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어머니 부디 극락왕생 하시옵소서
-義城金氏 金英姬 영가 丁卯年生 향년 84세-
2010년 11월 14일(일요일) 어머니의 49재 막재(7재)날
동래 전등사에서-8년 전 아버지의 49재를 지낸 절
젊은 나이에 이승을 하직한 聖哲 아우도 이곳에 모셔져 있다.
우리 어머니 영가를 49재 기간 동안 보호하고 천상으로 인도해주실 전등사 부처님
어머니. 당신을 위해서 차린 음식들을 즐겁게 드시고 훨~훨 나비춤 추면서 극락으로 가세요.
제가 사서 올린 검은 반짝이 구두가 화학제품이라 태우면 공해를 유발한다고 스님께서 화선지로 하얀 신발을 또 만들어 두셨네요.
명문가의 귀족 딸로 태어나서 중년에 고생을 많이 하시다가 노년에는 오랜 병상생활로 너무나도 가슴 아프고 파란만장했던
어머니 일생을 생각하면... 불쌍한 우리 어머니에게 따뜻한 사랑을 주시는 분들은 모두 부처님 보살님처럼 고맙고 감사해서
엎드려 절하고 싶어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도 부디 이 생에서 행복하시길...()....
어머니를 극락으로 인도하실 여러 부처님과 보살님들의 청정법신 기원이 줄줄이 담겼습니다.
아버지 때도 그랬지요. 아버지는 천상의 부처님 나라로 가신 것을 언니가 재를 마친 날 밤에 잠자다가 꿈꾸었다고 합니다.
거룩하신 관세음보살님께서 저의 어머니가 가시는 극락행 하늘 길을 인도하사 밝혀 주십시오.
불경 속의 이야기 목련존자처럼 어머니의 극락행을 간절히 기구합니다. 다른 영가들도 다 함께 인도해 주십시오.
어머니의 영혼을 깨끗이 목욕재계 시킬 도구들이 병풍 뒤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머니 옷을 한 벌 마련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요새 다들 나쁜 경제로 여유 없는 살림이라고 봐주셨나요? 종이 옷을 정성으로 접어서 마련해 두셨네요. 아기로 돌아간 것처럼...
흰띠로 만든 은하수 길을 건너서 꽃으로 단장한 배를 타고 북망산천 천상으로 가시려나 봐요.
아기처럼 가벼운 영혼이 타기에 안성맞춤인 종이배... 사람은 죽으면 육체는 떠나고 기氣로 뭉쳐진 영혼만 남으니...
오늘은 그 영혼과도 작별하는 날.
언니가 친손주에게 법당의 영가단에서 인사하는 법을 가르치고... "돈은 이곳에 놓는 거야."
김영희 영가 극락왕생- 꽃을 선물한 분들의 기원처럼 우리들도 바라는 간절한 염원입니다.
오늘 날씨도 푸근하고 맑습니다. "오곡을 추수하는 음력 9월 28일에 출생하여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이다" 하시던 당신의 얘기처럼.
어머니 영정 사진 아래, 이 딸이 밤을 새워서 눈물로 쓴 편지를 보셨는지요? 당신 영혼과 교신하려고 새벽3시에 일어나
마음을 가다듬고 화선지 두루말이에 길게 길게 써내려간 편지입니다. 막재를 끝내고 태우고 난 후에는 어머니 가슴에 남기를...
다른 카메라로 찍으니 법당 안이 위의 사진들보다 어둡게 보입니다. 같은 장소인데도.
정든 전등사 법당. 써놓고 보니 정들 인연인가 봐요. 이곳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시간이 흘러서
오전 10시 30분 스님께서 재를 거행하기 위해서 법당에 들어오시고 기도가 시작된 후에는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중간에 가족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사진 자료가 없습니다. 카메라가 재를 방해해선 안되니까요.
재를 마친 후에 꽃을 들고 큰스님을 따라 소각장으로 가는 사진으로 연결되었지요. 밖에서는 사진 찍는 것이 가능하기에.
울산에 사는 남동생이 재에 참석한 것이 너무 반갑고 기뻤습니다. 누나 둘이서 그의 상처를 늘 걱정하고 기도했는데...
그의 이름을 부르고 다가가 마주 손을 잡으니 혈육의 따뜻한 정에 뭉클 가슴이 젖으면서 눈물이 나려 하더군요.
진정한 형제의 정은 그런 것이지요. 사랑으로 영혼으로 고통을 나누는 사이... 고통은 나누면 휠씬 가벼워지거든요.
<전등사 밖의 풍경>
부모의 은혜를 기리는 <은중경> 탑. 요새는 핵가족화로 당연히 기억해야 할 부모의 은혜를 잊고 사는 젊은 사람들이 많기에
효를 인간의 제일 첫째 가는 기본 도리로, 나태한 마음에 새기도록 하고 싶어서 도문 큰스님이 만들어 세우신 은중경 탑.
탑의 측면에는 <포대화상>이 있다.
포대화상-고대 중국의 기인 스님으로 큰 포대를 들고 다니면서 양식 뿐만 아니라 뭐든 탁발을 한 후에 가난한 중생들에게
그것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다. 현세의 복지정책 선구자이며 성자. 포대화상을 존경하는 스님은 그를 닮고 싶어하는 성자.
전등사 대웅전. 석가모니 부처님 한 분을 모셨는데... 이곳에 오면 맑고 성스러운 기운이 피부로 느껴진다. 정신적 스승을 뵙듯...
전등사의 아름다운 풍경들-범종루. 멀리 살기에 종소리를 한번도 듣지는 못했다.
부처님 발바닥 그림조각. 부처님 발바닥을 쓰다듬으면 건강이 좋아진대요.
아침에 차타고 오면서 어머니 생각에 눈물났는데 전등사에 오니까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오늘 재를 잘 마무리해야....
8년전 아버지 49재를 이곳에서 지낼 때는 폭우도 오고 장마비가 많이 내렸는데 날씨가 좋아서 기분도 풀립니다.
부처님. 우리 어머니 영혼을 맑게 씻어서 꼭 청정한 불국토로 데려가 주십시오. 딸의 간절한 염원입니다.
법당 안 재를 마치고 불의 제전 소각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나란히 줄지어 가는 모습이 그림 같습니다.
카메라를 든 나는 제일 꽁무니에서 따라가면서 사진을 찍습니다.
눈물이 안 나는 것을 보니 우리 어머니가 가볍고 편한 마음으로 좋은 곳에 가시려나 봅니다. 날씨도 화창하고 따뜻하네요.
마음 같아서는 행렬 따라 절 안 구석구석을 계속 돌고 싶습니다.
극락교(혹은 해탈교) 다리를 지나고 있습니다.
두 분의 스님이 선두에 서셨습니다. 길게 길게 행렬이 이어질수록 복 많은 불자입니다.
정토원의 노대통령 49재도 생각납니다. 그때도 새벽마다 도량석을 도시는 선 법사님의 뒤를 따라 다녔었지요.
스님 바로 뒤에는 장손인 창화가 서고... 그 뒤에는 손녀사위... 증손자
불의 제전을 시행할 소각로 앞에 도착했습니다.
젊은 스님이 불을 붙이고... 빨갛게 타오르는 불꽃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불꽃처럼 김영희 영가님이시여 가벼운 영혼으로 천상에 드시옵소서.
맑은 도문 큰스님의 집전에 우리는 어머니의 천상행을 굳게 믿습니다. 마지막 절을 올립니다.
불꽃이 용 그림을 그리면서 타고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이 타고 다니는 용처럼. 어머니 영혼이 타고 가실 불꽃이 용으로...
무척 좋은 징조입니다. 불이 부처님 혹은 龍으로 화하는 것은 불교적 행운의 징조니까요.
어머니 영가시여 부디 왕생극락하십시오. 두 스님과 한 보살. 천상 절사람들입니다. 언니는 전생이 승려였지요.
사랑하는 어머니...
이제는 당신을 행복한 여인이라 하렵니다. 부처님 나라에는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인데 꼭 좋은 곳에 가실 것을 믿습니다.
이승에서 우리들의 인연을 감사합니다. 천상에서 아버지와 함께 언제까지나 행복하십시오.
사랑하는 어머니.... 안녕히~~~ 김영희~~ 안녕히~~~
2010년 11월 14일 / 동래 전등사에서 어머니의 49재를 마치면서
당신이 사랑하셨던 둘째딸 현옥 올립니다
아름다운 가을
동래 충렬사의 가을 -입구 풍경
동래 충렬사의 가을 - 청정하고 아름다운 모과나무
동래 충렬사의 가을 -모과나무 잎이 4월의 새싹처럼 연록색이다. 나무 둥치는 고목.
충렬사의 가을 -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킨 애국자의 푸르디푸른 절개처럼... 하늘을 찌르듯이 울창한 대숲
어머니 49재를 마치고 동래 충렬사에서
2010년 11월 14일(일) / 사진 촬영 편집 / 작가 기자 하현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