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비가 내리는 백운산 둘레길, 일부러 비를 맞으며 걸었다. 비 때문인지 온갖 풀이 어우러진 야생의 냄새가 강하게 코를 찌른다.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원시의 냄새, 아득한 자연의 냄새가 거치른 들숨에 몸 속 가장 깊은 곳까지 스며든다. 머리가 상쾌해지면서 눈이 맑아지고 귀가 밝아지고 코가 뚫린다. 야생화들은 갖가지 색깔과 자태로 곧 사라질 그들 존재의 절정의 순간을 보여준다. 우리들은 서로에게 꽃 이름을 묻고 답하면서, 꽃송이에 코를 대고 풀꽃 냄새를 맡고 품평도 한다.
그리고, 왜 꽃송이들은 주로 다섯 꽃잎조각으로 이뤄지는지 교주에게 묻는다. 아마 오각형이나 다섯개 모양이 인간의 미적 인식에 가장 아름답게 다가오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은 선험적 인식이나 직관이며, 논리로써 설명될 수 없을 것이다. 비가 그치자 풀벌레소리 서서히 일어나더니, 곧 풀섶에 자욱하게 깔린다. 벌레소리를 듣고 김연준의 ‘비가(悲歌)’를 같이 불렀다. 몇 번 부르니 가사 전체가 기억에 새록새록 살아난다. 그런데 마지막 구절이 아릿하게 가슴을 저민다. ‘들에는 슬피 우는 벌레소리뿐 이어라. 별같이 빛나던 소망 아침이슬 되었도다.’ 아! 젊음은 저 멀리 사라지고 벌써 초로의 나이.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에 있는 글을 짧게 옮겨본다.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모든 행복은 우연히 마주치는 것이니.”
1. 가는 길
-서울-->경부고속도-->영동고속도-->진부ic-->두타산휴양림.
2. 점심 및 장보기
-점심; 남경막국수(033-335-8968 오삼불고기, 막국수) 또는 부일식당(335-7232 산채백반)
귀경길 점심은 청태산 갈 때 들른 단골식당(033-342-1033)
장보기; 진부농협하나로마트(033-335-8244)
3.준비물 및 탐방;
-세면도구(치솔,치약,샴프,수건), 후드 달린 파카, 가을 등산복 등.
-숲길 산책로(1.7km), 두타산 등반(1,350m 4시간 코스, 숙소는 약 600m 높이에 위치) 등 각자 선호에 따라 실행.
4.차량출발
-서울; 10월4일(목) 오전10시 3호선 남부터미널역 3번출구.
이기봉 부부, 최용일 합승/ 정상곤은 미정(미술학원과 중복됨)
-분당; 10월4일 오전10시 중간지점.
구자명 부부, 김민기 합승/ 김형철은 미정.
5 기타사항
-등산, 탐방 경로, 일정 등은 회원들이 논의하여 상세 결정.
-Navi에서 목적지 찾을 때 전화번호로 찍으면 빠르고 간편하므로, 운전자는 반드시 이 글 복사 후 지참요망.