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자의 슬픔 <창조, 1919>
김동인
강 엘리자베스는 조실부모하고 가난한 고아로 자라 K남작의 집에서 가정교사로
지낸다. 친구 S의 외사촌 오빠이며 H 의숙에 다니는 이환을 마음 속으로 짝사랑
하지만 용기가 없어 길에서 만나도 표시를 하지 못하던 중, K남작에게 정조를 잃고
결국 임신을 하게 된다.
이환과 K 남작과의 관계에서 고민하던 강 엘리자베스는 K 남작에게 임신한 사실을
알리지만 권세와 재력이 있는 그는 이 사실을 시큰둥하게 받아들인다. 그뿐 아니라
부인을 통해서 강 엘리자베스를 쫓아낸다.
갈 곳이 없게 된 강 엘리자베스는 경성 교외에서 농사를 짓는 오촌 고모의 집에
기거하면서 자신의 처지가 억울하여 K남작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만 부와 지위가
있는 남작에게 패소하고, 그 충격으로 아이마저 낙태하게 된다.
낙태된 아이를 쥐고 그 아이에 대한 사랑과 미움이 교차하던 강 엘리자베스는
약한 자로서의 '표본생활 20년'을 돌이켜 보다 잠이 든다. 다음 날 아침 차디찬
핏덩이를 쥔 강 엘리자베스는 그 아이에게서 따스함을 느끼고 '사랑이란 이런
것이로구나'하고 깨닫게 되자 앞으로의 삶은 '약함'을 가진 자가 아니라 '강함'을
가진 자로 살 것을 결심하게 되고 '강함'은 참사랑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약한 자의 슬픔> 내용 정리
* 갈래 : 중편 소설, 자연주의 소설
*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 배경 : 봉건적인 사회에서 자본주의 사회로 전환되는 시대.
* 경향
1) 진정한 서구적 자연주의 경향의 문학 확립 2) 단편소설의 기반을 본격적으로 확립 3) 단일한 시점을 확보한 새로운 문학형식 창출 4) ① 과거 시제 사용, ② He, She를 '그'로 통일
* 주제 : 연약한 봉건적 여성이 겪는 비애와 그 극복 의지
● 등장인물
* 강 엘리자베스 : 심성이 착한 고아 처녀. 신교육을 받은 여성으로 지위 및 성(性) 의 차별에 순종하다가 후에 이것에 대한 탈피 의지를 보임
* K 남작 : 재력과 권력을 가진 인물로 전형적인 귀족
* 남작부인 : 이해심 많고 품위 있는 귀부인
* 오촌 고모 : 봉건적 제도 속에서 살아온 평범한 농민으로 마음이 넓고 친족을 사랑하는 전형적인 한국 여인상
● <약한 자의 슬픔> 이해하기
<약한 자의 슬픔>은 1919년 <개벽> 창간호에 발표된 리얼리즘 수법의 최초 단편으로
이광수의 설교조 계몽주의 작품 경향에서 벗어난, 소설 자체의 완결된 미학성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즉, 근대적인 소설의 형식과 구성을 지니고 있으며,
문학 자체의 존재 영역을 확보한 작품이다.
이전의 소설들은 특정의 심리 묘사나 성격 창조가 미약하고 객관적 서술 시점이
확보되지 않아 작품 전개에 작가가 끼어 드는 바람에 작품의 미학을 해쳤으나,
이 작품은 소설의 구조적 시점 확보를 통한 새로운 문학 양식을 창출하였기 때문에
한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로써 한국의 현대 문학은 새로운 전기적
요소가 형성되어 한층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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