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쌍둥이횟집 상차림이 풍성하다 소문이 자자하여 언제부터 한번 가보려고 벼르던 중에, 평소 아는 어르신 가족이 이 집으로 초대를 하여 가보게 되었습니다. 쌍둥이횟집에 도착하니 평일 초저녁인데도 주차장이 꽉 찰 정도로 인산인해더군요. 손님들의 절반 이상이 관광객으로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집은 이미 제주에 오면 한번정도 들를 맛집코스로 소문이 난 모양입니다.
메뉴판이 나왔습니다.
점심 메뉴(회덮밥과 매운탕이 1인분에 7천원, 초밥 1만원)와 저녁 메뉴의 가격은 다른집과 비교해서 그냥 보통 수준이었습니다.
회 1kg을 기준으로, 다금바리 20만원, 갯돔 18만원, 능성어 13만원, 벵에돔과 꽃돔이 10만원, 황돔과 우럭이 8만5천원이더군요.
그러나 이집 메뉴중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8만원짜리 기본회였는데, 풍성한 스끼다시로 유명한 이집이니 기본메뉴를 주문하면 4인정도가 충분히 먹을 수 있다 하더군요.
제 일행은 저를포함해서 모두 5명이었는데, 맘 같아선 기본회를 주문하고 싶었지만 초대해주신 어르신들의 가족이 실망하실 듯하여(*^.^*) 이집 스끼다시코스 전체와 특사시미, 전복회 中이 나오는 15만원짜리 특모듬스페샬을 주문했습니다.
주문과 동시에 전복죽, 매콤한 소면, 약밥, 야채셀러드, 한치물회, 버터콘셀러드 등이 쏟아져나오는군요.
전복죽... 전복은 볼 수 없었지만 먹을만 했습니다.
약밥은 너무 질긴 했지만, 그닥 달지 않고 연한 계피향이 풍기는게 맛있었습니다.
매콤한 소면 또한 달지 않고 면을 적당히 삶아 먹을만했으나 ,한치물회는 왜 메뉴에 넣었을까 싶을 정도로 별 맛 없었습니다.
야채셀러드... 귤소스를 사용한 모양안데, 설탕의 단맛이 아니라 귤의 단맛에 부드럽고 소프트한 맛과 향이 참 상큼해서 맘에 들었습니다.
해물모듬이 나왔습니다.
모양에 꽤 신경을 썼지요? 노란 서양란꽃은 생화이고, 바닥에 깔린 건 미네랄 함유량이 많아 일본인의 밥상에 늘 오른다는 톨입니다. 그리고 저 뿌리는 도라지인줄 알았는데, 씹어보니 수삼이더군요.
접시에 오른 해산물은 멍개, 문어, 오분작, 굴, 낙지, 새우, 성게, 뿔소라 등이었습니다.
그럼 맛을 한번 볼까요?
멍개... 언제 먹어도 향긋하지요?
삶은 문어는 너무 얇게 저며져 그저 그랬습니다.
제주에서만 나는 오분작... 전복의 사촌격이지요. ^^ 두말할 것 없이 Good~!!!
굴 또한 향긋해서 맘에 들었고, 낙지도 먹을만했습니다.
제주 뿔소라는 육지소라처럼 부드럽지는 않지만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나 향에 있어서 육지뿔소라와 비교할 바가 아니죠. 역시 Good~~^^
그리고 성게... 못먹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갓 잡은 성게맛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리 신선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상한 건 아니었으니 비싼 성게를 놔두었을리 없지요. 상큼한 오이와 같이 먹으니 먹을만 해서 싹 비웠습니다. *^.^*
스끼다시로 날치알 마끼도 나오는군요. 뭐, 특별히 맛있다 할 순 없었으나 마끼를 워낙 좋아하는 저인지라 남의 몫까지 모조리 먹어치웠습니다.
초밥이 나왔습니다. 두툼이 올려진 회가 마음에 들더군요. 이집 초밥은 무한리필입니다. 맛은 있었으나 무한리필이라니... 어쩐지 먹는게 더 조심스러워지더군요. 다음 메뉴도 수없이 나올 터인데 초밥으로 배를 채울 순 없어, 딱 하나만 맛보았답니다.
모듬구이가 나왔습니다.
어디 시식해 볼까요? ^^
제주 뿔소라는 구우면 그 향긋한 향이 사라지니, 개인적으로 회로 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구이 또한 맛있답니다. 소라 뚜껑을 열어서 우선 그 국물을 마시면 소라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지요. 그리고 적당히 익힌 소라살... 작살입니다~~ ^^
전복을 버터에 구운 듯한데, 이상하게도 느끼하지 않고 부드러워 맛있더군요.
그리고 소라꼬치... 제주뿔소라로 만든게 아니라 육지소라로 만들어 진 듯하여 약간은 실망했지만, 달지않고 간도 적당해서 맛있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전복모듬이 나왔습니다.
알 굵은 전복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맛있네요.
단, 내장을 먹어야 제대로 전복 하나를 다 먹는다 했는데, 서빙하시는 분이 까막 했는지 전복 내장은 사라졌네요... 게다가, 전복은 소금을 넣은 기름장에 먹어야 제맛인데, 소스로 초장을 내온 것이 흠이었습니다.
그러나 비싼 전복이니만큼... 아끼지 않고 먹었습니다.
전복들 사이에 홍삼도 두툼이 썰어져 나왔습니다.
사실, 맛을 아는 사람이면 전복보다 홍삼에 더욱 열광할 듯합니다.
홍삼은 제주나 부산, 울릉도 등에서만 나오는 해삼의 일종인데... 보통의 해삼보다는 질긴 편이지만 그 향이 멍개와 버금가지요.
해서 바다의 붉은 삼이라 하여 홍삼으로 불린다 합니다. 게다가 굴처럼 홍삼도 겨울에만 나는 해산물이랍니다. 곧 들어갈때가 되었다는 말이지요.
염치 불구하고 제가 모조리 먹어치웠습니다. ^^
회를 싫어하시는 분들을 위한 스끼다시도 나왔군요.
돈까스... 육질의 맛은 없었으나 소스는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회를 먹으러 온 것이니 패스~
꽁치구이... 넘 흔하니 패스~
튀김... 고구마튀김이야 흔하지만, 큰 멸치튀김(제주에선 멜튀김이라 부르죠)은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튀김인 듯 싶네요. 맛도 맛이지만 건강에도 좋겠지요? 굿이었습니다. ^^
드디어 본 회가 나왔습니다. 1kg의 회 치고는 양이 많아 보이지요? 아마도 그 이상 나온 듯합니다.
너무 많은 종류의 횟감이 나와 종업원에게 묻지도 않고... 그저 먹고 또 먹었습니다.
회가 두툼이 썰어져 나온게 맘에 들더군요.
아치형 장식으로 올려져나온 마늘쫑도 된장에 찍어 아삭아삭 모조리 씹어먹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볶음밥이 나왔습니다.
그냥 노멀한 맛이었으나... 좋은 안주들이 계속 나와 과음을 했으니 두어술 숟가락을 들었지요. ^^
매운탕이 나왔네요. 방어 매운탕이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달지도 않아 먹을만 했습니다.
마지막... 디저트로 팥빙수가 나왔네요.
과음으로 알딸딸한 상태였는데다, 얼큰한 비빔밥과 매운탕을 먹은 후인지라, 시원하고 달콤한 팥빙수는 술깨는데도, 입가심하는데도 제격이었습니다.
평일인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집에 갈려면, 특히 주말이나 휴일에 가실려면 예약은 필수일 듯 싶었습니다.
아예 노골적으로 마시라 권하듯... 쌓아놓은 소주병과 신발장의 줄지않는 신발들... '초밥무한리필'이라 쓰여진 알림판만으로도 이집이 얼마나 인기를 끌고 있는지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장사가 잘 되는 집들은 항상 그 이유가 있는 듯합니다.
음식의 양도 많았지만, 각각의 음식들 콸러티가 전체적으로 달지도, 자극적이지도, 느끼하지도 않아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맘에 드는 음식이 있어 더 줄수 있냐 하면, 두말없이 다시 가져다 주고, 또 가져다 줄 수 있느냐 하면 두말없이 다시 가져다 주더군요.
성인 5명이 가서 15만원에 이정도의 음식을 맛보았으니 그닥 비싼 가격은 아니었단 생각이 들더군요.
서귀포에 가면 한번쯤 들려도 좋을듯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