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의 경이로움을 사진으로 '라규채 대나무 사진전'
▲ 나모도 아닌 거시 풀도 아닌 거시
곳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뷔연난다
뎌러코 사시예 프르니 그를 됴하 하노라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것이
곧게 자라기는 누가 그리 시켰으며 또 속은 어이하여 비어 있는가?
저리하고도 네 계절에 늘 푸르니 나는 그것을 좋아하노라)
- 고산 윤선도의 〈산중신곡 오우가〉 가운데 〈죽〉 -
★...대나무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구절이다. 이 대나무는 예부터 선비들에게 정신적인 지표였다. 매화, 난초, 국화와 더불어 사군자의 하나인 대나무는 흔히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선비들은 언제나 푸르고 곧고 마음을 비운 대나무의 속성을 마음 닦기의 본보기로 삼았다고 한다. 온갖 회유와 협박을 당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이겨내면서 신념과 의리를 더럽히지 않는 대쪽같은 선비정신을 드높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서민들에겐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생활용품의 재료였다. 대젓가락·바구니·대베개·붓통·대바늘·참빗·대발·죽부인·죽창·지팡이·효자손 등. 대나무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였다.
★...해서 대숲으로 둘러싸인 경관은 언제나 편안한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그리움도 새록새록 묻어난다. 청량한 대숲 바람도 상쾌하다. 그 바람은 그윽한 묵향처럼 맑고 청신하다. 살랑살랑 봄바람에 대나무들이 서로 몸을 비비는 모습도 이채롭다. 비온 뒤 여기저기서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올라와 자라는 죽순의 모습도 경이롭다.
오랜만에 대숲의 경이로움을 맛볼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된다. 21일부터 광주 예술의 거리에 있는 나인갤러리에서 '천년의 푸른 향'을 주제로 열리는 라규채 대나무 사진전이 그것. 라규채(羅奎埰·46)씨는 20년 동안 대나무와 야생화 등을 주 테마로 작품 활동을 해오면서 두 차례의 개인전을 열고 두 권의 사진집을 펴낸 생태사진 작가.
전시 작품은 모두 34점. 배경은 '대나무 고을'로 알려진 담양. 담양군 금성면에 있는 대나무골 테마공원과 담양읍에 있는 죽녹원, 그리고 담양군 대전면에 있는 담양대나무숲 등이다. 일반적으로 쭉쭉 뻗은 대나무와 달리 우리 눈으로는 흔히 보이지 않는 대나무의 아름다움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담은 것이 특징. 마치 그림을 그리듯이 회화적인 감각으로 표현, 사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 국전 초대작가인 강봉규씨는 "(라규채 씨의 사진작품은)자연이라는 사물의 외관에 비중을 둔 낭만주의적 풍경 개념을 작가가 미적 태도를 취했을 때 얻어지는 심미적 사진으로 예술미와 자연미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나무에 얽힌 이야기들을 우리 삶 속에 끌어들여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시각이 날카롭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오는 27일까지 계속될 이 전시에선 대나무의 끈질긴 생명력과 고고함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불의나 부정과 타협하지 않는 선비정신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편안한 고향의 정취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라씨는 "제가 태어나서 자란 고장의 대나무를 통해 고향과 대나무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전시회를 마련했다"며 "그리 크지 않은 전시공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대의 아름다움과 고결함을 알고 '사진으로도 이런 느낌을 줄 수 있구나'하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자료출처 : http://www.ohmynews.com]
첫댓글 모세 고향 담양읍 대전면 금성면에 있는 아름다운 대나무 사진입니다
죽기전에는 함 가봐야 할테데~ㅋ
햐~~ 잎에 맺힌 물방울과 대나무 옆면으로 쌓인 눈이 예술이다 예술.....
너무 멀어서 놀러오란 말도 못하겠네^^*
대나무 숲에 들어가 피톤치드 실컷~~마시고시포....ㅎ
한번쯤 시간내서 죽녹원 다녀 가시게나^^*
눈내린 대나무 숲에 가고싶다.~~
옛날 어른들이 대밭에서 모자 벗어놓고 큰일보면 잊어 분다고 그랳쓰자라서 모자가 대나무 꼭대기에
왜냐면 일보는 동안에 대나무가 쑥
참나~ 거짓말도 그럴듯 하게 하네 ㅋㅋ
이거시 대나무의 전설이여~ㅋ
작년 겨울 고창읍성에 대숲을 거닐었는데...너무 좋았던 기억이 새삼스럽습니다.
덕분에 좋은 글 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