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전문가기고] "왕처럼 살지 않아서 장수했다"조선 왕들의 노화방지 비결 2021-12-17

[하늘땅장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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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처럼 살지 않아서 장수했다“

"왕처럼 살지 않아서 장수했다"조선 왕들의 노화방지 비결

2021-12-17 11:21:09 게재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조선시대 왕들의 평균수명은 46세다. 지금으로 치면 그다지 장수하지 못했다. 그 가운데 60세 이상까지 장수한 왕은 태조 정종 광해군 숙종 영조 고종 6명이다. 이 왕들의 장수 비결을 살펴보면 노화방지의 비밀을 찾을 수 있다.

태조 이성계는 이미 60세를 넘어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왕위에 오르기 전에는 고려의 무장으로 남과 북을 오가며 외적을 물리친 장수였다. 그의 활 솜씨는 '신궁'(神弓)으로 소문이 날 정도였다.

2대 임금인 정종은 '운동광'이었다. '격구'라고 불리는 운동을 좋아했다. 하도 격구에 탐닉하다보니 왕조실록 곳곳에 "제발 운동 좀 그만하시라"는 신하들의 상소가 빗발친다. 하지만 정종은 본인이 본디 장수의 집안에 태어났기 때문에 "원활한 기혈순환을 위해 꼭 운동을 해야 한다"면서 신하들의 하소연을 뿌리친다.

광해군은 임진왜란 때 세자였다. 전쟁이 나자 선조는 명나라로 도망갈 궁리부터 한다. 실제 광해군은 분조(分朝)를 맡아 전국 의병과 관군을 지휘해 왜적과 싸웠다.

숙종은 어릴 때 천연두가 궁중을 휩쓸었을 때 살아남은 인물이다. 인현왕후나 장희빈 등을 이용해 그 뒷배가 되는 붕당들을 갈아치우면서 강력한 철권정치를 자행했던 숙종은 정확히 60세의 일기로 사망한다.

조선 왕들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왕은 83세까지 장수한 영조다. 영조는 신분이 비천한 무수리의 아들이다.

구중궁궐에서 자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음식이나 옷 입는 것도 매우 검소했다. 성인병의 주범이 되는 기름진 음식과 과식을 멀리했고 특히 건강관리수칙을 매우 엄격하게 지켰다.

작업을 하다가도 밥 먹는 시간은 철저하게 지켰고, 마음에 꺼리는 소리나 말을 들으면 손을 씻고 귀를 닦아내기까지 했다. 자신의 몸이 냉하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몸에 맞는 한약을 매일 복용했다. 이 약이 건강에 공을 세웠다고 하여 '건공탕'이라는 이름까지 하사했을 정도였다.

고종은 신문물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서 커피 애호가였다고 한다. 고종을 독살하기 위해 커피에 아편을 탔을 때, 한 모금 먹자마자 그 맛의 차이를 바로 알아채고 뱉어버려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고종은 새로 들어온 서양의학과 동양의학 모두를 조화롭게 누렸기에 장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왕들의 장수 비결은 한마디로 '왕처럼 살지 않는 것'이다. 기름지고 과한 음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과 더불어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그 비결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