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年や猿に着せたる猿の面
としどし めん
해마다여 원숭이에게 씌워진 원숭이 탈
원숭이에게 원숭이 탈을 씌우는 이는 원숭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원숭이에게 탈을 씌워 공연을 하고 돈벌이를 하는 猿舞師. 원숭이에게 토끼 탈이나 여우 탈이 아닌 원숭이 탈을 씌운다. 원숭이에게 토끼 탈을 씌웠다고 하면 말이 되지만 원숭이에게 원숭이 탈을 씌우는 것은 탈을 씌우지 않은 것과 진배없다. 그렇게 해마다 되풀이되는 구태의연함, 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하고 있으니 의심스럽다, 바쇼의 진의는 무엇일까? 바쇼는 원숭이에게 자신을 투영시켜서 본다. 사람의 탈이 씌워진 사람 바쇼. 그 사람의 탈은 바쇼 자신이 아닌 환경에 의해서 씌워진 것이다. 자기의 의지가 아니라 어떤 목적에 의해서 자기가 원하지 않지만 씌워진 것. 바쇼 자신의 탈이 아닌 다른 사람의 탈을 쓰고 다른 사람의 역할을 하려고 했다면 두드러지는 위선 혹은 이중인격이 드러날 것. 따라서 자기의 탈을 자기가 쓰고 있으니 탈을 쓴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위하면서 탈을 쓰고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삶을 살아간다. 한 두 해가 아니라 해마다 이런 일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 상습적이 되어 자기가 자기의 탈을 쓰고 보여주는 삶을 살고 있다는 자의식마저도 무뎌진 것. 바쇼의 자신을 향한 해학과 풍자가 辛辣신랄하기 이를 데 없다. 그 신랄함은 읽은 이를 향한다. 너는 어떠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