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올해의 여행 컨셉을 '섬'으로 결정한 후
전반기에 거제도 외도 청산도 보길도 등을 다녀왔다.
올 전반기에 다른 국내 내륙여행과 성지순례,
베트남 다낭과 태국 방콕 여행 등이 끼어 있어
섬 여행의 시간을 자주 가질 수는 없었다.
후반기 첫 섬여행지로 홍도와 훅산도를 계획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섬이고 아름답다고 정평있는 섬들이다.
너무도 잘 알려진 섬인데도 불구하고 여지껏 다녀온 적이 없었다.
그만큼 예전의 섬에 대한 나의 인식은 편견적이었던 듯 하다.
동탄역에서 9시56분 수서발 목포행 SRT를 탔다.
SRT는 처음 타는 것이고 동탄역도 처음이다.
동탄역은 지하6층에 승강장이 있고 지하 1.2.3층은 주차장, 4층은 라운지, 편의시설, 역무실, 5층은 승차대기실이다
지상건물이 없는 지하화건물이어서 다소 독특한 느낌이었다.
목포에 12시 6분 도착이니 정확히 2시간 10분 이동이다.
차내 별도 식당이나 마켓이 없어 조금 불편했다.
정시에 목포에 도착하여 곧바로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로 가서
13시 출발 쾌속선을 탔다.
다행히 바람도 불지 않고 파도도 안정적이어서 편안한 여행이다.
비금도 도초도 사이를 지나 흑산도에 도착하니 오후 3시.
승선자 대부분은 홍도관광객이라 여기선 소수만 하선한다.
40분을 더 달려 3시40분에 드디어 홍도에 도착했다.
목포에서 두시간 반 거리이니 가깝지만은 않다.
물밀듯 쏟아지는 관광객과 떠나려는 사람들로
좁은 선착장이 잠깐동안 시장판이 된다.
엄청난 인파가 이 작은 섬에 몰려들고 있었다.
민간이 살고 있는 곳은 1구외 2구 두곳인데
그나마 외선 선착장은 1구뿐이다.
산비탈에 온통 하얀색깔의호텔과 모텔, 음식점들이 가득하다.
잘 다듬으면 산토리니의 분위기를 낼 수 있을 것도 같다.
언덕 맨 위에 천주교 공소가 있어 찾아가 잠깐 기도하고 묵상한 후
좁은 골목 길들을 돌아보았다.
골목길은 모두 네모난 돌들로 덮여 있어 깔끔하고
건물들은 소박하지만 흰색으로 페인팅되어 전체적으로 정갈한 느낌이다.
좀 이른 저녁을 먹고 선착장 한켠에 줄지어 들어선 텐트형 횟집쎈타에 갔다.
해녀 아주머니가 담아주는 해삼, 전복, 소라, 멍개 등을 안주 삼아 소주 한 잔.
모두 자연산이어서인지 탱탱하고 아삭하여 최고의 식감이다.
가격도 푸짐한 한접시에 3만원이니 비싸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소주값도 육지와 같이 4천원.
섬에 오면 의당 바가지 쓸것을 각오하는데 가성비가 고맙게 느껴질 정도다.
기분 좋게 도도한 취흥을 싣고 노을 짙어가는 몽돌해변에 다다라
붉은 노을에 또 한번 취해 사진 세례를 퍼부은 후
어둠을 방패삼아 굵을 허리를 드러내고 바닷물에 몸을 담갔다.
홍도의 첫 하루가 그렇게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