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47살먹은 남자입니다.
아래 어느 택시기사분의 글을 보면서 저도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기술이라고는 이나이 먹도록 운전밖에 없어서 대형면허를 취득하여 화물차기사로
취직하였습니다.
그런데 일해보니 정말 화물차 기사들의 하루는 너무 힘들더군요.
나의 정신력이 조금은 모자라는지 몇 달 견디지를 못하고 사표쓰고 나왔습니다.
얼마되지 않은 기간이지만 화물차 기사로 근무하는 동안 겪은 1주일 일과를 몇자 적어보니 읽으시는 분들은 화물차기사들이 운전을 조금 잘못해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실것을 바래봅니다.
저의 일과는 이렇습니다.
(월요일) 아침6시에 일어나서 큰차를 운전해서 대구에서 거창이라는 곳으로 상차하러 갑니다.
2시간 걸려 도착하니 내앞에 상차할려는 차가 한 대 있어서 앞차 상차하고 다음에 내가 상차하니 오전11시쯤에 상차가 완료됩니다.
하차지가 어디인지 여쭤보니 서울 영등포 구청옆이랍니다.
속으로 어이쿠 조졌다 촌놈 서울가본 횟수 꼽으라면 5손가락 안으로 꼽는데 에라이 네비 믿고가보자 하고 출발했습니다 .
화물은 11톤 무겁게 느껴지더군요.
한참을 가는데 네비가 자꾸 좌회전하라네요. 좌회전 하고나니 워낙에 오르막이라서 2단은 빌빌 거리길래 1단으로 바꿔서 올라가는데 생각에 자꾸 이길이 아니다 싶어서 길가는사람에게 여쭤보았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이길이 맞는데 화물차는 보통 이길로 안간다는군요. 그래서 네비에 다시 김천ic 찍고 차를 돌려서 출발했습니다.
서울로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려서 점심 한 그릇 먹고 휴~~서울 차많더군요. 어찌어찌 해서 가는데 읔 네비가 가라는데로 가면 높이가 3.5 이런~
내차 높이가 3.8인데 가면 대형사고!!!
황급히 우측으로 핸들을 돌리니 옆에서 우드득 잉? sm5 사이드밀러가 스치면서 상처가 났네요.
내가 잘못했으니 우선은 핸드폰번호 적어주고 나중에 차를고 치면 돈을 보내 드리겠다고하고(보험처리하면 면책금 20만원입니다ㅜ.ㅜ) 차를 성산대교방향으로 돌려서 다시 올림픽대로로 진입을하니 이제는 네비가 다른길을 안내해서 오후6시경에야 무사히 도착하였습니다.
하차해주고 나니 물류회사에서 전화따르릉 하차 끝났으면 경기도 발안으로 가서 상차해서 거제도에 내일아침하차 화물을 실고 가라네여 휴~
가보자. 발안에 오후8시경에 도착하니 상차물건을 지금만들고 있으니 조금 기다리랍니다.
그래서 저녁을 먹고 잠시후 오후11시 반 경에 상차.
하차시간을 물어보니 아침7시까지 도착하라네요. 이런~~쪽잠 잘시간도 없겠네.... 생각을 하고 출발. 졸리지만 어제 좀쉬었는지라 그래도 견딜만해서 (화요일)아침5시반경에 도착.
하차 어디에서 하는지 물어보고 하는 사이에 시간이 흘러 거의 7시경. 내앞에 1대 하차하고 있어서 조금기다리다 내차 하차하니 오전9시경. 조금 쉬자 싶어서 차를 길가에 대어놓고 있으니 물류회사에서 또전화 따르릉. 헉~~ 받으니 거제도는 화물이 없으니 진주에가서 제지 실어서 안산에 당일하차하라네요.
이런 내가 철인인가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출발. 가다가 잠이와서 도저히~ 운전이 불가능해 공룡휴게소에 들려서 1시간정도 잠을 청하니 물류회사에서 전화와서 왜 거기서 쉬냐고 난리가 났네요..... 참... (화물차에는 gps가 달려서) 차가어디에 있는지 물류회사에서 휜히 알고있음.
잠이와서 도저히 안되어서 좀쉬다가는 중이라고 하니 제지회사 점심시간 전에 실어야하는데 어찌할려고하냐면서 ~~난리도 아님.
다시 정신차리고 조금 과속해서 제지회사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은 끝나고 내앞에 상차대기차가 5대.. 휴 ..조졌다라는 생각에 상차책임자에게 안산가는 물건 상차왔다고하니 너무 늦어서 다른차가 실고갔다고하더군요. 투덜투덜
그래서 사정이야기를 하니 내말은 듣는둥마는둥 내차는 11톤인데 17톤을 실고갈려면 가라는군요... 요즘은 과적단속이 너무심해서 안된다고하니 아것저것 짐을 가린다고 또 한소리 ...속으로 에라이 욕이나오다가 그래도참자 하고 아부를 해서 다른짐을 좀달라고 사정합니다.
그러니 담당자 왈, 서울 수색가는 짐을 상차하랍니다.
가기는 싫었지만 할 수없다는 생각에 다른차 다 상차하고 내차 상차하니 오후7시경. 그래도 내일 아침에 하차니 잠은 좀자겠다...싶어서 출발 서울로 오면서 배가고파서 휴게소에 들려서 밥을 한그릇 먹고나니 배가 부르니 잠이 쏟아지네요.
에라이 모르겠다! 한숨자자 싶어서 살짝 3시간 정도 자고 서울 출근시간에 차가많이 막히니 다시 출발.
수색에 어찌어찌해서 (수요일)새벽 5시경에 도착 차에서 살짝한숨자니 하차한다고 깨우네요. 하차하고나니 물류회사에서 따르릉 이런 ~~~ 받으니 부평 커피회사에가서 창원가는 물건 당일하차분이니 상차하라네요. 또 네비를 찍고 출근시간 차가막히는것을 뚫고 부평 커피회사에 도착하니 오전10경 상차를하고 창원으로 출발 창원에 도착해서 하차하고나니 오후4시경 물류회사에서 전화 .....부산모라동인가 가서 라면 실고 대전유성으로 가라네요.
다음날 아침 하차 분이라서 잠조금자겠다 싶어서 일단 부산으로출발 헉...그런데 부산도 서울못지않게 막히더군요. 좁은길로 우찌 통과해서 상차지 도착하니 이번엔 내앞에 상차 대기차가 8대정도 ...잠은 쏟아지지만 상차전표받고 왔다갔다하는 사이 내차 상차하라네요. 그런데 여기는 상차 물건 한파렛트 넘는 자투리제품은 기사보고 다챙기라네요. 속으로 이런 된장 ...
이리왔다 저리갔다 다챙겨서 상차하고나니 오후9시경 사무실에가서 하차시간 물어보니 아침 6시까지는도착하라네요.. 잠이오지만 자투리 잠좀자고 대전유성에 (목요일) 새벽5시반경에 도착 하차하고나니 아침7시 또 사무실에서 전화 에라이...받으니 논산가서 고추장실고 일산으로 가라네요..
논산으로 출발 가는길에 아침먹고 상차지에 도착하니 오전9시반경 상차접수하고 보니 내앞에 대기차가 10대정도 흠...포기하고 차에서 잠좀자자 생각하고 차에서 잠을 청하니 너무피곤해서그런지 잠이 좀처럼오지않음.
차에서 내려서 이리저리구경하니 점심시간.
좀있다가 먹자싶어서 다시 차에서 잠을청하니 점심시간 끝나고 내차 상차하라고 차를 대라고하네요. 반정도 싣고 나니 제품이 덜나와서 조금 기다리자고하네요.
지게차기사분이 조금기다리고 제품나와서 다상차하고나니 오후3시경 일산으로출발 일산에도착도하기전에 물류회사에서 전화.... 받으니 고추장하차하고 부평에서 택배실고 안성으로가서 안성에 하차하고 안성 그자리에서 다시상차해서 울산으로 가라네요.
이런죽었다 싶어서 일산에 오후7시경에 하차하고 부평으로 출발 부평택배회사에 도착해서 택배상차하는 사이 자장면 한그릇 먹고 나니 상차 다했다고 출발하라네여...
여기 택배는 지게차로 다상차해버리니까 시간이 너무짧네요 오후9시경 상차해서 안성으로 출발 안성에서 하차하고 울산가는 택배 상차하고나니(금요일)새벽2시경 울산 하차지에 하차시간 물어보니 새벽7시 정도는 도착하라네요 휴...
쉬지않고 바로가도 7시경 도착시간이 빠듯한데 고속도로에 가는동안 도저히 잠이와서 살짝만 자고가자 싶어서 화물차휴게소에 들러서 조금만 잔다는것이 2시간 헉.. 큰일났다 싶어 지금부터 과속....
하차지에서 안온다고 전화 바리바리 나때문에 10명정도가 기다리고 있다니 미안한생각에 다시과속 ..억지로 달려 좀늦게 8시반경에 도착 미안한마음에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연신외치며 하차송장에 사인받고 도망치듯이 나옴..
조금나오니까 물류회사에서 전화 이런 ..받으니 이번엔 또 양산가서 파렛트 상차해서 전라도 무주로 가라네요.
그런데 다음날은 토요일인데 무주 하차라고하네요... 상차후 무주 가는길에 아무리 봐도 거지거지 상거지가 따로없어...대구 집에 들러 (이때까지 5일정도를 제대로 씻지를 못하였음)목욕탕가서 목욕하고 밥한그릇먹고 방에 누우니 바로 코 드르릉~ (토요일)아침 6시에 무주로 출발.. 무주 하차지에 하차하고나니 물류회사에서 전화, 무주는 화물이 없으니 청주까지 가라네요... 이런 공차거리가 100키로 넘넹..제길.
청주에 상차해서 용인가서 하차하고, 용인에서 상차해서 월요일 하차분 부산가는것 싣고 드디어 대구에 도착......ㅜ.ㅜ 휴....드디어 쉬는 날이구나...
이상이 저의 일주일 스케쥴이었습니다. 물론 일주일이 항상 위의 상황과 같지는 않습니다.
간혹 집과 가까운 지역을 맴돌때도 있습니다만 그러면 횟수가 더 많아질 뿐 크게 상황이 변하지는 않지요.
여기저기 떠돌이처럼 휴게소를 돌며 식사하고 제대로 씻지도 못해 거지꼴에, 정해진 상,하차지도 없어
물류회사에서 가라면 가고 실으라면 싣고 하루에 수백키로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상태에서 위험운전을
하며 받는 돈은 이백도 안되는....
게다가 식대는 포함도 되지않아 떠돌이 생활, 휴게소며 외지에서 먹는 밥값도 비싸 한달에 밥값만 해도
어마어마 하답니다...
그래서 많은 기사분들이 차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몇푼 아껴보려고 하는 것일 테지요...
저는 일주일 중 언제 집에 갈지도 알수 없는 상황이라 도시락은 꿈도 못꾸고 차에서 밥을 해먹는 것도
형편상 안되어 나름대로 저렴한 식당을 찾아 다녀보려 했었지만 승용차를 가지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것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수면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만 하는 업체와 소속사 사장의 횡포도 말로 못합니다. 상.하차가 조금만 늦어도, 잠시잠깐 쪽잠이라도 자볼라치면 걸려오는 수많은 독촉 전화들...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용역으로 근무하는 물류회사 월급기사는 저것와 같은 패턴이 아닐까 합니다..
(같은 물류회사라도 고정직과는 차이가 많이 있습니다..)
물론 어떤 일이든 쉽게 일하고 많은 월급을 받는 일은 없겠지요..
하지만 받은 월급의 20% 가까이가 식대및 경비로 빠지고 하루의 평균 근무시간이 15시간을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업체사정등으로 회전수가 조금이라도 줄어들면 월급 깎으려는 생각밖에 없는 사장 밑에서 계속 일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과감히 결단을 내릴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큰 이변이 없는 한 계속 이짓을 하며 살아야 하기에 씁쓸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나마 인간적인 사장 밑에서 일하고 싶은게 작은 소망입니다..
혹시나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혹은, 도심의 끝없는 정체구간에서 대형차량의 운행이 조금 불만스럽더라도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만이라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상 월급쟁이 대형운전기사의 푸념이었습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잘못올려 토론방에 가있네요....토론방 글에 응원해 주신분 감사합니다..방제랑 맞지 않는거 같아 토론방 글은 삭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