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적 사실에서 생명세계로 넘어가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거기에는 물질로서의 원소들이 갖고 있는 기본적 성격과
서로 결합하면서 이루어낸
이른바 ‘화학적 진화’라고 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화학적 진화라는 말이 적절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생명체가 생겨난 이후 진화라는 과정을 거친 것을 놓고 보면
비교적 단순한 물질들이 얽히고설키면서 일으킨 화학적 사건들을
진화라고 하는 것이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 화학적 진화는 과감하게 생략했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조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짚어두었지만
그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는 일이
결코 쉽지도 않고, 제대로 전달도 안 될 것 같기 때문이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그것을 건너뛰어도 내용의 전개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생명’이라고 하는 말은
그 용어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 쉽게 와 닿지 않습니다.
워낙 흔하게 쓰는 말이기 때문에
이 용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일은 흔치 않지만
조금만 살펴도 이 용어에 담긴 개념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라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Lynn Magulis와 Dorin Sagan이 쓴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보면
“생명은 동사(動詞)”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적절한 제안으로 보입니다.
그와 함께 생명이라는 낱말의 배경에는
형용사 역할도 담겨 있지 않겠는가 싶기도 합니다.
화학적 진화 이후에 고분자가 생겨나고
이것이 마침내 단백질 구조를 갖게 되면서
생명의 역사는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단백질 안에서 생명현상이 일어났고
마침내 원시세포가 생겨났으며,
그것들이 생존을 위해 선택한 광합성작용이라고 알려진
햇빛을 사냥한 노동은 숭고하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생명의 역사는
마침내 지구의 조건을 바꿔놓는 엄청난 일로 이어졌고
지구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저 놀랍기만 한데,
이제 그 생명의 세계로 들어갈 준비를 한 것이
이번 ‘인문학당 10’이었다는 말까지 하면서 내용을 소개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