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이 세운 회사 아직도 '벤처'로 불리는 이유
블룸버그는 GE를 124년 된 '스타트업' 이라고 표현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제조기업이 스타트업처럼 움직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GE스토어의 힘이다.
‘스타트업 같은 대기업’ GE의 롱런 비결…
180개국 직원이 기술 공유하는 ‘GE 스토어’의 힘
미국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General Electric)에서는
최근 새로운 기술융합의 결과물이 쏟아지고 있다.
풍력발전 빅데이터 기술이 열차의 운행 효율성을 높이는 데 사용되고,
석유를 개발하는 회전 기술이 헬리콥터 터보에 적용됐다.
환자의 암을 진단하는 CT기술은 바위의 샘플을 분석해 원유를 탐사하고,
비행기 엔진 재료 부품의 안전성을 검사하는 데 쓰였다.
그동안 GE는 조명가구와 가전제품, 비행기 엔진 등을 생산하는 전통적 제조업체로,
디지털 환경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성공적인 기술융합을 선보이며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GE를 두고 ‘124년 된 스타트업(124-year-old startup)’이라고 표현했다.
1892년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의 전기조명 회사로 시작한 GE는
180개국에 33만여명의 직원을 둔 미국의 대표적인 제조기업이다.
이 거대 기업이 ‘스타트업’처럼 움직일 수 있는 이유는 각 국가별 직원이
자유롭게 기술에 대해 소통하는 플랫폼인 ‘GE 스토어’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 GE 엔지니어의 연구 성과물을 수평적으로 공유하는 새로운 기술 생태계로
부서 간 장벽뿐 아니라 본사와 전 세계 지사에서 일하는 직원 간의 위계도 허물고 있다.
전 세계 5만명의 GE 엔지니어와 더불어 영업, 운영 소속 직원도 정기적으로 모여
각자의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이 플랫폼을 ‘스토어’라고 부르는 이유는 마치 ‘선반 위에 다양한 제품이 놓여 있듯
신기술을 둘러볼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쇼핑하듯 다른 나라, 다른 계열사 직원이 개발한 기술을 구경하고
필요하면 가져다 쓰는 것이다.
GE 스토어 덕분에 GE의 혁신은 위에서 아래로가 아니라
GE가 진출해 있는 180개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중앙의 권위를 내려놓은 GE 최고경영자(CEO) 제프리 이멜트(Jeffrey Immelt)의
파격적인 실험의 결과다. 이멜트는 “혁신에 있어서 경영자의 역할은
좋은 인재를 등용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고르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며
“경계와 편견을 허물어야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대체에너지 회사인 GE파워앤드워터의 ‘모델 기반 제어’ 기술은
바람의 크기나 방향이 어떻게 변할지 정확히 예측해 에너지 생산량을 20% 늘렸다.
GE는 이 기술을 운송 산업에도 적용했다.
현재 전 세계 주요 철도회사가 사용하는 ‘트립 옵티마이저’라는 제품으로,
풍향과 풍속을 미리 알려주기 때문에 열차마다
평균 10%의 연료를 꾸준히 절약할 수 있도록 했다.
GE는 SWOT 분석(강점·약점·기회·위협을 각각 고려해서 전략을 짜는 것),
식스시그마(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 등 수많은
현대 경영 전략을 고안하거나 발전시켜 낸 회사다.
그런 GE가 글로벌 인재 업무 교류에 주력하는 이유는 여러 분야의 경계를 허물고,
기존의 영역 구분을 뛰어넘는 기술융합이 연구·개발(R&D)의 핵심이 됐기 때문이다.
GE코리아 관계자는 “분업화와 전문화의 시대였던 20세기와 다르게 요즘은
서로 다른 산업군을 두루 이해하며 각자의 장점을 활용하는
융통성을 지닌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이코노미조선 197호에서 발췌했습니다.>
**택배 1개당 100원씩 벌어 순이익 무려 3000억원 달성
2009년에 설립된 ZTO익스프레스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지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치열한 중국 택배 시장에서 살아남은 비법을 알아 보자.
[글로벌 성장 기업: 중국 ZTO익스프레스]
중퉁콰이디(中通快递·ZTO익스프레스·이하 ZTO)는 중국 2위의 대형 택배 회사다.
중국 도시 중 96%에 택배를 전달한다. 화물 배송 거점은 2만6000곳, 취급 건수는
44억9800만개에 달한다. 2016년 10월 27일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ZTO는 라이메이쑹(赖梅松) 회장이 2009년 1월 설립했다.
시작할 당시 택배 배송이 가능한 지역은 상하이시와 안후이성, 저장성, 장쑤성이었다.
짧은 시간에 중국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빠르게 커지고 있는 전자상거래 덕분이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011년 1220억달러에서 2015년엔 6090억달러로 확대됐다.
연평균 49%에 달하는 빠른 성장세다.
ZTO는 연평균 80%씩 규모가 커져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ZTO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1년 7.6%에서 2015년 14.3%로 높아졌다.
빠른 투자·자동화로 효율 높여 수익성 향상
ZTO가 다른 택배 회사의 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ZTO가 취급하는 택배 중 75~80%가 알리바바의 인터넷 쇼핑몰 관련 화물이다.
중국 5위 택배 회사 쑨펑쑤디(SF)의 택배 취급 건수 중
인터넷 쇼핑몰 관련 비율은 15% 수준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택배 시장은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과 유럽에선 고객의 화물을 맡은 뒤 최종 배송지까지 전달한다.
이와 달리 중국의 대형 택배 회사는 화물을 배송지와 가까운 ‘집배소’까지
전달하는 것으로 일이 끝난다.
집배소에서 최종 배송지까지 화물을 운반하는 것은 각지의
제휴 운송 업체(네트워크 파트너)가 담당한다.
이런 구조는 과거 중국 지방정부 간 알력이 심했기 때문이다.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1990년대 중국의 각 도시에선
적은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소규모 운송 업체가 난립했다.
하지만 지방정부끼리 협조가 되지 않아 각 도시를 연결하는 규모의
유통 업체는 물론, 성(省) 경계를 넘어 영업하는 민간 물류 기업도 육성되지 않았다.
그러다 2000년대 후반 규제가 완화돼 성 경계를 넘는 물류 업체가 나타났다.
전자상거래가 팽창하던 시기와도 맞물려 ZTO와 같은 전국 영업망을 갖춘
대형 물류 업체가 등장할 수 있었다.
2016년 말 ZTO에 소속된 직계 네트워크 파트너 기업은 3600개사고,
간접적으로 제휴를 맺고 있는 파트너 기업은 5500개사다.
화물 직접 운송해 배송 속도 향상
그러나 다른 대형 택배 업체도 같은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ZTO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물류센터를 짓고,
독자적인 간선 수송망을 갖추는 등 다른 업체보다 먼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ZTO는 물류센터 75개 중 69개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배송 효율이 좋아지고 오배송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또 인건비를 억제하기 위해 다른 업체보다 빨리 자동화를 도입했다.
ZTO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화물 운송에 쓰이는
트럭 4200여대 중 2930대를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그 가운데 15~17m 규모의 대형 트럭이 1145대로
3개월 전(2016년 9월)의 820대보다 크게 늘었다.
화물을 외주 대신 직접 운송하는 것은 더 빠르게
배송하고 효율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실적 면에서도 2015년 기준 ZTO의 소형 화물 1개당 영업 이익은
0.54위안(약 88원)으로, 위앤퉁쑤디(YTO)의 0.34위안(약 55원),
선퉁쑤디(STO) 0.41위안(약 67원) 등 다른 택배 업체보다 높다.
제휴 소규모 배송 업체 관리도 뛰어나다.
다른 대형 택배 업체보다 ZTO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주요 현장 관리직이나 제휴 업체에 스톡옵션을 지급해 충성도를 높인다.
이 덕분에 ‘72시간 내 배송률’은 업계 최고 수준이고, 오배송도 가장 적다.
ZTO의 실적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97억8880만위안(약 1조6011억원)으로 전년보다 61% 증가했다.
순이익은 20억5160만위안(약 3356억원)으로 같은 기간 54.1% 늘었다.
지난해 1년간 택배 취급 건수는 44억9900만개로 52.7% 증가했다.
ZTO는 전자상거래로 수입된(직구) 해외 상품 배송 분야를 성장시킬 계획이다.
또 계속 물류센터를 짓고, 기계를 도입해 자동화 시스템을 갖춰
속도를 높이고 실수 발생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리스크 요인은 알리바바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다른 대형 택배 회사 YTO의 지분 12%를 갖고 있다.
배송비 등을 협상할 때 YTO에 유리하게 책정해, ZTO는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
또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취급하는 상품이 소형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택배 배송 1건당 단가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택배 1개당 매출액은 2015년 2.38위안에서 지난해 2.18위안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운송 비용을 더 절감해, 택배 1개를 배달해 얻는 이익은
같은 기간 0.54위안에서 0.62위안(약 101원)으로 15% 늘었다.
중국 농촌이 새로운 택배 시장으로 편입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이 광대해 배송 효율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Plus Point
中 택배 업계 1~5위 기업 창업자들은 한 도시 출신
중국 택배 시장은 아직 경쟁이 치열하다.
2015년 중국 택배 시장 점유율은 위앤퉁쑤디(圓通速递·YTO)가 1위(점유율 14.7%)고
ZTO는 2위(14.3%)다. 3위는 선퉁콰이디(申通快递·STO·12.4%),
4위는 윈다쑤디(韵達速递·Yunda·10.5%), 5위는 쑨펑쑤디(順風速递· SF·8.2%)다.
택배 업계 1위부터 5위까지 점유율을 합하면 60% 정도에 그친다.
대형 택배 회사 2곳이 8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미국과 비교하면 시장이 나뉘어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 경쟁력이 뛰어난 회사가 점유율을 높이며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택배 회사 경쟁은 치열하지만, 사실 5개 대형 택배 회사의 창업자는 모두
인구 40만명 정도의 작은 도시 저장성 퉁루(桐盧)현 출신이다.
택배 업계에선 창업자들을 ‘퉁루방(퉁루집단)’ 이라고 부른다.
<본 기사는 주간조선 200호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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