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영국대사관 (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다녀오다.
런던에서는 조문 대기줄이 8km, 대기시간 14시간까지
영국 축구스타 베컴도 13시간 줄을 선 후 겨우 여왕 참배
9월 15일, 필자는 영국에서 10년 이상 살았던 지인과 함께 덕수궁 옆에 위치한 주한 영국대사관으로 (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을 다녀왔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먼 나라 이야기이고 영국여왕과 특별한 인연이 없는 국민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관심이 별로 크지않은 것 같다. 주한 영국대사관 조문소는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다. 조문소에는 주영북한공사였던 태영호 국회의원의 조화가 유난히 눈에 띈다.
필자 가족은 1986-1990년까지 4년간 직장 관계로 영국에서 살았고, 특히 아들은 그후 지금까지 30여 년동안 영국 시민권자로서 영국에서 살고 있다. 또, 딸 아이 역시 10여 년 전 호주로 이민 가서 영연방국가인 호주국적으로 살고 있다. 이 때문에 필자 가족의 경우에는 여왕의 서거가 남의 나라 일 같지가 않았다. 굳이 여왕조문을 다녀온 이유이다.
9월 17일, 영국 현지소식에 의하면(AFP News), 런던에서는 너무 긴 조문행렬로 이틀간 최소 435명이 기절까지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영국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예외없이 13시간 줄을 서서 여왕을 참배했다고 한다. 그는 새벽 2시 15분쯤 혼자 현장을 찾아 줄을 서기 시작해 오후 3시 30분경 여왕의 관 앞에서 참배를 마쳤다고 한다. 믿기 어려울 정도의 광적인 애도 물결이다.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됐다고 하는 영국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왕정군주국가의 상징인 '여왕(The Queen)'이라는 존재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故)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영국연방 가입국 56개국 중 영국을 포함,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뉴질랜드, 자메이카, 바하마, 그레나다, 파푸아뉴기니, 솔로몬 제도, 투발루,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벨리즈, 앤티가 바부다, 세인트키츠 네비스 등 15개국의 여왕이기도 했다. 즉, 영국여왕(여왕 서거 후 왕위를 승계한 찰스 3세의 경우에는 왕)을 그들 나라의 국가원수로 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실질적으로는 여왕(왕)이 임명한 연방 총독이 대표하고 있다.
영국연방(Commonwealth of Nations) 은 영국 본국과 함께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56개 국가로 구성된 국제기구이다. 이 중 영국의 여왕(왕)을 수장으로 하는 영국 포함 15개 국가는 각각 영연방 왕국(Commonwealth realm)으로 지칭한다.(글,사진/임윤식)
조문 후 참배객명부(조문록)에 등록하고 있는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