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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가가 되리 ②] 노희경
씬 1 환상.
1, 놀이공원, 낮.
롤로코스트를 타는, 숙영의 모습(무섭지만, 무척이나 설레는) 위로 신 나는 음악(영어로 된 <베사메무쵸> 같은) 나오는, 카메라 숙영의 모 습에서 옆으로 가면 선우의 환한 모습보이는,
2, 야외 커피숍.
숙영(지적인 모습으로), 모포를 덮고 차를 마시면,
선우, 카메라로 그런 숙영을 마구 찍는, 숙영 찍지말라고 손을 젖지 만,
선우, 멈추지 않고 즐겁게 사진을 찍는,
2, 놀이공원의 스케이트장, 밤.
선우, 멋지게 스케이트를 돌며 타다가, 한쪽에서 주저주저하는 숙영을 잡고 스케이트를 타는, 숙영, 무서워하면서도 기분좋고, 선우, 그런 숙 영을 안다시피해 스케이트를 타는, 두사람의 모습 따뜻한, 카메라, 편 안하고 너그럽게 웃음짓는 선우의 모습에서 숙영의 편안하고 서글픈 웃음짓는 얼굴로 오는데,
수 근 : (E) 왜 그렇게 실실대, 당신?
씬 2 스케이트장 내다보이는 호텔 커피숍(하이야트 같은), 현실.
수근, 시명, 선미, 여명, 숙영 모두 모여 식사를 하는,
수근, 이상한 눈으로 스테이크 썰다말고 멈추듯 작게 웃고 있는 숙영 에게 말 거는,
수 근 : 여보.
시명, 여명, 선미 : (그 수근의 소리에 각자 밥 먹다가 숙영 보는)
숙 영 : (환상에 빠져, 웃으며 작게 말까지 하는) 그만해, 어지러워..
수 근 : 이 여자가..여보!
숙 영 : (그 소리에 고개 들고, 주변 보면)
수근 외, 모두 숙영을 보고 있는,
숙 영 : (조금 당황한) ?
수 근 : 당신 나 몰래 로또라도 당첨 됐냐? 왜 그렇게 죙일 실실대. 미친 사람처 럼.
숙 영 : (버버대며) 가, 간만에 애, 애들 보니까 좋아서 그러지...(음식 먹으 며) 여명아, 여기 음식 맛 괜찮다, 입에 착착 붙는다, 얘.
수 근 : (왜 저런가 싶은, 맘에 안들게 숙영 보며, 음식 먹는)
시간경과.
여명, 차 마시며 진욱과 전화하고 있는,
수근, 그런 여명을 맘에 안들게 보며 차 마시고,
숙영, 시명이가 선미의 차를 타주는 걸 아니꼽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여 명 : (애교스레) 뭘..내가 어쨌다고..오해야. (웃음) 왜 이러지.. 맘대로 생 각 해, 그럼. 난 더 변명같은 거 할 생각 없으니까. (웃고) 후배라니까 ...정 말 대학후배야.. (응, 응 하며 전화 통화 계속 이어지고)
수 근 : (여명 맘에 안들게 보며, 차 마시고, 숙영 쪽으로 시선 옮기다가, 숙 영이 시명 보는 것을 보고, 자신도 시명쪽을 보는)
시명, 선미의 커피를 자연스레 타주며 말을 하는,
선 미 : (걱정스레) 연수원 생활이 생각보다 힘든가 보구나.
시 명 : 그렇지, 뭐.
선 미 : 너무 힘들면 검사 안해도 되는데..
시 명 : (웃으며) 검사마누라 소리 듣고 싶다며?
선 미 : 나 때문에 할거면 하지마. 자기 힘든 거 별로야.
시 명 : (선미의 눈 마주치며) 정말 안해도 돼? 나 그럼 진짜 안한다.
선 미 : 그래, 맘대로 해.
시 명 : 정말, 정말?
선 미 : 그러라니까.
시 명 : 너 후회하기 없다.
수 근 : (짜증나, 시명의 대화에 끼어들려하며) 야, 이(놈아)...
그때, 핸드폰 메시지 음악 울리는,
숙 영 : (시명 한심스레 보다가, 수근 보면)
수 근 : (핸드폰 메시지 열어보는)
인써트 - 메시지 내용.
<스카프 언제 주실 거예요? 써니. ^^! >
숙 영 : 뭐예요?
수 근 : 아냐. (하고, 일어나 밖으로 걸어 나가며, 메시지 다시 보는)
숙영, 가는 수근 보다가 각자 말하는 아이들 심드렁하게 보는.
씬 3 호텔 주차장, 가는 길.
숙영과 여명 팔짱끼고 앞으로 걸어가고,
시명, 선미 팔짱끼고 주말에 영화 보러 가자는 얘기하며 즐겁고 사이 좋고,
수근, 뒤에서 혼자 걸어가다가 핸드폰 꺼내 메시지 다시 보고 핸드폰 주머니에 넣고, 다시 핸드폰 보며, 멈춰서서 생각 많은,
인써트 - 차 타며 가던 써니의 웃는 모습.
현실, 수근 혼잣말 ‘그 여자애가 내 핸드폰 번호를 어떻게 알았나...’.
각자들, 흩어져서 그렇게 걸어가는,
여 명 : (밝게) 으...아직도 날이 너무 춥다. 봄 왔음 좋겠다. 참 진영아줌마넨 왜 별거해?
숙 영 : (멈춰서서, 영명 보며, 조금 짜증스레) 너는 무슨 전화질을 밥 먹을 때부 터 일어날 때까지 하냐?
여 명 : (아무렇지 않게, 숙영의 팔짱끼고 애교스레 웃으며) 전화가 자꾸 오 잖어.
숙 영 : 우리 가족모임이 날이면 날마다 있어? 어쩌다 한번 모이는데, 꼭 그 렇게 쓸데없는 전화질로 시간을 허비해야 돼.
여 명 : (담담하게 보며) 전화가 오잖어. 오는 전활 어떻게, 그럼. 시끄럽게 벨소 리 울리게 나둬.
숙 영 : 밧데리 빼놓면 되잖아.
여 명 : (숙영이 귀엽다는 듯, 웃으며) 엄마 나 지금 연애중이거든, 연애할 때 남 자 친구 삐진 거처럼 큰 일 없다. 이해 못해? 이해 못하면 꼰대라 그런다.
숙 영 : (서운하게 보다가, 걸어가며) 시명이 놈은 어떻게 저렇게 벨이 없니?
아주 지 마누라 좋아 죽는다, 죽어.
여 명 : (숙영의 어깨에 팔을 올려놓으며) 노 프라블럼.
숙 영 : (보면)
여 명 : (숙영 안보고, 걸어가며) 사이 나쁜 것 보다 낫잖아, 소희아줌마네 아들네 처럼 맨날 사네 못사네, 그것보다 백배 낫잖아?
숙 영 : (답답하게 보면)
여 명 : 뭐가 문제야, 대체?
숙 영 : (속상하게 보다가, 앞만 보고, 걸어가는)
여 명 : (가는 숙영 안쓰레 보다, 숙영에게 뛰어가 팔짱끼며) 엄마!
씬 4 달리는 택시 안.
수근, 숙영 뒷자리에 앉은,
가요가 흘러나오는,
숙 영 : (가요가 듣기 싫은 듯, 찡그리며) 기사님, 라디오 다른데 틀면 안되 요.
기 사 : 네. (하고, 채널 이리저리 바꾸는)
수 근 : (기사에게) 그냥 내비둬요.
기 사 : ?
숙 영 : (수근 보며) 나 가요 싫어하는 거 알잖아, 클래식,
수 근 : (말꼬리 끊으며, 기사에게) 기사양반, 라디오 꺼요, 그냥.
기 사 : (눈치보고, 라디오 끄는)
숙 영 : (수근 보다가, 화나는 맘 참고, 창가 보는)
수 근 : (아무렇지 않게) 차 언제 고친대? 정비소에서 연락 없었어.
숙 영 : (창가만 보며) 차가 구형이라 부속 구하기가 쉽지 않다네요.
수 근 : 근데, 시명이 그건 왜 그렇게 사내자식이 마누라 치마폭에 쌓여서 살어. 에우, 보기싫어. 사내자식이 입만 열면 여보 여보, 자기, 자기 야. 대체 그 건 누굴 닮아 그럴까? 에우, 아들이라고 하나 있는게,
숙 영 : (창가 보며, 멀멀하게) 사이좋게 지냄 좋지 뭘 그래요.
수 근 : (숙영 보는) ?
숙 영 : (창가만 보며) 소희네 아들네 보다 낫잖아, 사네마네 하는 것보다 야 의좋 은게 났지 뭐, 당신은 참 별개 다 맘에 안드우.
수 근 : (멋쩍은) 여명이 기집앤 진욱이랑 대체 어쩐대? 둘이 만난게 벌써 언제야? 3년이나 지났잖어. 진욱이 자식, 그거 이상한 놈 아니야? 대 충 연애나 하 고, 여자 건드리고 다니는,
숙 영 : (말꼬리 자르며) 노 프라불럼.
수 근 : (숙영 보면) ?!
숙 영 : (창가만 보며, 담담히) 여명이가 그럽디다. 지들은 노 프라불럼, 아무 문 제없다고. 당신이나 나나 잘살래요.
수 근 : (피하는, 차 문 열며) 왜 이렇게 열이 나냐?
숙 영 : (보며, 조심스레) 참 퇴직금은 어떻게 나온대요?
수 근 : (성질 난 얼굴로 돌아보는)
숙 영 : (E, 덤덤한) 무슨 말만하면 저렇게 눈을 부라리고..지랄이네. 에우. (하 고, 창가로 고개 돌리려는데)
그때, 수근의 핸드폰 울리고, 수근 무심히 받는,
수 근 : 여보세요?
써 니 : (E) 안녕하세요?
수 근 : (숙영을 긴장해 보면) ?
숙 영 : (수근을 보며, 왜 저런 표정인가 싶다) ?
씬 5 바 안(1부에 나왔던).
써니, 바에 앉아 혼자서 핸드폰을 가지고 오락을 하고 있다.
잠시후, 입구에서 수근 오는, 수근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써니를 보 고 담담하게 옆자리로 와서 앉는,
써 니 : (그제야 수근을 보고, 핸드폰 잡고, 편안하게 보며) 오셨네요.
수 근 : (담담하게 써니를 보며) 내 핸드폰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요?
써 니 : (앞에 있는 칵테일 마시며, 턱으로 바텐더를 가리키는, 편안한)
수 근 : (작게 한숨쉬고, 담담하게) 이유는?
써 니 : (별일 아니라는 듯) 전화로 말했는데...스카프.
수 근 : 그게.. 전부요?
써 니 : 네.
수 근 : (어이없어, 작게 웃는) 참내..
써 니 : (작게 웃고, 바텐더에게) 여기 같은 걸로 한잔 더 주세요. (하고, 수 근에 게, 편안하게 술 마시며) 한번 드셔보세요. 맛있어요.
수 근 : (물끄러미 보면)
써 니 : (작게 웃고, 고개 돌려 술만 마시는)
수 근 : (써니를 물끄러미 바라만 본다)
씬 6 집 근처의 도로, 과일가게.
숙영, 이것저것 과일을 고르고 있다.
주인남, 옆에 서있는,
숙 영 : 사과는 두알만 주세요, 배는 한알만 주시고.
주 인 : 네. (하며, 비닐 봉지에 넣으며)
숙 영 : 비닐봉지 안가져갈래요. 잠시만요. (하고, 백에서 접이식 천 장바구니를 꺼내주는) 여기 담아주세요.
주 인 : (웃으며) 아 참, 사모님은 비닐봉지 안쓰시지..환경 생각하신다고..
숙 영 : (웃으며) 딸기도 한 팩 주실래요. (하고 만원권과 잔돈 주는)
주 인 : 고맙습니다. (하고, 장바구니, 숙영 주는)
그때, 선우의 목소리 들리는,
선 우 : 귤 좀 주세요.
숙 영 : (그 소리에 선우를 보는, 순간 굳는)
주 인 : 네. 잠시만요. 안에 좋은 거 있으니까 내다 드릴게. 이천원어치면 되 나 요?
선 우 : 네.
주 인 : (들어가고)
선 우 : (무심히 주변 둘러보다가, 전화가 오고 전화받는, 편안하게 웃으며, 저음 으로) 신수구나..그래, 오래만이다, 어, 내 전화번호...바꿨어. 어, 그게 요즘 들어 부쩍 이상한 전화가 자주 와서..넌 어떻게 지내니?...
숙 영 : (선우를 물끄러미 올라보며, E) 목소리가 저랬구나...
선 우 : (전화만 하는) 아니, 재영이 소식은 들은 적 없는데..(그러다, 숙영을 보 는)
숙 영 : (순간 놀라, 돌아서서 가는, 마른 침 삼키며, 조금 당황한 듯)
선 우 : (가는 숙영 보며, 편안하게 전화를 하는)
씬 7 수근의 집, 베란다 + 거실.
숙영, 평상복차림으로 빨래를 많이 걷어서 거실 한쪽에 힘들게 부려 놓고, 빨래를 개며 궁시렁거리 듯 혼잣말하는,
숙 영 : 근데..다른 건 몰라도 걔 직업이 맘에 안드네. 걔를 실은 엄청난 부 자에 변호산데 일이 잘못돼서 거기서 일하는 애로 할까. (고개젖고, 일하며) 아 니다, 내가 많이 배운 놈하고 살면서.. 말만 번지르르하고 잘난척이나 하면 서 사람 기나 죽이고...정비소에서 일하는 게 낫지... 근데 우리가...무작 정 좋은 건 재미없잖아. 사람들은 행복할려고 무 작정 좋기만 할라고 사랑 하는게 아니잖아. 아플라고 하는 거지...그러 면 어쩐다. (하던 일 멈추고, 생각하듯) 내가 그 아이가 애인하고 있 는 걸 본다?
인써트 - 환상.
1, 카페안, 낮.
선우, 애인과 옆자리에 앉아있다.
애인 선우에게 기대 거의 안겨있다 시피하고, 선우 책을 보며 애인에 게 읽어주는, 아주 다정하고 행복해 보이는,
창가로 가면, 숙영 슬픈 얼굴로 두사람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
그런 세 사람의 모습위로,
숙 영 : (E) 재미없어.
현실, 거실.
숙영, 다림질을 하며, 혼잣말하는,
숙 영 : 내가 그러는 건 너무 구질스럽게 보이잖아. 별로야. 그래, 상황을 바 꿔. 반대로.
인써트 - 환상.
2, 카페안(앞의 카페와 동일한), 낮.
숙영, 수근과 마주 앉아 얘기를 하고 있다.
수근, 아주 부드럽고 너그러운 표정으로 숙영에게 뭔가를 말하고 있 고, 숙영 차를 마시며 따뜻하게 웃기도하고 묻기도 하는.
카메라, 창가로 가면 밖에서 선우 슬픈 표정으로 그런 두사람을 보고 있는,
숙 영 : (E) 그래..그거야..그때 남편이 일어서고(숙영의 말처럼 환상속의 수 근은 일어서는), 나는 차를 마시다 정말 무심히 고개를 드는데 (환상 속의 숙영 말과 똑 같이 행동하는) 그 아이와 눈이 마주치는 거지.
환상속의 두사람 너무 슬픈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는.
숙 영 : (E) 그때, 내가 ...
환상속의 숙영 말하는,
숙 영 : (눈가 그렁해) 가.
현실.
숙영, 다림질하다 멈추고,
숙 영 : 근데 그 아인 안가는 거야. 그럼 내가 다시 말하지.
인써트 - 환상.
환상 속의 숙영, 눈가 그렁해 맘 아프게 말하는,
숙 영 : 그렇게 보지마.
숙 영 : (E) 그래도 그 아인 그냥 나를 계속 보는 거지.
환상 속의 선우, 울 것 같이 맘 아프게 숙영만 보는,
씬 8 수근의 침실.
숙영, 안경을 쓰고, 한쪽에 앉은뱅이책상 가져다 놓고, 앉아서는, 영수증을 대조하며 가계부를 쓰며 중얼중얼 말하는.
숙 영 : 하지만, 그 아인 이제 나를 더는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게 되는 거 지...(하고, 잠시 생각하고, 가계부에 두부 한모 1000원이라고 쓰며, 말하 는) 그래서 까페 안에서 내 손을 끌고 나가는 거야.
인써트 - 환상.
선우, 숙영의 손을 잡아끌고 성큼성큼 걷는, 숙영, 달래듯 ‘선우야’를 부르며 따라가는,
선우, 사람들을 헤치고, 급기야 뛰어가는, 숙영도 덩달아 같이 뛰는,
그 모습 느린 화면으로 보여지는,
순간 그림 멈추는,
숙 영 : (E) 근데 까페에 있던 우리집 남자는?
씬 9 수근의 침실.
숙영, 안경쓰고 스탠드불만 켜놓고, 책을 펴들고 물먹다가, 생각하 는,
숙 영 : 나를 쫓아오는 걸로 할까...(고개젖고) 에이 그 남자야 어찌되든 그게 뭔 상관이냐. 참 그런 다음은 어떻게 되는 거지? 그래, 그애가 나를 아무데나 가자 그러면서 자기 차에 날 태워서는 마구 엑셀을 밟는 거야.
인써트 - 환상.
3, 달리는 선우의 차안, 낮.
선우, 울음을 참으며 이를 앙다물고 운전을 하고 가고,
숙영, 창가를 보며 슬픈 목소리로 눈물 그렁해,
숙 영 : (E) 그때, 내가 이렇게 말하는 거지.
숙 영 : 그러지마, 선우야. 부탁해.
카메라, 선우의 슬프고도 오기 어린 얼굴을 잡으면,
숙 영 : (E) 그래도 그 앤 내 말을 안듣거야. 들으면 재미없지.
씬 10 침대.
숙영, 안경을 쓰고 스탠드 불을 켜놓고, 책을 읽다가 문득 생각하는,
숙 영 : 그 다음은 우리가 하룻밤을 같이 지내야 말이 되는데...근데 걔 목소 리가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 (하다가, 일어나서 서랍 열어서 명함 을 찾은 후, 잠시 생각하다가 머뭇대며 전화를 하는. 신호음가고 잠 시후)
선 우 : (E) 여보세요?
숙 영 : (작게, 혼잣말) 한번만 더 말해보지..
씬 11 정비소안.
선우, 컵라면 먹다가 핸드폰받은 듯,
선 우 : 여보세요...여보세요?
씬 12 수근의 침실.
선 우 : (E) 여보세요?
숙 영 : (조심스레 전화기 끊는)
씬 13 정비소안.
선 우 : (핸드폰 들고, 이상한 듯, 폴더 닫는, 답답한)
씬 14 수근의 침실.
숙 영 : 우리가 마지막 여행을 간다면, 장소는 어디가 좋을까? 바닷가..눈 덮 힌 산..(그러다, 문득 걱정스런) 근데 이 남잔 왜 안와?
씬 15 택시정류장.
수근, 써니 서있는,
그때, 택시 오고,
수 근 : (써니에게) 타요.
써 니 : (편하게) 먼저 타세요.
수 근 : 먼저 타요.
써 니 : (고개 젖는)
그때, 남자 뛰어와 택시 타는,
수 근 : (남자에게) 저기요.
택시, 이내 가버리고,
수 근 : (난감한, 써니 보며) 택시 왜 안탔어요? 늦은 시간이라 택시 잡기 힘 든 데..
써 니 : 담에 또 볼 수 있어요.
수 근 : 스카프 줬을텐데..
써 니 : 원래 둔해요, 아님 둔한 척 하는 거예요?
수 근 : (어린애가 왜 이러나 싶다) 늘 남자들을 이런 식으로 대하나?
써 니 : (모르는 척) 우리 버스 탈래요? 심야버스 있을텐데.
수 근 : (어이없게 보는)
써 니 : 가요. (하고, 수근의 손잡고 앞서 걷는)
수 근 : (마지못해, 따라가며) 이봐요..
써 니 : (앞장서 수근을 끌며, 수근을 흉내내는) 이봐요.
수 근 : ?
써 니 : (수근 보고, 뒷걸음질을 하며, 여전히 흉내) 이봐요..이봐요...
수 근 : (멈춰서서, 어이없지만, 즐거운 웃음 띠고)
씬 16 버스 안.
술 취한 남자 혼자 졸고있고,
피곤하게 술 취해 회사원으로 보이는 남자둘, ‘간부가 그러면 안되지, 나 직장 그만 둘란다, 어떻게 먹고살라고, 그럼’하는 등의 얘기하는 모습도 보이는, 그리고 더러 창가를 보거나 전화를 하는 사람들도 보 이는,
카메라, 그런 사람들 비추다 뒷좌석에 앉은 수근과 써니를 잡는,
수근, 그들을 자신의 모습처럼 안쓰럽게 보고 있고, 써니 그 옆에서 그 사람들 편안하게 보며,
써 니 : (앞만 보며) 다들 힘들어 보인다.
수 근 : (써니 보면)
써 니 : (고개 돌려, 수근 보며, 담담하게) 그쪽도 힘들어 보여요.
수 근 :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누군들 안힘드나. (하고, 창가 보면)
써 니 : 모두다 힘들다고,
수 근 : (보면)
써 니 : (편안하게) 그냥 지나칠 일은 아니잖아요.
수근, 써니를 물끄러미 보는.
소희남편: (E) 너 걔 조심해라, 선수야. 요즘 그렇게 업소에 안있고, 혼자 뛰 는 선수 애들 많댄다, 엔조이할거면 몰라도, 조심해, 임마.
수 근 : (보는)
써 니 : (작게 웃으며) 내가 어떤 앤가..이런 앤가 저런 앤가 머리 굴리죠. 재 미 없게.
수 근 : (담담하게) 어떻게 그렇게 사람 속을 잘 알어?
써 니 : 제 핸드폰 아시죠, 연락주세요. (하고, 일어나 나가려는)
수 근 : (써니의 손잡는)
써 니 : ?
수 근 : (손놓고, 조심스레) 잘 가요.
써 니 : 다음에 저 만나시면 그땐 (턱으로 수근 가리키며) 그쪽이 집까지 데려다 주세요. 남자니까. (하고, 버스 내리는)
수 근 : (가는 써니 보면)
써니, 버스바깥 도로에서 밝게 손 흔드는,
수근, 써니를 물끄러미 보고, 써니 손 흔드는 모습 느린 그림으로 보 여지면서,
써 니 : (E) 담에 만나면 그쪽이 집까지 바래다주세요, 남자니까, 남자니까, 남자 니까, 남자니까, 남자니까...
가는 버스, 창가의 수근, 손 흔들고 뒤돌아서 가는 써니의 모습 느린 그림으로 한 화면에 보여지면서, F. O
씬 17 수근의 회사, 전경, 낮.
기 사 : (E) 죄송합니다, 국장님.
씬 18 회사의 휴게실 같은 곳.
수근, 기사 차를 앞에 놓고 앉아있다.
수 근 : (찻잔만 보며, 서글픈) 자네가 뭐가 죄송해.
기 사 : (수근 걱정스럽게 보는) 회사 나가시는 날까지 제가 모셔야 되는데... 이 제 고작해야 국장님 임기 끝나실 때까지 한주 남았는데..그걸 못참 고, 참 다들 진짜 너무들 하지...
수 근 : (차 한모금 마시고, 안보며) 회사에 인력이 없잖아. 나갈 사람한테 무슨 차가 필요하고, 기사가 필요하겠어. (보고, 따뜻하게) 김부장 잘 모셔. 하 긴 뭐 자넨 워낙 잘하니까..나한테 했던 거 만큼만 해.
기 사 : ...
수 근 : (주머니에서 봉투 꺼내, 기사 손에 쥐어주며) 애기엄마랑 밥 먹어.
기 사 : 이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국장님.
수 근 : (맘 아픈) 큰애 곧 날 잡는댔지, 날 잡히면 연락해. (하고, 가는)
기 사 : (수근 안쓰럽게 보는)
씬 19 수근의 자리.
수근, 서랍을 이곳저곳 열어보면, 종이 몇 장만 있고, 대부분 빈 서랍 이다. 수근, 김부장의 자리를 보면, 서류들 쌓여있는,
모멸감에 눈가까지 붉어지는, 서랍을 닫고, 인터폰을 누르는,
김부장: (E) 네, 김민준 마케팅부 부장입니다.
수 근 : (심호흡하고, 눈가 붉어져, 가라앉은, 그러나 힘이 꽉 찬) 너..지금..내 자리로 당장 와, 이 개, 새, 끼야.
카메라, 김부장의 자리로 가면,
김부장, 수근의 자리쪽을 보면,
수근, 모멸감에 찬 얼굴로 성큼성큼 걸어서 어느새 김부장의 멱살을 잡아 ‘이, 개새끼!’하며 주먹을 서너차례 날리는,
김부장, 영문 몰라 나가떨어지고,
직원들, 달려와 김부장을 때리려는 수근의 양팔을 잡아서 말리는,
직원들, 더러는 김부장을 일으켜세우는.
직원들: 국장님, 왜 그러세요, 국장님! 진정하세요, 무슨 일이세요, 대체!
수 근 : (눈가 붉어져, 김부장 보며, 울부짖는) 내가 ..이 새끼야, 어련히 알아 서 업무인계해줄까봐, 이러냐? 니가 새끼야, 나한테 이럴 수 있냐? 말해봐, 이 개새끼야, 내가 너 후진 회사에서 이 회사로 스카웃까지 해줬는데, 니가 나 한테, 어떻게 이래, 개새끼야!
김부장: (담담하게, 일어나, 터진 입가 닦는) ...
직원 1: (부장보고, 수근 보며, 달래듯) 국장님, 자리로 가세요, 진정하시고, 예, 국장님.
수 근 : (김부장 보며, 울부짖는) 내가 저(턱으로 자기 자리 가리키며) 자리 에 일 년을 더 있냐, 이년을 더 있냐! 고작 있어봐야 이제 일주일이 야! 근 데 그 걸 못참고, 내 서랍을 몽땅 비웠냐! 그럼 이 새끼야, 이 제 나는 매일 출근 해서 뭐하냐? 벽만 보고 앉아있냐! 그렇게 벽보고 앉아서 손가락만 빠냐! 내가 이 새끼야, 니 형 뻘이야! 니 형이 내 경우라고 생각해봐, 이 개새끼 야! 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는지! 내가 이 회사에서 새끼야, 30년을 넘게 있었어! 근데 니들이 나한테 이럴 수 있냐, 이럴 수 있어, 이 개새끼들아!
직원들: (난감한) 국장님..
김부장: 그만해.
수근, 직원들 모두 김부장 보면,
김부장: 저는 국장님 가실 때까지 편하시라고 한 건데, (직원1에게) 내 자리 에 있 는 서류 전부 국장님 자리로 갖다드려. (하고, 나가는)
직원들: (서너명 김부장 따라나가고)
수 근 : (벙찐)
시간경과.
수근, 자리에 앉아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서류들을 보고있다. 눈물이 나는, 꾹 참고, 맘 다잡고, 다시 서류를 보는,
그때, 직원1, 결재서류 가져와 내미는,
직 원 : (눈치보며) 엘에이그룹 프리젠테이션 초안입니다.
수 근 : (모멸감 감추고, 안보고) 그래. (하고, 서류결재판 보고, 내용보고, 싸 인 을 하려는데, 손이 떨리는, 펜 놓고, 일어나 옷 입으며) 김부장한테 가져가 라. (하고, 나가는)
직 원 : (답답한) ..
씬 20 회사, 엘리베이터 앞.
수근, 초라하게 서있는,
엘리베이터 서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며 다른데 서 있던 사람들 뛰 어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엘리베이터 문 닫히지만,
수근, 아무 미동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서 있는, 서글픈 멍한 표정이 다.
씬 21 백화점 일각.
숙영, 여명 남자 소품 코너에서 물건들을 보고 있는,
여 명 : (남자넥타이를 하나 골라, 숙영에게 보여주며) 엄마, 이거 진욱씨한 테 어 울릴 거 같애?
숙 영 : (넥타이 보다가, 여명 보며) 좋으네.
여 명 : 그럼 이걸로 할까..(하고, 가려하면)
숙 영 : (잡으며) 니 아버지 퇴임식 때 할 것도 골라야지. 양복은 새 거 못사 도 넥타인 바꿔야지.
여 명 : 아버진 껀 저 쪽(상설할인가판 있는 곳을 가리키며)에서 안 사?
숙 영 : (서운한) 너는 어떻게, 니 애인껀 정품사고, 아버지껀 저기서 사라 그러 냐?
여 명 : (미안한) 엄마 싼 거 좋아하잖아.
숙 영 : 싼게 좋아서 사? 돈 없으니까 어거지로 사지. (하고, 넥타이 고르는)
여 명 : (미안한, 넥타이 고르며) 아버진 이게 좋을 거 같다..
숙 영 : (서운하게 보면)
여 명 : (윙크하며) 내가 살게. (하고, 넥타이 고르다, 와이셔츠를 보며) 울아 버 지 와이셔츠도 하나 사드리까. (하나를 집어 보며) 이건 아버지한 테 넘 야한가?
숙 영 : (그 소리에 여명을 보면)
인써트 - 환상.
인적 없는 바닷가, 선우의 차 세워져있고,
선우, 청바지 입고, 차에 기대서서 자신의 와이셔츠(여명이 들고 있던 것과 같은) 단추를 채우는 숙영을 따뜻하게 보는.
숙영, 담담하게 선우의 와이셔츠 단추를 여며주는.
숙 영 : (E) 야, 여명아, 그 와이셔츠 사!
현실.
여명, 와이셔츠를 들고 숙영을 보면,
어떤 여자, 여명에게
여 자 : 그 와이셔츠 저 좀 보면,
그때, 숙영 달려와 와이셔츠 뺏어 안으며, 다급하게,
숙 영 : 이거 내가 살 거예요.
씬 22 백화점, 까페 안.
선물꾸러미 옆에 있고, 숙영, 여명 마주 앉아 차를 마시는,
여 명 : (찻잔 내려놓으며) 이번주 토요일? 진욱씨 만나.
숙 영 : (찻잔 내려놓으며, 안보고) 일요일은?
여 명 : (아무렇지 않게) 촬영 있지.
숙 영 : (서운함 감추며) 그 담주 토요일은?
여 명 : 출장 가서 4박 5일 정도 있을 걸.
숙 영 : 그, 그 담주 토요일은?
여 명 : 글쎄, 잠깐만. (하고, 가방 열다가, 뭔가 이상해, 숙영 보면)
숙 영 : (차 마시는)
여 명 : 엄마...심심해?
숙 영 : (어색하게) 간만에 영화구경하고 싶은데...
여 명 : (무심하게) 친구분들하고 같이 가.
숙 영 : 니 아버진 너랑 가래구, 니 오빠는 아버지랑 가래구, 너는 내 친구.. 구 나.
여 명 : (답답하고, 짜증나는) 어떡해 일이 많은데.
숙 영 : 왜 짜증이야?
여 명 : 솔직히, 짜증나.
숙 영 : ?!
여 명 : 엄마, 전화하면 너 뭐니, 밥 먹었니, 저녁엔 누구 만나니, 일은 어떻 게 되가니...그런 거 묻는 거 피곤해. 그리고, 심심해하는 것도 보기 싫어. 그 래서 날 더러 어쩌라구. 일도 하지말고, 엄마 곁에만 있어? 엄마두 할머니 계실 때, 할머니가 엄마만 밝히는 거 부담스러했으면 서 나한테 왜 그래, 정말.
숙 영 : (서운한) 내가 그래서 할머니처럼 너만 밝혔니? 딸년이랑 일년에 아 니다, 1년 반만에 에미가 돼서, 영화구경 한번 가자 그런게 ..밝히는 거야? 그리 고 전화도 못하니? 에미가 돼서 딸년한테.
여 명 : 아버지랑 사이좋게 지내, 그럼 덜 심심하잖어.
숙 영 : (서운한 맘 참고) 엄마, 진영이 아줌마 집나왔다 그래서 거기 갈건데 바래 다줘.
여 명 : (짜증스런, 그래도 달래듯) 일 있댔잖아.
숙 영 : 너는 왜 내가 말만 하면 짜증이야? (하고, 일어나 가고)
여 명 : (가는 숙영 보다, 일어나 가는) .....
씬 23 전철역, 계단.
숙영, 짐 들고 핸드폰 받으며 가는,
숙 영 : 알았어, 곧 갈 거야. 한시간쯤.. 너 먼저 진영이한테 가 있든가..(핸드 폰 잠깐 떼었다가 받으며) 나두 일이 있어서 그런다.
소 희 : (E) 일은 니가 무슨 일이 있어, 공과금 내러 은행가는 거 빼고, 니가 무슨 일이 있냐?
숙 영 : 나중에 전화할게. (하고, 핸드폰 꺼 버리고) 사람을 무시해두..내가 뭐 공 과금 내는 일밖에 할게 없는 줄 아나. 그런 지는 뭐 바쁜가 지 나 나나 개 끼니 도끼니지. (하고, 계단 오르려하는데)
그때, 남학생 친구들과 장난치며 계단 뛰어오르다가, 숙영을 치고, 그 바람에 짐들 모두 놓쳐 여기저기 흩어지고, 남학생 ‘아줌마, 미안’하고 그냥 가고, 숙영 원망스레 남학생을 보며, 궁시렁.
숙 영 : 버르장머리라곤 없는 놈. (하고는, 쪼그려 앉아, 주섬주섬 짐들을 챙 기 며, 속상한) 대체 부모들은 애새끼들한테, 뭘 갈치는 거야..내 새끼 나 남 의 새끼나 하나 같이 어떻게 그렇게 못되쳐먹었는지...세상이 어떻게 돌아 갈라고, 으이그...
씬 24 정비소 앞.
숙영, 한쪽 벽에 기대, 정비소 사무실을 넘겨다본다. 그리고는 들고있 는 짐 속에서 상자하나를 꺼내 보고, 혼잣말 궁시렁대는,
숙 영 : 괜히 샀네..내가 이걸 어떻게 줄라고...
그때, 숙영의 모습위로 사장 목소리 들리는,
사 장 : 사모님.
숙 영 : (놀라, 사장보고)
사 장 : 어우, 어쩐 일이세요? 여길.
숙 영 : (버버대며) 아..네...그게..차 때문에.
사 장 : 제가 엊그제 전화 드려서 말씀드렸는데..기억 안나세요? 이선우씨가 이번 주 출장 가서 낼모레나 차가 된다고.
숙 영 : (아차 싶은) 아..그래요, 기억나요. 아우, 정말 제가 요즘 왜 이렇게 깜박 깜박을 잘하는지..
사 장 : (웃으며) 그러실 수 있죠, 뭐. (하다가, 정비소 사무실앞에 상자를 들 고, 그 안을 보는 중년여자를 보고, 화나 버럭 소리치는) 아줌마!
여 자 : (사장보고, 놀라, 상자를 놓고, 뛰어가는)
사 장 : 저 아줌마가...아줌마! 아줌마! (하고, 쫓아가는)
숙 영 : (뛰어가는 여자를 물끄러미 보는) ...
씬 25 편의점, 안.
소희, 세제들을 사기 위해 이것저것 보고있는.
숙영, 소희를 눈으로 쫓으며 종업원에게 상자를 소포로 맡기는,
종업원, 선우의 명함에 적힌 주소를 물표 적다가 숙영 보며,
종업원 : 받는 분은 이선우 씨고, 보내시는 분은 요?
숙 영 : (소희를 여전히 눈으로 쫓으며) 그냥 아는 사람이요.
종업원 : 네?
숙 영 : (종업원 보며) 그냥 대충 써요.
종업원: (이상한) 네. (하고는, 보내는 사람이름에 그냥 아는 사람이라고 쓰 는)
숙 영 : (명함 집어서, 지갑에 넣는데)
그때, 소희 이것저것 사고 들고 오며,
소 희 : 이 정도면 되겠지.
숙 영 : (어색하게, 웃으며) 그래.
씬 26 종열의 아파트로 가는 길, 밤.
수근, 소희남편 소주 산 봉지를 들고 걸어가는,
소희남편: 진영씨 집나간지가 벌써 일주일이 넘었댄다. 아이그, 정말. 나이들 어 사랑싸움도 아니고, 무슨 일인지..
수 근 : (말 없이 가는)
그때, 수근의 핸드폰 메시지음 울리는,
소희남편: 근데 진영씨 보기보다 사람이 무섭다, 어떻게 그렇게 상냥하던 사 람이 단 칼에 별거냐? 종열이가 왜 별거야, 이혼하자, 이혼! 하니까 글쎄 목소리 쫙 깔고 이혼장 가져와요, 그러드래. 와...상상가냐? 천 사같은 진영씨가 그러는 거?
수 근 : 상상하기 싫어.
소희남편: (멈춰서서, 주변 두리번거리며) 근데 아까부터 뭐가 삑삑대냐? 너 핸드 폰 좀 봐봐.
수 근 : (멈춰서서, 소희남편 보고, 주머니 뒤져 핸드폰 꺼내보면)
인써트 - 핸드폰.
<전화가 안와서, ㅠ.ㅠ>라고 써있는,
수 근 : ?
소희남편: (수근의 핸드폰 넘겨다보며) 뭐냐?
수 근 : (손가락으로 ㅠ.ㅠ를 가리키며) 이게 뭐냐?
소희남편: 우는 거 같네, 모양새가.
수 근 : ?
소희남편: (수근의 핸드폰 보며) 전화가 안와서 슬퍼요. 그 뜻인 거 같은데.. (하 고, 수근 보며, 조심스레) 너 여자 만나냐?
수 근 : (핸드폰 주머니에 넣으며) 아니야. (하고, 걷는)
소희남편: 전번에 바에서 만났던 애면 너 만나지 마라.
수 근 : (보면)
소희남편: 우리 회사 이부장이란 놈이 바에서 만난 애한테 홀랑 껍질 벗겼 어, 너 임마 조심해. 껍질 벗겨지기 전에.
수 근 : 내가 닭이냐, 임마, 껍질이 벗겨지게. 에으..(하고, 가는)
씬 27 종열의 거실.
수근, 소희남편 식탁에 앉아있고,
종열, 라면을 끓여서 가져와 식탁(김치와 찬밥 대접에 가득 있는)에 놓고 앉으며,
종 열 : (수근에게) 먹을래?
수 근 : (종열 답답하게 보며) 너나 많이 쳐먹어.
종 열 : (소희남편에게) 넌?
소희남편: (답답하게 보며) 진영씨한테 가서 빌어, 임마. 이게 뭐냐? 자식아. 궁상 맞게...
종 열 : 그럼 나만 먹는다. (하고, 먹으며)
수 근 : 맛좋냐? (종열의 머리통을 치려는 시늉하며) 아으, 아으, 인간아, 인 간 아.
종 열 : (라면에 밥 말아먹고)
수 근 : ... (종열 보다가, 외면하는)
씬 28 허름한 다세대, 주택안.
초라한 가구들 놓여있고,
진영, 소박한 옷차림으로 걸레질을 하고, 숙영과 소희는 그런 진영을 어이없고 답답하게 보며 서있는.
진 영 : (걸레질하며, 두사람 안보고) 저쪽으로 좀 가, 거기 좀 닦게.
숙 영 : (답답하게 보며, 자리 옮기고)
소 희 : (머뭇대는)
진 영 : (소희 보며) 저리 좀 가라구.
소 희 : 저리, 어딜 가? 집구석이라고 코딱지만해 가지고 갈데가 어딧니?
진 영 : (다른 곳 닦으며, 담담하게) 너두 참 뻥쎄다. 이렇게 큰 코딱지가 어 딧다 고, 있음 한번 가져와봐, 구경이나 한번 하게....(걸레질만 하는)
그 말에 숙영, 소희 서로 벙찐 표정을 주고받는,
씬 29 종열의 집안.
소희남편, 한쪽에 쭈그리고 대충 이불 덮고 코를 크게 골며 자고,
카메라, 식탁쪽으로 가면 소주와 김치, 김 정도만 놓여있는 술상있고, 종열, 수근 술을 마시고 있는.
수 근 : (답답하고, 안타깝게 종열보며) 돈이 뭐 그렇게 중요하냐? 낼이라도 당장 끝날 수 있는게 사람 목숨이야. 사람나고 돈났지, 돈나고 사람 났냐? 여편 네가 자식아, 다른데 간단 것도 아니고...하나 밖에 없는 딸년 보러 나간다 는데 임마..그돈을 안해주냐? 넌 자식아, 이유불문 하고 나뻐..(집 둘러보 며) 강남에 빌딩이 너댓개 되는 놈이 사는 꼴 이라고는...아으, 자식아..
종 열 : (담담하게, 술만 마시는) ....
수 근 : 너 석훈이 소식 아냐? 걔.. 폐암이란다.
종 열 : (안보고, 술만 먹는)
수 근 : 얌마... 걔 대학 총장됐다고 뻐기고 다닌지 고작 6개월전이야. 근데 대학 총장이면 뭐하냐? 암인데..것도 그냥 암이 아니라, 말기란다. 임 마, 인생 부질없는 거야. 야, 자식아..인생이 부질없는데 하물며 돈? 돈이..자식아.. 그게 대수냐, 임마?
종 열 : (술잔만 보며, 서글프게) 오늘 당장 죽는다 그럼..돈 대수 아니지. 근 데 앞으로 한 30년 더 살면 어떡하냐?
수 근 : (호기롭게) 그거야, 임마!.. (하다가, 할 말 없는, 한숨쉬며) 좀만 저 축 하면 되지, 밥세끼 먹을 정도로다...너는 그게 아니잖어. 수십억 부 자잖 어, 너는?
종 열 : (술잔만 보며) 돈이 별거 아니라고...근데 나 회사 명퇴당하고... 일거 리 없었을 때는 너 나 왜 안봤냐?
수 근 : ?
종 열 : (고개 들어, 소희남편 보며) 저 자식도 나 일없어 놀던 때 단 한번도 나 안찾았다. (하며, 수근 보는)
수 근 : (버버대며) 그, 그때는...우리도 너보고 뭐 할말이 있어야지..속만 상 하 고, 그래서,
종 열 : (말꼬리 끊으며) 니들뿐 아니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동창 전 부 가..나만 나타나면..똥 밟은 얼굴들을 하고...
수 근 : (안타까운) 종열아.
종 열 : (수근 보며, 맘아픈, 눈가 붉어지며) 서운하단 말 아니다. 인생 그런 거니 까. 근데, 그런 꼴 다시 안당할라고 악착같이 돈 버는 나한테, 니들이 잘못 됐다 어쨌다 그런 소린 하지 말아야지...그리고, 마누라.. 걔도 나한테 이 럼 안되지, 내가 돈 때문에 친구한테 형제한테 설움 당하는 꼴 지두 옆에서 똑똑히 지켜봤으면서...이러면 안되지..안그러 냐?
수 근 : (안쓰러운) 야, 종열아.
종 열 : (턱으로 소희남편 가리키며) 쟤 깨워서 가라. (하고, 방으로 들어가 는)
수 근 : (답답한, 소주 마시는, 두손으로 얼굴 부비는)
씬 30 진영의 주택안.
진영, 누워서 사과를 깎아먹으며 연속극을 열심히 보고있다.
그때, 숙영 들어오는,
진영, 텔레비전을 넋이 나간 듯 보며 웃기도 하는,
숙영, 그 옆에 앉으며 말하는,
숙 영 : 소희 갔다.
진 영 : (티브이만 보며) 그랬구나..너두 같이 가지.
숙 영 : 우리 집 남자가 자고 오래, 자기도 니집에서 잔다고.
진 영 : (티브이만 보며, 무심히) 그래..
숙 영 : (어이없이, 진영 보다가, 리모콘으로 티브이 끄는)
진 영 : (숙영 보고, 리모콘 뺏는)
숙 영 : ?!
진 영 : 내 맘대로 좀 하고, 살자, 나두. (하고, 티브이 켜는)
숙 영 : 나랑 얘기해.
진 영 : (티브이만 보며) 말해, 다 들어.
숙 영 : (답답한) 텔레비 하루 좀 안보면 죽냐, 매일 보는 텔레비,
진 영 : (티브이만 보며, 덤덤하게) 나 밤에 하는 텔레비연속극, 첨봐.
숙 영 : ?
진 영 : (티브이만 보면) 우리 집 남자..전깃세 아낀다고 뉴스 끝나면 티브이 꺼버 리거든.
숙 영 : ?
진 영 : (티브이만 보며, 과일 먹으며) 밤엔 어떤 연속극을 하나 했는데..낮프 로 보다 밤프로가 재밌다, 야.
숙 영 : 니 남편 너한테 잘하잖아, 보석도 많이 사주고..옷도 명품만...
진 영 : (티브이만 보며) 그거 다 짝퉁이야. 니들한테 기 안죽을라고 내가 새 벽에 동대문으로 남대문으로 가서 산거야. 나 니들하고 백화점가도 아이쇼핑만 하잖어. 얼추 눈치챘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네.
숙 영 : ...(어이없고, 가슴이 막막한)
진 영 : (숙영 보고, 담담하게 웃으며, 과일 먹으며) 웃길텐데, 안웃네?
숙 영 : (맘 아퍼, 외면하는)
진 영 : (누워서 과일 먹으며, 기분 편안하게) 어우...맘 편하게 이렇게 살 수 도 있는데..내가 미쳤지...그간 그 집에서 왜그렇게...지지리궁상으로.. (숙영 에게) 너한테도 보일 꼴, 안보일 꼴 다 보이니까, 만사 편하다 야.
숙 영 : 이제 뭐하고 살 거야?
진 영 : 일단 많이 자고,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고 .. (웃다가, 눈감고, 유행 가 를 기분 좋게 크게 흥얼거리는)
숙 영 : (답답하고, 속상한) ...
씬 31 종열의 방안.
종열, 개를 안고 자고있고, 수근 벽에 기대 생각많은, 수근, 한쪽에 놓 인 큰 금고를 보다가, 개안고 자는 종열을 서글프게 보는,
그 장면 한 화면에 보이고, F. O.
씬 32 수근의 집, 전경, 낮.
숙 영 : (E) 당신 출근 안했어?
씬 33 수근의 집, 거실.
수근, 쇼파에 누워 티브이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누워있는,
수 근 : ... (티브이만 이리저리 돌리는)
숙 영 : (진영이네서 온 옷차림으로 들어서는, 손에 전날 산 선물 봉투 들고 있는) 출근 안했냐구요?
수 근 : (티브이만 보며, 덤덤하게) 가서, 출근카드 찍는 거 말고는 할 일이 없 어..그래서 안갔어.
숙 영 : (어이가 없는) 그래두 출근을 해야지, 안하면 어떡해?
수 근 : 밥 안먹었다, 밥 차려.
숙 영 : (수근 밉게 보며, 궁시렁) 으이, 정말 이제 직장 그만두면 노다지 저 럴 거 아냐, 미친다, 내가. 매일 저꼴을 어찌 보냐..(하고, 들어가면)
수 근 : (화난 얼굴로, 숙영의 뒷꽁무니를 노려보는)
씬 34 주방.
숙영, 수근 밥을 먹고 있다.
수 근 : (밥만 먹으며, 무심히) 앞으로 생활은 어떻게 할건지, 계획은 세웠 냐?
숙 영 : (밥 먹으며) 계획은 무슨 개뿔 계획, 몰라, 나두.
수 근 : (숙영 노려보며, 가라앉은) 니가 모르면 누가 아냐?
숙 영 : (영문 몰라보며) ?
수 근 : (밥 먹으며, 가라앉은) 가계부랑 통장들 다 가져와.
숙 영 : (무심히 받아넘기며) 밥 먹고.
수 근 : (숟가락으로 식탁 치며) 가져와!
숙 영 : (밥 뜨다가, 화들짝 놀라보는) ?!
씬 35 진영의 집앞.
종열, 답답하게 진영의 방쪽을 올려다보고 있는, 들어갈까 말까를 망 설이고 있다. 그러다 돌아가려는데, 느낌이 이상해 뒤돌면 진영(오징 어를 씹으며) 평상복차림으로 쓰레기봉투 들고 나와 한쪽에 쓰레기봉 투 놓고, 들어가려는,
종 열 : (진영에게, 작게) 어, (크게) 어!
진 영 : (그 소리에 무심히 보고, 아무렇지도 않은)
종 열 : (답답하게 보고)
진 영 : (무심히) 웬일이에요.
종 열 : (잠시 머뭇대다가, 다가가, 심호흡하고) 이, 이집 누구돈으로 얻었냐?
진 영 : (담담하게) 울 오빠가 줬어요. 미숙이도 좀 주고.
종 열 : (주머니에서 서류 꺼내주며) 이혼할라면 깨끗이 해야지.
진 영 : (무심히, 서류를 받아서 펴보는) 난 어떻게 해야 되는데...
종 열 : 도장 찍어.
진 영 : (담담하게, 오징어 씹으며) 도장 (턱으로 집 가리키며) 방에 있는데..
종 열 : 그래. (하고, 대문 들어서려 하는)
진 영 : (종열의 팔 잡는)
종 열 : (보면)
진 영 : 볼펜 있어요?
종 열 : (가만 보다가, 주머니에서 볼펜 꺼내주면)
진 영 : (벽에 종이 대고, 싸인하고, 종열에게 서류 주는)
종 열 : (속상한, 버버대며) 미, 미숙이 기집애, 여름에 나온다잖아, 서너달 기다 리면 볼 걸 니가 미국에 왜 가?! 열댓시간씩 비행기타며, 돈 써 가며! 왜 꼭 가야돼!
진 영 : (오징어만 씹으며, 멀뚱멀뚱 보는)
종 열 : 기껏 이런 허접한데서 살면서..니가 나한테..(심호흡하고) 미, 미숙이 가 안온대는 것도 아니고, 여름에,
진 영 : 옷 좀 빨아 입어, 늙어 옷까지..추하네. (하고, 들어가, 문닫는)
종 열 : (눈가 붉어지는, 속상한, 손에든 서류를 보다가, 주머니에 구겨넣고, 가 는)
진영, 계단 오르다가, 가는 종열을 물끄러미 보며, 오징어를 맛없게 먹는.
씬 36 수근의 집, 거실.
여러 개의 통장과 증권, 보험서류들 거실바닥 가득 놓여있고, 영수증 이며 가계부도 놓여져 있다.
숙영, 소파에서 서류들을 보는 수근을 보면서 모멸감을 느끼는,
수 근 : (이런 저런 서류들 보고, 통장 잔액 확인하고, 숙영 보며) 적금통장 들은 어딧냐?
숙 영 : (일어나 서랍에서 찾아내서 주고, 다시 소파로 가서 앉는)
수 근 : (적금 통장 보고, 숙영 보며) 연금통장은 어딧어?
숙 영 : (제 손가락만 이리저리 보며, 참담한) 당신 앞에. 파란 거.
수 근 : (통장 펼쳐보고, 숙영 보며) 왜 한달에 돈이 이것밖에 안나오는 연금을 넜냐? 내가 여적 벌어다 준 돈이 얼만데.
숙 영 : (모멸감 느끼는, 안보고) 나라에서 하는 연금도 있잖어. 보험도 있고.
수 근 : 그게 얼마나 돼!
숙 영 : (보고, 속상한 맘 참으며) 살 수 있어, 이 집 팔아서, 작은데 얻고..전 에 도 당신하고 한번 그러기로 얘기 했었,
수 근 : (말꼬리 자르며) 살림을 대체 어떻게 한거냐?
숙 영 : (수근을 보는데, 눈가 붉어지는, 서운한) ...
수 근 : (울화가 차는) 내가..삼십년을 벌어다 줬는데, 고작 남은게 이거냐? 혈기 왕성한 20대 후반부터 지금 이렇게 온몸이 쪼글쪼글해질때까지 내가 일해다 갖다받친게 얼만데, 고작 이게 전부야?
숙 영 : (울고싶지만, 참고) 둘째 작은아버지가 빌려간 돈도 있고, 여명이 스 튜디 오낼 때, 들어간 돈도 있고, 나중에 그돈 다 갚는,
수 근 : (통장을 집어던지며) 입 닥쳐!
숙 영 : (어이없어, 보는)
수 근 : (울 것 같은, 얼굴로) 남편이 말이야, 삼십년넘게 일하다 직장을 그 만두 게 됐으면, 그것도 그냥 남들처럼 짤리고 뭐 그런 것도 아니고, 열심히 다 니다 정년을 맡게 됐으면 말이야, 수고하셨어요, 그말은 해 야지. 뭐, 내가 티브이 좀 본다고..이제 저꼴을 날이면 날마다 어떻게 봐? 너 그게 삼십년 넘게 한이불에서 살부비며 산 남편한테 할 소리 냐?
숙 영 : (울고싶다, 참고) 그런 당신은? 지금 이게 삼십년 산 여편네한테 할 짓이 야? 내가....낭비하는 사람이야? 이게 뭐야? 죄인 취조하듯, 통장 이며 가 계부며 다 꺼내놓고...
수 근 : (한쪽에 놓인, 숙영이 들고온 선물 꾸러미 집어서 숙영 눈앞에 보이 며) 이건 뭐냐? 남편은 회사 그만두고 어떻게 먹고사나 그 생각에 하루가 편할 날이 없는데, 너는 쇼핑 다니냐?
숙 영 : (울지 않으려, 하며) 당신꺼야, 그거.
수 근 : ?
숙 영 : 퇴임식때 입으라고..
수 근 : ?
숙 영 : (울먹이며, 맘아픈) 그러지마라, 정말. 젊은 년하고 바람나서, 걔한테 집 한 채 값 홀랑 날린 게 불과 사년전이야, 그런 당신이..나보고, 살 림을 잘 하네, 못하네..
수 근 : (버럭) 징글징글하게 그 소린, 그만해!
숙 영 : (담담하게 보면) ...
수 근 : (울고싶다) 내가 더 이상 그일로 너한테 얼마나 더 빌어야 되냐? 너 내가 한때 그런거로 나한테 정말 할만큼 하지 않았냐? 한방 쓰면서 눈길 한번 곱 게 안 줘, 내가 자다가 다리라도 올릴라치면 버러지 닿 은 거처럼 털어내, 애들앞에서 면박주고, 친구들앞에서 눈흘기고, 형 제들앞에서 무시하고, 삼 년을 하루같이 말끝마다 톡톡 쏘고!
숙 영 : (맘아프게, 소리치는) 그래도 나는 분이 안풀리는 걸 어떡해! 당신 엄마 병수발 나한테 맡겨놓고, 당신은 젊은애랑...나는 아직도 분이 안풀려!
수 근 : (같이 소리치는) 지난 일이잖아!
숙 영 : 매일 생각나!
수 근 : (참담한, 속상한, 숙영을 물끄러미 보다가) 징그럽다, 진짜. 그래, 막 가 자, 이제 너랑 나랑 살아봤자 얼마나 더 사냐? 남은 인생, 그래 막 가보자. 막가봐! (하고, 쇼핑백 집어던지고, 한쪽에 놓인 옷가지고 나 가는)
숙 영 : (눈가 닦고, 그 자리에 가만있는)
씬 37 비오는 거리, 밤.
수근, 힘없이 걸어다가 그때, 비가 후두둑 오는, 사람들 비를 피해 뛰 어가고, 수근, 비를 맞다가, 한쪽 상가밑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가 비를 피하는, 그리고 주변을 보는데, 노부부 서로를 챙겨주며 한쪽에 서서 비를 피하고 있고, 수근, 그 부부를 부럽게 보다가 핸드폰꺼내 전화하 는.
써 니 : (E) 와, 드디어 전화를 하셨네.
수 근 : (서글픈, 어렵게) ..나 좀 봅시다.
씬 38 거실, 소파(불꺼진, 스텐드 불빛만 있는).
숙영, 평상복차림으로 소파에 쪼그려 앉아, 비오는 창가를 보며, 눈가 그렁해 멍하니 생각하며 읖조리듯,
숙 영 : 그 다음에 그 아이랑 나랑은 어떻게 될까...참..근데 그아이도 늙으면 우 리 남편 같을까...(그때, 전화오고, 전화받는) 네.
여 명 : (E, 차분하고, 안타까운) 엄마야, 나, 여명이.
숙 영 : ...(기운없는) 용건 말해.
여 명 : (E) 어제 미안해서..근데 엄마..내가 언제까지 엄마옆에만 붙어있을 순 없 잖아. 시명이두 나두..우리 일이 있잖아. 우리가 우리일 다 포기 하고 매일 엄마아버지 보러 댕길 수도 없고,
숙 영 : (전화 코드 뽑고, 다시 창가보고) 걔랑 바닷가 같은 데서..불을 쬐면 서, 내가 죽을까..아니다, 상투적이야, 그래, 그러는 거야, 나는 자는 거야. 걘 기타를 치고..
인써트 - 환상.
바닷가.
모닥불 펴져있고, 선우의 무릎에 누워 숙영 눈을 감고있고, 선우는 편 하게 기타를 치는.
숙 영 : (E) 우린 그밤이 마지막인줄 알고, 헤어져 다시 못볼 줄 알지만, 말 하지 않는 거야, 왜냐면..우린 말을 안해도..다 알거든..남편이랑, 난 말을 해 도..모르지만..아니다, 걔는 우리가 헤어지는 걸 몰라야겠다, 왜냐면, 내가 그냥 멋있게 사라져 줄거니까. 그래서 걔는 편안하게 기타를 조율하고 있거 나 치고, 나는 우는 거지.
작게 웃으며 편하게 기타를 만지는 선우의 모습 보여주다,
숙영, 눈감 고 눈물 한줄기 흐르는 모습 보여주는,
씬 39 거실.
숙영, 베란다에 서서 손을 내밀어, 손바닥에 빗물을 받는,
숙 영 : 기껏 재밌는 상상한다고 하면서...(어이없게 작게 웃으며) 잠자리도 못하 네, 나는. 그렇게 멋지고 가슴아픈 사랑 한번 해보고 죽는게 소 원이었는 데...벌써 낼모레면 할머니소리듣게 됐으니...인생 참 허무하 네. (손 거둬 들이고, 덤덤하게) 근데..이 남잔 어디서 뭐하나?
씬 40 국도, 새벽.
써니의 차, 달리는,
씬 41 달리는 써니의 차안.
써니, 수근의 바바리를 입고 조수석에서 자고,
수근, 까칠한 얼굴로 운전해 가고 있는,
씬 42 바닷가, 일각, 낮.
써니, 갯벌에서, 혼자 조개를 캔다고하면서 온통 진흙을 묻히고, 신나 게 ‘와, 여기도 조개다! 와, 여기도 있다!’하며 열심히 조개를 잡는.
카메라, 갯벌 바깥쪽으로 가면,
수근, 갯벌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차에 기대서서 써니를 귀여 운 양 물끄러미 보며 서있는, 따뜻한 눈빛이다.
써 니 : (조개 잡다가, 수근을 보며) 이쪽으로 와봐요! 여기 조개 진짜 많아 요!
수 근 : (따뜻하게 웃고, 고개젖는)
써 니 : (떼쓰듯) 오지! 와요, 어서! 네? 한번만 ..플리즈...
수 근 : 됐어요. 그쪽 놀만큼 놀다가 나와. 난 여기서 보는 것만으로 재밌네.
써 니 : (담백하게) 할 수 없죠, 오케이. (하고, 뒤돌아서 갯벌 쪽으로 가려 다가, ‘엄마’하면서 넘어지는)
수 근 : (그런 써니를 보고) 괜찮아요!
써 니 : (갯벌에 앉아 다리를 까보면, 무릎에서 피가 나는)
수 근 : 괜찮냐구!
써 니 : (수근쪽 보며, 울상) 피나요!
수 근 : (웃옷을 벗고, 신발이며, 양말을 벗는데, 그때 전화오는, 받으면)
숙 영 : (E) 어디야?
수 근 : 몰라. (하고, 전화 끊는)
씬 43 수근의 베란다.
숙영, 김치를 절이다가 전화를 한 듯,
숙 영 : 여보, 여보! (그러다, 기운없이, 전화내려놓고) 살아있네, 그럼 됐지 뭐. (하고, 김치를 절이는)
씬 44 바닷가, 갯벌.
수근, 쪼그려 앉아있고, 써니 서서 수근을 보며,
써 니 : (웃으며) 정말 업혀두 되요?
수 근 : 빨리 업혀요. 못 걷겠다며.
써 니 : 그럼 진짜 업혀요?
수 근 : 업혀요.
써 니 : (수근의 등에 업히고)
수 근 : (업고, 일어나 걷는)
써 니 : 와...대단하다.
수 근 : (걸어가는)
써 니 : 되게 든든하세요...이렇게 젊은 사람을 정년을 시키다니, 말도 안된 다.
수 근 : (작게 서글프게 웃으며) 젊은 사람들 중에도 밥 벌어먹고 살아야 할 사람 이 많으니까..
써 니 : (수근의 등에 얼굴대고, 눈감으며) 그래도 너무해. 너무 젊은데..
수 근 : (E) 그래, 개 같은 세상이다, 난 너무 젊은데..
써 니 : 이러고 잤음 좋겠다.
수 근 : (걸어가는, 담담하고, 편한)
그런 두사람의 모습 한화면에 잡히고,
씬 45 재래시장.
진영, 편안한 옷차림에 장바구니 들고 시장을 보며, 핸드폰하고 있는,
진 영 : (붕어빵을 먹으며) 밥? 대충.
숙 영 : (E) 왜 대충 먹어, 잘먹지.
진 영 : (둘레 구경하며, 웃으며) 그래, 잘먹을게. 야, 그래도 친구밖에 없다. 밥 챙겨먹으라고 걱정도 해주고. (아줌마에게) 시금치 한단 주세요.
씬 46 수근의 집, 거실.
숙영, 거실을 걸레질하며 전화하는.
숙 영 : (속상한) ...몸조심해..소희? 너 사는 거 보고 충격좀 먹은거 같긴한 데.. 뭐 괜찮겠지, 우리도 걔 맞고 사는거 알고, 한동안 얼이 빠졌었잖 어.
진 영 : (E) 그러고 보면 너만 잘사는 거 같다, 야.
숙 영 : (서글프게, 웃으며) 그런가...? (사이) 그래, 장봐라. 어. (하고, 끊고, 시계보면, 오후 5시가 넘어가는, 다시 청소하는)
씬 47 건물 상가, 안.
종열(애완견을 한손에 안고), 주인에게 월세를 받고, 무뚝뚝하게 영수 증을 쓰는,
주 인 : (종열보며) 세 좀 안내려요? 옆상가는 내린다든데..
종 열 : (영수증 주며) 옆 상가는 장사가 안되잖아요. 거기가 그래도 좋음, 거기로 가시든가. (하고, 나가는)
주 인 : (짜증스런)
씬 48 건물 상가 밖.
종열, 걸어가다가 뭔가 이상해, 한쪽을 보면, 진영, 장바구니를 들고 붕어빵을 먹으며 상가에 걸린 옷을 구경하고 있다, 그러다가 진영 길 가쪽으로 걸음 옮기는데 종열 보는, 진영, 붕어빵을 먹으며 무심히 보 다가 종열 옆을 지나쳐가는,
종 열 : (가는 진영 보며) 어?
진 영 : (돌아보면)
종 열 : (조금 긴장해서는) 개가 ..아퍼.
진 영 : (종열에게로 가서 개의 코랑 눈을 들여다보고, 종열에게) 괜찮아요. 건강 해. (하고, 개머리 쓰다듬어주고, 가려는데)
종 열 : (팔 잡는)
진 영 : (보면)
종 열 : (어렵게) 내, 내가..금고 열쇠 주면..들어올래...
진 영 : (가만 종열을 보다가, 장바구니에서 붕어빵을 꺼내 종열의 입에 넣어 주 는)
종 열 : ?
진 영 : 그거나 드세요. (하고, 가는)
종 열 : (붕어빵 맛없게 먹으며, 가는 진영 보고)
씬 49 수근의 집, 주방 +현관앞.
숙영, 김치거리에 고춧가루며 젓갈이며, 마늘이며 갖은 양념을 넣고 무치는, 그리고는, 김치 들어 맛을 보는데, 초인종소리가 나는.
숙 영 : 이 남자가 왔나보네...나가요! (하고, 현관문을 그냥 여는데, 순간 형 사 둘을 보고 굳는) 누, 구세요..
형 사 : (답답한 듯, 숙영 보며, 신분증 보여주고)
숙 영 : ?
형 사 : 아줌마, 이선우 씨 아시죠?
숙 영 : ?!
씬 50 횟집 안.
수근, 써니 회를 먹고있다.
써니, 쌈을 싸서 수근의 입에 넣으려하고, 수근, 웃으면서도 손을 저 으며, 마다하는,
수 근 : (O, L) 그쪽 먹어, 난 내가 싸서 먹을게.
써 니 : (쌈을 수근의 앞에 내밀고, 고개젖는)
수 근 : 참내..(하고, 입으로 받아먹는)
써 니 : (웃음 띤 채) 말 잘듣네요..이런 입에 묻었다. (하고, 옆에 있는 수건 으 로 수근의 입가를 닦아주려하는) 나 좀 보세요.
수 근 : 됐어요, 내가 닦을게. (하고, 다른쪽을 닦는)
써 니 : 제가 닦아드릴게요.
수 근 : (마지못해, 입을 내밀고)
써 니 : (닦아주며, 수근이 귀여운 듯 보며) 되게 귀여우세요, 애기 같이.
수 근 : ?
인써트 - 회상.
숙영과 밥먹는 주방.
수근, 입가에 김칫국을 묻히면, 숙영 밉게 보며,
숙 영 : 추접하게.
현실.
수근, 어색한 웃음짓고, 소주를 마시는,
써 니 : (한기가 드는지, 몸을 떨며) 근데..저 추워요. 옷이 다 젖었어.
수 근 : ?
써 니 : (코를 만지며) 코도 찡찡해.
수 근 : (회 먹으며) 집에 갈래?
써 니 : 호텔 가요.
수 근 : (회 먹다가, 놀라, 써니를 보는)
씬 51 국도, 밤.
눈이 오는,
달리는 써니의 차.
씬 52 차안.
써니, 조수석에 앉아 추워하고,
수근, 운전하며 걱정스런,
수 근 : (써니보며) 많이 추운가?
써 니 : 말도 하기 싫어요, 힘들어. 눕고 싶어.
수 근 : 큰일이네, 이거. (하고, 앞을 보다가, 뭔가 스친 듯 해, 차를 멈추고, 백 밀러로 뒤를 보면)
불빛이 이쁜 모텔이 보이는.
수근, 써니를 보는.
씬 53 모텔 안.
문 열리고, 써니 들어서는, 수근, 긴장해 뒤따라 들어서는 뭔가 어색 한.
써 니 : (밝게, 전혀 아프지 않은 듯) 와, 여기 이쁘다! (하고는, 창가의 커튼을 치는) 전경두 좋다! (수근 돌아보며) 여기 이쁘죠?
수 근 : (어색하게, 웃으며) 어, 그러네. (그때, 수근의 핸드폰 울리고, 수근 놀 라, 꺼내보면, 아내라고 쓰여진, 꺼버리는)
써 니 : (창가를 보며) 이리 와요, 너무 이뻐.
수 근 : (써니 옆으로 가며, 바깥 보는, 얼굴 밝아지며) 와, 좋다!
써 니 : (수근의 팔짱끼고, 바깥 보며) 넘 좋죠.
수 근 : (설레는, 안웃으려하며, 창가보며, 그래도 웃음 자꾸 지어지는) 그러 네...
써 니 : 우리 같이 씻을래요?
수 근 : ?
씬 54 경찰서.
숙영(신발, 짝짝이 슬리퍼), 참담하게, 눈물을 닦고 있고,
형사, 그런 숙영을 한심하게 보며,
형 사 : (화난) 정말 남편한테 전화했어요?
숙 영 : (고개 끄덕이고, 형사보며) 근데 난 정말 그 남자한테 암것도 한짓이 없어 요.
형 사 : (종이 보여주며) 그럼 여기 통화 기록부에 새벽 12시가 넘어서 그 남자 핸 드폰에 아줌마, 전화번호가 왜 찍혀있어!
숙 영 : ?
형 사 : 어젯밤 2시에도 전화했죠!
숙 영 : 그거는..차수리 때문에,
형 사 : 차수리문젤 뭣 하러 새벽에 전화해요! 이 아줌마가 진짜.. (하고는, 갖은 선물(옷이며, 구두, 모자, 지갑등등) 산더미처럼 내놓으며) 이거 아줌마가 이선우씨한테 보냈죠?
숙 영 : 아니에요, 살림하는 사람이 돈이 어딧어... (하다가, 자기가 준 와이셔 츠 가 보이는, 가슴 철렁하는, 맘 다잡고) 내가 준 거 없어요, 진짜예 요.
형 사 : 그럼 이건요. (하고, 상자 하나 꺼내놓고, 뚜껑 여는)
인써트 - 상자 안.
사과에 꽂힌 큰 식도.
숙 영 : (놀라, 움찔하는) 뭐예요, 그게.
형 사 : 이 아줌마가...(하고, 다시 상자 여러개 보여주는) 이건, 수갑, 이건 채 찍, 이건, 밧줄!
숙 영 : (고개 저으며) 나는, 나는...모르는 일이에요..정말...나는.
그때, 형사1, 형사에게 와서,
형 사 : 이선우씨 왔습니다.
숙 영 : (그 소리에 돌아보면)
선 우 : (원망스런 눈빛으로, 숙영을 보고 있는)
숙 영 : ?!
씬 55 모텔 안.
수근, 침대에 누워있는, 창밖엔 눈이 이쁘게 내린다.
써니, 옷벗은 채 이불로 앞가슴을 가리고 앉아, 수근을 보는.
써 니 : (다정하게, 보는)
수 근 : (써니를 보다가, 작게 웃고) 왜 그렇게 봐요.
써 니 : (목소리 흉내내며) 왜 이렇게 봐요.
수 근 : (웃고, 창가 보는) 눈이 이쁘게 내리네.
써 니 : (수근을 물끄러미 보며) 노래불러보세요. 목소리가 너무 좋은데..노래 잘 부르실 거 같은데...
수 근 : (잔잔한 최신가요를 부르는)
써 니 : 와우!
수 근 : (창가 보며, 노래를 부르는)
써 니 : (수근 옆에 누워, 같이 노래를 부르고)
씬 56 모텔, 전경.
눈이 멈추는,
씬 57 모텔 화장실.
수근, 샤워가운 차림으로 욕실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말리는, 기분좋은.
머리 가다듬고 나가는.
씬 58 모텔 안.
수근, 서서, 와이셔츠 단추를 잠그고 있고,
써니, 옷 입고, 화장을 고치는,
수 근 : (써니를 보며, O, L) ?!..카, 카드라니.
써 니 : (웃으며, 편하게) 현금도 괜찮아요.
수 근 : ?
써 니 : 시간당 십만원이니까 백팔십이에요.
수 근 : ?!
써 니 : 현찰 없으시죠? 잠시만요. (하고, 가방에서 카드종이 꺼내고, 수근 보 며) 카드주세요.
수 근 : (참담한, 사태 파악이 안되는, 주저하며, 옷에서 카드를 꺼내주면)
써 니 : (펜으로 카드에 종이를 내고, 카드 긁으며, 안보고, 말하는) 사모님한 테 바가지 안긁히시게 업소는 옷가게로 할게요. (보고) 몇 개월로 해 드려요.
수 근 : (얼이 나간) ..유, 육개월...
써 니 : 네. (하고, 카드종이에 쓰는)
수 근 : 아, 아니, 12개월.
써 니 : 그러죠. (하고, 제 할 일하는)
수 근 : 근데..한가지만 물을게..전번에 만났을 때는..왜 돈 안받았어?
써 니 : (심플하게) 제가 만나자고 했잖아요. 그럴 땐 돈 안받아요. 그게 우 리 상 도예요. (하고, 종이와 카드를 수근 주는)
수 근 : (받으며, 참담한)
써 니 : (일어나, 웃옷 입고, 엉클어진 수근의 머리를 만져주며) 제가..댁까지 모 셔다 드리면 좋겠는데...약속이 있어요. 택시 불러서 가세요.
수 근 : (참담한, 못보고) 그러지.
써 니 : 담에 또 봐요. (하고, 나가는데)
수 근 : (참담한, 서글픈, 자리에 앉으며, 안보고) 이봐.
써 니 : (돌아보며) ?!
수 근 : (어렵게 말꺼내는, 안보고) 아까..그랬잖아, 왜, 나한테..내가...정말... 아 직은..남자로..괜찮다고..(눈가 그렁해지며, 참담한) 그, 그말은..정말 인 가..(보며) 말해봐, 그말은 정말이야?
써 니 : (엄지손가락 들어 보이며, 윙크하는, 그리고 웃으며 나가고)
수 근 : (참담한, 천천히 창가보는데, 눈물그렁한, 울지 않으려 애쓰며 양말을 신 는데, 복받치는, 하던 행동을 멈추고, 두손을 제 무릎에 놓고 고개 떨구다 는데, 눈물 제 손등에 뚝하고 떨어지는, 눈물 닦고, 다시 옷입 는데, 전화 가 오는, 받는) 네.
형 사 : (E) 오숙영씨 남편 되십니까?
수 근 : ?!
씬 59 경찰서 앞.
택시, 달려와 내리고, 수근 나와서, 경찰서로 뛰어들어가는.
씬 60 경찰서안.
형사, 서서, 앞씬에 보여졌던 중년여자(고개숙이고, 참담한) 에게 고래 고래 소리치고 있는,
형 사 : 이 아줌마야, 그게 사랑이냐! 미친짓이지! 정신이 나가도 오백년은 나갔 지, 아주 미쳤어, 이 여자가! 외로워서 그랬어요? 아줌마만 외롭 냐? 그리 고 외로우면 싫다는 사람한테(선물을 집어던지며) 이런 거 보내두 돼!
그때, 수근 들어와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왁자한 경찰서 분위기.
수근, 초조하고 걱정스레 둘레를 보는,
형 사 : 배가 불렀지들, 배가 부르니까, 외롭지! 나는 아줌마 하루 20시간씩 일해, 그래서 외로운게 뭔지도 모르고 지나가! 알어?! 바빠 죽겠는 데, 내가 이깟 일로 대체 벌써 며칠을 손해본거야, 내가! 공무집행방 해까지 얹어갖고 아 주 중형을 내릴까보다! 정신나간 여편네 같으니 라구! 남들은 말이야, 하루 세끼 밥 벌어먹기 바쁜데, 젊은 남자한테 뻑가가지고, 에으..진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수근, 숙영을 찾아서 중년여자 보다가 고개돌리면,
한쪽에 숙영(고개 떨구고 있는 모습보이는)과 선우(답답한) 앉아있는,
수근, 숙영보고 걱정스레 보는,
숙영, 눈물이 자꾸 나는, 손등에 눈물 방울이 뚝하고 떨어지는,
수 근 : (답답하고, 맘 아픈) 시명아...
숙 영 : (그 소리에 수근보고, 외면하고)
수 근 : (선우를 보고)
선 우 : (수근을 외면하는)
수 근 : (걱정스런)
씬 61 한적한 거리.
수근의 외제차, 서있는.
씬 62 차안.
숙영, 조수석에 앉아, 엉엉대고 울고 있는,
씬 63 편의점바깥.
창가로 보면, 수근과 선우 테이블에 앉아 뭔가 얘기를 하고 있는, 수 근, 양해바란다, 이해해 달라는 둥의 말을 하고, 선우는 무표정하게 듣고만 있는,
잠시후, 선우 일어나 수근에게 인사하고 나오고, 수근 따라나오는,
수 근 : (가는 선우에게) 이봐요..
선 우 : (보면) ?
수 근 : 미안합니다, 진짜. 우리마누라 대신해서 ..정말 사과합니다. 다신 이 런 일 없게 하겠습니다.
선 우 : (다시 한번 인사하고, 가는)
수 근 : (깊게 한숨쉬고, 뒤돌아 가는)
씬 64 한적한 거리.
수근, 걸어와 차에 타는,
숙영, 여전히 숨을 깔딱이며 울고 있는,
수근, 그런 숙영 안쓰럽고 화나고 복잡한 얼굴로 보며,
수 근 : (속상한) 뭘 잘했다고 우냐?
숙 영 : (눈물만 찍는) ....
수 근 : 집에서..살림이나 잘하지..내가 진짜 남부끄러워....내가 그놈한테 뭐라 그랬는 줄 아냐? 니가 자식이 하나 있었는데, 그놈이 죽어갖고..젊은 남자 만 보면, 그 애 생각이 나서, 그래서 그런다 그랬다.
숙 영 : ....
수 근 : 아이고...팔자에 있지도 않은 자식새낄 내 다 만들어 내고...이 여자 야, 집에서 할 일 없어 심심하면, 남편한테 뭘 잘해줄게 없을 까, 그 신경을 써! 애들 반찬거릴 만들어다 주든가.
숙 영 : ....
수 근 : 걔가..뭐라는 줄 아냐?
숙 영 : (보면)
수 근 : 듣고 싶지?
숙 영 : ...
수 근 : 잘들어라, 당신이 자기 엄마 연배라 봐준댄다. 걔가 아주 화나 잔뜩 났어. 전번에도 이런 일로 직장에서 쫓겨났다면서, 아주 얼굴을 못생 기게 성형을 하고 싶다드라, 걔가. 골빈 아줌마들 보기 싫어서, 이민 가고 싶대!
숙 영 : (참담한, 눈감는데, 눈물이 나는)
수 근 : 에으, 정말. (하고, 담배 꺼내다가, 카드영수증이 딸려나오는, 그거 보 다 가, 숙영 보고) 이거.
숙 영 : (눈물 닦고, 영수증 받는)
수 근 : 그거 가지고 바가지 긁을 생각마라. 그거...(버버대는) 내, 내친구 와 이 프가 옷가게 개업했는데...내가 재수씨, 줄라고 큰맘 먹고 선물 하 나 한거 니까..
숙 영 : 그래두, 돈이 너무,
수 근 : (노려보는)
숙 영 : (참고, 창가로 외면하는)
수 근 : (미안한, 따뜻하게) 초저녁부터..서에 있었다며, 밥은?
숙 영 : (울며, 고개 젖고, 손수건으로 코를 닦는)
수 근 : 집에 가면 뭐 먹을 거 있냐?
숙 여 : (고개 젖는)
수 근 : 있어봐봐. (하고, 나가는)
숙 영 : .....
씬 65 포장마차 안.
주인, 국수를 국물에 말고있는,
수근, 주인을 보며,
수 근 : 국물 뜨겁죠?
주 인 : 그럼요. (하고는, 국수를 그릇에 담아 말아서 쟁반에 받쳐주는)
수 근 : 그릇은 바로 갖다 드리겠습니다.
주 인 : 그러세요.
수 근 : 고맙습니다. (하고, 나가는)
씬 66 차안.
숙영, 여전히 눈가 그렁해 국물을 마시는. 추운지 그릇 잡은 손을 떠 는.
수근, 그 모습 측은하게 보고있는,
수 근 : 면도 좀 집어먹어.
숙 영 : 싫어.
수 근 : (쟁반을 집어, 뒷자리에 놓는)
숙 영 : (다시 서러워져, 흐느끼는)
수 근 : 그만 울어.
숙 영 : 눈물이 나.
수 근 : (안쓰러운) 뭐가 그렇게 눈물이 나는데..
숙 영 : 사는게..너무 구차하고..쪽팔려...내가 사는거나, 남이 사는거나, 다 그 래, 다.
수 근 : (눈가 붉어져, 맘아픈, 서글픈) 인생이 다 그렇지뭐, 별거냐...인생 별 거 아냐..유치하고, 쪽팔리고, 구차하고....너나 나만 그런 거 아니고, 남들도 다 그래...인생이 별거라고 으스대는 놈들이 있다면, 그건 ..인 생을 모르 는 거고, 난 그렇게 믿는다...
숙 영 : .....
수 근 : 가자, 이제. (하고, 시동 거는데 부르릉거리고, 안걸리는) 이거 왜 이래? (다시, 재시동 걸어보지만, 안되는)
숙 영 : (수근을 보는) ?
씬 67 도로.
수근의 차, 렉카차에 끌려서 가는.
씬 68 차안.
수근, 숙영 뒷좌석에 앉아있는,
숙영, 창가보고, 수근 숙영보며,
수 근 : 그 자식, 일을 못하네, 어떻게 차가 공장에서 나오자마자 또 고장이 야. 그 누무 자식한테 달려가 손해배상청구를 확 할까부다.
숙 영 : ...
수 근 : 하긴..이 차가 고물이지...팔아야겠다... (하고는, 몸을 일으켜 세워, 라 디오를 켜며) 라디온 되나?
라디오, 켜지는.
수 근 : 뭐야? 되네.
유행가, 나오는,
수근, 숙영 보며,
수 근 : 당신은 이런 거 싫어하지? (하고, 채널을 옮겨보지만, 다 지지직 소 리만 나는) 뭐야..
숙 영 : 아까 거기 놔줘요.
수 근 : (숙영보고) 유행가 유치해 싫다며?
숙 영 : 인생 유치한 거라며.
수 근 : (작게 웃고, 라디오 채널 변경해놔두고, 숙영보며) 춥지?
숙 영 : 조금.
수 근 : (웃옷 벗어, 숙영에게 걸쳐주는)
숙 영 : (수근 보면)
수 근 : (숙영 옆으로 가서, 팔로 숙영이 어깨를 꼭 안아주고, 숙영 안보고) 여편 네 안는데 왜 이렇게 민망하냐.
숙 영 : (수근이 고마운, 따뜻하게 보다가, 창가 보는)
수 근 : 나, 퇴임식하고...같이 놀거리 찾아보자.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갖는게 좋다 드라.
숙 영 : 하던 대로 해, 안하던 짓하니까 이상해.
수 근 : (앞만 보며) 이상한 것도 많다..집에 가서, 푹 자자.
숙 영 : 어.
수 근 : (숙영, 끌어안으며) 날이 왜 이렇게 추워.
그렇게 담담하게 가는 부부의 모습 보이는.
씬 69 몽타쥬.
1, 약수터, 낮.
수근(기운없는), 약수를 뜨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2, 시장.
숙영과 수근(장바구니든) 장을 보고 있고,
3, 종열의 집안, 밤.
수근과 종열 화난 사람처럼 바둑 티브이를 보는.
4, 진영의 집안, 밤.
숙영, 진영, 소희 화투치는.
5, 수근의 사무실.
수근, 퇴임식하고 김부장, 직원들과 웃으며 악수하는, 웃음이 짠하다.
6, 수근의 집, 주방.
숙영과 수근, 안경을 끼고 마늘을 까는,
수 근 : (마늘까며) 종열이랑 진영씨넨 여적 그러고 있대지?
숙 영 : 그러겠지.
씬 70 앞씬에 나왔던 거리.
종열, 개를 안고 주변 보며 서성이는,
그때, 진영, 장바구니 들고 오는 모습보이고,
종 열 : 어!
진 영 : (그 소리에 멈춰서서, 종열을 보면)
종 열 : (봉지하나 진영의 장바구니에 넣어주고 가는)
진 영 : (이상한, 봉지 열어보면, 붕어빵이 있는, 작게 웃고)
종 열 : (무뚝뚝하게 가다가, 뒤돌아 진영보고, 눈마주치면, 돌아서서 가는)
진 영 : (웃으며, 붕어빵 먹으며 가는 종열 보는)
씬 71 수근의 집, 전경, 밤.
씬 72 수근의 집, 거실.
수근, 쇼파에 누워서, 숙영(쇼파아래 앉아서) 비디오를 보는,
인써트 - 비디오(첨밀밀)
그때, 전화오는,
숙영, 받으려하면,
수 근 : 받지말어.
숙 영 : (수근 보다가, 자리에 앉으면)
부재중엔설링 돌아가는,
여 명 : (E) 엄마, 집에 없어?
숙 영 : 여명이네..(하고, 받으려하면)
수 근 : 받지말어.
숙 영 : (보면)
수 근 : (비디오만 보며) 지들 아쉬울때만 우리 찾는데..냅둬.
여 명 : 엄마..엄마..진짜 없나..엄마..
숙 영 : 급한 일이면 어째?
여 명 : (E) 엄마 나 장조림 먹고 싶어. 일요일날 갈게 해놔. 알았지. (하고, 끊 는)
숙 영 : (전화기보고, 서운한)
수 근 : (비디오만 보며) 얄미운 것...
숙 영 : (비디오 보면)
수 근 : 애들 너무 밝히지 말어, 우리 부모도 당신 부모도 우리 걱정한답시 고, 전 화 자주 하는 거 우리도 별로였잖아. 그놈들은 그놈들끼리 잘 살어, 그러니 까..놔둬, 그냥.
숙 영 : (비디오 보며, 담담하게) 이쁘네, 주인공들이.
수 근 : 여자? 남자?
숙 영 : (비디오만 보며) 둘 다.
수 근 : 난 여자가 더 이쁜데.
숙 영 : 남자가 난데, 뭐.
수 근 : (발로 툭 숙영을 치는)
숙 영 : (보면)
수 근 : 그 남자애가 낫냐, (턱으로 비디오 가리키며) 쟤가 낫냐?
숙 영 : (눈흘기는)
수 근 : (놀리듯) 말해봐봐, 쟤가 나, 걔나 나?
숙 영 : 몰라.
수 근 : (앉으며) 말해봐봐, 궁금해서 그래.
숙 영 : (옆의 쿠션으로 수근을 치며) 왜 이럴까?
수 근 : (웃음 멈추고) 그럼 쟤가 낫냐, 내가 낫냐?
숙 영 : 그만해.
수 근 : 한번봐봐. (하고, 비디오 멈추고, 티브이 옆으로 가서 여명 얼굴 옆에 제 얼굴을 놓고) 봐봐. 누가 났냐? 어? 누가 나?
숙 영 : 으이..(하며, 쿠션 던지고)
수 근 : (웃으며, 쿠션을 팔로 막는)
씬 73 수근의 집, 희뿌연 새벽.
씬 74 수근의 침실.
수근, 자고있는, 숙영 수근 쪽으로 몸을 기울여서 자고있는.
시계, 6시 30분을 가리키면,
수근, 벌떡 일어나는,
숙영, 누운 채,
숙 영 : (수근 보면, 졸린) 왜?
수 근 : (손으로 피곤한 듯, 얼굴 부비며) 물 뜨러 가게.
숙 영 : (팔로 수근을 다시 눕히며) 자요. 물 있어.
수 근 : (누워, 천장 보며, 졸린) 오늘은 뭐하냐..죙일..
숙 영 : (수근의 가슴을 토닥여주며, 눈감은 채) 육십평생 고단하게 살았음 됐어, 더는 뭐 할 생각말고...숴.
수 근 : (힘든) 하긴 며칠 쉬었는데도, 피곤이 영 안풀린다.
숙 영 : 삼십년 고단하게 일했는데, 그 피곤이 하루아침에 풀릴까.. 눈감아 요, 얼 른. 잠 달아나.
수 근 : (눈감으면)
숙 영 : (수근 가슴을 토닥여주며, 졸린듯) 쉬어요...당신 너무 고단했잖아..그 냥...게으르게..쉬어..
인써트 - 거리의 풍경.
1, 아침, 버스를 쫓아 우르르 몰려드는 회사원들.
2, 증권사에서 소리치며 전화하는 회사원들.
3, 왁자한 시장통 사람들.
4, 시장통의 졸고있는, 할머니.
카메라, 그들을 보여주다가 수근의 집으로 다시 가면,
한낮의 빛이 두 사람을 내리쬐는,
숙영, 수근의 머리를 안고 자는,
수근, 아이처럼 숙영의 품에 안겨, 늦도록 편히 자는 모습에서 엔딩.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