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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한의 장편소설.
1977년 6월 『세계의문학』에 발표되었던 중편을 확대하여 장편으로 개작 재구성했다. 월남전 참전병사의 삶의 애환을 다룬 이 소설로 박영한은 제2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였다. 작가는 월남전에 백마부대 보도병으로서 참전하였는데, 그 경험을 살려 2년 1개월에 걸쳐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품은 황일천 병장과 빅뚜이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리고 있다. 전쟁터에서 벌어지는 장병과 매춘부의 사랑, 월남의 풍물, 월남전 이전 프랑스의 월남에 대한 가학적 통치와 그에 따른 모순, 월남의 내전상황, 미군 개입 등이 원근법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황일천 병장의 주위 인물, 유하사, 선임하사, 김기수 병장, 린느 등이 부수적 인물로 등장하여 월남전의 모습을 파편적으로 그려낸다. 그리고 월남(쏭바강)의 전설을 통해 월남민이 겪는 비극적 현실, 즉 퇴폐적 상황, 성병, 이데올로기 등으로 인해 타락해 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월남전 자체를 일종의 청부전으로 파악하고 빅뚜이를 통해 잔몰해 가는 인간의 영혼세계를 일깨우고 있는데 이는 곧 전쟁의 인도적 차원, 즉 이데올로기로 인해 붕괴되어가는 인간성을 그리려는 작가의식의 발로인 것이다. “이데올로기들끼리 맞붙어 싸우고 있다…… 그들은 감히 이 땅의 주인이라 말하며 이 땅을 제멋대로 요리하고 있다.” 전쟁의 무목적성, 사랑의 무목적성이다. 이 소설은 파월 장병들의 삶을 파노라마적으로 그려주고 있는데, 무엇보다 실재 경험을 토대로 월남전의 모습을 제3국인의 시각에서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몬타나촌 원시족 마을에서 한바탕 총질을 하고 황일천 병장, 유동수 하사, 이 중위가 도망쳐 나온다. 그들은 월남전 때문에 파견된 한국 군인이다. 그들은 귀국이 얼마남지 않았으니 기분 좀 내자며 매춘하는 곳을 찾아나선다. 그러다 <빅 뚜이 상점>이란 가게에 들어선다.
황 병장은 그곳에서 월남처녀 응웬 티 빅 뚜이를 만나게 되고, 마음이 설레인다. 빅 뚜이는 21살에 달라트대학교를 다닌다. 그들은 음식값을 치르고 나온다. 빅 뚜이가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서있다. 갑자기 총성이 들리고 그들은 매춘부가 있는 집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황 병장은 매춘소녀와 아무런 행위도 할 수가 없다. 유 하사와 중위가 그곳에서 만난 미군 둘과 카바레를 간다.
그런데 미군은 카바레에서 나온 후 그들이 타고 온 드리쿼터가 없어진 걸 발견한다. 그리고 총격사고가 벌어진다. 같은 시간 황 병장은 빅 뚜이와 함께 들판을 걷고 있다. 둘은 추락한 비행기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여자는 주소가 적힌 쪽지를 건네준다.
뚜이가 집으로 뛰어간다. 중대로 돌아와 이틀 후 매복명령이 떨어졌다. 매복 전날 저녁 황 병장은 어머지의 편지를 받는다. 귀국을 많이 기다리시는 모양이다.
황 병장은 곧 다가올 귀국날을 생각하며 교량 보초를 서고 있다. 황 병장은 문과대 영문과를 다니다가 월남전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는 180cm의 큰 키에 기타를 좋아한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지원입대한 오상병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 성냥을 빌리러 온다. 유 하사와 중위, 황 병장이 모여 고량주를 마신다. 그들이 지키는 고량은 미군의 전투장비와 보급물자를 실어나르는 중요한 교량이다. 그들은 갑자기 포격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오상병을 잃게 된다.
중대로 돌아왔다. 위문공연 쇼가 열렸다. 갑자기 포가 날아와 공연장은 난리가 난다. 대기병 막사에 유 하사가 앉아있다. 유 하사는 그들의 귀국이 누락됐다는 소식을 전한다.
성병 검사 결과 때문이다. 유 하사는 몰라도 황병장은 절대 성병이 아니었다. 한번도 성행위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금 병을 치료하기 위해 102병원소속 성병환자 수용소로 가는 길이다.
목을 축이기 위해 중간에 콜라가게에서 내린다. 거대한 미군행렬이 지나간다. 수용소에 도착했다. 땅딸한 손일병이 나왔고 일병임에도 불구하고 병장들에게 반말을 한다. 병사들이 건물에 들어선다. 이 모습을 올챙이 상사라 불리는 오상사가 내려다 보고있다.
본부 행정반 안에서 트림을 걱걱거리며 오상사가 왔다갔다 한다. 괜히 서류계 박상병에게 시비를 걸어 실수를 한다. 그러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타소리를 듣고 위기를 모면하고자 기타치던 황병장을 불러온다.
오상사에게 혼난 후로 황 병장은 숨어서 기타를 친다. 유하사는 오상사가 오는지 망을 본다. 황병장과 기타 합주를 바라는 김기수라는 사내가 있었다. 음대를 다녔다고 한다. 사이공 탄손누트공항에서 근무하다 붙들려왔다.
똥통사역을 하는 날 김기수와 황 병장이 올챙이 상사를 골려주기로 한다. 상사가 발을 헛딛는 순간 상사는 똥물을 뒤짚어쓴다. 이튿날 황 병장은 기타를 치기 위해 기르던 손톱이 깍였고, 김기수는 자주 행정반에 불려갔다. 오상사가 박 상병을 불렀다. 부드럽게 대하는 오상사에게 연민같은 것을 느낀다. 오상사는 사역병 명단과 보초명단을 작성하라고 명령한다.
9시가 되어도 작업철수 명령은 없다. 너무 배가 보프다. 갑자기 스콜을 만나 작업이 중단된다. 오늘따라 작업장에 나온 김기수가 유하사는 수상쩍다. 내무반 경리계직을 맡은 후로 작업장에 나타나지 않던 김기수였다.
유하사와 김기수가 싸운다. 유 하사는 올챙이 상사한테 미재 TV를 갖다바친 걸 오해하고 있었다. 김기수는 똥통사건 때문에 모두 기합을 받고 있을 때 TV를 바치자 기합이 끝났고 전투수당 중 5$씩 공제하자는 위로부터의 흥정을 피하기 위해 작업장에 나오게 된 거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미군의 지프차가 온다. 미군들은 그들에게 죄수냐고 묻는다. 화가 난 누군가가 지프차에 돌을 던진다. 11시가 넘어서 기간병이 왔다. 다시 기간병들과 싸움이 일어났다. 9내무반 병사들이 수용소에 도착한다. 아까 미군과의 일 때문에 그들은 기합을 받게 된다. 광막사에 갇힌 황병장은 낮잠과 기타를 치며 시간을 보낸다. 그의 꿈에 여자와의 정사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끝에는 꼭 그 여자가 올챙이 상사로 변한다.
1주일 동안의 공막사 생활을 마친 황병장은 취사병으로 보직받는다. 그는 수용소로 끌려온지 3일만에 102병원 비뇨기과에 갔던 일을 생각했다. 성병이 없는데 끌려왔다며 로버트 테일러를 닮은 군의관에게 설명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파월할 때 바레트호에서 싸웠던, 관자놀이에 반달형 흉터를 가진 검역병 녀석이 생각났다. 수용소로 끌려오기 전 하필이면 그 검역병에게 검사를 받은 것이다. 그의 오진으로 수용소로 끌려온 것이라 생각했다.
1969년 11월 5일 황병장이 빅 뚜이가 준 주소로 편지를 보낸다. 그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와 사진을 한장 보냈다. 11월 9일 빅 뚜이에게 답장이 왔다. 사설국민학교에 다니는 친구의 부탁으로 오후에 칸 하우에 갈 것이며, <희망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했다.
11월 11일 뚜이 편지에서 황 병장이 무엇을 버리고 갔다고 한다. 11월 15일 황은 잃어버린 것이 군번표가 아니냐고, 보고싶다고 보냈다. 11월 26일 뚜이의 편지에서는 사설국민학교에 다닌다는 친구 쑤엉의 죽음과 황이 잃은 것은 그의 마음이라고 했다.
세 번째 편지를 받은 황은 빅 뚜이를 만나러 간다. 다행히 빅 뚜이가 집에 있었다. 둘은 가까운 읍으로 나갔다. 황은 식당에 들어가 뚜이가 준비해 온 중국식 옷으로 갈아입는다. 식당을 나왔다. 미안마을이다. 둘은 사랑을 나눈다. 뚜이는 황과 결혼하여 한국으로 가겠다고 한다.
아침이 되었다. 뚜이가 쏭바강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쏭바강은 투이호아 남쪽으로 흐르는 강이다. 그들에게 갑자기 적이 나타났고 정신을 차린 후에 다시 음식점으로 돌아온다. 몬타나 마을을 지났다. 크리스마스에 나트랑에 있는 큰아버지 댁에 파티가 있다며 그때 만나자는 약속을 한 후 뚜이는 집으로 돌아간다.
유 하사, 김기수, 늙은 김 병장이 고달픔을 씻고자 샤워를 한다. 늙은 김은 열아홉살짜리 계집애랑 국제 결혼해 한국으로 데려갈 거라고 떠들어댔다. 기수는 전에 만났던 여자 마담 린느를 생각한다. 기수가 사이공 공항에 있을 때 여자는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다며 비행기표를 급히 구하고 있었다. 기수의 도움으로 비행기를 무사히 탄 여자는 그 후에 기수를 찾아왔다. 둘은 <알마냑>이란 카페에서 브랜디를 마셨다. 그곳에서 흑인이 여자에게 집적대고 기수와 싸움을 했다.
카페에서 나와 기수는 썩어가는 사이공 거리를 본다. 기수는 여자를 집까지 바래다주었다. 여자의 집에서 함께 하룻밤을 보내었다. 여자는 재즈와 정치에도 관심이 많았다. 기수는 그 주일 내내 여자와 같이 지냈다. 하루는 미리 연락도 없이 여자의 집을 습격하였다. 여자는 마리화나를 넣은 윈스턴을 피워 환각 상태에 있었다. 어느 날은 수녀였다는 친구 마루가 와 있었고 두 여자가 밤을 보냈다. 그러나 자신이 한국놈이란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은 후 여자를 차버렸다.
뚜이를 만나고 온 다음부터 황은 병든 닭처럼 시들어가고 있었다. 올챙이 상사가 시내에서 돌아왔다. 수당문제 때문에 김기수가 교육계를 만나러 간다. 절대 5$를 공제할 수가 없다는 결심을 보이고 간다.
다음날 새벽 유하사, 김기수, 헌병 유, 늙은 김, 황이 연병장을 뛰고 있다. 발에서 피가 나 자갈이 미끄럽다. 갑자기 위협사격을 받고 그들은 뒷산으로 피한다. 유하사가 탐조등을 향해 총을 쏜다. 크리스마스 이브다. 약속시간보다 10분 늦은 7시 10분에 뚜이가 <황뜨>카페에 도착했다. 황이 8시 정각에 도착하였다. 거리에 나온 두사람은 지저분한 시가를 걷는다. 그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의 거리를 서성이고 있을 때 뚜이의 큰아버지 로이씨의 집에서 거대한 파티가 시작되었다. 로이씨의 집은 궁궐같다. 유명한 가수까지 불렀다. 뚜이와 황이 도착하였다. 루이씨에게는 부인이 넷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셋째 부인인 랑과 그의 둘째 아들 대위 디인의 은밀한 관계는 상상조차 하지못했다. 디인과 루이씨의 셋째 아들인 후에법대생 키엠 그리고 황이 이야기를 나눈다. 탱고를 추고 있는 사람들이 어쩐지 황은 절름발이 같아 보인다. 디인, 키엠과의 토론이 끝나고 황은 약속이 있다며 돌아간다. 총기를 휘둘러 유하사와 늙은 김이 군법회의에 회부되었다. 그 바람에 외출금지가 내려졌다. 그런데 황이 뚜이를 만나기 위해 나가려한다. 황은 막아보려고 하지만 소용이 없다. 아무래도 뚜이가 이상했기 때문이다. 뚜이는 얼굴이 무척 말라 있었다. 뭔가를 고민하는 것 같았다. 파티에 다녀온 다음날 숙부 로이씨가 반대를 한다는 뚜이의 편지를 받았었다. 끝내 연대 헬기장에 있는 친구의 도움으로 헬기를 타고 약속장소인 음식점에 도착한다. 3시가 약속시간이었는데 시간은 4시가 넘었다. 음식점 주인은 뚜이가 안왔다고 한다. 그 길로 뚜이의 집으로 간다. 불행히도 뚜이는 없고 그의 어머니는 딸이 달라트로 여행갔다고 한다. 루즈자국이 어지럽게 찍힌 편지를 받고 황은 수용소로 돌아간다. 10시가 넘어서 도착한 황은 기타를 끼고 정신 나간 사람 마냥 물탱크로 내려간다. 쏭바강 노래를 부른다. 올챙이 상사가 나타났지만 황은 여전히 크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황은 마음이 두개라고 중얼거린다. 눈자위의 흰창이 드러나고 손을 부들부들 떤다. 올챙이 상사는 앰뷸런스를 부른다.
황은 사흘동안의 병원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뜻밖에도 상사가 황을 취사장 사병 책임자로 임명하는 인심을 베풀어 그는 하는 일없이 수용소를 실실거리며 돌아다닌다. 그때부터 황은 헌병인 유병장과 어울렸고 여자사냥을 다녔다. 상사가 캄란으로 물건을 사러간 날 그들은 여자사냥을 나갔고 소다수 가게에서 라면을 사먹는다. 거기에서 캄란의 댄서들을 만나고 지나가던 한국군 작전차량에서 던진 연막탄으로 그곳을 빠져나온다. 나트랑 해변으로 가서 그들은 창녀집을 찾는다. 창녀와 성행위를 하며 황은 뚜이를 생각하고 통쾌함을 느낀다. 하지만 유는 구경만 한다. 귀국을 위한 최종검진을 1주일 남기고 황에게 성병증세가 나타난다. 그러나 뜻밖에도 귀국특명을 받게된다. 그가 품은 모순들이 유(有)가 (無)로, 무(無)가 유(有)로 자기들 멋대로 자리바꿈을 한다.
오전 11시가 가까워 피셔호가 출항하였다. 유하사는 곧 한국 감옥으로 송환될거고 김기수는 먼저 한국으로 갔다. 황은 한국군 통역과 임시 의무병으로 미해군 장교 제이콥과 피셔호 갑판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필리핀 요리사 따바오는 능숙하게 기타는 연주하곤 한다. 황에게 손중사의 계시같은 목소리가 울려오고 있었다. 황은 수용소를 떠나기 며칠 전 손중사와 함께 술을 마셨다. 손중사는 중사시절 연대작전 때 만난 소녀의 이야기를 하였다. 그의 이야기에 손중사야말로 승리의 참뜻을 아는 인간이라고 황은 생각했다. 황은 따바오의 기타를 받아들고 쏭바강을 흐느끼며 부르기 시작한다. 황의 손이 떨리고 갑갑하다고 신음을 한다. 그러더니 눈자위의 흰창을 드러내고 벌렁 드러눕는다. 황은 검은 바다와 하늘, 새까만 태양의 파편을 노려보고 있다. 뚜이와 그 국민들이 아우성치며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는 끝없는 혼돈 속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황이 업혀 떠난 그 자리에 쏭바강 노래의 여운만 남아있다.
첫댓글 이작품에서 나오는 여주인공 이름이 응웬 티 빅 뚜이 인데 내가 아는바로는 황일천 병장과 만나던 베트남 처녀의 이름이 투이(Toi)라는 이름으로 알고있다. 베트남 여성의 이름은 투이,뚜엣 이렇게 불리워진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베트남이라는 국가의 지명도 베트남인들이 발음할때는 삐엣남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듣고서 말할때에는 흔히 베트남이라고 하는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