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 3월 19일 미국 소설가 필립 로스가 태어났다. 그는 1959년 유대인의 풍속을 그린 〈안녕, 콜럼버스〉로 등단했다. 그런데 이 작품이 이듬해 ‘전미 도서상(National Book Awards)’에 선정되면서 그는 26세 나이에 이름을 날렸다. 그 후에도 필립 로스는 ‘전미 도서비평가협회상(National Book Critics Circle Awards)’의 〈아버지의 유산〉, 퓰리처상(Pulitzer Prize)의 〈미국의 목가〉, 맨부커상(Booker Prize)의 〈에브리맨〉 등을 발표해 ‘미국 현대문학의 4대 작가(네이버 《해외 저자 사전》)’의 명성을 얻었다.
《대학》은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 수도지위교修道之謂敎 도야자道也者’, 즉 ‘하늘이 명한 것을 성性, 성을 따르는 것을 도道, 도를 닦는 것을 교敎라 한다’로 시작된다. 대략 사람은 끝없는 배움의 길을 걸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본성을 하늘로부터 타고 났다는 뜻이다.
하지만 필립 로스 〈미국의 목가〉는 “우리는 우리의 천박함과 싸워야 한다. 그래야 비현실적인 기대 없이, 편견이나 희망이나 오만이라는 무거운 짐 없이, 흔히 말하듯 인간 대 인간으로서 열린 마음으로 만날 수 있다. 그래도 늘 상대를 엉뚱하게 오해하고 만다.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전에 오해를 해버리고, 함께 있는 동안에도 오해한다.”라며 《대학》의 형이상학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1921년 3월 19일 태어난 시인 김종삼은 〈민간인〉에서 “1947년 봄 / 심야深夜 / 황해도 해주의 바다 / 이남과 이북의 경계선 용당포 //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 울음을 터뜨린 영아嬰兒를 삼킨 곳 / 스무 몇 해 지나서도 누구나 그 수심水深을 모른다”라는 슬픈 분단시分斷詩를 남겼다.
갓난아기의 울음소리가 자신들을 위험에 빠뜨릴까 걱정한 분단국가의 성인들은 그 아기를 바다에 빠뜨려 죽였다. 하지만 ‘오해’의 여지조차 없이 ‘천박’한 성인들은 그 이후 돈과 아집의 노예가 되어 ‘조심조심’ 삶을 지탱하고 있다. 김종삼이 〈북치는 소년〉에서 노래한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 (중략) 어린 양들의 등성이에 반짝이는 / 진눈깨비처럼”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목가〉는 “산다는 것은 사람들을 오해하는 것이고, 오해하고 또 오해하다가,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 본 뒤에 또 오해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내용 없는 아름다움”을 쫓아서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사람들이 서로 만나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논어》는 ‘자기가 하고 싶지 않는 것을 남에게 행하지 말라’, 즉 “己所不欲勿施於人”하면 이상사회가 온다고 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