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패러글라이딩 사망사고가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작년이 가장 사망자가 적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몇년 전까지는 사망사고가 나도 잘 알려지지 않아서 몰랐지만 사실은 알려지지 않은 사고가 많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인터넷의 발달 등으로 인해 사망사고는 거의 다 알리지게 되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사고처럼 모르고 있던 사고도 제보에 의해서 알려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미국을 언급하면 기분 나쁜 사람들이 많을 줄로 아는데 미국이 미운것은 미운것이고 참고할 것은 참고할 것으로 생각하여 인용을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정서는 나쁜일이 생기면 쉬쉬 덮는 성향이 있는 것같고 미국은 철저히 조사하여 기록으로 남기는 문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사고의 재발을 막는 차원에서 보면 후자가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어차피 패러글라이더 인구는 줄지는 않을 것이고 여기 있는 모든 이들도 안전하고 재미있게 즐겨야할 권리와 의무가 있기에.
다시 떠올리기는 싫지만 사고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았습니다. 저도 특별히 다른데서 사고 기록을 열람할 수는 없고 스카이스포츠 기사를 검색해서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거기다 아주 약간 들은 이야기를 더했습니다. 스카이스포츠에도 사고 경위가 아주 자세히 기록되어 있지는 않은 관계로 약간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보는 이에 따라서 보는 시각이 좀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냥 이해하고 보아 주십시오.
2002년 7건, 2001년 4건 모두 11건의 패러글라이딩 사망사고가 있었습니다.
2002년 - 6월 9일 단양, 5월 25일 양산, 4월 20일 거창, 4월 13일 청주, 2월 17일 어섬, 1월 27일 부산, 1월 5일 연산
2001년 - 12월 3일 평창, 8월 24일 문경, 6월 2일 용인, 3월 21일 밀양
* 사고 유형 (총 11건)
- 난기류에 의한 기체 붕괴 추락 ----------------- 7
- 패러끼리 공중 충돌에 의한 추락 --------------- 1
(노후된 기체 파손에 보조산 미비 요인 겹침)
- 인위적 과조작에 의한 기체 붕괴 추락 ---------- 1
- 토잉에 의한 지면 충돌 ------------------------ 1
- 바다에 내려 익사 ----------------------------- 1
* 토잉과 익사를 제외한 9 건 중 비행자 경력
- 처녀비행 --- 1
- 2년이내 ---- 2
- 2년이상 ---- 5
- 미파악 ----- 1
* 난기류에 의한 기체 붕괴 추락 7건중 기체 등급 (DHV 기준)
- 경기용 --- 3
- 2-3 ------ 1
- 2 -------- 1
- 1-2 ------ /
- 1 -------- /
- 미파악 --- 2
* 동 7건중 사고 발생 시점
- 이륙직후 ------ 2
- 비행중 ------- 5
- 착륙장 상공 --- 1
* 동 7건중 사고 당시 풍속
- 모두들 비행을 못할 정도의 강풍 ------ 1
- 비교적 비행을 할 만한 정도의 풍속 --- 6
* 동 7건중 기체 붕괴 형태
- assymetric tuck (한쪽날개 붕괴) 으로 인한 한방향 회전 --- 5
- assymetric tuck 이 아닌 수직 추락(풀스톨 등) ------------ /
- 미파악 -------------------------------------------------- 2
먼저 사고 유형입니다. 밑의 3개 유형은 보통 겪기 힘든 특별한 경우이니까 차치하고, 비행중 만날 수 있는 난기류에 의한 기체 붕괴에 의한 추락이 7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리고 1건 밖에 없지만 공중 충돌에 의한 사고도 항상 있을 수 있는 사고이므로 주목해야겠습니다. 공중 충돌은 충돌 회피 규칙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할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난기류에 대한 대처인 것 같습니다.
비행자 경력은 의외로 경력자들이 많이 사고를 당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초보자 즉, 스쿨이나 클럽에 가입해서 인스트럭터로부터 시간을 두고 차근 차근 배우는 초보자들은 한명도 사망 사고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패러글라이더는 안전하다고 하는 명제가 어떤 면에서 보면 틀린 말은 아니라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히려 초보를 벗어났다고 생각할 때가 더 위험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선수라고 하는 비행자들은 2000년 이후에는 사고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중간쯤 되는 사람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다음 기체 등급을 보면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거의 다 경기용 등 고급자용 기체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초보자 기체는 사망사고가 없었습니다.
풍속은 비행도중 바람이 강해진 한 건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비행하는데 큰 무리는 없는 바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요즘은 풍속이 세면 알아서 안 뜨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풍속이 그리 세지 않다고 해서 사고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체 붕괴 형태는 그 당시 상황을 잘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한쪽 날개 붕괴로 인한 스파이럴성 회전이 주요한 유형인 것 같습니다.
근 2년간 사망 사고 유형에서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정상적인 스쿨이나 클럽에 가입해서 초급기를 타는 사람들은 한명도 사망 사고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완벽한 결론을 내린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으나 최소한으로 사고를 막기 위한 의견을 내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어느 정도 수준이 되기 전까지는 스쿨이나 클럽에서 인스트럭터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지도를 받는 풍토를 정착해야겠습니다. 미국같은 경우는 초급 자격자는 반드시 인스트럭터 자격자와 같이 비행을 해야하는 법규가 있습니다.
2. 아무래도 기체 등급은 사고와 연관성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기체 업그레이드를 천천히 해야겠습니다.
아예 자격증을 기체 등급과 연계시키는 방안도 생각을 해야겠습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운전면허증에 1종, 2종이 있듯이 패러글라이딩 조종사 자격증도 1등급 2등급 경기용 등으로 조종할 수 있는 기종에 차등을 두는 방안을 생각해야 합니다.
국가대표 선수가 되거나 외국 대회에 나갈 것이 아니라면 굳이 고급기를 타야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국내 장거리 시합에 나가더라도 중급기로 1,2년 경험을 쌓아도 늦지 않습니다. 요새는 기체 성능이 좋아서 중급기로 골인도 하고 근처까지 얼마든지 갈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몇년 된 경력자들도 대체로 중급기 이하를 많이 탑니다.
3. assymetric tuck (한쪽 날개 접힘)에 대비한 새로운 훈련 방법을 주장합니다.
경력이 쌓이다 보면 한쪽 날개 접힘에 적응이 되지만 사실 처음 겪을 때는 신속한 대처가 어렵습니다. 자 여기서 한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한쪽 날개 접힘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는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실제 비행에서 겪기 전까지는 실습을 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습을 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구조는 간단합니다. 철골로 하네스를 매달 수 있는 구조물을 만들고 꼭대기에 좌,우에 도르레를 매답니다. 그리고, 캐노피의 좌, 우 라이저 역할을 하는 로우프를 도르레에 걸쳐서 늘어뜨리고 밖에서 끌고 당길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하네스를 매달고 연습생을 태우면 공중에서 겪을 수 있는 흔들림과 기울어짐을 체험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쪽 로프를 갑자기 놓으면 assymetric tuck 에 의한 기울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기타 기체의 들림이나 꺼짐 등에 대한 연습도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