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useppe Verdi / 오페라 Nabucco 중 Và pensiero(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기원전 6세기, 바빌론은 세 차례에 걸쳐 유다 왕국을 침략해 귀족과 군인,
기술자 등 약 4만 5천 명의 유다인들을
바빌론으로 강제 이주시킨 일이 있으니, ‘바빌론 유배’라 불리는 사건입니다.
구약성경 열왕기 하권 24, 25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당시 바빌론 임금의 이름은 네부카드네자르,
이탈리아어식으로 ‘나부코도노소르(Nabuccodonosor)’입니다.
줄여서 ‘나부코(Nabucco)’라고 불립니다.
이 나부코의 이야기를 오페라로 만든 작곡가가 이탈리아의 영웅적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입니다.
우리가 아는 오페라의 반 이상이 베르디 작품일 정도로
베르디는 오페라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아이다’,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일 트로바토레’,
‘운명의 힘’, ‘오텔로’ 등 유명한 작품이 수두룩합니다.
그중 ‘나부코’는 합창곡 ‘가거라 상념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
한 곡만으로도 존재감을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1842년 초연된 이 오페라는 베르디에겐 일대 전환을 가져온 기념비적 작품이었습니다.
1838년부터 3년간 딸, 아들, 아내를 차례로 잃고
작품 활동마저 저조하여 실의에 빠진 베르디에게
회생의 길을 열어줬기 때문입니다.
베르디는 특히 나부코 대본에서 바빌론으로 끌려간 유다 민족 히브리 포로들이 부르는
합창의 가사를 보고 눈물을 흘릴 정도로 공감을 얻어 이 합창곡부터 작곡했다고 합니다.
실의에 빠진 자신의 처지가 히브리 포로들의 처지에 감정이입 된 듯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 오페라는 초연 후 그저 한 오페라의 성공에만 그치지 않고,
당시 오스트리아 지배하에서 독립과 통일을 열망하던 이탈리아 국민의 애국심에
불을 붙여 히브리 포로들의 합창곡은 이탈리아 전 국민의 애국가, 애창곡이 됐습니다.
1901년 베르디 서거 한 달 뒤,
그의 유해가 그가 은퇴 음악가들을 위해 세운 ‘안식의 집(Casa di Riposo)’에 안치되던 날,
30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820여 명의 합창단이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베르디의 나부코 중에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제임스 레바인 지휘, 뉴욕 메트로폴리탄 공연
Va, pensiero, sull'ali dorate
가거라, 내 상념이여
Va, ti posa sui clivi, sui colli,
금빛 날개를 타고 날아가라
Ove olezzano tepide e molli
향기에 찬 우리의 조국의
L'aure dolci del suolo natal!
비탈과 언덕으로 날아가 쉬어라
Del Giordano le rive saluta,
요르단의 큰 강둑과
Di Sionne le torri atterrate.
시온의 무너진 탑들에 참배를 하라
Oh, mia patria si bella e perduta!
오, 너무나 사랑하는 빼앗긴 조국이여!
Oh, membranza si cara e fatal!
오, 절망에 찬 소중한 추억이여!
Arpa d'or dei fatidici vati,
예언자의 금빛 하프여
Perche muta dal salice pendi?
그대는 왜 침묵을 지키고 있는가?
Le memorie nel petto raccendi,
우리 가슴 속의 기억에 다시 불을 붙이고,
Ci favella del tempo che fu!
지나간 시절을 이야기 해다오!
O simile di Solima ai fati
예루살렘의 잔인한 운명처럼
Traggi un suono di crudo lamento,
쓰라린 비탄의 시를 노래 부르자
O t'ispiri il Signore un concento
참을 힘을 주는 노래로
Che ne infonda al patire virtu!
주님이 너에게 용기를 주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