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6일 일본의 각종 스포츠 신문에서는 시미즈 에스펄스 소속의 안정환이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이하 '요코하마')로 이적한다는 기사를 축구면 톱기사로 다루었다.
유럽 진출, K-리그 복귀, J-리그 잔류를 놓고 약 2개월여에 걸쳐 설왕설래하던 안정환의 거취가 작년 J-리그 전후기 통합우승의 금자탑을 세운 명문팀 요코하마로 결정(추정연봉 8,000만-1억엔전후)난 것이다.
이 이적을 두고 벌써 요코하마의 2연패를 자신하는 서포터들의 흥분된 목소리들이 요코하마 팬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실제로 요코하마의 열성팬인 나카미야(中宮)씨는 "쿠보와 스타일이 비슷한 마르키뇨르스(기자 주 : 마르키뇨르스가 전력외 통고로 방출된 이후 안정환이 그 자리를 메꿈)보다 전혀 다른 스타일인 안선수, 게다가 필드골 결정력이나 승부처에서 안선수의 카리스마는 차원이 틀리다. 쿠보와 안선수의 투톱이라면 요코하마의 2연패는 거의 확정적이다."며 벌써부터 이번 시즌에 거는 기대를 나타내었다.
실제로 작년 요코하마의 성적은 눈부시다. 98년 프랑스월드컵 사령탑으로 국내팬들에게도 익숙한 오카다 감독이 오랜 야인생활을 마치고 부임한 첫해, 요코하마의 수비진에 대수술을 감행했다.
전통적인 4-4-2 포메이션에서 4명의 수비수가 자신의 신체적인 능력, 멀티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간파한 오카다 감독은 수비진들에게 포지션 체인지, 커버링 플레이, 센터백과 좌우윙백의 공격적 플레이를 끊임없이 주문했다.
실제로 그 주문은 대성공하였다. 피지컬의 면에서 유럽선수에 밀리지 않는 요코하마의 센터백인 나카자와와 마츠다, 그리고 수비쪽에 치중을 두는 수비형 미드필더 엔도등은 시즌 중반 새롭게 팀에 모습을 드러낸 유상철과 도투라 좌우 윙백의 멀티플레이어적인 플레이에 영향을 받은듯 시즌 전반과 전혀 다른 공격적 플레이를 선보인다.
그 결과 오카다 감독이 취임기자회견에서 공언한 55득점, 승점 54를 뛰어넘는 56득점, 승점 58의 호성적으로 요코하마는 드라마같은 우승을 쟁취한다. 참고로, 시즌 마지막 요코하마의 시합은 J-리그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드라마로 일본축구역사에 기억될 것이고, 요코하마는 이 우승으로 인해 가시마 엔틀러스, 쥬빌로 이와타, 우라와 레즈와의 4강체제를 확고히 굳혔다.
그러나 작년 시즌을 보내면서 오카다 감독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있었다. 바로 공격진의 부진. 물론 쿠보 타츠히코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있지만,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춘 또 한명의 포워드인 마르키뇨르스의 부진은 시즌 내내 요코하마를 괴롭혔던 것이다.
오카다 감독 역시 궁여지책으로 미드필더인 오쿠를 쳐진 스트라이커로 가동한다던지, 셋트플레이시 장신의 수비수인 나카자와, 유상철 등을 공격에 올리던지 하는 식의 여러 변칙적인 플레이로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했지만, 기복없이 득점을 기록해 줄 "또 한명의 스트라이커"에 대한 열망을 공개적으로 언론에 표출하고 또 구단에 요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열망은 안정환의 투입으로 말끔히 해소되었다. 먼저 안정환의 투입으로 달라질 요코하마의 포진을 보자면, J-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는 도투라와 유상철의 좌우 윙백과 센터백인 나카자와와 부상에서 회복된 마츠다의 수비진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다만 안정환과 쿠보의 투톱을 후방에서 지원해 줄 미드필더진의 변화가 흥미롭다. 쿠보와 더불어 요코하마의 젊은 지존으로 평가받는 오쿠가 자신이 가장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포지션인 좌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돌아가고, 중앙의 플레이메이커에 도쿄 베르디 중원의 수호신이었던 다나까가 위치할 전망이다.
그 다나까의 밑에 종적으로 포진될 선수가 바로 제프이치하라로 부터 요코하마로 들어온 나까니시이다. 안정환과 쿠보-다나까-나까니시의 종적인 포진에 오쿠가 자유롭게 중원을 누비고 유상철과 도투라의 오버래핑이 빛을 발한다면 이번 시즌의 요코하마는 가히 드림팀으로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유상철과 안정환 두 한국선수가 같은 팀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심리적인 편안함을 서로에게 줄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 모국어로 말할 수 있는 동료가 같은 팀에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는 과거 가시와 레이솔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황선홍, 유상철, 홍명보 라인과 장르는 다르지만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의 우승을 이끌었던 이종범, 이상훈, 선동렬에게서도 드러난다.
부진했던 경기,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을 때 라커룸에서 어깨를 두드려주며 다음 경기에서 힘내자라고 한국어로 말해줄 수 있는 선배 유상철, 혹은 후배 안정환. 시즌 내내 두 선수의 기복없는 플레이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즐거운 상상은 기자만의 기대에 불과할까?
요코하마의 하얀색 홈그라운드 유니폼을 입고 다시 J-리그를 누빌 한국축구의 에이스 안정환, 그리고 그를 든든하게 뒷받침해 줄 한국축구계의 투장 유상철.
그들이 프로팀에서 호흡을 맞출 첫경기는 다음달 22일 중국 상하이에서 벌어질 A3 챔피언쉽 대회이다. K-리그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성남 일화와 격돌하는 요코하마 F 마리노스. 어느 팀을 응원해야 할지 즐거운 고민에 빠진다.
첫댓글 에궁...유럽안가려나....
와...멋지다. 테츠야, 주빌로도 한번 분석해 주라. 글구 성남은 요새 선수들 빠져 나가는 거 보면 올시즌은 좀 어렵지 않나 싶다 ㅡㅡ;;; 뭐 솔직히 작년도 타팀에 비해 선수가 월등히 좋은 건 아니었지만서두.
안정환 없을 때도 전 후기 통합 챔피언이었던 요코하마라 안정환 약간 부담스럽기도 하겠단 생각이... ㅡ.ㅡ ;;; 암튼 펄펄 날길 기대하며!! ^^*
간만에 축구글을 썼더니 반응이 괜찮군....흠.....
22일 경기보러가야쥐~~~ㅋㅋ 상해관전기를 올려주마!
까망아~~~ 흐흐 잊지 않으마, 상해관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