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금방 익숙해지지만, 홍콩에 처음 오려고 계획하시는 분들은 자가용 필요 여부나 대중교통에 대해 궁금하신 점들이 있을까 해서 정리해 봅니다.
제가 홍콩섬에 살다보니 홍콩섬 위주로 말씀드릴께요.
홍콩에 오셔서 처음 느끼실 수 있는게, 이동거리가 무척이나 짧다는 거에요. 서울 같으면 백화점 한번 가려고 시내 나가려면 최소 반나절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홍콩섬 왠만한 곳에서 시내라 할 수 있는 센트럴 지역까지 나가는데, 택시 기준으로 보통 30분 미만입니다. 아마 홍콩섬 끝에서 끝으로 움직인다 해도 45분이면 충분합니다. (door to door 기준으로요)
저는 홍콩섬 동쪽에 사는데, 하루에 세번까지 센트럴에 나갔다 온 적도 있습니다. 좀 피곤하긴 하지만 타이쿠싱에서 센트럴까지 택시는 15~20분, 지하철(MTR)로도 보통 30분이면 충분하니까요. 버스 노선들도 잘 짜여있고, 아무래도 교통체증이 피크타임을 제외하곤 서울보다 훨씬 원만해서 그런 것 같아요.
자가용이 필요한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근처에 얼씬거리는 걸 피하는 갑부들이 사는 동네는 꼭 필요하지요. 대중교통이 20분 간격내지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버스 노선 하나뿐이고, 사람 꽉차면 아예 안태우는 미니 버스 노선만 한두개 있는 동네라면 차를 사셔야 합니다만, 홍콩에 익숙하지 않으신 한국에서 막 오시는 분들이 이런 곳에 집을 구하시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또 아이 학교가 집하고 먼 경우, 학교 스쿨 버스는 대부분이 운행이 되지만 그 밖의 과외 활동을 더 시킨다던가, 학교 근처의 아이들과 플레이데이트 등의 놀이를 하려면 차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일단 홍콩에 한동한 사시다가 차의 필요성을 느껴서 사시는 분들은 보았습니다. 주변의 자가 운전자들 말씀을 들어보니, 홍콩의 기름값도 싼 편이 아니고 (한국도 마찬가지지만요) 일단 주차비가 만만치 않다 하시더군요. (참고로 저희 동네인 사이완호의 경우, 아파트 주차장의 한달 요금이 2500불에서 3800불 정도입니다.) 꼭 차를 가져오시겠다거나, 아니면 오시자 마자 차를 사실 분들은 집을 구하실때 주차장이 딸린 집을 찾으시면 있습니다. 차를 살만한 여유가 많은 분들이 사시는 동네의 집이나, 시내와 거리가 떨어져 있거나, 대중 교통이 불편해 차가 필요한 곳에 있는 집들의 경우 대부분 주차장이 포함되어 있거나, 주차장 비용이 그닥 높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한데 제가 홍콩에서 가장 비싼 택시비를 내 본 것은 150불 정도(공항은 좀 다릅니다. 홍콩섬 동쪽의 경우 일반 택시는 350불이 보통이지만 미리 예약한 경우는 그것보다 싸요.), 홍콩섬내에만 택시를 탄다면 보통 75불 전후, 아님 그보다 적은 금액이 나오더군요. 그러니 매일 택시로 출퇴근을 한다해도(아이들 데리고 택시로 하루에 한번씩 어디를 다녀온다해도) 자동차 세금/보험/기름값/주차료 전체를 합한 금액보다 싸게 먹힌다 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처음 홍콩 택시 타시면 좀 지저분하고, 영어가 잘 안통하는 경우도 있고 해서 한국과 달리 좀 불편하다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만, 아파트 로비 앞에서 바로 불러서 타고, 원하는 곳의 코 앞에 내리는 경우가 많아, 한국처럼 택시 잡으러 길로 한참 걸어나오고 또 나와서도 빈택시 잡기 어렵고 하는 경우는 드물답니다. 아파트 단지 근처에는 택시 정류장이 사방군데 있고 정류장마다 쭉 줄서서 기다리는 택시 행렬을 쉽게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처음 오셔서 길 익히시는 당분간 택시비 넉넉하게 예산잡아 쓰시고 점점 대중교통에 익숙해 지시면 차가 별로 필요없으실꺼에요. 위에 말씀드린 경우처럼 꼭 필요한 경우도 있답니다. 그런 경우에도 그건 오셔서 살다가 결정하셔서 중고 사셔도 가져오시는 것보단 수지타산이 맞을 거란게 제 경험이네요.
만약 차를 사기로 결정하셨고, 길은 모르고-여긴 한국과 달리 쓸만한 네비게이터가 없답니다-하신다면, 코스웨이베이에 St. Paul 병원근처 골목에 가시면 운전연수차량들이 서 있는데, 이곳을 통해 연수를 받을 수 있다 들었으니 참고하세요.(운전/연수학원이 있다 들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네요.)
기타 대중교통에 대한 팁을 드린다면, 버스 정류장에 있는 버스 노선을 잘 읽어보시면 구간 요금이 적용되거나 환승으로 1불정도 깎아주는 경우가 있으니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예를 들어 미니 버스는 보통 요금이 fix되어 있지만 일반 버스의 경우 종점에서 탈때 요금이 제일 비싸고(가장 먼거리를 갈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종점에 가까운 곳에 탈 수록 조금이라도 요금을 적게 냅니다. 한데 가끔 어떤 노선은, 종점에서 타고 어떤 정류장 이전에 내릴 경우, 구간 요금을 적용해서 요금을 깍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땐 탈때 사용한 옥토퍼스 카드를 내리실 때 다시 한번 기계에 대주시면 됩니다. 만약 주변 로칼 사람들이 내릴때 한번 더 카드를 대더라 하면 그냥 따라서 대시면 될꺼에요. 그럼 일정 금액을 다시 옥토퍼스 카드에 충전해주더군요. 승차하면서 요금을 낼 때는 삡~소리가 한번, 내리면서 다시 재충전해줄때는 삐삡~하고 두번 울려서 소리가 다르니 구별이 가능하실꺼에요.
대신 MTR에서 버스로 환승한다거나 해서 요금을 깍아주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네요.
도움이 되셨길..
첫댓글 짱이세요!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정말 유용한 정보네요!
감동입니다. 이렇게 자세히~~환승요금할인은 한국과 비슷한 것 같아요^^
정말 상세히 기술해 주셨네요...좋은 정보입니다.^^ 한국에서는 정말 차없으면 못살 것처럼 너무 불편한데, 홍콩에선 차있으면 오히려 시내에서 주차할 걱정때문에 더 부담된다는...ㅎㅎ..버스의 경우, 한 정거장 차이로 요금이 달라(구간 적용이 되서) 여기 홍콩사람들은 한정거장 더 걸어가서 타더라구요..첨엔 그게 우스웠는데..살다보니 저도 그렇게 따라가게 되더라구요~^^
저도 홍콩가서 차 없이 살수 있을까 고민 했는데... 이 글을 읽고 나니 없어도 될것 같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 드려요 ^^
차없이 사는게 모든게 맘 편한거 같아요..근데.아무래도 몸이 조금 고생일것 같긴 한데
저도 쓰신 글 읽고 고민이 사라졌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결론은 차가 별로 필요 없을 듯.. 주차비도 엄청나고요. 왼쪽 운전이라 겁나요
한가지만 보충하면...네비게이터 있습니다. 다만 중문 과 영문 둘다 되는걸로 사야합니다.
차 없이 장은 어찌보나 걱정되더라구여
택시 잡기가 쉽다니 맘이 좀 놓이네요
항상 종점에서 탔는데..내릴때 다시 찍어야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