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중대 4소대 118번 김두영아!
오늘도 햇볕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각개전투는 잘 하였느냐?
날씨를 고려하지 않고 각개전투를 하면 숨이 턱에 닿겠지만, 이런 날씨엔 아마 살살굴렸을 거다.
낮은 포복, 높은 포복, 철조망 통과, 외나무다리 통과, 약진 앞으로, 돌격 앞으로,...
소리 지르는 것만도 힘들텐데, 흘린 땀에 전투복은 황토로 떡범벅이 되었을테고...
땀과 흙과 살이 쓸려서 사타구니도 엉망이 되어야 정상인데... 이제 훈련소의 8부능선은 넘었다!
참 총검술은 프로그램에 나와있지 않던데... 그런 훈련은 없는거냐?... 기본인데...
지휘관들은 강군을 육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이면에, 사고자가 생기면 따르는 책임 때문에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약하게 훈련시킬 수 밖에 없을테니... 국가는 손실이요, 훈련병은 땡이란다.
그렇다고 훈련병을 빈둥거리고 놀게야 하겠냐마는 ... 움직이지 않고 쉬어봐야 땀띠 밖에 더나겠냐?
차라리 시키는대로 열심히 해서 다이어트 하고 씻는편이 낳을게다.
이젠 훈련소 말년에 접어드니... 씻을 시간은 제대로 줄 것 같은데...
사격술 예비훈련은 PRI(피 나고, 알 베기고, 이 갈리고...)라 불렀는데 여전하겠지?
허구헌 날 국군도수체조, 총검술은 너무 지겨웠단다. 자대에 가면 태권도로 못살게 할텐데...
참 다음주 목요일에 꿈에 그리던 퇴소식이 있을테니, 분열 연습을 무한 반복으로 하겠구나...
지겹지만 피할수 없으니 즐기는 마음으로 임해라... 말이 쉽다. 그치?
군대에선 네 의도와 무관한 역경이 생기고, 그것을 이겨냄으로서 인격수양을 하는 곳이다.
참! 외할아버지께도 편지를 부쳤다면서?... 어른들께서 좋아하셨다는구나.
외할아버지께서도 네게 편지를 쓰신다는데... 손편지를 받아보는 것이냐?
적적한 어른들이시니 외손자의 편지에 적잖게 감동하신 모양이더라...
훈련병의 즐거움이야 편지를 받는 것이니... 얼마 안남은 동안 많이 받으려면... 너도 써야겠지?
아무리 피를 나눈 사이라 해도 '기브 앤 테이크'는 기본이다.
아빠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테이크를 기대 하지않는 기브'를 표방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사회적 책임이 커진다는 것이다.
활동영역이 넓어지고 지인들이 많아지면서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아진단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원하는 것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렇게 된단다!
사고와 행동의 주체는 나인데 남을 위한 인생을 살게되고, 피를 나눈 사이라면 위하는 정도가 더하단다.
그러니 나이를 더 먹기전에
네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한살이라도 젊을때 추진하여...
가고 싶은 길을 가되, 하고자 하는 일에 있어서는 최고의 실력자가 되어있어야 하겠지?
세상에 존재하는 수만가지 직업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든... 최고가 되면 존경 받는단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공짜로 행복한 인생은 없다! 인생은 공짜가 없단다...
두영아!
이제 너는 군대라는 망망대해에 던져졌다. 피하지 못할 바다이고. 너는 수영을 잘하니 헤쳐 나가자!
바다에는 부유물들이 많을 것이니 통나무라도 건져서 노를 젖다 보면 요령이 생길 것이다.
기왕 바다에서 견뎌야 한다니 즐기면서 살아남자. 낚시도 하고, 써핑도 하고, 스노클링도 하고...
말이니까 무지 쉽다! 그치?
실력과 인격이 조화를 이루는 인생 ... 둘때아들에게 바라는 바이다.
말년?에 몸조심하거라 ... 8월 28일 수요일이 열렸다!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