나!!! 내월급은 나 키우느라 고생한 우리엄마 용돈드리고 일하느라 고생한 나한테 선물로 여행다니는데 쓸꺼임. 늙어서 외롭고 자시고 간에 나 자신이 너무 아깝고 내 인생이 너무 소중해서 결혼하기 싫음.ㅠㅠ
난 외국인이랑 결혼할꺼임.. 한국사람이랑 결혼하면 시댁챙겨야되고.... 지금 남친이랑 결혼하면 용돈 안드려도 되고 놀러가도 밥 다해주시고.. 부모님은 한국사람과 하래지만.. 난 못버틴다.....
우리 엄마도 외국인이랑 결혼하라던데ㅋ
결혼...알콩 달콩 재미있을것만 같죠 난 저심정 이해가요 친한언니가 저랬거든요 결혼 몇년 지나고 나면 사랑도 없어지고 애보고 정으로 사는건데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 집에서 제사그릇 산처럼 쌓여있는데 그걸 혼자하고있었대요.. 같은 여자인 어머님이랑 시동생은 안방에서 티비보고 깔깔대고.. 시동생 올때마다 집안일 절대 안시키신대요 시집가서도 집안일 실컷하는데 뭐하러 벌써하냐고...언니는 혼자 부엌에서 일하면서 흐르는 눈물 몰래 훔치면서 이생각했대요 그럼 나는? 나도 우리집에서 이렇게 안했는데..내가 이거하려고 대학다니고 우리엄마가 나 새벽같이 깨워서 공부시킨거 아닌데..
아직도 저렇구나. 난 조금이라도 변해가고 있는 줄 알앗지 이나라가.. 며느리랑 남편이 좀 왔으면, 같이 일하라고 자기 아들 떠밀기도 하고 그래야지-- ;; 아직도 며느리 봉으로 아는 세대구나.
-_-외국인이랑 결혼해야지 드러워서 진짜 ....................... 우리집에서 내가 얼마나개귀한딸인데 저딴취급받고 자존심상해서살수없음 ................ 니아들만 자식이냐 우리엄마한테도 내가제일소중한자식이다슈발
난 나중에 부인한테 잘해줘야지... 결혼은 할수있으려나?
아...엄마란 자리가 저렇게 힘들구나..오늘이라도 밥먹고나서 엄마 설거지 도와드려야겠어요...ㅠㅠ
우리엄마 허리디스크 있는데 고모냔 ㅋㅋㅋ 신혼때 ㅋㅋ 요리솜씨그지로 유명했지여 그래서우리엄마 아픈데 "언니~ 울집올때 김치좀 싸와요*^^*" 울엄마 파스붙여가며 우시면서 김치담가서갔다줬지여 난 엄마우는거 다 지켜봤지여 ㅋㅋㅋ 난 그래서 고모가 세상에서 제일 싫음. ㅋㅋㅋㅋㅋㅋ 나보고 못생겼다고 울엄마닮았다고 했던 고모 ^^ 내가보기엔 울엄마가 고모보다 100배 더 이쁘고 사랑스럽고 엄마로써 최고인데.ㅋㅋㅋㅋ 명품밝히고 음식못해서 사먹고 뚱뚱해서 맨날 한약다여트하는 고모보다 우리엄마가 더 좋네요 ^^*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