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재가 왜 저렇게 가까이서 텔레비를 보지요?
내일 시내에 나가 안경점에 데리고 나가 보세요"
작은 아버지는 대학을 졸업하고 현대 건설에 취직하고 결혼을 하자
금촌사시던 할아버지 할머니와 고모, 셋째 삼촌을 데리고 천호동에서 살았다.
또 여기에 우리 조카들까지 여름방학을 나곤했다.
할아버지와 종로의 화신 백화점에서 안경을 맞추어 쓰고 길을 걷는데. 오고가는 사람들의 얼굴이 보이는게 신기했다. 새 세상을 본듯했다.
초등학교 6학년때의 일이다.
그후 한동안 안경을 쓰다가. 대학 입학 후 하드콘택트렌즈를 썼는데 처음 쓸 때의 이물감을 극복하고 익숙해 지기 위해선 시간이 많이 걸렸다
렌즈는 소프트렌즈로 진화하였는데. 밤에 졸다가 그냥 자기 일쑤에
아침에 끼다가 잃어 버린 적도 많고, 정기적으로 끓이는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엑시머레이저 수술을 15년전쯤에 받고나니, 아프지도 않고 바로 보여서 ,. 날아갈 것같았다.
근데 작년 봄 부터 자꾸 물체가 어른 어른하고 어지럽고, 골프공 날아가는 것도 잘 안보이고. 그린위의 깃대가 앞에 꽂혀있는지. 뒤인지 구분도 안되고,.
그린의 라이가 울퉁 붙퉁하게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꾸 눈을 비비게 되었는데.
이젠 밤 운전은 물론, 낮 운전도 겁이나고, 음식 만들기 청소등, 가사일에, 스포츠, 독서, 텔레비젼 시청등 모든 일에 소극적이게 되었다. 그리고 늘 두통에 시달리게 되었다.
한 쪽 눈을 가리고 한눈으로 보니 왼쪽 눈의 시력이 말이 아니다.
모든 것이 파도치고, 글씨들은 춤을 추는 것이였다.
그래서 지난 월요일 안과 전문의를 찾아 가게 되었는데.
안구 뒤편에 상이 맺히는 곳이. 주름이 졌다는 것이다.
벌써 반은 블라인드되었다며, 서둘러 수술날짜를 잡은 것이다.
수술을 눈 위와 아래에 2개씩 구멍을 뚫고 레이져로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심전도 검사도 서둘러 하고,. 금요일 아침엔 수술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위한 약속이 잡혀있다.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지금의 고통이 해소된다니. 수술에 대한 두려움 보다. 희망이 가득해 진다.
초등학교 6학년때 안경으로 밝은 세상을 체험했듯, 어지럽지 않고. 좀더 밝은 세상을 볼 수 있을테니. . 좀더 활기차고. 부지런하고, 명랑한 새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첫댓글 민들레님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걷는 일은 이 다음에도 할 수 있는 일.
수술이 잘 되어서 다시 좋은 시력을 찾길 바래요.
민들레 님 기쁜소식이네요.
빨리 수술마치고 밝고 환한 세상볼수 있기 바래요.
민들레님, 성공적인 수술 끝내고 더 맑고 향기로운 세상 보시게 되기 빕니다.
수술 잘 받으시고 다시 넘치는 에너지로 길산회의 길동무가 되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눈 수술을 앞두고도 걱정은 커녕 룰루랄라 희망차 하는 모습이 역시 민들레구나 합니다. 내가 없더라도 수술 잘 받고 , 빨리 쾌유하길 바래요.
저도 증상은 똑같은데 제 눈은 바로 옆에 시신경들이 있어서 수술이 불가능 하다네요 흑흑흑 수술 잘 받으시고 제 모습 더 예쁘게 봐주세요 ^^*
우리 나이가. 눈이 쉽게 나빠지는 때인가 봐요, 몇몇친구들이 갑자기 눈이 나빠졌다 하는군요. 전문의가 꼼꼼하게 눈검사를 해주고, 이른 날짜를 잡아주어서 감동했어요. 밴쿠버에서 눈검사를 받으신 거여요? 서울에서는 건성으로 하는 것 같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