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목포문학상』동화부문 예비심사평
예심위원 윤삼현(동화작가)
제 3회 목포문학상 동화부문 응모작 60여 편을 세심히 살펴보았다. 대체로 작품의 유형이 요즘 세태를 반영하듯 다문화가정문제, 외모문제, 부모갈등, 상처를 보듬고 살아가는 편부모하의 심리적 갈등, 빈부대립문제 그리고 용기가 부족한 심약한 아동의 불안감 극복과정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동물소재의 풍자적 우화, 사업실패로 변화된 환경에의 적응문제도 눈에 띄었다.
우선 응모작의 공통된 문제점은 지나치게 편협한 소재를 선택함으로써 스스로 한계를 노출하고 마는 아쉬움이다. 울림과 반향을 확대시켜 보편적 감동을 증폭시키는 동화의 가치와 기능을 살리는 수고가 요청되었다. 지나치게 학교에서 일어나는 잡다한 일상사, 가정의 사소한 갈등, 친구와 겪는 밋밋한 대립 등이 일상적이어서 주제의식이 얕아 보이는 게 흠으로 드러났다. 최근 동화가 보여주는 몰개성과 신선함의 결여가 응모작에서도 드러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마땅히 예술성, 재미성, 교시성을 두루 만족시키는 명품 동화를 선보이려면 새로움과 독자적 개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다.
그 중에서 다른 응모작들에 비해 강점을 보여 본심에 올릴 만한 작품으로는 다음 다섯 작품이다.
<엄마의 스마트폰>은 요설적이지 않고 간결체 문장의 장점이 뚜렷하다. 언어의 호흡이 살아있어 묘미가 있고, 스토리 전개에 무리가 없다. 가난한 환경을 극복해가는 희망적 분위기를 잘 살렸다.
<다로의 행복했던 날들>은 서사적 호흡이 만만치 않고 입심도 꽤 걸어 보인다. 고양이와 아기 오리의 만남이 예사롭지 않고 둘의 동행이 시종 시선을 끄는 가운데 죽음으로 가는 종결이 슬픈 빛깔로 여운을 남기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열쇠>는 사업실패로 힘들어진 주인공의 시야에 비치는 세계를 바늘 같은 언어로 쿡쿡 눌러찍듯 그려냈다. 결손가정의 심리묘사와 대화문도 주목을 끈다. 두 주인공의 동일화에의 결말을 끌어내는 솜씨도 만만치 않음을 입증하고 있다.
<당당구리가 돌아오면>은 유연한 문장과 재치있는 대화문이 시선을 끌었다. 아이들 사회의 단면을 다루되 진부하지 않고 끝까지 읽히는 힘을 보유한다. 소심한 주인공이 이를 극복하는 심리적 과정도 무리가 없다.
<책상 밑 도깨비>는 문자 미해득인인 어린 주인공의 해학적 표정, 그 자체가 동화적이다. 도깨비와의 만남의 설정도 개성적이며 문장이 안정되어 있고, 유아적 호흡으로 재치있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수완을 발휘한 것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