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기둥 사이 초라한 존재 - 평택시 평택고속버스터미널

[Maximum]

 경기도 최남단의 넓은 평지를 끼고 있는 평택.

철도가 버스를 압도하는 몇 안 되는 지역중 하나다.

아무래도 철도가 놓이면서 성장하게 된 일종의 '철도도시'였으니,

백년이 넘게 자리를 잡고 있던 철도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것은 너무도 당연한 현상이다.

 그래도 철도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지역이 많아,

버스도 중요한 보조수단으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로 일반철도가 연결되지 않는 타지역으로의 수요가 대부분인데,

일반철도 연결이 되지 않는 강남행 고속/시외버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울행 버스를 이용할 때 평택역 남측의 시외터미널을 이용한다.

그러나 역과 시외터미널 사이에 아주 조그만 간이터미널이 하나 있으니,

그 것이 바로 지역 주민들조차도 존재를 알지 못하는 고속버스터미널이다.

 중심가의 대로변에 있는게 아니라 음습한 골목 사이에 숨어있는데다,

변변한 입구조차 찾기 힘들 정도로 규모가 굉장히 협소하다.

그래도 무려 두 회사가 골고루 공배하며 꾸준히 상생관계를 유지하는 곳,

바로 평택고속버스터미널이다.

 평택은 중심지가 한 곳에 몰려있다.

경부선이 뚫리면서 성장한 도시인지라 평택역 인근에 중심기능이 모두 몰려있다.

이전에도 언급한 바가 있지만, 아직까지도 신호체계가 잡혀있지 않아서 역 앞은 언제나 혼란스럽다.

평택역 민자역사가 완공되고나면 유동인구는 훨씬 많아질텐데...

신호등 하나 만들어져 있지 않으니 어딜 이동하는게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이렇게나 혼잡스러운 곳에 평택역이 있다.

평택역이 놓임으로서 평택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지만,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역 앞은 평택 발전의 걸림망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 민자역사가 완공되면 대규모의 상업시설이 입점할텐데...

신호등이 없는 백화점 앞 오거리의 교통체증은 상상하기도 벅차다.

 윗 사진의 왼쪽 상가건물 바로 건너편에는 이런 모습이 나타난다.

일명 평택역의 '뒷골목'으로도 불리며 평택역 주변에 넓게 흩뿌려져 있는데,

주로 음식점과 위락시설이 입점하여 분위기가 그리 좋지는 않은 골목들이다.

그런데 사진 왼편에 뭔가 수상한 모습들이 슬며시 보인다.

 궁금해서 찾아가보니, 이런 뒷골목의 한 구석에 '터미널'이 조그맣게 숨어있었다.

대개의 터미널들은 지역의 중심이기에 터미널을 중심으로 도로와 상업시설이 배치되는게 정상인데,

평택은 오히려 터미널이 상업시설 구석에 조그맣게 숨어있는 형태다.

이 정도 위치면 기차역의 보조 역할을 한다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이다.

보통 승차장은 입구의 뒷편에 있기 마련인데 거꾸로 입구에 승차장이 자리하고,

승차장과 주차장은 마땅하게 구분이 되어있지도 않다.

 외부에서 보이는 것 만큼 내부의 모습도 충격적이다.

아무리 지리적인 입지상 많은 이용객을 바랄 수는 없다 하지만,

여태껏 방문하면서 터미널에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 경우는 처음 보았다.

다 쓰러져 가는 황폐한 터미널에도 사람이 두세명 쯤은 있기 마련인데,

평택고속버스터미널은 정말로 황량한 사막같은 느낌이었다.

 이용객이 어찌나 없는지 매점도 일찌감치 문을 닫아버렸다.

장사가 잘 되는 주말에만 이따금씩 문을 열고,

사람이 적은 평일에는 아예 장사를 하지 않는 듯 했다.

찾아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나마 유일하게 있는 매점조차 영업을 하지 않고...

바로 옆의 평택역과 시외버스터미널과 너무나 비교되는 모습이다.

 그래도 평택고속터미널에서 운영하는 버스는 무려 두 가지나 있다.

서울행과 순천행이 각각 운행되고는 있지만,

순천행의 경우는 아예 시간표조차 올리지 않을 정도로 아무런 안내도 하지 않는다.

서울로 연결되는 노선만 아주 간략하게 안내하는데,

배차간격은 무려 20분으로서 보이는 것과 달리 무척 자주 운행된다.

대당 이용률이 두 자릿 수는 채워질런지 정말로 궁금해진다.

 굉장히 좁지만 혼잡함보단 적막함이 느껴지는 승차장.

차가 떠날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금호고속, 동양고속 차량이 터미널을 향해 애처롭게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대부분의 고속버스 회사들은 장사가 잘 되는 노선에 좋은 차량을 집중 투입하는 경향이 있는데,

서울-평택은 그렇게 비중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사실 서울행 노선의 경우는 남부터미널(시외버스)에게도 밀리기 때문에,

금호고속에서도 신경을 덜 쓰는지 굉장히 오래된 연식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평택고속버스터미널의 운영자인 동양고속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사진 뒤에 보이는 평택역 민자역사와 비교를 하니,

평택고속터미널의 존재는 너무나 초라하고 처량하게 느껴진다.

 고속버스터미널이 이런 곳에 너무나 협소하게 숨어있는데,

저 뒤에 웅장하게 들어서는 평택역은 위풍당당한 위용을 떳떳하게 자랑하고 있다.

역과 터미널. 그의 위치는 극과 극이라 할 정도로 너무나 차이가 크다.

여기선 보이진 않지만 넓은 광장을 안고 있는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이 둘 사이에 끼어 고속터미널이 설 자리는 너무나 좁기만 하다.

 거대한 기둥의 그림자에 가려져 주민들조차 존재를 모르는 터미널.

바로 평택고속버스터미널이다.

[710.16이용자]

순천행은..제가알기로 동양, 삼화고속에서 운영중인 수원->(평택경유)->순천노선 중간 정차지로 알고있습니다^^:: 몇일전에 평택역앞에서 삼화고속이 고속터미널로 들어가는것도 보았구요...

[Maximum]

수원-순천 노선의 중간 경유지여서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았나 보군요... 삼화고속이 공배한다니 다소 놀랍습니다.

[busline]

수원-순천 노선 하루 5회중 1회가 평택을 경유합니다. 원래 고속노선으로 삼화와 한진이 운행하다가 시외로 전환 후에 평택을 경유하면서 시외터미널에서 승하차를 했었죠. 그러던 것이 동양이 한진을 인수하면서 동양고속이 운영하는 고속터미널로 이전하였고, 승객감소로 하루 1회 운행으로 변경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삼화와 동양이 윤번제로 배차를 하므로 평택-순천은 삼화와 동양이 매일 번갈아 들어갑니다.

[Vloyd]

이런 것을 보면 항상 느끼지만 인근에 있는 평택 시외버스터미널과 합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평택 구간은 KD와 경쟁하는데 요금적인 차이는 없는데 통합함으로써 접근성을 제고해야 하는 숙제가 있습니다.

[Maximum]

평택시외버스터미널 부지에 새로운 건물을 신축해서 통합하는 것에 있어선 저도 적극 찬성하는 바입니다.

[짱구궁뎅이]

평택시민으로써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평택역앞쪽이 혼란스러운건 맞죠^^ 지금 평택시쪽에서 계획한바로는 신호등을 설치하고, 교통체계를 정비한다는 계획을 갖고 현재 논의중에 있으니.. 아마 민자역사가 개발완료된 후에는 지금보다는 조금은 덜 복잡한 곳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Maximum]

저도 약간 이상한 기류를 느꼈는데, 자세히 보니 이미 전봇대가 뽑혀있더군요. 교통체계를 차츰차츰 정비하여 깔끔하고 보기 좋게 탈바꿈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소망의 바다]

금호고속 2327호는 얼마 전까지 부산주재로서 서울-부산 고정이었는데 사진의 내용에는 평택에 가 있네요. 그럼 금호고속의 부산주재 차량이 바뀌었나요? 바뀌었다면 어떤 차가 서울-부산 고정인지 궁금해집니다...

[Maximum]

평택 차량이 저기에 가 있는거라면 임시로 투입되었거나 주종 차량이 바뀌었겠죠. 구형차를 일부러 평택에 집어넣은 것을 보면 신차 투입을 위한 '차돌리기'의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Super Aerocity]

평택노선은 평택대에서도 자리를 꽤 많이 채워가더군요.. 거기에 대학생 할인도 적용되는 노선이니.. 아무래도 학생들이 평택대 부근에서 많이 승차하는건 당연한것일지도 모르겠네요.

[Maximum]

어쩌면 서울-평택 고속노선이 아직까지 20분 간격으로 살아남은 이유가 평택대학교 덕분이 아닐까요. ㅎㅎ

[자코2]

저기 찾느라고 한참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Maximum]

번화가에 있으면서도 정말 찾기 어려우니 너무 아이러니하죠...-_-;;

[날쌘돌이]

순천행 하니까 생각나는 에피소드 하나가 있습니다.-몇달전 수원터미널에서 김제 처갓집에 가려고 기다리던중.동남아시아 청년이 순천행 표를 가지고 우왕좌왕 하는겁니다.수원 터미널 홈은 그럭저럭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순천"이 안보이는 겁니다.나중에 매표소에 가서 물어보니 고속홈에서 타야한다기에 그 청년과 무거운 가방을 안고 뛰었는데 야속한 고속버스는 후진을 하더니 그냥 나가더군요.천안까지 전철이 뚤린후 수원-천안행 직행노선이 폐지된후 수원-평택은 가깝고도 먼 도시가 되어버렸습니다.그래서 오산까지 가서 거기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하라고 알려준후 오산경유 대전행 버스에 승차를 도와준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