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3월 1일은 나의 생일이라 세끼를 잘 찾아 먹고
요즈음 운동량도 부족하여 먹은 게 모두 살로 갈께 뻔하니까.
고등동기들이 청계산 산행을 소집하여서 거기로 가기로 결정.
아침에 일어나니 코가 맹맹하고 자꾸만 재채기와 콧물 등 감기 증상이 나타난다.
그렇다고 이쯤 컨디션으로 산에 못갈것도 없으니 콘택 600 한 캡슐을 먹고 출발하기로.
아무래도 힘이 부칠것같아 성원장에게 전화를 하여 코스를 물어보고는
다른이보다 일찍 목적지까지 가 있으려고 하였으나
처가 모처럼의 산행이라며 김치전을 부치니 이걸 넣고 통영에서 부쳐온 훈제 굴,
원주에서 환자 딸이 가지고 온 삿갓주, 배 깎아 넣고 하느라
도착을 하니까 겨우 15분전이라 같이 산행하기로 한다.
애초 전화를 걸었을 때는 7명정도라는 말을 들었으나 오늘 일행은 모두 11명.
김사장이 '계란 열개를 준비해왔는데'
나는 아침에 벌써 계란 한개를 먹었으니 그러면 되겠다.
첫번 팔각정에서 가지고 간 배를 먹으면서 쉰다.
김총무 사진을 찍어 준다.
왜냐하면 단체 사진이 아니면 자기 사진은 늘 빠지니까.
저 아래 골짜기엔 아직 녹지 않은 얼음이 보이고.
하늘은 봄하늘이나 나무는 아직도 앙상한 가지들.
질퍽질퍽한 등산로, 여벌 바지도 없는데 미끄러 넘어지면 낭패.
온 바지에 커다란 지도를 그리고 내려오는 등산객을 보고 더욱 조심 조심.
저 고개 넘어 쉬기로 한다.
아무래도 약기운인지 어찔 어찔하다.
대충 코스는 아니까 쉬엄쉬엄 쉬어서 가자.
웬 구름이 여름 날 하늘 같다.
점심 먹는 자리에 앉아서 하늘을 찍었다.
이 사진은 김총무 솜씨.
각자 가져온 것들을 펼치니 한상 가득이다.
'누가 '수상한 그녀'를 보고 재미있었다며 우리나라 영화도잘 찍는다고 칭찬
영화이야기가 나와서 나도 물어 본다.
여기에 '겨울왕국'과 작년에 나온 '건축학개론' 본 사람은?
별로 없다. 왜 우리들은 노인네 할인이라 반값만 내어도 되는데.
우리 옆자리에서 시산제를 하는 구나.
전에는 돼지머리에 시루떡은 필수이었으나 많이 간편해 졌다.
우리 병원 시산제는 돼지 저금통으로 가름한다.
긴 축문을 읽는데 끝나나 싶었더니 장을 넘긴다.
대전고등 43회, 우리보다 2년 선배기수이다.
가서 말을 부쳤더니 나와 잘 아는 홍선배 동기,
위스키 가득 한잔을 받아 마시고 우리 쪽으로 와서 딸기를 박스채로 가지고 와서 먹으라 한다.
매봉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동기들은 벌써 내려가고 말티즈로 5년 되었다는 예쁜 개와 놀다가.
사람을 잘 따르른 걸 보면 집에서 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증거.
여기는 양지라 땅이 보송보송하다.
주로 진달래능선-옥녀봉-바람골로 다니다 보니 이건 처음본다.
저 약수는 나는 절대로 마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저 위에 새로 조림을 하여 우거진 나무들이 있는데 한 십년전 내가 거기에서 '쉬야'를 해서.
청계산에도 혈읍재에서는 입에 잣을 물고 있으면 집싸게 낚아 채는 작은 새들.
언젠가 겨울철 이수봉 아래에서 내 손에 앉아 먹이를 받아 먹기도 하였다.
고개를 돌려봐.
새와 같이 놀고 있는데 저 아래에서 후배 부부가 올라오다 나를 보고는 인사를 하고.
벤치에 같이 앉아 가져 온 커피를 마신다.
그냥 바람쏘이러 왔다고.
의사 총파업 등 의료현안에 대하여 한참이나 떠들다가
편하게 후배 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여기에는 끼지도 못하고.
친구들아 오랜만에 산에서 만났더니 반가웠어.
첫댓글 매봉에서 사진을 찍고 이수봉이라고 하는 이유는 뭐요?
아, 착각을 하였구나. 얼른 고쳐야지.
나는, 예전에 콘택600 한개를 먹어 보았는데, 공중에 붕 뜬 것같은 느낌이 심합데다..... 어떤 공군 군의관이, 파일럿에게 그거 처방해주었는데, 그 파일럿이 전투기 조종하다가 죽을 뻔 했다면서, 군의관 쏴죽이겠다고 총들고 나타났던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길 가면서, 여기 저기 참견하면서 가는 것도 재미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청계산 엄청 질퍽거리겠네.
길따라 달라요.
union9도 서울둘레길 올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