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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전체 | |
기(紀)•전(傳)•지(志)•표(表) 등으로 구성하여 서술하는 역사 서술 체재(體裁)로서 가장 중요한 기(紀)•전(傳)의 이름을 따서 기전체(紀傳體)라고 한다. 중국 전한(前漢)의 사마천(司馬遷, BC 145?~BC 86?)이 쓴 《사기(史記)》에서 비롯되었으며, 그 뒤 《한서(漢書)》에서 《청사고(淸史稿)》까지 중국 역대 왕조의 정사(正史)를 서술하는 기본 체재가 되었다. ‘기(紀)’는 제왕의 정치와 행적을 중심으로 역대 왕조의 변천을 연대순으로 서술한 것이다. ‘표(表)’는 각 시대의 역사의 흐름을 연표(年表)로 간략히 나타낸 것이며, ‘지(志)’는 제례(祭禮)나 천문(天文), 경제(經濟), 법률(法律) 등의 문물과 제도에 관해 항목별로 연혁과 변천을 기록한 것으로 일종의 문화사(文化史)나 제도사(制度史)로서의 성격을 지닌다. 《사기》에서는 ‘서(書)’라고 분류되었지만, 반고(班固, 32~92)의 《한서(漢書)》부터 ‘지(志)’라는 명칭으로 바뀌어 사용되었다. ‘전(傳)’은 각 시대를 풍미했던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기록이다. ‘기(紀)’는 ‘본기(本紀)’, ‘전(傳)’은 ‘열전(列傳)’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고려 초기에 지었다는 《삼국사(三國史)》가 현재 전해지지는 않지만 <단군본기(檀君本紀)>나 <동명왕본기(東明王本紀)> 등이 담겨 있다는 기록으로 볼 때 기전체(紀傳體)로 서술되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 뒤 김부식(金富軾, 1075~1151)의 《삼국사기》와 조선 세종(世宗) 때 편찬된 《고려사》가 기전체(紀傳體)로 서술되었다. 16세기 말 오운(吳澐)의 《동사찬요(東史纂要)》, 17세기 후반 허목(許穆, 1595~1682)의 《동사(東事)》, 18세기 후반 이종휘(李鍾徽, 1731~1797)의 《동사(東史)》 등도 기전체(紀傳體)로 서술되어 있다. 기전체(紀傳體)는 단순한 연대순의 서술이 아니라, 통치자를 중심으로 각 시대의 주요한 신하와 인물의 전기, 제도와 문물, 경제 실태, 자연 현상 등을 분류하여 서술하여 시대의 특징과 변동을 유기적이고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그리고 각 시대에서 활동한 인간의 삶에 대해서도 좀더 생생하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기전체(紀傳體)는 왕조 전체의 체제와 변동을 서술하기 위한 정사(正史)의 기본 서술 체재로 자리잡았으며, 그 때문에 정사체(正史體)라고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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