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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현 순례사적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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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회소개 스크랩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레몬트리 추천 0 조회 165 12.06.11 10:2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1888년 선교 수녀 첫발… 국내 수도회 '맏이'

 

 

▲ 네팔 포카라에서 의료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 마르타 수녀가 손을 심하게 다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1888년 7월 22일 어스름한 새벽녘 인천 제물포항. 아직 순교자의 선혈이 채 마르지 않은 조선 땅에 프랑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가 파견한 수녀 네 명(프랑스인 두 명, 중국인 두 명)이 첫발을 디뎠다. 이로써 한국교회에 '수녀'라는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만에 순교자들 후손인 처녀 다섯 명이 한국인 첫 지원자로 입회했고, 1898년 8월 28일 박황월(프란치스코 하비에르)ㆍ김해겸(쌘뽈)ㆍ최복동(골롬바) 수녀가 첫 서원을 했다. 한국인 수녀가 처음으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1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그 씨앗은 풍성한 열매를 맺어 서울ㆍ대구관구를 합쳐 1000명이 넘는 한국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들이 기도와 헌신의 삶을 살고 있다. 한국교회 여자 수도자 수가 약 1만 명(2010년 말 현재, 수련자 제외)인 것을 감안하면, 성당에서나 길을 가다 만나는 수녀 10명 중 1명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인 셈이다.

 국내 수도회 맏이인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는 가장 긴 역사와 가장 많은 회원을 갖고 있는 만큼 사도직 또한 방대하다. 서울관구만 해도 8개 교구 67개 본당에 전교 수녀를 파견하고 있고, 빈민ㆍ노인ㆍ아동ㆍ청소년ㆍ장애인ㆍ새터민ㆍ이주민ㆍ상담치료ㆍ교정사목 등 사회 구석구석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유치원ㆍ어린이집 18곳을 포함해 계성초등학교ㆍ계성여고ㆍ논산 쌘뽈여중고 등 교육기관도 수두룩하다. 또 수녀회가 47년간 운영하다 가톨릭학원에 헌정한 성바오로병원을 비롯해 여의도ㆍ대전성모병원과 다른 일반병원 원목실, 호스피스센터에서 육체적 질병과 마음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끊임없이 기도하며 환자를 돌보는 모습은 그리스도의 향기 그 자체다.

 "교회와 사회가 요구하는 것, 세상 사람들이 간절히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귀 기울이고 신속하게 응답하는 것이 저희 샬트르 전통입니다."

▲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서울관구)가 운영하는 인천 해성보육원은 1894년 설립된 국내 첫 보육시설이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서울 명동 샬트르 수녀회 서울관구 역사박물관 담당 이명희(안젤라) 수녀는 "초창기 선교 수녀님들을 통해 받은 은사에 보답하고자 한국 샬트르 수녀회도 1990년대 이후 해외선교 사명에 충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희 수녀 소개로 마침 선교지 마다카스카르에서 휴가차 귀국한 이정옥(아녜스) 수녀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수녀는 3년 전 환갑을 넘긴 나이에 아프리카 남동쪽 섬나라인 마다카스카르로 선교를 떠났다.

 "첫 서원(1980년) 때부터 해외선교를 꿈꿔 왔어요. 들판에 버려진 이삭을 줍는 마음으로, 가난하고 버림받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하느님 사랑을 전하고 싶었지요. 그런데 환갑이 될 때까지 기회를 얻지 못하다가 마다카스카르로 가라는 부르심을 받고 무척 기뻤어요."

 이정옥 수녀는 마다카스카르 현지 수녀들이 운영하는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과 무료급식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수녀 말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샬트르 수녀들의 강한 선교 열의를 읽을 수 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가면 지금보다 더 오지로 들어갈 예정이에요. 교실이 두 개뿐인 학교인데 그나마 하나는 벽이 무너지고, 아이들은 연필도, 교과서도 없이 공부하고 있죠. 한 달 1500원 남짓한 수업료가 없어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도 태반이에요. 풍토병에 걸려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어도 제가 마다카스카르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에요."

▲ 1888년 제물포에 도착한 첫 선교 수녀들.


 프랑스에서 태동한 샬트르 수녀회는 현재 유럽보다 아시아 지역에 회원이 더 많다. 전 세계 36개국에 진출해 있는 샬트르 전체 회원 4000여 명 가운데 한국 수녀들이 4분의 1이 넘는다. 로마 총원에서도 한국 샬트르 수녀회가 세계 각지에서 펼치고 있는 선교활동에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서울관구는 중국ㆍ러시아ㆍ네팔 등 7개국에 선교 수녀 25명을 파견했고, 대구관구는 중국ㆍ몽골ㆍ카자흐스탄 등에 진출해 있다.

 몇 년 전 몽골 취재를 갔을 때 샬트르 수녀회 대구관구가 운영하는 몬테소리 유치원과 쌘뽈초등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수녀회가 몽골에서 선교 사업으로 초등학교와 유치원 교육에 뛰어든 이유는 현재 이 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교육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서울관구가 2009년 봄부터 네팔 포카라에서 펼치는 선교 활동도 눈에 띈다. 포카라는 히말라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관광ㆍ휴양도시지만 시내 외곽에 티베트 난민촌이 있고, 주민 대부분이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곳이다. 직접 선교가 금지된 이곳에서도 빈민가 어린이를 위한 공부방과 이동진료소를 이용한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다.

 이명희 수녀는 "세상 곳곳에서 교육과 의료,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애덕의 삶을 통해 샬트르 정신을 성실히 실천하면서 여성 수도회의 '맏언니'로서 기대와 책임에 부응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 수도회 영성과 역사

▲ 수녀회 심벌 마크.


▲ 아쉽게도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설립자 쇼베 신부와 공동 설립자 마리안 드 티 사진이나 초상이 남아 있지 않아 상징적으로 이삭과 풍차를 설립자로 표현한다.


1696년 프랑스 작은 마을 러베빌 라셔날. 이곳에 본당 사제로 부임한 루이 쇼베(1664~1710) 신부는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돌보기 위해 마을 처녀들을 모아 공동체를 시작했다. 처음부터 수도회를 세운다는 거창한 목적보다는 오랜 전쟁으로 궁핍한 사람들을 위해, 하느님 영광을 위해 단순하고 소박하게 봉사한다는 생각이었다.

 쇼베 신부는 버려진 환자들, 가난한 이들의 인간적ㆍ영적 품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이런 큰 뜻에 함께하기를 바라는 협조자를 찾았고, 처녀 4명을 첫 회원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후대 회원들은 이들 중에서도 2대 원장이었던 마리안 드 티(1665~1703)를 공동 설립자로 모신다.

 쇼베 신부는 공동체 회원들에게 잘 익은 곡식들을 거둔 뒤 들판에 버려진 이삭을 줍는 마음으로 사도직에 임할 것을 권했다. 따라서 후대 회원들은 다른 큰 수도회들 손길이 닿지 못하는 작은 일에 헌신하는 '이삭 줍는 여인들'로서 일생을 바친다. 아울러 동정 마리아를 그들의 보호자로 삼고 바오로 사도 열정을 본받아 그리스도 중심의 파스카 영성을 살고 있다.

 이렇게 설립된 작은 공동체는 점차 성장해 곧 주변 다른 마을로 회원들을 파견하기 시작했다. 쇼베 신부는 공동체가 교회 안에서 더 조직적으로 봉사할 수 있도록 이들을 샬트르 교구에 위탁했다. 1708년 샬트르 주교는 이 수녀들을 받아들여 공적으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란 이름을 주었으며, 쇼베 신부는 공동체를 주교에게 위임한 뒤 1710년 46살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1727년 남아메리카 기아나에 처음 선교 수녀를 파견한 샬트르 수녀회는 프랑스 혁명 소용돌이 속에 존폐 위기를 겪으면서도 세계 36개국에서 파스카 영성을 꽃피우는 국제 수도회로 성장했다.


※성소모임(www.spcseoul.or.kr, www.spctaegu.or.kr)
▨ 서울관구 : 매달 둘째 주일 오후 2시 관구 본원(서울 중구 명동 2가)
문의 : 02-3706-3233, spcmeeting@catholic.or.kr
▨ 대구관구 : 매달 넷째 주일 오후 1시 30분 관구 본원(대구시 남구 남산 3동)
문의 : 053-659-3404, isacsp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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