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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산470
 
 
 
카페 게시글
산행과 여행 스크랩 선바위능선(팔공산)
고산 추천 0 조회 11 09.09.23 16:11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9월12일 토요일 11시 30분.

파계사 입구 시설지구에서 팔공산 등산을 시작하였다.

날씨는 맑고 기온은 28도 정도...산행하기에는 더웠다.

파계사 일주문.

 

 파계사 두 골짜기의 두줄기 물이 이 곳에서 합쳐진다고 하여

파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파계사에는 들리지 않고 왼쪽능선으로 성전암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성전암 극락전

 

 

한시간여 올라가니 파계재가 가까워 오고...파계재 근처의 소나무. 

굵은 가지가 옆으로 휘었다.

 

 

서서히 선돌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참 가다보니 파계재로 가는 3거리에서 길을 잘 못 들어 한티재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이가 들면 주의력이 산만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더니 바로 그런 현상이다.

다시 뒤돌아 주능산으로 향한다.  

 

  

 

이 삼거리 푯말을 못 보고 지나쳐 한참을 더 걸었다.  

 

팔공산의 특징은 바로 이 선돌들이다.

과학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지구 중력의 법칙으로 따져 볼 때

이 돌들은 넘어져 있는 것이 더욱 더 자연 스럽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이렇게 꼿꼿이 서 있는 것일까?

 

누가 일부러 세운 것도 아니고...

이 돌들은 원래부터 이 지구가 생겨나고 지각이 융기되어

이 산이 형성되었을 때부터 이렇게 서 있었을 것이다.

무슨 이유로...? 

 

갑자기 앞 이 탁 트인 헬기장이 나타난다.

억새가 피어 바람에 몸을 떤다.  

하늘은 엷은 구름과 파란 하늘이,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몸은 비록 땀에 절여도,

간간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가을을 느끼게 한다.

 

헬기장 한 구석에 쑥부쟁이가 자색의 멋을 부린다. 

 

파계재에 다다르자 시간이 벌써 오후 1시 10분이다.

파계사 시설지구에서 성전암을 거쳐 가파른 오르막을 거의 3.5km를 걸었다.

 

파계재...동봉까지는 파계봉, 서봉, 오도재를 지나 아직 6.2km를 더 가야 한다. 

 

오늘의 점심식사는 삼각김밥 1개, 참치 김밥 1줄...그리고 카페라떼 커피 한통이다.

배낭을 나무에 기대놓고 이 자리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쉼터의 돌이 반듯하게 놓여있다.

힘들 때 쉬어가라는 배려인가? 

 

지금부터 암릉이 시작된다. 

 

여기저기 구절초가 청초하다. 

 

계속되는 선바위...

대구사람들의 기가 세다는 것은 팔공산의 이런 선바위 때문이 아닐까?

어느 산도 이렇게 바위들이 일제히 위로 선 것은 보질 못 했다.  

 

파계봉에서...

왼쪽이 주봉인 비로봉(군사시설때문에 들어가지 못 한다.)

가운데가 서봉...그리고 오른쪽이 오늘의 정상인 동봉(해발 1,167m)이다. 

 

선바위는 계속된다.

 

 

여기가 마당재...부인사로 내려가는 삼거리. 

 

칸날능선이 앞에 보인다.

나는 이 능선을 선바위 능선이라 부르고 싶다. 

 

칼날 능선 여러군데 이런 밧줄이 있지만 그리 험한 코스는 아니다. 

단지 이 능선은 칼처럼 양쪽이 급한 경사로 이루어져 있고

등산로가 아주 좁다.

 

 

 

 

뒤를 돌아다 본다.

뾰족한 봉우리가 파계재, 왼쪽 높은 봉우리가 파계봉이다. 

 

반대편을 바라보니 저 멀리 한티재 휴게소와 제2석굴암으로 가는 길이 어렴풋이 보인다. 

 

칼날능선 중의 제일 험한 구간이다. 

 

달리기 트렁크를 입은 내 그림자를 사진에 담아 보았다. 

 

 

칼날능선...마지막 부분. 

 

서봉 바로 앞에서 방금 내려온 암릉을 되돌아 촬영했다. 

 

표지판의 번호가 115번. 

 

서봉 오르는 길에도 선바위는 계속된다. 

 

선바위의 특징은 눈에 보이는 부분은 전체의 일부분이고

나머지 부분은 땅속에 묻혀 있으며 큰 바위의 일부분만 보인다는 것이다.

북극의 빙산처럼...그래서 저렇게 위로 치솟아 서 있을 수가 있는 것이다.  

 

바위에 굳건히 뿌리를 박고 이 소나무는 고목이 되었다. 

 

바위 사에에 뿌리를 박고도 이렇게 자랄 수가 있다니... 

 

톱날능선이 끝날 즈음...서봉으로 가는 길목 어디선가 사방이 탁 트인다.

저 멀리 보이는 팔공칸츄리 클럽. 

 

동쪽으로 바라본 수목의 운해. 

 

북쪽방향으로 내려다 본 모습. 

 

수백만년을 저렇게 위로 똑 바로 서 있었을 바위들...

 

 

암릉위로 난 소로길... 

 

 

칼날 능선 마지막 구간 저 앞에 서봉으로 오르는 계단이 보이기 시작한다. 

 

 

계단이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고... 

 

나무발판을 아이젠의 발톱으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발판에 타이어를 가늘게 쪼갠 고무판을 붙여 놓았다. 

 

 

 

 

이런 선바위는 참 신기하다.

하부의 큰 바위를 바탕으로 그 위에 칼날같은 기를 뿜어낸다.  

 

둥굴레 잎사귀가 가을옷을 입었다.

까만 열매가 애처롭다.

 

표지판 100번.

이 곳에 오니 시간이 오후 3시 10분.

동봉까지 늦어도 4시 30분까지는 가야한다.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고... 

하늘과 암릉의 빛갈은 기막힌 조화를 이룬다.

이렇듯 자연은 주변과의 조화를 이루며 존재의 가치를 부여한다.

 

서봉 정상에 도착하니 오후 3시 40분. 

 

표지번호 96번. 

  

서봉의 헬기장.

 

 동봉전경 

 

비로봉

 

오도재 삼거리...오후 3시 50분. 

 

마애약사여래좌상을 둘러보고...  

 

바위에 양각한 대구 유형문화재 제 3호. 

 

 

 

동봉으로 가는 너덜지대 

 

밤길에 길을 안내해 줄 등산로 경계선...하얀밧줄.

 

동봉 300m 직전 지점 여기서 부터 정상까지 급경사로 가파른 오르막이다. 

 

오후 4시 30분, 드디어 동봉 정상.

오석의 고급스런 표지판 

 

한티재까지는 8.3km, 갓바위 까지는 7.3km 

 

정상에는 미국인 두 사람과 나 밖에 없어서 사진 한 장을 부탁했다.  

달리기 복장 차림으로 등산을 하니 시원해서 좋았다.

 

사진을 찍어준 두 미국인 친구들... 

 

이젠 초 스피드로 하산이다.

 

 

4시 50분. 염불암 도착. 

염불암 앞 마당에 코스모스가 바람에 날린다.

 

염불암 마당에는 청석탑이 있고... 

 

염불암 본채 

 

극락전 오른 쪽에 바위에 양각된 부처님 상이 있다. 

 

석가여래좌상. 

 

극락전 단청이 무척 화려하다. 

 

하산길에는 낙엽이 쌓이기 시작하고...

 

길 한쪽의 돌탑은 믿음의 형상화 

 

동화사가 1.2km 남았다.

 

부도암 앞의 약수터. 

 

부도암을 들리지 않고 바로 하산한다. 

 

동화사도 들리지 않고 바로 사천왕문쪽으로 간다.

골짜기를 막은 저수지에 억새가 물빛에 휘날린다. 

 

 

가을은 억새의 계절이다.

가을억새가 꽃을 피우면 사람의 가슴에도 갈바람이 인다.

훨~훨 길을 떠나고 싶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어차피 이방인인 것을...

자연에 동화되어 어울려 살다가 다시 흙으로 돌아가면 되는 것을...

인간의 욕심은 반목과 갈등과 결국은 죽음을 부르고...

그 때서야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를 깨닫고 체념을 하지만...

살아 있음의 가치는 죽을 때라야 깨닫게 된다. 

 

두 눈을 부릅뜬 사천왕 앞에서 

 

오만한 인간의 한계를 느끼고 옷깃을 여민다. 

 

 

동화사 시설지구로 내려오니 오후 5시 30분.

산행은 끝이 났지만 팔공산의 선바위들이 머릿속에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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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9.24 09:05

    첫댓글 몇번 가본 곳인데도 하나하나 정리한것을 보니 새롭구려.

  • 09.09.28 18:17

    대단한 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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