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의 0단계 '해빙'-
아이러니하게도 변화는 잃어야 찾아오는 기회입니다.
한여름 백화점 세일 때 겨울옷을 준비하는 사람은 많아도,인생의 여름에 겨울을 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 얼른 해야 할 일이 있고,늦더라도 천천히 짚고 가야 할 일이 있다면 인생의 변화는 후자입니다.
인생의 전환점을 맞아 내 몸과 마음이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귀 기울여보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래 참은 방귀가 독한 것처럼 억제된 욕구는 언젠가 질병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몸에 딱 달라붙은 청바지처럼 내 삶을 쥐고 있는 것들을 벗고 어슬렁어슬렁 시간을 보내는 것.
이것이 변화의 0단계,몸과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는 '해빙기'입니다.
해빙기에는 큰 훼방꾼이 있습니다.'채찍질'입니다.이러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채근하기도 하고,남편 또는 아내가 눈치를 주기도 합니다.하지만 변화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발등에 불이 비로소 뜨겁게 느껴져야 일어납니다.
옆에서 아무리 '불이야'소리쳐도 본인이 느끼지 못하면 소용없습니다.부부는 뭘 해도 예쁜 '황홀기'.자는 모습도 싫은 '환멸기'.'포기기'를 지나야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기'에 이를 수 있다고 하죠.변화의 해빙기를 보내는 배우자를 보는 것이 힘들 땐 서로 '숨, 쉴 틈'을 갸져야 합니다.
-좋으면 추억, 나쁘면 경험-
가만히 두어도 놀만큼 놀면 대다수의 사람은 슬슬 변화의 발동을 겁니다.
본능적으로 자기애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남들이 다 말려도 꼭 하고 싶은 일, 지금까지 마음속에만 담아 두었던 일, 더 나이 들어서까지 계속 할 수 있는 일까지, 나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지 선택과 집중을 합니다.
이제부터의 일은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가가 더 중요합니다.
또한 변화는 아픔을 수반합니다.'괜히 시작했나?'하는 후회가 생깁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을 활기차게 보내려면"일단 해봐. 좋으면 추억이 되고 나빠도 경험으로 남지 않겠어?"라는 배짱이 필요합니다.
'연륜에서 오는 지혜는 변화를 위한 시도가 추억과 경험으로 쌓여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나만의 개성으로 빛나다-
'지혜로운'이라는 형용사는 '노인'이라는 명사와 잘 어울리지만 노인이 된다고 모두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패가 두려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 사람은 기패대상 1호입니다.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 사람도 외롭습니다.하지만 제멋에 즐겁게 사는 사람 곁에는 언제나 사람이 많습니다.
좌절할 때 하더라도 삶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야 변화할 수 있습니다.
개성은 튀는 옷차림과 튀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나만의 고유의 특성이 개성입니다.
가족과 신뢰로 향했던 에너지가 내 몸과 마음에 귀 기울이고 익숙해지는 과정이 자리를 굳혀 개성이 됩니다.
단풍이 아름다운 이유는 똑같지 않기 때문입니다.크산토필이 많은 잎은 노랗게,화청소가 많은 잎은 붉게, 같은 나무라도 낮과 밤의 기온 차나 습도 등에 따라 자기 색을 표현하기에 아름다운 것입니다.
우리도 나만의 개성을 발휘해야 합니다.다가올 계절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한 변화를 통해.
글 이수인 (연금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