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삼초등학교에 근무하는 노미경 선생님과 나는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같이 공부했다.
그 분은 시가 전공이며 학교에서 연구부장, 교무부장을 도맡아 하는 열성교사에다
문학교육특성화 교육을 항상 맡아서 운영한다.
예전에 안성시 비룡초등학교에 근무할 때도 다녀왔는데
아이들의 문학적 지식과 소양이 풍부해서 놀랐다.
2009년도에 안성시 보개면에 있는 서삼초등학교로 전근와서도
국어교육 특성화반을 운영하여 그 해에 또 다녀왔다.
서삼초등학교는 해마다 학생수가 줄어 이제는 전교생이 60 여명 정도라고 한다.
운동장 둘레에 모습이 수려한 고송들이 있어 아름다운 학교다.
이번에는 겨울방학 동안에 특성화반을 운영하고 있으니 와달라 하여 어제 다녀왔다.
4~6학년 열 댓명이 내 강연을 들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재작년만큼 아이들이 활기차 보이지 않았다.
그 중에 서너 명은 눈망울이 또랑또랑하고, 책도 많이 읽어 관심을 보였지만 말이다.
겨울방학에 놀아야 하는데 학교에 하루종일 붙잡혀 있어 그런가 싶었다.
어쩌면 이건 순전히 내 기분 탓일지도 모른다.
활기차게 뛰어놀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이 안타깝게 여겨지는 내 마음 말이다.
요즘 분교나 시골학교에 가보면 방과후 학교에 참여하느라 하루종일 학교에 잡혀 있는 아이들을 보게 된다.
아이들은 집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한다.
왜냐하면 시골에 많은 학교들이 폐교가 되고 통합이 되어 스쿨버스가 아니면 통학을 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걸어서 집에 가는 걸 꿈도 못 꾼다.
그러다 보니 좋으나 싫으나 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후 수업에 참여해야 하고(잡혀 있는 꼴이다),
학교에서는 방과후 교사를 초빙해 가르치는 걸 자랑스럽게 홍보하고
학부모들은 비록 시골에서 아이들을 키우지만 도시 아이들처럼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에 안도하고 있다.
그래서 시골 아이들이라 해서 자연과 가까이 있지도 않고, 마음껏 뛰어놀지도 못한다.
학원이라는 울타리 안에 갇혀 뱅글뱅글 도는 도시아이들과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하루종일 감금되어 있는 시골 아이들은 하나도 다르지 않다.
나는 이런 점이 답답하고 또 답답하다.
요즘 아이들은 노는 것도 돈을 내고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