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차 모락산행 지하철을 타다- 박광호
[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8)
2008-11-04 11:31:57
1. 모락산 행 지하철을 타다
오늘은 느긋하게 산에 가는날이다.
모이는 시간도 9시반, 대장 팽귄이 벤또도 가져오지말라 하니, 암만 펭귄이 하산후에 문다 캐도 안양서 목동은 금방이니 참 편하게 갈거 같은 생각으로 아침밥도 묵고 신도림 역으로 향한다.
근데 이놈의 역이 전국에서 제일 사람이 많은 역이라 일욜 오늘도 졸라 붐빈다.
‘1호선 하행을 타면 확실하다’는 생각으로 환승플랫폼으로 가는데 전철이 막 들어온다.
잽싸게 뛰어 ‘자리를 잡아서 앉아 가야지 ♬’ 1빠로 탓다.
한참 가는데, 오잉!. 이게 안양쪽으로 안가고 오데로 가는기고? 인천으로 가고 있다. ‘
다시 돌아와 펭귄한테 좀 늦다고 문자를 날렸다. 근데 답이 없다.(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뭐 약간 늦겠지 하고 그냥 간다.)
범계역 도착하니 상국이가 전화를 했다. “ 니는 온다더먼 오데고? “
“아, 미안하다. 다왔다 바로 올라가께.”
지상에는 칭구들이 벌써 마을버스에 절반은 타고있다.
헐레벌떡 차에 오르니 늦게왔다고 길래가 버스가 떠나가도록 야단을 친다.
‘우이 씨, 안그래도 미안한데 버스간에서 이 무슨 망신이고.’
버스는 동네를 돌고돌아 이상한 동네 귀퉁이 내려준다.
위에는 100번 고속도로가 윙윙거리고 아파트에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한다.
좀 수상하지만 늦게 온 죄로 눈치만 본다.
인섭이가 합류하고 펭귄의 호령하에 인원파악읗 해 보니 딱 10명이다.
“2열 횡대로 증명사진을 한장 박는다.
l 인식, 길래, 병욱, 인섭, 경호, 해정, 은수, 상국, 재일, 광호
2. 모락산에 오르다(1차)
산이란게 보이지도 않는데 일단 출발한다.
오솔길에 강아지도 보이고, 얼라들도 지 아빠 손잡고 왔다 갔다 한다.
커다란 배낭 메고 시커먼 장년들끼리 떼지어 오르는 등산객은 좀체 안보인다.
‘ 아마 모락산은 멀리 더 가야 있는 갑다.‘ 생각하고 땀이 좀 나라 하는데 펭대장이 막걸리 한잔 하고 가잔다.
‘야, 오늘은 증말 간단한 산행이네, 점심때 끝나고 집에 가서 테니스 좀 치도 되겄다’
(광호생각)
근데 참 우끼는건 모두다 커다란 배낭에 먹을거리만 잔뜩 넣어온 모양이다.
가지고 온 음식이 희안하다.
*통닭 튀김에 생맥주 샤베트./ 김이 모락모락(오, 산이름인데) 나는 도시락에 미역국+
찌짐반찬. 라면+김밥
시루떡,찰떡, 감/사과/방울토마토, 소시지/핫바(고속도로 휴게소에 파는거), 조겁데기 막걸리/서울막걸리/캔맥주,
그리고 종이 봉투 속에든 마지막까지 아무도 개봉을 안하는…. 이상한 봉다리 하나.
지나가던 아줌마 등산객들이 흠금 흘금 본다.
‘ 저 인간들 마누라는 도대체 어떤 아짐 일까?’ 라고 생각 하는거 같다.
우리는 안다. 서울출신 남자들이 이 광경을 보면 아마 지 생일날에나 가능한 것들임이 분명함을.
근데 아무도 손을 안대던 봉다리가 궁금한지 열어보니 호도과자가 몇 개 들어있다.
‘이거 누구끼고?’
‘ ㅋㅋㅋ 내낀데 배낭안에 있길래 꺼냈다’ 펭귄이다.
아무도 입에 넣지는 않고 냄새만 맡아 본다.
펭귄 왈 ‘언제 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날이 선선해서 개안을 끼다’
‘왝…….’
아까부터 뱅우기하고 펭귄 뒤를 가는데 시큼한 냄새가 나길래 누구한테 나는지 물어보니 어제 펭귄이 관악산에 갔다가 집에 안가고 문수캉 술을 늦게까지 했다는데 그대로 온 것이었다.
지난달 배낭을 큰 걸로 바꾼 이후 집에 있는 등산 용품을 전부다 넣어 다니는 모양인데 펭귄 지도 그 속에 뭐가 어디에 들어 있는지 잘 모른다 한다.
30분 등산하고 1시간 밥묵고 인자 내려갈 일만 남았다.
팽귄은 지가 대장이 되면 신이 나서 우짤 줄을 모른다.
강아지하고 산책 나가면 강아지는 지 주인보다 먼저 뛰어 갔다가 다시 돌아오고, 또 앞으로 갔다가를 반복함을 우리는 잘 안다.
(그 이유는 먼저 앞에 가면 주인이 없어 불안해 다시 돌아오고, 주인이 관심을 안가져 주니 또 앞으로 먼저 가고, 또 그러길 집에 올때까지 반복하고는 지 집에서 뻗는다.)
한참을 내려 가더니 다시 정상을 향해 다시 올라 가야 된단다.
이 무신 개 풀뜯는 소리란 말인가?
아까 막걸리 마신 곳이 분명히 꼭대기였는데.
우째 너무 점심이 빠르더라….
상국이랑 몇몇이 궁시렁 궁시렁 하면서 다시 올라간다.
꼭대기도 한 20분 오르니 금방 보인다.(태극기도 휘날린다)
재일이가 고생했다고 칭구들 한테 아이스케끼를 하나씩 물려 주니 아무도 군소리 안한다.
하산길에 또 낯익은 장소를 지나간다.(아까 올라오던 코스다)
이 산이 6.25때 중공군 1개 연대를 몰살 시킨 전투를 한 기념적인 전적지란다.
안내판을 보니 중공군 670명 사망 + 부상 30명 + 포로 100명
국군 사망 70명 부상 200 여명(?)
옆 그림판 설명에는 미군 모사단이 함께 싸웠다고 표시되어 있는데 설명이 없는걸 보니 아군은 아마 미군이 전멸했지 싶다.
3. 하산주(2차)
산행은 적당한 시간계획이 필요한데 이번 산행은 뺑뺑이를 돌아도 오후 2시가 안되 할 수 없이 대낮에 생맥주 집에서 하산주를 시작한다.
해정이는 치킨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인줄 몰랐단다.(물론 SK가 치킨은 안파니까)
지 혼자 두마리쯤 먹으며 집에 있는 마누라하고 동네 치킨집에 또 갈거란다.
4. 물다마 120
인섭이와 해정이는 분당으로 먼저 가고 시간이 남는 칭구들이 서로 눈치를 보다가 요새 유행하는 당구장 가잔다.
당구 핸디를 모르니 서로 지가 더 적게 칠라고 싸우다가 최고 120부터 80으로 결정하고 피 터지게 단판 승부로 결정. / A조 조길래 꼴찌, B조 서상국 꼴찌
물다마가 뻔 한데 상국이는 죽어도 지가 120이란다.(대충 잘치는 80쯤 되 보인다ㅋㅋ)
길래는 지가 원래 150인데 요새는 120이란다.(훈수는 300수준이다)
둘이서 게임비 계산.
옆에서 졸며 빨간공 흰공 굴러 다니던거 보던 펭귄이 눈이 반짝빤짝 하더니 길건너 수산시장으로 가자고 회비를 만웜씩 더 내란다.(ㅋ 수산시장서 만원이면 우리는 수지맞는다,)
사실 펭귄은 돈 개념이 좀 없다. 10만원 수표도 1장이고 만원짜리도 1장이다)
5. 의왕 수산시장(3차)
우왕좌왕 숭어+방어 를 고르고 nego는 길래 담당(주인이 울라 한다)
11월이 방어철 이란거 알랑가 모르겠다.(진짜 맛있다)
소주가 희석되니 당구치다가 진 몇몇이 흥분하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뱅우기는 ‘광호니는 300 다마 아이가? 내가 다 안다’ 하며 당구도 안치더만 더 흥분하며 부산에 있는 전택만에게 전화해 보자며 길래 전화기를 누른다.
길래 왈 ‘ 니 전화 엄나?’
뱅우기 왈 ‘있지만 요금이…….’
전택만 왈 ‘ 광호는 120 맞다, 30년 전에는 150도 가끔 치더라’
뱅우기 판정패
배도 부르고 시간도 남는데 다시 당구장으로 Go!
l 뱅욱이는 아쉽게 마눌님께 충성하러 가고….
6. 30회 지역 당구대회
이번에는 펭대장 심판하에
강북(재일120+은수100= 220) / 목동(갱호80+광호120=)200 / 분당 (상국120+길래120=240)
꼴찌 다이비 , 2등 술값 OK!
상구기가 쿳션을 3개로 정한다.
(시간 엄청 걸릴기 뻔 하다/물다마가 쿳션 1개 칠라모 10분 이상 걸리는데……. 그래서 꼴찌가 다이비 계산)
아까 1차전 보다 더 몬친다.
길래는 지공은 안치고 상구기 훈수에 더 열심이다.
상구기는 길래가 이야기한 반대로 친다. 잘 맞춘다. 길래는 조용해지기 시작.
꼴찌 길래 + 상국
2등 재일 + 은수
1등 갱호 + 광호
7. 꿈장어 집 (4차)
이젠 멀리갈 형편도 안된다.
바로 1층 노상에 간이 테이블을 펴니 죽은 꿈장어 불고기가 등장한다.
아, 자갈치 꿈장어여!
분당사는 김 모군이 모범택시 대절해서 자갈치 가자고 한 기억이 새롭다.
8. 째 지는게 상책
오늘은 하루가 매우 길었다.
최근에 4차까지 술을 먹은 적이 언제더라?
펭대장, 가다가 범게역 2번 출구에서 한잔 더했나?
6명 물다마들아, 칼 갈아서 한판 더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